전체 가구 중 27%라는 1인 가구, 바야흐로 1인 가구의 시대입니다. 2010년 대비 1.3배 이상 증가하며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는 1인 가구 시대를 반영하듯 최근 TV에서는 관련 프로그램이 지속해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늘은 네 편의 TV 프로그램과 소셜 통계를 통해 ‘1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을 탐구해보겠습니다.
이 내용은 HS애드 데이터 인사이트 연구소가 발표한 <1인가구 라이프스타일>을 바탕으로 작성 했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나 혼자 산다>
최근 ‘1인 가구’에 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소셜 상에서 1인 가구와 관련 키워드 언급량은 2009년보다 무려 3배나 늘어났는데요. 여행과 책, 영화 등이 1인 가구의 주요 관심사로 자주 언급되고 있으며, 편의점과 같은 식생활 키워드도 자주 나타납니다. 1인 가구를 향한 긍정 키워드는 56%로, 2009년 48%에 비해 크게 늘어났습니다. ‘좋다’는 키워드는 거의 2배 가까이 늘었고 ‘즐기다’ 역시 소폭 증가한 데 이어 ‘즐겁다’라는 키워드도 새로 진입했습니다.
▲ 출처 : MBC ‘나 혼자 산다’ 홈페이지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는 개인의 사연보다는 1인 가구의 생활을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전하고 있습니다. TV를 보다 보면 유명 연예인이건만 이 시대를 혼자 살아가는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만 같아요.
장우혁 님과 한혜진 님처럼 ‘솔로의 멋’을 보여주는 출연자가 있는 반면, 전현무 님이나 기안84 님처럼 서툴고 털털한 전형적인 자취생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김반장 님처럼 ‘자연인’ 생활을 하기도 하고요. 정도가 다를 뿐, 그들 모두 2016년 대한민국의 1인 가구가 분명합니다.
1인 가구의 사회 관계성 키워드를 분석해보면, 외로움과 두려움이라는 인간의 근본적인 감정을 나타내는 키워드들이 지속해서 올라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멋있는 홀로서기를 한 것 같은 사람도 가끔은 ‘영원히 혼자 남을까’ 두려워한다는데요. 이처럼 누구에게나 근본적인 ‘외로움’은 있기 마련! <나 혼자 산다>의 출연자들이 ‘무지개’ 커뮤니티를 만들어 서로 계속 소통하는 것도 이러한 근본적 외로움 때문은 아닐까요?
어디에서 살 것인가? 드라마 <혼술남녀>
▲ 출처 : tvN ‘혼술남녀’ 포스터
지난달 막을 내린 드라마 <혼술남녀>. 노량진을 배경으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과 강사들의 모습을 그린 드라마인데요. <혼술남녀>에서는 ‘1인 가구’에 대한 판타지와 현실 모두를 적나라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사실 막연히 혼자 사는 것을 꿈꾸는 사람들은 대부분 <혼술남녀>의 남자 주인공인 스타강사 ‘진정석’(하석진 분)처럼 화려하고 멋진 집을 꿈꿉니다. 일과를 마치고 돌아온 집. 와인셀러에서 꺼낸 시원한 와인 한잔과 함께 영화를 보며 편안히 쉬고, 밤이 늦으면 조용한 침실로 들어가 잠을 청하는 생활을요.
하지만 현실은? 여자 주인공 ‘박하나’(박하선 분)처럼 거실과 식당, 침실 구분이 없는 원룸 라이프가 대부분입니다. 1인 가구의 절반 이상인 무려 52.1%가 원룸에서 생활하는 실정으로, 고시생으로 나오는 ‘김동영’(김동영 분)처럼 ‘고시원’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답니다.
그러나 낙담은 금물! 집이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마냥 우울한 분위기는 아닙니다. 극 중 ‘박하나’의 자취방은 반지하답지 않게 완전 러블리한 분위기인데요. 여기에서 2016년 트렌드 중 하나인 ‘셀프인테리어’를 엿볼 수 있습니다.
올해는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하는 셀프인테리어 시장이 호황으로, 이케아나 한샘 등 관련 업계는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매출을 올렸습니다. 셀프인테리어는 ‘만족도’를 기반으로 한 트렌드로 ‘나를 위한 공간’을 ‘내가 원하는 삶’으로 만들자는 방향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무엇을 먹을 것인가?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
▲ 출처 : tvN ‘식샤를 합시다’ 포스터
이혼하고 강아지 ‘체 게바라’와 원룸에서 동거 중인 <식샤를 합시다>의 주인공 ‘수경’, 이래저래 삶이 힘든 가운데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은 그녀의 유일한 기쁨입니다. 하지만 이 기쁨을 온전히 누릴 수는 없어요. 혼자 먹을 용기가 없기 때문이죠.
최근 ‘혼밥’이라는 키워드가 떠오르며, 혼자 하는 식사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서서히 사라지고 있습니다. 밥을 혼자 먹는 사람을 보며 수군거리던 것은 이제 옛말! 1인 식사를 장려하는 식당도 천천히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동안 1인 가구와 관련해 소주나 맥주 같은 ‘주류’ 키워드의 언급이 높았다면, 2016년 들어서는 식사와 야식 관련 키워드가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간편식’과 편의점 관련 키워드의 약진이 놀랍습니다. ‘혜자스러운’ 편의점 도시락 관련 기사는 물론, 블로그와 SNS의 편의점 도시락 인증 등도 1년 전과만 비교해도 큰 폭으로 늘어났어요.
이렇게 집에서 요리하지 않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반찬과 즉석밥의 수요가 증가한 반면, 직접 요리를 해 먹겠다는 1인 가구도 만만치 않은데요. 소포장 된 음식 재료와 함께 간단히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레시피의 인기도 높아졌어요. 바로 <집밥백선생>이나 <삼시세끼>의 인기 비결이기도 하답니다.
어떻게 쓰고 어떻게 놀 것인가? 드라마 <청춘시대>
▲ 출처 : jtbc ‘청춘시대’ 포스터
셰어하우스에 함께 살게 된 각각 성격이 다른 다섯 여대생의 스토리를 담백한 시선으로 그려낸 jtbc <청춘시대>. 극 중 돈을 물 쓰듯 펑펑 쓰는 ‘이나’(류화영 분)와, 학자금 대출과 동생의 병원비를 대느라 허리가 휘는 ‘진명’(한예리 분)의 대조적 모습 때문일까요? 그 흔한 ‘누군가와 함께’ 쇼핑하는 장면이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바로 현재 1인 가구의 특성을 반영한 것은 아닐까요?
‘혼밥’과 ‘혼술’에 이어, 이제는 ‘혼쇼’! ‘나도 혼자서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쇼핑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네티즌의 말대로 이제 혼자 쇼핑하는 것이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같이 간 사람 눈치도 볼 필요 없고, 괜한 부추김에 과소비하지도 않을 테니까요. ‘혼쇼’ 관련 키워드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것이 그 증거죠.
자세히 살펴보면 혼쇼의 경우 편리한 온라인 쇼핑몰의 이용 빈도가 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오프라인의 비중이 높답니다. 스트레스를 풀고 기분전환을 하기 위해 백화점이나 마트 등 오프라인에서 쇼핑을 자주 즐기기 때문인데요. 이뿐만 아니라 ‘다이소’나 ‘이케아’ 등은 ‘1인 가구의 성지’로 불릴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쇼핑만이 아닙니다. 1인 가구를 중심으로 놀이 문화도 바뀌고 있어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1인용 노래방과 독립된 공간을 제공하는 만화방, 혼자 가도 좋은 바 등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호텔’이나 ‘마사지’ 같은 키워드가 1인 가구 관련 키워드와 언급되는 것도 그러한 현상 중 하나입니다.
재미있는 건 이와 반대로 ‘함께’하고 싶은 욕구도 함께 늘어난다는 점인데요. SNS에서 만난 사람들이 함께 모여 식사와 보드게임 등의 놀이를 하고 헤어지는 ‘소셜 다이닝’이나, 함께 여행할 파트너를 찾아 모르는 사람끼리 여행을 떠나는 일도 이제는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네 가지 TV 프로그램을 통해 알아본 1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 앞으로 수많은 1인 가구는 <나 혼자 산다>처럼 온전히 ‘나’를 위한 하루를 보내고, 문득 외로워지면 ‘무지개 커뮤니티’처럼 서로를 위로하고 체온을 나누게 될 것입니다. 혼자 밥 먹기가 지겨울 때는 <식샤를 합시다>의 주인공들처럼 함께 식사하며 대화를 나누겠죠. 누군가 그립다면 <청춘 시대>의 네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한 공간을 셰어하기도 하고, 나만의 공간이 갖고 싶다면 <혼술남녀>의 ‘박하나’ 처럼 하나뿐인 공간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점차 커져가는 1인 가구 시대에 꼭 필요한 것은 단 하나, 그저 현상을 잘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것뿐입니다. ‘나’를 위한 삶은 바로 ‘나’의 삶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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