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을 품은 광고, 펨버타이징 - 도브, 올웨이즈, 나이키 광고 사례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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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에는 그 시대의 사회상이 담겨있습니다. 트렌드에 누구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며 15초, 30초의 짧은 영상 속에 임팩트를 더해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건 아마 광고가 유일할지도 모릅니다. 하여, 광고는 시대의 메시지와 사람들의 생각을 반영하는 가장 섬세한 도구이기도 한데요. 광고와 페미니즘을 결합한 ‘펨버타이징(femvertising, 페미니즘+애드버타이징)’은 시대의 화두, ‘페미니즘’을 강렬한 메시지로 전하고 있습니다.


그녀들의 이야기가 뚜벅뚜벅 다가오다

올 한해 대한민국의 SNS와 뉴스를 가장 뜨겁게 달군 단어 중 하나는 ‘페미니즘’입니다.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페미니즘에 대한 담론이 활발히 진행된 것도 사실이지만, 페미니즘을 이야기해 온 목소리는 항상 끊이지 않고 우리 곁에서 말을 걸어왔습니다.

‘펨버타이징’이라는 신조어가 생성되고 2015년 미국에서 시작된 ‘펨버타이징 어워드(http://femvertisingawards.com)’가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 것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광고 및 문화 전반에 걸쳐 페미니즘은 하나의 존중받는 개념이 되어 자리잡은 것이죠.

오늘 소개할 몇 편의 캠페인은 단지 브랜드와 그에 따른 메시지를 전달하는 본연의 소임을 넘어서 나답게, 사람답게 살아가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은 하나의 짧은 기록으로 이해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거짓 없는 100% 리얼뷰티_ Dove, ‘Real Beauty Sketches’

▲ DOVE 'Real Beauty' (출처 : 도브 유튜브)

뷰티 및 바디 제품으로 유명한 도브(DOVE)의 '리얼 뷰티(Real Beauty)' 캠페인은 펨버타이징의 시초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04년에 시작된 이 캠페인은 여성에게 요구되는 획일적인 미의 기준에서 벗어나 그 자체로 타고난 아름다움을 발견하기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여성에게 씌워진 아름다움의 굴레에서 벗어나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죠.

2013년에는 '리얼 뷰티 스케치(Real Beauty Sketch)' 캠페인을 통해 칸 광고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이 광고는 몽타주를 그려주는 작가 앞에서 한 번은 그녀 스스로가, 다른 한 번은 그녀를 아는 사람이 그녀의 외모를 묘사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묘사를 바탕으로 그려진 결과물을 나란히 보여주자, 모든 결과에서 여성 스스로에 대한 평가가 절하되어 있음이 드러납니다.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아름답다'는 광고의 카피가 효과적으로 전달된 캠페인이었습니다.


소녀답게? 나답게!_ Always, ‘#LikeAGirl’

▲ Always 'Like A girl' (출처 : 올웨이즈 유튜브)

P&G의 여성용품 브랜드인 올웨이즈(국내에선 '위스퍼'로 출시)는 ‘Like a Girl’ 캠페인을 통해 '여자다움'을 새롭게 정의했습니다. 카메라 앞에 선 사람들(성인남성, 남자아이 심지어 성인여성)에게 '소녀답게 달려봐라', '소녀답게 싸워봐라'라고 주문하자 그들은 하나같이 우스꽝스럽고 연약한 모습을 연출했죠. ‘여자애 같은’, ‘소녀 같은’이라는 표현이 주는 느낌은 그들이 흉내 낸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반면에 진짜 여자아이들, ‘소녀’에게 똑같은 주문을 했을 때는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있는 힘껏 달리고, 최선을 다해 싸우는 모습을 보여준 것인데요. 아이들은 고정관념 속 여성의 모습이 아니라 살아 숨쉬는 진짜 ‘소녀’들의 모습을 스스로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렇듯, 여성에 대한 소재로 다루는 글로벌 캠페인은 일반적으로 여성 스스로의 고정관념 탈피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오늘보다 더욱 강해지는 나_Nike Women, ‘Better for it’

▲ Nike Women 'Better For It' (출처 : Álvaro Salcedo)

그렇다면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스포츠 광고'에서 페미니즘은 어떻게 담겼을까요? 2015년, 나이키 우먼(NIKE WOMEN)은 '오늘보다 강해지다(Better For It)'라는 새로운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광고를 선보였는데요. “뭐야, 나 빼고 다 아는 거야?”, “못해, 나는 못해” 등 운동에 임하는 여성들의 심리를 재미있게 풀어냈고, 운동을 해냈을 때의 성취감을 잘 녹여냈습니다.

제품에 대해 직접적인 홍보를 떠나 ‘강한 자아, 성취’라는 메시지로 스포츠를 통해 나 자신을 만들어 가는 여성의 모습을 담아 낸 나이키 캠페인. 소비자들의 심리와 트렌드를 잘 캐치하여 스포츠를 대하는 일반 여성이 가지는 마음과 생각들을 '성취'라는 키워드를 통해 담아냈습니다. 스포츠를 통한 성취, 희열, 열정이 더 이상 남성들만의 영역이 아닌 누구라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죠.

세계적으로 성평등, 그리고 페미니즘은 하나의 중요한 흐름입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여성 소비자들의 경제력과 구매 활동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도 펨버타이징 트렌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데요. 광고가 품은 페미니즘,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이 시대 대중의 기호에 대해 보다 깊은 사유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