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을 이용한 팁 사례 (1) 이모티콘 구매
중국판 카카오톡 웨이신의 이모티콘 무료 판매 스토어. 본래 무료 이지만, ‘보상’이라는 버튼을 누르면 원작자에게 자발적으로 지불할 수 있는 따샹(打赏)기능을 추가 했습니다. 이미 3만 명이 넘는 자발적 지불이 일어났습니다. (2016년. 11월 기준)
웨이신(微信, 중국판 카카오톡)에서 대화 중에, 친구가 습관처럼 이모티콘을 보내줍니다. 처음 보는 신상 이모티콘이 꽤 귀엽고 탐이 나서, 메신저 창에서 이모티콘을 길게 터치하자 곧바로 이모티콘 판매 스토어로 연결되었습니다. 타오무따시우(桃母大秀)라는 아명을 쓰는 일러스트 작가의 이모티콘 콘텐츠였는데요. 본래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지만, 이미 3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현금으로 구매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저 역시도 귀여운 이모티콘을 그려 준 작가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자발적 지불에 참여하기 위해 기꺼이 10위안(한화 1,650원)을 지불했죠.
▲ 스마트폰을 이용한 팁 사례 (2) 택시비 결제
콜택시 앱 띠띠추싱에서 모바일 결제 부분에 “택시 기사에게 2元”을 정액제로 따샹(打赏)이 가능합니다. (2016년 11월 기준)
야근 후 퇴근길에 띠띠추싱(滴滴出行, 중국 콜택시 서비스 앱)을 사무실 앞까지 불러 집으로 갔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골목길이 너무 어두워 기사님께 집에 들어갈 때까지 헤드라이트를 비춰 줄 수 있냐고 했더니, 흔쾌히 그렇게 해주셨어요. 골목길까지 들어 와 준 것도 고마운데 마지막까지 배려해 준 기사께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모바일 결제 화면에 있는 팁(Tip) 주기 기능으로 2위안을 추가 택시비로 지급했습니다.
지금까지 사례들은 실제 중국에서 전해 들은 모바일 스마트 폰을 이용한 팁(tip) 주기에 대한 일상적인 사례들의 모음입니다.
마케팅 시장에 불어온 새로운 중국문화, ‘따샹’(打赏)
출장자들에게 간혹 듣게 되는 질문이 호텔에서 방을 비울 때 얼마 정도를 머리맡에 놓아두면 적당하냐는 것인데요. 그럴 때마다 저는 ‘그럴 필요 없다.’라고 말합니다. 원래 중국문화에는 흔히 서양에 존재하는 팁(tip) 문화가 없기 때문이죠. 간혹 드물지만, 고급 호텔이나 식당에는 아예 팁(tip)을 사절한다는 팻말까지 붙여 놓은 곳도 있습니다.
중국문화에 없던 이러한 팁 문화가 최근 들어 모바일 플랫폼을 중심으로 새롭게 조명되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따샹(打赏) 혹은 쨘샹(赞赏) 이라고 하는데, 우리 말로 쉽게 풀어쓰면, 누군가에게 “상을 준다.” 또는 “잘한 것을 칭찬한다.”는 의미입니다.
기존에 없던 이런 ‘따샹’ 팁 문화로 인해 중국의 온라인 문화 창작 콘텐츠 시장과 1인 문화 콘텐츠 창업이 활발하게 되살아나고 있는데요. 실제로 중국에서 가수들의 음원 청취, 메신저의 이모티콘, 창작 웹 소설과 웹툰은 대표적인 무료 콘텐츠 시장이었지만, 자발적 지불, ‘따샹’이 이 플랫폼을 중심으로 도입되면서 황금알을 낳는 시장으로 변하는 중입니다.
웨이보(微博) 웹 소설, 따샹으로만 한 해 73억 원 거래
▲ 출처 : 웨이보 홈페이지 화면 캡처
웨이보에 따르면 2015년 1월부터 11월까지 웨이보에 등록된 포스팅 작가에게 총 4,454만 위안 (한화 약 73억 원)이상이 ‘따샹’으로 거래되었다고 하는데요. 자발적 지불 참가자 수만 무려 50만 명에 이른다는 보도 기사도 나왔습니다. 이 외에도 2014년 8월 중국 가수 화천위는 새 음원을 뮤직 앱이나 방송이 아닌, 웨이보에 가장 먼저 발표한 지 5시간 만에 2만 3,000명이 넘는 팬들로부터 약 10만 5,000위안 (한화 약 1,720만 원)의 자발적 팁을 받기도 했었죠.
이는 통상적으로 전문적인 뮤직 앱을 통해 음원을 판매하는 것보다 평균 2배의 가격으로 자신의 음원을 판매한 효과가 있었습니다. 또한 지난 7월에는 온라인 생중계 왕홍(网红) 플랫폼에서 12살 난 한 소녀가 자신의 아버지가 힘들게 면을 뽑아 가게를 운영하는 감동 스토리를 전파해 중국 돈 5,000 위안(한화 약 85만 원)의 ‘따샹’을 받아 기사화되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따샹’은 이미 모바일에서 네티즌들의 일상적인 참여 문화로 성장하고 있는데요. 앞서 소개한 중국문화 콘텐츠 마케팅 시장을 넘어 오프라인 식당 종업원들의 서비스와 택시 기사들의 만족도, 심지어 성금 모금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되어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중국 팁 문화 ‘따샹’(打赏)의 성장 배경
1인 미디어 채널 증가
중국은 SNS의 강국입니다. 시장에 출시 되어 소개할 만한 SNS 플랫폼 수만 해도 어림잡아 20개가 넘고, 이들 이용자 수 역시 약 10억 명에 이르는데요. 특히 최근 들어 왕홍(网红)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온라인 생중계 플랫폼은 가장 강력한 1인 미디어 채널로 부상 중입니다.
이들 모두 기존의 포털 사이트의 광고 수익 모델을 적용하기 힘든 인터페이스로 되어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사용자 인터페이스 자체가 배너 광고를 게재하기 힘든 구조인 이유는 상업성이 남발 될 때 네티즌들의 콘텐츠 이용과 관람을 저해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즉 기존 배너형 광고 수익 모델이 아닌, ‘따샹’을 통한 수익 모델화는 어쩌면 당연한 선택인 셈이죠.
편리한 모바일 지불
▲ 출처 : 알리바바 즈푸바오 가입 화면 캡처
중국의 대표적 모바일 지불 플랫폼으로는 알리바바의 즈푸바오(支付宝)와 텐센트의 웨이신즈푸(微信支付)가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지불을 넘어, 중국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의 일부분으로 인식되고 있죠. 지불 단계 역시 비밀번호 입력, 최근에는 지문 인식으로 간편하게 끝낼 수 있습니다.
‘따샹’의 활성화에는 이런 지불의 간편함과 편리함이 자리 잡고 있는데요. 앞서 소개한 대부분의 플랫폼은 모바일 지불 기능을 탑재해 이용자들의 편의를 돕고 있습니다.
홍빠오(红包) 중국문화 학습
중국 온라인에 홍빠오(红包)라는 독특한 문화가 있습니다. 오프라인에 있던 현금 부조금 문화 원형을 온라인으로 옮겨 온 것입니다. 실제 모바일 메신저 또는 모바일 지불 플랫폼에서 현금 전송 기능에 홍빠오 이미지(디자인)를 입혀 사용하고 있습니다.
네티즌은 설날이나 생일 또는 자신만의 기쁜 일이 있을 때 언제든지 이 온라인 홍빠오를 친구에게 전송하거나 단체 채팅 방에 올렸습니다. 이처럼 중국에서 현금을 주고받는 일은 어색하거나 금기시되는 일이 아니라는 건데요. ‘따샹’ 역시 이 연장선에 놓여 있습니다.
단순히 SNS에 ‘좋아요’ 누르기를 넘어, 현금으로 자신 감정의 가치를 표현하는 것에 익숙한 세대 문화가 ‘따샹’으로 옮겨서 가면서 여러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죠.
눈여겨봐야 할 온라인 가격 전략 중 하나로 인식 필요
온라인 마케팅에서 가격 전략은 꽤 복잡하면서도 민감한 부분입니다. 특히 문화 창작 콘텐츠 분야는 더 그렇죠. 실제 콘텐츠 유료화에 대한 지난 몇 년간의 시도는 번번이 네티즌들의 집단적 반발 또는 거부감으로 실패한 많은 사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예나 지금이나 온라인 주류 문화는 콘텐츠의 무한 공유와 개방, 자율 경쟁이 주요한 모토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현실에서는 독단적인 카피(copy)가 일어날 경우 제재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 없었기 때문인데요.
이처럼 디지털 콘텐츠의 유료화는 일부 게임 산업을 제외하고 여러모로 쉽지 않은 숙제였습니다. 하지만 클라우드 펀딩과 자발적 기부, ‘따샹’의 팁 등 새로운 온라인 중국문화의 등장으로 인해 네티즌들의 온라인 창작 콘텐츠에 대한 인식과 태도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꼭 제값을 내야 하는 부담감보다 실제 자신의 자발적 비용 지불 참여가 지속해서 좋은 창작 콘텐츠로 돌아온다는 경험을 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에 한국의 문화 콘텐츠 기업들의 중국 온라인 마케팅 시장에 진입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으로 가격 전략으로 따샹(打赏)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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