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06 : 일 분에 담기에는 너무 큰 시간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일 분에 담기에는 너무 큰 시간

 

‘ LG SIGNATURE’ 런칭 캠페인

 

정 영 석

기획1팀 부장 / osuke@hsad.co.kr

 

 

 

 



 

‘시그니처(SIGNATURE).’ 언제부터인가 어렵지 않게 듣게 되는 단어다. 레스토랑에서 시그니처 메뉴로 식사를 하고, 시그니처 라인의 옷을 입으며, 시그니처 코스에서 골프를 즐기는…. 물론 명성보다는 허기를 채우기 바쁜 나 같은 사람에게는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 이름이 주는 기대감 때문인지 시그니처가 들어간 무언가를 접하면 한 번쯤 사치

를 허하고 싶어진다. 이렇듯 시그니처는 그 장소 혹은 그 브랜드를 대표하는것에만 허락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아무 것에나 붙이는 말도 아니지만 아무나 쓸 수 있는 말도 아니다. 만드는 사람이 누구인지가 그 의미를 이루는 큰 축이다. 누가 자신의 이름(시그니처)을 걸고 만드는가, 그리고 그것에 대한 사회적 인정이 있는가? 시그니처라는 단어가 담고 있는 대표성은 내가 주장해서만 되는 것도 아니고, 오랜 시간 고객과의 관계 형성을 통해 인정받아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시그니처는 구매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가격이 얼마인지,어떻게 보이기를 원하는지가 핵심인‘ 럭셔리’와는 분명히 차별화된다.


브랜드이자 스토리

올봄 LG전자는 초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SIGNATURE)’를 출시했다. 얼핏 ‘초프리미엄’이라고 하니 전형적인 명품의 이미지가 떠오를지 모른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런칭하는 많은 기업들이 그러하듯 친근한 모 브랜드는 배제하고 외국어나 합성어로 된 별도의 브랜드로 가는 것이 어땠을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시그니처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LG전자가 이 브랜드를 바라보는 관점은 좀 다른 듯하다. 시그니처는 60년간 하나에 집중한 LG전자라는 장인이 오랜 기간 쌓은 경험을 응집한 결과물이자‘ LG전자의 이름으로’ 세상에 선보이는 선물이며 약속인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브랜드를 넘어 LG전자가 이루어온 가전의 역사, 그리고 미래에 보여줄 비전을 담은 한 편의 스토리이기도 하다.


본질의 힘

가전 분야의 기술력이 평준화되다 보니, 최근의 경쟁적 화두는“ 저희는 ~ 기능을 달았어요” 식의 부가기능 부각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시그니처는 근본적으로 다른 시각으로 출발하려 했다. 부가적, 경쟁적 관점보다는 더 근본적인 부분을 지향했다. 마치 가전이라는 개념을 대한민국에 처음으로 선보이던 그 시절의 정신으로 돌아가듯이…. 

‘가장 TV다운 것은 무엇일까, 가장 냉장고다운 것은 무엇일까, 오히려 경쟁의 이름으로 포기했던 부분은 없을까, 시간과 비용의 제약 때문에 포기해야하는 것은 없을까’ 하는 질문으로부터, 구체적으로는‘ TV를 더 얇게 만들기 위해 포기했던 사운드, 냉장고를 여는 시간이 재료의 신선도를 떨어뜨리는 역설적인 상황‘까지 기존의 가전이 지니는 한계를 경쟁적 관점이 아니라 본질에서부터 다시 점검하고 고찰해 탄생한 것이 시그니처인 것이다.



 제품에서 작품으로

가전의 프리미엄은 좀 달랐다. 패션이나 자동차처럼 자기 과시형 성격은 약하다. 아무래도 일상 속에서 나의 생활과 늘 함께하다 보니 대부분의 명품이 지향하는 판타지와는 다른 화법이 필요했다. 이러한 본질적 차이로부터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하려면 그 개념 수립부터 달라야 했다. 베터(Better)가 아닌 디퍼런트(Different)의 개념으로, 기술적 차이가 아닌 가치의 차이로 만드는 것. 그리하여 시그니처는‘ 가전 제품’과 다른‘ 가전 작품’의 개념으로 인식을 형성하고자 했다.

익히 아는 것처럼‘ 아트(Art)’라는 말에는 예술이라는 의미 이전에 기술이 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아마도 장인의 능력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고 그 결과물이 평범한 생활품이 아닌 비범한 수준에 이르렀을 때 예술이라 칭해지고, 이것이 시간이 지나며 현재의 예술이 됐을 것이다. 이번 시그니처 또한 단순한 제품의 경계를 넘어 작품의 의미까지 담고 있다 할 수 있다. 따라서 광고 역시 기존의 가전이 하는 화법처럼 기능적 차별화를 두기보다 하나의 작품을 관찰하듯 미니멀하게 구성했다.

가전이 인간의 삶을 바꾸어 놓았던 그 경험을 대한민국에 최초로 전달했던 LG전자의 본질에서부터 미래의 가전을 향한 의지까지 그 모두를 일 분이라는 시간에 담기에는 너무 긴 이야기인지 모른다. 그러나 단시간의 성과를 위해 만들어진 제품이 아닌 만큼 이번 캠페인 역시 긴 여정의 출발점이었다고 할 수 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