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상상은 그만,‘폴댄스’ 제대로 알기
이 유 진
디지털캠페인1팀 대리 / eg@hsad.co.kr
“취미가 뭔가요?”라고 물었을 때 망설임 없이 바로 ‘무엇이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치열한 경쟁사회, 자기생활의 여유가 없는 일상들이 현대인의 삶을 점점 더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자연스레 ‘건강’에 대한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최근 새삼 각종 운동이 현대인들의 새로운 취미로 부상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이번 칼럼은 취미로 운동을 하다 운동을 업으로 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최근 아나운서 배지현, 탤런트 최여진 등 유명인들이 방송에서 선보이며 화제가 되고 있는 스포츠, ‘폴댄스(Pole Dance)’를 하는 대한폴댄스연맹 노선희 폴댄서, 박현진 폴댄서를 인터뷰했다.
자기 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대한폴댄스연맹 소속 폴댄서이며 홍대점 강사진을 맡고 있는 노선희·박현진입니다.”
폴댄스를 처음 접해보는 이들을 위해 간략히 설명해 주실까요? 폴댄스는 기본적으로 봉을 사용해서 추는 춤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폴댄스는 스트립 클럽에서 추는 춤이라는 부정적인 모습만 상상하는데, 사실 운동 측면에서 보자면 기계체조나 피겨 같은 예술적인 무대공연이죠. 지난 베이징올림픽 초청종목으로 폴댄스가 진행되기도 했죠. 최근 유명인 등을 통해 인식이 바뀌어 가는 게 다행이에요.
폴댄서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박현진: K-Pop 위주 공연을 하던 안무 팀에서 활동하다 남들이 하지 않는 특별한 춤을 추고 싶어 다양한 안무를 탐구하던 중 폴댄스를 접하게 됐어요. 원래 마음먹으면 바로 진행하는 스타일이라 주저 없이 전향했죠.
노선희: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했는데 연기는 단독으로 하기엔 어려운 분야이더군요. 나의 또 다른 장기를 만들 수 있는 일을 찾다 폴댄스를 하게 됐는데, 그만 폴댄스의 매력에 푹 빠져 강사까지 하게 됐죠. 앞으로 연기와 폴댄스를 접한 액팅폴이라는 분야를 개척하고자 하는 목표도 세웠어요.
여느 운동과는 다른 폴댄스의 매력은?
박현진: 폴댄스는 사실 운동을 넘어 종합예술이라 할 수 있죠. 김연아 선수가 피겨를 할 때 단순히 동작뿐 아니라 의상도 화제가 되듯이 폴댄스 역시 동작·의상·음악의 삼박자가 갖춰졌을 때 완성도가 높아집니다.또 폴댄스 기술은 기존의 다양한 춤들을 응용해 얼마든지 개발이 가능한 분야이고요. 비보이처럼 다른 안무 분야를 하는 사람들이 폴댄스와 기존 안무를 믹스해 재창조하는 과정을 보면 절로 탄성이 나올 정도죠.
노선희: 쾌감이랄까요, 기술을 습득할 때마다 쾌감을 느낄 수 있어요.
또한 살이 마찰하면서 운동을 하고 있다는 쾌감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고요. 또 하나, SNS를 통해 남과는 또 다른 자랑(?)을 할 수 있는 재미도 크죠(참고로 두 사람은 밀레니얼 세대!)
폴댄스에 있어 음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요소인데, 추후 안무로 만들어보고자 하는 음악이 있는지요?
박현진: 개인적으로 JYP가 지닌 타고난 그루브(Groove) 감각을 좋아해요. 그 중 안무로 만들었던 곡은 선미의 <보름달>인데, JYP 특유의 그루브와 적절한 섹시함이 섞여있어 폴댄스와 접목시키기에 딱이었죠.앞으로 K-Pop과 폴댄스를 결합한 안무를 해보고 싶어요.
노선희: 음감이 좋은 노래 몇 곡을 안무로 만들어 보고 싶어요. 가사가 발랄한 마이클 부블레(Michael Buble)의 <필링 굿(Feeling Good)>, 강한 도입부가 매력적인 시아(Sia)의 <아카데미아(Academia)>, 그리고 미디어 아트 퍼포먼스 비트에 가장 적합한 해르츠(Haerts)의 <애니멀(Animal)>.
연기를 전공했기에 감정선적인 부분을 중시해요.
폴댄스를 하며 기억에 남는 일은?
박현진: 폴댄스는 동작도 동작이지만 춤이 기본이므로 기본 재능이 따라주지 않으면 고역일 수도 있어요. 그 누구보다도 완벽하게‘ 몸치’라고 생각했던 수강생이 한 명 있었죠. 중도에 포기할 법도 한데 결코 물러서지 않고 저를 쫓아다닌 지 1년, 그녀는 어느새 여느 강사 못지않은 완벽한 폴댄서로 거듭나 있더군요. 노력 앞에서 못 이룰 게 없다는 것을 함께 체험하며 스스로도 더 나은 강사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노선희: 저는 매우 유쾌한 스타일의 사람이에요. 가르치는 과정 중에 제 스스로 운동을 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아요. 수강생을 받쳐주기 위해 손목이나 어깨를 쓰는 건 물론이고, 때로는 공중에서 다리 찢기 동작인‘ 바나나 스플릿’을 수강생에게 완성시키기 위해 머리로 엉덩이를 받혀주기까지 하죠. 열정이 있으니 이 정도는 특별한 에피소드가 아닌 일상이라고 할 수 있어요.
폴댄스에 대한 선입견이 존재하는데…
박현진: 외국에서는 폴댄스가 크로스핏(Crossfit)이나 타바타(Tabata)같은 개념의‘ 운동’이자 피겨나 기계체조 같은‘ 기술’로 구분된지 오래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선입견이 큰데, 이런 부정적 인식은 사람들이 직접 접하게 하지 않는 이상 변화시키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그런 만큼 현직의 폴댄서들이 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야겠죠.
노선희: 폴댄스가 하나의 아름다운 운동이라는 점을 알려주고 싶어요.팔근육과 손목근육이 많이 강화돼 회사원들에게도 좋은 운동이죠.
폴댄스에서 가장 많이 하는 뒤집기 등의 동작들이 괄약근과 노화방지에 효과적이라는 건 언론에서도 보도됐고요.
남자들도 배우나요?
노선희: 폴댄스는 사실 남자들이 먼저 시작한 운동이나 마찬가지죠.
남자들은 기본적으로 여자보다 근력이 좋아 시작하기 쉽지만, 상대적으로 여자보다 부족한 유연성을 기르기에 매우 적합한 운동이에요. 우리 학원에도 남자 수강생이 몇몇 있고, 어느 학원엔 남자 강사도 있어요. 외국에서는 남성 폴댄서들도 많은 편이고요.
그리고 한 말씀…
박현진: 폴댄스를 하다 보면 동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온몸에 멍이 남게 돼요. 그래서 주위의 시선을 우려한 나머지 전문기술로 넘어갈 때 약간 주저하는 경향도 있죠. 하지만 멍은 폴댄스를 함에 있어 훈장과도 같은 것으로 봐줬으면 해요. 앞으로 폴댄스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거리에서 스트리트폴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자주 선보일 계획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폴댄스는 절대 선정적 운동이 아닌 피겨나 기계체조 같은 예술 퍼포먼스라는 걸 기억해주길 바라요.
노선희: 대한폴댄스연맹은 단순히‘ 폴’이라는 운동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폴’에서 뻗어나가는 여러 장르를 접목해 다양한 운동을 체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대학에‘ 폴댄서 학과’도 개설하고 ‘교수진’도 배출하고 싶어요.
음악 이야기를 하다 갑자기 외도(?)를 하게 된 건 음악과 접목해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뤄보고 싶어서였다. 사실 음악 쪽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싶었는데, 인터뷰하다 보니 개인적인 관심이 생겨 폴댄스 이야기를 주로 하게 됐다.
실제로 퍼포먼스를 보니‘ 이보다 더 아름다운 운동이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건강’과‘ 나만의 장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은 운동을 찾는 이들이 있다면 지금 당장 폴댄스를 시작해보라고 살며시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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