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08 : ‘핫’한 게임 광고판의 ‘문제적’ 캠페인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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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한 게임 광고판의 ‘문제적’ 캠페인

-‘ 캔디크러쉬소다 광고 우리가 만들었소다!’ 캠페인


김 현 욱 기획2팀 대리 / wind@hsad.co.kr



‘클래시오브클랜’, 게임 광고 경쟁에 불을 붙이다

2014년 처음‘ 클래시오브클랜(CoC)’ 광고가 공중파 스포츠 패키지 장초수를 점령하던 무렵, 많은 사람들이‘ 게임이 저렇게 광고를 할 돈이 있나?’, ‘저렇게 튼다고 게임 다운로드가 늘어날까?’ 하면서 게임사의 대대적인 공중파 광고집행에 회의적 태도를 보였다. 그동안 대작 온라인 게임 런칭 시 게임사의 대형 광고 캠페인 시도들이 번번이 무산되는 모습을 보였고,모바일 게임 등장 이후 수년 동안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 없이도 성공작들이 존재해 왔기 때문에 그런 반응은 일견 타당한 면도 있어 보였다.

하지만 클래시오브클랜 광고 캠페인이 4개월의 기간에 걸쳐 1,000GRPs의 노출량을 돌파했을 때쯤 게임의 다운로드와 레비뉴는 비약적인 성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클래시오브클랜의 성공은 다른 게임 개발사 마케팅팀에게는 광고비 투입을 가능하게 한 청신호였고, 탈(脫) 카카오의 움직임을 주시하던 카카오 게임에는 적신호였다.

다른 게임 플랫폼인 라인게임에게는 공격적 시장진출에 대한 명분이 되기도 했다. 이에 모바일 게임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2015년 광고를 준비하기 시작했고, 2015년 상반기부터 TV에는 모바일게임 광고가 여럿 등장하게 된다.


1차 캠페인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게임 부동 계층’의 높은 벽

‘모바일 게임’은 일간 다운로드 수치가 바로바로 집계될 뿐만 아니라, 다운로드의 경로와 다른 마케팅 채널에 미치는 영향력까지 커뮤니케이션의 결과가 수치화되는,‘ 살 떨리는 판’이었다.‘ 일별 버젯(Budget)열’ 옆에 ‘일별 다운로드열’을 정리해 보내야 하는 민망한 상황이 계속됐다.

다행히도 캔디크러쉬소다 1차 캠페인의 다운로드 숫자는‘ 기대한 만큼의 성공’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이어진 퍼즐게임 인구 대상 캠페인 사후조사를 통해 100%에 가까운 게임 및 광고 인지율, 그리고 다른 게임들과는 차별화되는 긍정적 태도 형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애니팡 이용층은 놀라울 만큼 여전히 많았고 향후 이용의향 또한 높았다. 2차 캠페인의 큰 방향은 이처럼 꿈쩍도 하지 않는 부동(不動) 계층을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졌고, 추가 조사가 진행됐다.

F.G.I를 진행하면서 알게 된 의외의 사실은 부동 계층은 자신이 하는 게임에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아니‘ 무관심하다라고 생각한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인 듯하다. 그들은 하루에 한 시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을 모바일 게임에 할애하고 있지만, 어떤 이용자들은 자신이 하는 게임의 이름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 게임의 차이를 말하기 이전에 게임의 중요성을 먼저 인지시켜야 할 것만 같은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은 계속됐다.


‘기대감과 대세론’, 영화 같은 모바일 게임

모든 음식광고의 기본은‘ 맛에 대한 기대감’이듯이 게임광고 또한‘ 재미 기대감’ 형성이 궁극적 목적이다. 그런데 RPG는 타격감과 그래픽을 강조해 기대감을 높이는 성공공식의 틀이 어느 정도 잡혀 있는 반면, 퍼즐게임은 이렇다 할 전략적 레퍼런스를 찾기 힘들었다. 온라인 게임조차 타깃과 접근방식이 전혀 달랐다.

이에 우리는 시야를 콘텐츠 카테고리로까지 넓혀 보기로 했는데, 이때 찾게된 가장 유사한 이용행태를 가진 분야가‘ 영화’였다. 빠른 제품 순환 주기, 성공작과 실패작이 단기간에 결정 나는 초기 집중적 마케팅 성격(물론 영화도 게임도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원작과 속편의 상관관계 등 여러 가지 속성들에서 모바일 게임은 영화와 꼭 닮아 있었다.

우리는 캔디크러쉬소다의 후속 광고는‘ 같은 영화의 두 번째 광고’라 보고 현재의 문제를 풀어가기로 했다.‘ 개봉 첫 주 100만 관객 동원’,‘ 누적 1000만 관객 동원 임박’ 등 타인의 평가나 구매의 성패가 그대로 타인의 구매로 연결된다는 점, 1편의 성공에 기댈 수 있는‘ 이용후기’, 그리고‘ 너만 아직 못해봤을걸’이라는, 우리 사회 특유의 불안감 형성에 주목하게 됐다.


‘예능’이라서 너무 광고 같은 광고

메시지의 방향성은 정리됐지만, 화법은 여전히 고민이었다. 1차 광고와 2차 광고의 차이는, 옆에 있는 친구에게 게임을 깔게 하는 것과 집에 계신 어머니가 게임을 다운로드하게 하는 것의 차이만큼이나 컸다.

그 사이 온에어된 모바일 게임 광고들은 더 늘어나 있었다. 부동 계층에게 ‘캔디크러쉬소다가 어떤 게임인지’에 대한 설명 자체를 들을 마음이 없어 보였다.‘ 아직도 안 해?’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그들은 자신들에게‘ 중요하지 않은’ 게임 이야기를 굳이 들어줄 이유가 없었다.

특히 캔디크러쉬소다 1차 광고 시점부터 TV만 켜면 연달아 4개~5개의 모바일 게임 광고가 보이던 상황이라 게임광고라는 사실이 인지되는 순간 눈과 귀를 닫는 성향을 보였고, 기존 이용자들과 새롭게 유입시켜야 하는 부동 계층 간에는 직접적인 연결고리도 찾기 힘들었다. 그럴수록 메시지를 담을 새로운 틀에 대한 갈증은 심해졌다. 그들이 귀 기울여줄 다른 화법이 필요했다.

회의를 거듭한 끝에 우리는 말을 듣지 않는 부동 계층에게‘ 잘 짜인 말’이아닌, 연출되지 않은‘ 진짜 날것으로 보여주는’ 방법을 시도하기로 했다.

‘무한상사’의‘ 홈쇼핑편’을 보며 광고조차 예능이라는 틀 안에 들어가면 ‘용서가 되는’ 신기한 현상을 역으로 광고에 쓰기로 한 것이다.

예능의 가장 일반적인 틀로 자리 잡은 리얼 버라이어티를 광고와 합치는 틀, 캔디크러쉬소다 2차 광고가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형식이 정해지자 국민 예능 <무한도전> 외에 다른 대안은 없어 보였고, 마치 7편의 광고를 준비하는 듯한 하나의 광고가 완성돼 갔다.


예능이니까 8분 정도는 괜찮잖아?

‘예능’이라는 새로운 옷을 입은 광고는 그에 걸맞은 새로운 미디어에 입장이 가능해졌다. 주간 2인 대결구조 오픈을 통해 <무한도전>과 <런닝맨> 팬들의 SNS에 캔디크러쉬소다 광고가 포스트되고, 광고 외의 예능형 롱 버전이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인터넷 모든‘ 무도 클립’ 앞에 캔디크러쉬소다 광고가 프로그램 협찬 인트로로 붙고, 인포모셜 광고만 가능할 줄 알았던 8분형 광고도 집행됐다. 유재석은‘ 캔디크러쉬소다 핵잼 꿀잼’을 외치고, 정준하는 자신이 플레이중인 레벨을 인증하는 재미있는 그림이 펼쳐졌다.






가장 재미있는 게임 광고는 아직 온에어되지 않았다

광고가 온에어된 후 ‘모델비가 얼마냐?’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사실 <무한도전> 멤버의 모델비를 전부 합친 것보다 더 비싼 값을 부르는 모델들도 많다. 이들의 조합이 새로운 이유는 사실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유쾌하고 재미있기’보다는‘ 멋있고 잘생긴’ 모습을 바랐기 때문이다.

반대로 지금의‘ 무도 멤버 전원출연 광고’가 가능한 이유는‘ 모바일 게임 광고’라는 새로운 장르가‘ 재미있는 모델’이 설 곳을 마련해 줬기 때문이다. 게임 광고를 진행하는 동안 아직 한국에는 게임과 관련된 ‘문화지체현상’이 뚜렷하다는 것을 자주 느꼈다.

모바일 게임 인구는 전 국민의 절반을 넘어가는데,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조차 그‘ 게임’을 평가절하하는 태도를 보이곤 한다. 브라운관으로 인해 어두울 수밖에 없었던‘ 오락실’은 모습을 감췄고, 사회문제의 원흉처럼 보도되던‘ 리니지’는 런칭 17년을 맞이했다. 예전의 바둑이나 당구처럼 이제는 LOL이 남자들 사이의 보편적 사교활동이 됐고, 플랫폼이 변화할지라도 전체 게임인구는 늘어갈 것이다.

지금의 캔디크러쉬소다 광고는 <무한도전> 멤버들을 모두 등장시킨‘ 특이한’ 광고겠지만, 분명 앞으로는 더 주목받고 더 재미있는 게임 광고들이 많이등장할 것이고, 이런 광고들로 인해 사람들은 게임을 즐거운 여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변해갈 것이라 기대한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