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04 : 초심으로 돌아가서, ‘미디어플래닝’의 1-2-3-4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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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으로 돌아가서,

 

‘미디어플래닝’의 1-2-3-4


김 희 주

미디어플래닝1팀 차장 / heejookim@hsad.co.kr


오랜만에 잡지를 살 일이 생겼다. 판매하는 곳이 오프라인에도 마땅치않아, 온라인 서점을 뒤졌더니 딱 한 군데에서 판매중이었다. 가입했었다는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그 사이트에 접속해서 열심히 ID와 PW를 찾으니, 최초 가입일이 벌써 십수 년 전이라고 알려준다. 딱 한 건의 구매 이력이 있었다. 아마도 대학 입시 면접을 준비하던 무렵이었나보다. 주소에 쓰인 단어들조차 너무나 생경하게 느껴지는 고등학교 기숙사로 책 두 권을 주문했었다. 한 권은 업계의 고전 <어느 광고인의 고백>, 두 번째 책은 과연 고등학생이 얼마나 이해하며 읽었을까 싶은 <글로벌 시대의 광고와 사회>다.

이번에 내가 온라인 서점에서 사려고 했던 잡지는 <월간 잉여>였다. 나만 틈틈이 몰래몰래 느끼는‘ 잉여로움’인 줄 알았는데, 잡지까지 있다는 소식을 최근에야 접했다.‘ 잉여’의 단계를 한 차원 높여 남들의‘ 잉여스러운’ 사연까지 접하고자 열심히 잡지 판매처를 찾아 들어간 온라인 서점에 서 참 절묘하게도‘ 꿈을 좇아 (나름 진지하게) 노력하던 어린 시절’의 구매 이력을 마주하게 된 거다.

2015년 한 해 동안 우리 팀에서 사보의‘ 미디어 心’ 꼭지를 연재하기로 했고, 나에게 지면을 채울 차례가 왔다. 업무시간에 아주 가끔씩(!)‘ 잉여로움’과 익숙함, 어떨 때는 지루함까지 느끼던 와중에,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사실은 아주 오래 전부터 열심히 원했던 꿈이었다는 사실을 깨우치면서 이번 글의 주제를 정했다.

초심으로 돌아가자. 미디어플래닝의 시작, 미디어 플랜은 어떤 단계로 어떤 고민과 분석을 거쳐 완성되는지 간단하게 소개한다. (단계별 예시의 사례는 내가 담당하고 있는 브랜드‘ 아이더’의 최근 1~2년간 플래닝 과정의 일부분이다.)





STEP 1. 시장 및 타깃 분석

일반적으로 캠페인의 플랜을 세우기에 앞서 가장 먼저 진행하는 업무는시장 및 타깃 분석이다. 시장을 분석할 때에는 브랜드가 속한 직접 경쟁 카테고리를 분석하기도 하고, 더 나아가 브랜드의 직접 경쟁이 아닌 유사 카테고리의 스터디를 통해 인사이트를 찾는다. 타깃 분석의 대부분은 브리프에서 주어진 특정 타깃을 기본으로 한다. 이 경우 해당 타깃이 자주 이용하는 미디어와 비히클은 무엇인지, 주요 관심사는 어떤 것들인지 등을 다양한 자료원을 통해 분석하고 활용 가능한 시사점을 도출한다.

타깃 분석의 또 다른 경우는, 역으로 타깃을 누구로 지정할지 물어오는 경우이다. <그림 1>의 내용이 그 실제 사례인데, 아웃도어 브랜드가 공략하는 넓은 타깃(거동 가능한 성인 대부분을 포함한 남녀 25~54세) 그룹 중 각 품목별‘ 핵심 타깃’은 어디에 있는지가 질문의 요점이었다. 많은 광고 활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세일즈’일 것이다. 이에 우리는 점점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아웃도어 시장의 특징을 고려해 실제로 각 품목을‘ 구매’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타깃을 핵심 타깃으로 정의했다. 그리고 모바일리서치 툴을 활용해 해답을 찾기 위한 설문을 진행했는데, 이러한 설문을 통해 단순하게 선호도 등의 수치만 평면적으로 분석하면 아웃도어 업종의 보편적인 결과가 나온다(40대 후반~50대의 응답률 높음). 하지만 이번 핵심 타깃을 찾는 과제는 ‘세일즈’를 높이는 것이 궁극적 목적이므로 단순히 각 제품별 선호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선호→구매 의향까지 이어지는 전환율이 높은 타깃 그룹을 찾아봤고, 그 결과 각 품목별로 핵심 타깃의 연령대를 구분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STEP 2. 미디어 믹스

한정된 캠페인 예산을 사용하는 데 있어 어떤 매체를 선정하고, 어떻게 조합할 때 최상의 퍼포먼스를 획득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단계이다. 타깃분석을 바탕으로 타깃이 자주 접촉하는 미디어 및 주로 활용하는 비히클들을 기본으로 선정하거나, 경쟁사의 집행 패턴을 파악해 그에 대응하는 매체를 선정하는 방법도 있다. 또한 개발된 광고물을 최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매체를 메인으로 선택하기도 한다.

최근 몇 년의 미디어 믹스는 지상파TV와 케이블TV의 예산 비중에 따라매체효과를 어떻게 극대화시킬 수 있는가에 중점을 뒀었다. 시청 가능한 채널 수가 다양해진 만큼 각 타깃별 최적의 매체 퍼포먼스 지표(CPRP,Reach 1+%, Reach 3+% 등*)를 달성하는 지상파 TV : 케이블 TV 믹스율은 각기 다르게 분석된다.

요즘 들어 미디어 믹스 숙제가 더 어려워졌다. 지상파와 케이블을 포함하는 실시간 TV뿐 아니라, IPTV(VOD)·극장·디지털(모바일+PC) 등 다양한 스크린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각 매체별 믹스 옵션에 따라 획득할 수 있는 퍼포먼스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는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4스크린(TV·PC·모바일·극장) 통합 광고효과를 예측·관리할 수 있는 미디어플래닝 솔루션 M.POPS를 개발했는데, M.POPS의 동영상플래닝 툴을 활용하면 각 타깃별 최적의 매체믹스 숙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그림 2>. 따라서 이 툴을 활용해 TV 13억 집행 대비 다양한 매체믹스 13억 집행의 퍼포먼스를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를 비교해보면 젊은 타깃은 TV 100% 대비 TV+IPTV+극장+디지털 등 다양한 조합의 운영을 할 때 광고 도달률을 4%p 더 높일 수 있었다. 또 다른 타깃은 극장 및 디지털을 제외한 TV+IPTV 등 TV 스크린만 조합한 운영이 가장 높은 도달률을 획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STEP 3. 예산 세팅 & 스케줄링

플래닝을 하다 보면 정해진 캠페인 예산 내에서 매체별로 얼마씩 배분할지에 대한 과제가 올 때도 있고, 역으로 각 매체별 적정 예산을 제안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브랜드/제품별 각기 다른 타깃, 별도의 캠페인 목표 등 실제로 플래닝 과정에서 접하는 숙제는 매우 다양하다. 이렇게 수많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광고예산 도출 방법론’ 역시 여러 가지가 있다. 경쟁사의 광고비 지출 수준을 벤치마킹해 결정하는‘ 경쟁사 대항법’, 시장점유율과 광고점유율의 상관관계 가정 하에‘ 목표 점유율 달성을 위한 광고비’수준을 결정하는 방법,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광고비로 책정하는‘ 매출액 기준법’ 등을 예로들 수 있다. 스케줄링 역시 여러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다. 일정 수준의 광고비를 꾸준히 집행하는‘ 연속형 스케줄링(Continuous Scheduling)’, 카테고리 성수기나 브랜드 런칭 시점 등 주요 시즌에 광고비를 집중하는‘ 집중형 스케줄링(Flighting Scheduling)’, 그리고 이 두가지의 조합 버전인‘ 파동형 스케줄링(Pulsing Scheduling)’ 등이 그 예이다. 미디어플래닝의 세 번째 단계는, 예산과 스케줄링 결정에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이론 지식 및 타깃 & 시장 분석을 통해 도출한 인사이트 등을 바탕으로 현업과 접목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한 아웃도어 브랜드의 플랜은 크게 네 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예산과 광고 시기를 제안했었다<그림 3>.


① 미디어 목표(Reach5+) 달성 및 경쟁사의 클러터를 극복할 수 있는 예산규모 제안

② 품목이 가진 고유의 시즈널리티를 기본으로 하되, 점점 경쟁이 심화되는 시장 & 한정된 예산 내 노출도를 제고할 방법으로 ‘주간 집중(Weekly Flighting)’ 집행 전술을 제안

③ 2014년 집행을 리뷰하고 유지할 점 및 보완할 점 도출

④ 단순 미디어 자료뿐 아니라 빅데이터까지 함께 활용: 주차별 평균기온 및 ‘여름·덥다’ 등 제품 관련 버즈량의 추이를 분석해 아이스티(냉감 소재 티

셔츠) 광고를 시작할 적정 시기를 제안





STEP 4. 완성(?)

타깃 및 시장 분석을 통한 매체 선정, 전통적 이론 및 최신 빅데이터 등 다양한 분석을 기반으로 캠페인의 적정 시기와 예산을 도출해 최종 플랜을 작성하는 것이, 과연 미디어플래닝의 완성일까?

집행을 위한‘ 플랜’을 마친 뒤에도 업무는 계속된다. 하나의 캠페인이 런칭된 뒤 경쟁사가 위협적인 컨셉트로 혹은 훨씬 더 많은 예산을 무기로 새로운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하고, 과거 데이터를 근거로 선택한 채널 및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예상치 않게 떨어지기도 한다. 지난 겨울에는 다운재킷 캠페인을 런칭했지만, 추위가 한동안 찾아오지 않아 집중하기로 한 주차의 물량 일부를 조정하기도 했었다. 이렇게 시시각각 변화하는 캠페인 관련 이슈를 모니터링하고, 적절한 대응방법을 찾는 것도 플래닝 업무의 중요한 부분이다.

흔히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는 말을 한다. 미디어플래닝 업무야말로 캠페인 시작 준비부터 집행 사후분석 리포트까지,‘ 끝날 때까지는 끝난게 아닌데 어느새 다음 캠페인을 또 준비해야 하는’ (광고일이 모두그렇겠지만!) 끝없는 일이 아닌가 싶다.

‘1만 시간의 법칙’이 한동안 화제였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1만 시간 이상의 연습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년을 기준으로, 한 사람이 업무에 쓰는 시간은 최소 1,800시간쯤으로 계산된다 - 일주일에 40시간x1년 45주(52주에서 연휴와 휴가, 잉여시간까지 넉넉하게 빼면). 지금 옆에 있는 동료·선배·후배들이 업무에 할애한 시간을 합치면 1만 시간은 쉽게 넘을 것 같다. 이런 전문가들 사이에 내가 앉아있다니! 가끔씩은 무료함까지 느끼면서 습관적으로 반복하던 업무였는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미디어플래닝’을 한 단계씩 다시 정리하다 보니 수년 전에 막연히 갖기 시작했던‘ 광고 일’에 대한 열정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