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02 : 훔치고 싶은 광고음악을 만드는 사람들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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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치고 싶은 광고음악을 만드는 사람들


이 유 진

디지털캠페인1팀 대리 / eg@hsad.co.kr



TV를 보다 보면 문득‘ 어, 저 노래 뭐지’ 싶은 음악들이 간혹 있다.

예전에는 일일이 검색창에 가삿말을 찾아 검색하던 음악들을 이제는 시대가 좋아진 덕분에 간단하게 어플 하나만으로도 찾아낼 수 있게 됐다.

그렇듯 자기도 모르는 순간에 무의식적으로 노래를 찾아보게 된다면 그것은 노래가 정말 좋아서일 것이다. 15"·20"·30" 라는 찰나의 순간에 영상과 메시지뿐 아니라 음악이라는 도구로 소비자의 귀까지 사로잡아야 하는 광고 기획자의 입장에서 음악을 선택하는 일은 고된 일이겠지만, 그 음악이 널리 알려진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그동안 화제가 됐던 광고음악부터 짚으며‘ 광고와 음악의 상관관계’에 대해 언급하기에는 개인적인 음악적 지식선 상으로 따져볼 때 무리이자 폐가 될 수 있는 일인 듯하다. 그래서 최대한 최근 나의 귀를 궁금하게 했고, 적어도 내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대체로 궁금해 하고 좋아했던 광고음악을 토대로 이번 첫 글을 시작해보고자 한다. 음악을 전공한 것도,전문작가 출신인 것도 아니므로 지극히 평범한, 친구의 시선에서 하는 이야기임을 감안해 주시기 바랍니다.^^


1. Lacoste: You & Me - Disclosure(Flume Remix)

광고음악을 보면 음악의 세계적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대중음악에 밀려 서브컬처로만 여겨지던 EDM이 수면 위로 올라온 지 대략 2년 정도 됐고, 오늘날 EDM이 광고음악으로 활용되는 비중은 적어도 20~30% 가량 된다.

최근 나의 귀를 사로잡은 EDM 음악은 바로 라코스테(Lacoste)의‘ Life Is A Beautiful Sport’편 광고에 사용된 디스클로저(Disclosure)의 <You & Me(Flume Remix)>이다. - > 음악 듣기http://youtu.be/bu2ht9c-FFU

 

라코스테뿐 아니라 톰 포드(Tom Ford) 립스틱 광고에도 쓰였다. 사실 이 노래는 플룸(Flume)이라는 DJ가 리믹스를 하며 원곡보다 더 상업적 용도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1991년 생으로 아직 20대 초반인 플룸은 EDM계에서는 흔치 않은 호주 출신의 아티스트이다.

 

어린 나이에 시리얼 상자에 딸려온 CD를 가지고 처음 작업을 시작한 것을 계기로 DJ를 하게 됐다.

2011년 호주 언더그라운드 EDM 레이블에서 주최한 경연대회에 몇 곡을 출품해 은상을 수상했는데, 그 중 한 곡이 바로 <You & Me>이다.

플룸의 작품들은 왜곡된 고음과 웅장함이라는 공통된 요소를 갖고 있는데, 이러한 개성 때문에 어떤 장르의 곡을 작업하더라도 듣는 순간 바로 플룸이라고 알아챌 수 있다. 인기와 관계없이 작품성으로 이제 막 상승기에 서 있는 그의 앞으로의 행보를 더욱 기대해도 좋다고 감히 얘기해본다.

♬ 다른 추천 곡: <Intro(feat. Stalley)> <Holdin on> <Insane(feat. Moon Holiday)>


2. Beats by Dre: Anything could happen - Ellie Goulding

음악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녀의 이름은 어느 정도 익숙할 것이다. 위에서 말한

EDM 장르 중 하나인 덥스텝(Dubstep)계의 대표적 아티스트 DJ 스크릴렉스(Skrillex)의 여자 친구였으며, 2014년 현재 영국에서 가장 파워풀한 여성 솔로 아티스트로 일컬어지고 있다.

이제 겨우 두 장의 정규앨범을 발매했을 뿐임에도, 약 1,500만 장의 판매기록을 세우며 어느덧 영국 대중음악계에서‘ 대세’로 여겨지고 있다.

그녀의 인기가 얼마나 큰지 영국 왕실의 결혼식(윌리엄 왕자와 케이트)에서 축가를 부를 정도였다. 보컬도, 멜로디도 어느 하나 평범한 걸 추구하지 않는 그녀. 최근 한 인터뷰에 따르면 그녀의 음악은 포크·인디 등에 일렉트로닉을 접목시킨 복합장르라고 설명하는데,분명한 건 플룸과 마찬가지로 어떤 음악이든 그녀만의 스타일이 뚜렷하게 묻어난다는 점이다. <Beats by Dre>에 삽입된 <Anything could happen>은 도입 -전개-결말에 걸쳐 프레젠테이션이 매우 다양하고 풍성하게 펼쳐져 광고음악으로 삽입된 일부만 듣고서는 그 감동을 온전히 느낄 수 없다.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생)들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우뚝 선 그녀가“ 음악을 통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소원대로 앞으로 더욱 다양하고 왕성한 활동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행복을 나누어 주었으면 한다.

♬ 다른 추천 곡: <Burn> <Lights> <How long will I love you> <I need your love>







3. Bud light: Counting stars - One republic


원 리퍼블릭(One Republic)은 이전부터 우리에게 코란도C 광고음악으로 삽입된 <Secrets> 라는 음악으로 친숙한 밴드이다. 대부분의 밴드가 보컬이 돋보인다면, 이들의 음악은 연주와 보컬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면서도 귀에 착착 감긴다는 특징이 있다. 특이한 점은 원 리퍼블릭의 작사 작곡을 대부분 도맡아 하고 있는 보컬 라이언 테더(Ryan Tedder)가 비욘세의 <Halo>를 비롯한 히트곡 제조기였다는 사실이다.

히트곡 제조기를 보유한 만큼 이들의 노래가 안 좋을 수는 없는 것.

게다가 이들의 노래는 밴드로서는 드물게 매우‘ 교훈적이고 의미 있는’가사로 이루어져 있다.

버드라이트 광고 외에도 힙스터(Hipster) 아이콘의 대표 주자이자 떠오르는 차세대 영화감독인 자비에 돌란(Xavier Dolan)이 감독한 <마미(Mommy)>라는 영화의 BGM으로도 선택된 <Counting Stars>는 원 리퍼블릭 특유의 비트감이 돋보이는 드럼라인에 밴드 악기와 클래식 악기의 환상적 조화를 이루어낸 곡이다. 빌보드 차트 톱10 내에 무려 68주 이상 올라와 있었다고 하니, 어떤 곡인지 관심을 가져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PSY의 <강남스타일은> 빌보드 차트 내 12주 동안 톱10에 머물렀었다).

♬ 다른 추천 곡: <I lived> <Stop and stare> <If I lose myself> <Good life>


4. 현대카드: Allesneu - Peter fox


현대카드는 광고음악 마케팅(전문용어로‘ 소닉브랜딩’)을 참 잘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강렬한 비트와 큼지막하게 등장하는 타이포그래피로 주목을 끌었던 Make-Break-Make 시리즈 광고에 쓰인 음악은 독일 힙합가수 피터 폭스(Peter Fox)의 <Allesneu(All new)>이다. 옆 동네 친구마냥 친근한 이름을 갖고서 굉장히 공격적이면서도 화려한 음악을 추구하는 그는 1998년도부터 활동하던 시드(Seeed)라는 레게밴드의 보컬이라고 한다. 빅뱅의 탑을 연상케 하는 깊은 동굴 목소리에 힘과 박력이 넘치는 독특한 발성법을 지녔는데, 아마도 오랜 밴드에서 쌓은 실력이 아닌가 싶다.

현대카드에 쓰인 음악은 러시아 작곡가인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7번 4악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뭔가 동떨어진 느낌 때문에 클래식을 샘플링한 힙합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이 노래는 원곡이건 피터 폭스의 곡이건 어느 하나 버릴 것이 없다.

올해 43세가 된 피터 폭스는 가수로서 어느덧 노년에 가까운 나이라고 할 수 있고, 또 2009년 이후 더 이상의 앨범 활동도 없지만 그만한 개성에 흡입력을 가진 보컬리스트를 또 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 조만간 앨범 하나 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다른 추천 곡: <Stadtaffe> <Haus am See> Seeed의 <Ding>


지금껏 광고에 등장했던 아티스트 위주로 소개를 했으니 마지막 한 칸 만큼은 개인적으로 광고음악 시장에 데뷔시키고 싶은 아티스트를 추천하도록 하겠다.


5. 언젠간 광고에 써보고 싶은: Chocolate - The 1975

‘음악을 좋아하던 15세 소년들이 2002년 밴드를 결성하고 약 10년 넘게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을 하

다 첫 앨범을 냈다. 그 앨범은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키며 폭발적인 사랑을 받기 시작 했다.’ 이 두 문장 안에 The 1975에 대한 소개가 모두 함축돼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수퍼소닉(Super Sonic) 2014’에 내한한 The 1975는 인디밴드와 보이밴드(Boy Band) 사이의 아슬이슬한 경계에 서있는 다소 독특한 포지셔닝의 밴드라 할 수 있다. 음악적 관점에서 이야기하자면 밴드로서 특이하게 모든 장르에 오픈돼 있으며, 모든 장르를 밴드 음악으로 재해석하는 능력을 가진, 밴드인 듯 밴드 아닌 밴드 같은 그룹이다.

이들의 첫 앨범은 자신들의 그룹 명에 걸맞게 1970년대의 레트로 무드와 펑크록부터 오늘날의 일렉트로닉까지 다양한 장르를 The 1975 스타일로 재해석해 담아내고 있다. 밝고 명랑한 분위기의 연주와는 반대로 흑백의 뮤직비디오를 찍는 것이 특징인데, 보컬인 매튜 힐리(Mattew Healy)의 해설에 따르면 곡에 집중을 시키기 위한 의도라고 한다. 대표곡은 <Girl> <Chocolate> <Sex> 등이다. 언젠가는 이 세 개의 곡 중 하나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광고에서 보이기를 기대해본다.

첫 칼럼인 만큼 담아내고 싶은 이야기도 많고, 이야기하고 싶은 아티스트와 음악도 많은 탓에 너무 중구난방으로 길게 글을 쓰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좋은 것은 나눠야 즐거움이 배가되는 법!

그래도 다음 칼럼부터는 좀 더 간결해지고 핵심만 담은 내용으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