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EGA의 신규 여성 라인 런칭 행사
‘De Ville Butterfly International Launching in Seoul’
임 우 영 | GBS2팀 국장 | wylim@hsad.co.kr
낯선 전화 한 통
여느 때처럼 담당 광고주의 신규 광고 제작회의를 하고 있던 7월 오후.
3149번으로 시작되는 낯선 전화 한 통을 받은 것이, 한여름보다도 더 뜨거웠던 오메가 행사를 위한 기나긴 여정의 시작이었다.
광고주 :“ 안녕하세요. 저 오메가 코리아 0OO 부장인데요. 혹시 경쟁 PT도 가능하세요?”
임국장 :“ 네, 당연히. 저희가 늘 하는 일인 걸요.”
그녀, 니콜이 온다
오메가 코리아로부터 받은 간단한 OT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새로운 여성 라인 ‘드빌 버터플라이(De Ville Butterfly)’의 인터내셔널 런칭 행사, 브랜드 앰배서더인 니콜 키드먼 방문 예정, 그녀의 일정 때문에 10월 2일로 정해진 행사일은 변경 불가, 메인 컨셉트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나비’, 그리고 인터내셔널 행사이므로 세계 각국의 주요 패션지 편집장들과 VVIP고객들로 구성된 200여 명을 위한 최고급 갈라 디너 행사여야 한다는 점, 준비기간은 넉넉히(?) 2주.’
“Oh My God! 니콜 키드먼이라니… 이 PT, 꼭 따고 말겠어!!”
반가운 전화 한 통
더 이상 휴일이 아닌 제헌절 7월 17일 오전, 드빌 버터플라이에 담긴 자연의 본원적 아름다움을 ‘나비의 꿈’이라는 스토리로 풀어낸 한 시간여의 PT를 마쳤다. 그렇게 한숨 돌리고 있던 저녁 시간에, 이제는 낯익은 3149번의 전화를 다시 한 번 받게 됐다.
광고주 :“ 이번 행사, HS애드와 하겠습니다.” 임국장 :“ 네? 감사합니다!!”
광고주 :“ 대신, 이번 행사는 본사 행사이니 HS애드랑 오메가 HQ랑 직접 진행하세요!”
Venue를 찾아라
행사와 관련해 선배들이 늘 하시는 얘기, ‘장소(Venue) 선정만 되면 절반은 된 거다’는 어김없이 이번에도 우리를 힘들고 지치게 만들었다. 오메가 코리아와 본사의 가이드는 ‘인터내셔널 런칭인 만큼 어느 브랜드에서도 진행하지 않은 곳, 한국에서 하는 첫 인터내셔널 런칭인 만큼 한국적인 느낌이 있었으면 좋겠고, 접근성에서도 떨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 등이었다. 이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장소를 찾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행사가 두 달 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는 더더욱. 국립현대미술관, 반포의 세빛섬, 수원 화성 행궁 등 여러 곳을 검토하고 재차 확인하던 중에, 기존에 타 브랜드의 행사로 불가하다고 했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연락이 왔다. 기존 전시공간 외에 잔디 사랑방이라는 공간이 있다는 긍정적 답변이었다. 다각적인 검토 끝에 마침내 우리는 이곳으로 결정했고, 그에 맞는 새로운 제안을 준비하기 시작한 것은 행사가 불과 한 달 정도 앞으로 다가온 8월 말이었다.
유럽 감성 vs. 한국 감성
이러한 행사를 준비하다 보면 여러 실무적 난제에 부딪히곤 한다. 그 가운데 이번 행사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국가 간 시차로 인한 터프한 보고 일정도, 영어로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 한 달 반 동안의 기나긴 컨퍼런스 콜도 아닌,유럽 감성과 한국 감성 간의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었다. 스위스 본사에서 근무하는 독일 출신 마케팅 담당자 ‘마이클 버거’, 그는 단 한 번도 한국에 와본 적이 없다고 했다.그런 그에게 한국인인 내가 보기에도 비현실적인 아트(?)로 재탄생한 DDP의 구조를 말과 글로 설명하는 것도 사실버거웠다. 더 나아가 한국적 이벤트의 주요 요소인 퍼포먼스에 익숙한 우리와, 최고의 VIP를 위한 행사는 흔히 볼 수 있는 퍼포먼스보다는 모든 디테일에서 고급감을 느끼게 만들어 오메가 브랜드를 충분히 느끼고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 마이클의 생각 사이에는 스위스와 한국만큼의 시차와 거리가 존재하고 있었다.
4일 만에 모든 것을 결정하라
매일 오후 4시면 어김없이 진행하던 스위스 본사와의 컨퍼런스 콜에도 불구하고 서로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부분들과 쉽사리 결정되지 않는 제안들로 인해 양쪽 모두 스트레스가 극도로 치닫던 9월 초. 우리는 결국 스위스 본사로 출장을 가기로 결심하고 내부 절차를 밟던 중 마이클로부터 메일 한 통을 받게 됐다.“ 9월 11일에 한국에 도착합니다. 4일안에 모두 끝내자고요~.”
추석 연휴가 지난 목요일 오후. 사전에 미리 인사를 나눌 틈도 없이 DDP 입구에서 처음 만난 마이클과 함께 행사장 입구부터 리셉션 공간까지 이어지는 DDP의 잔디 언덕과 메인 갈라 디너가 진행될 잔디 사랑방 공간까지 둘러보게 됐다. 긴장되는 순간들이었다. 그러나 시종 일관 마이클로부터 나온 말,“ It’s amazing space!” 이렇게 공간에 대한 이해를 공유하게 된 그와 우리는 이 공간을 어떻게 더 멋지게 꾸밀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그는 4일간의 출장 동안 공간 구성 외에도 갈라 디너 음식과 시티투어, 웰컴 디너 장소 등까지
가히 미친(?) 일정을 모두 소화하고,“ See you guys very soon”이라는 인사를 남기고 스위스로 돌아갔다.
9월 22일, 스타트
DDP 잔디언덕으로 향하는 주차장 옆 공간을 기점으로 오메가 터널 설치가 시작됐다. 그 뒤로는 마치 DDP에 원래 있었던 것과 같은 라인을 유지한 포토월이, 잔디언덕 위에는 리셉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켜줄 화이트 그랜드 피아노 4대를 위한 공간이 마련됐다. 내부 리셉션 공간에는 행사의 가장 중요한 주인공인 시계를 아름답고 우아하게 돋보이도록 해줄 10대의 장식장이 독특한 비대칭적 유선형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행사에는 여러 가지 독특한 구조물들이 있었지만, 압권은 메인 테마인 ‘나비’와 그에 가장 잘 어울리는 아이템인 ‘꽃’ 등 두 가지였다. 메인 아이콘인 나비는 4만여 마리를 화이트와 골드 7:1의 비율로 자연스럽고도 우아하게 장식하기로 했으며, 넓은 공간으로 인해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잔디언덕은 비장의 무기인 2만 1,000송이의 ‘LED 장미’로 꾸미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우리는 아직은 뜨거운 늦가을 태양 아래 가을걷이에 한창인 농부들처럼 한송이 한 송이 심기 시작했다.
10월 2일 일기예보,‘ 비’
행사 며칠 전부터 각국의 VVIP들이 속속 입국하면서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드디어 행사 당일. 야외에서의 행사인 만큼 날씨가 행사 성공 여부의 변수 중 하나인데, 아침의 일기예보는 오후 6시까지 ‘비 70%’였고, 실제로도 비는 오후 내내 오락가락하며 마음을 졸이게 했다. 그런데 모두의 바람이 이루어진 것인지, 기상청의 슈퍼컴퓨터가 업그레이드돼 더 정확해진 덕분인지 거짓말처럼 5시 57분에 비가 그치고, 먹구름이 사라진 이후에는 파란 하늘까지 볼 수 있었다. 우리는 준비한 시나리오에 따라 일사천리로 움직였고, 드디어 행사 시간인 7시부터 각국의 VVIP들이 속속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VVIP들이 버틀러의 안내로 게이트를 통과하고, 기념촬영 이후에 처음 맞이하게 된 건 바로 2만 1,000송이의 ‘LED 장미.’ 어디에서도 경험해보지 못 했을 장관 앞에 모두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 느낌을 충분히 즐기며 올라간 잔디언덕의 끝자락에서 흐르는 피아노 선율과 함께 본격적인 메인 갈라 디너 행사가 막을 올렸다.
저녁 8시, 모두가 기다린 ‘오메가의 여신’ 니콜 키드먼이 도착해 LED장미로 환하게 밝혀진 잔디언덕을 걸어 올라오는 모습은 현실이라기에는 너무나 영화적이었다. 곧이어 그녀가 메인 행사장으로 입장해 ‘드빌 버터플라이’ 라인의 런칭을 축하해주었고, 바스티앙 베이커의 축하공연으로 이어지며 메인 행사는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그날 니콜 키드먼도 매우 좋아했던 LED장미들은 오메가가 제공한 아트워크의 일환으로 행사가 끝난 지금까지도 매일 밤 DDP 언덕을 밝히며 시민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고 하니 행사를 총괄한 담당자로서의 보람은 더 크다.
See you in PyeongChang
메인 행사가 끝나고 모든 VVIP들이 돌아간 후에, 처음부터 끝까지 행사를 함께 준비해온 마이클은 성공적 런칭의 여운을 즐기며 우리에게 샴페인을 따라주었고, 이런 얘기를 나누었다.
마이클 :“ This event was incredible. Thank you so much.
BTW, can we work together for the PyeongChang Olympics in 2018?”
임국장 :“ PyeongChang? Sure, why not?”
지나고 보니 그 덕분에 월드 클래스 기준으로 일할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운
게 사실이다.“ 마이클,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한 번 같이 일해 보자고. 연락해! 기다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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