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새로운 아이디어와의 만남!
LG전자 'World Maker Faire New York 2014' 참가 현장
정 주 연 | 브랜드 액티베이션1팀 차장 | jyjung0420@hsad.co.kr
SNS를 자주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킥스타터(Kick Starter)’라는 이름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실제제품으로도 나온 스마트워치 페블(Pebble)도 크라우드 펀딩(Cloud Funding) 플랫폼인 킥스타터를 통해 먼저 나왔다. 이전 같으면 아이디어에 그치고 말았던 것들이 온라인에서 공유되고 아이디어들을 더해 실제 제품으로 탄생되고 있다. 부족한 자금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모으고, 머릿속에서만 맴돌던 아이디어는 3D프린터 등을 통해 쉽게 목업(Mock-up)을 제작해 실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거라지(Garage) 문화가 발달한 미국을 시초로, 전 세계가 아이디어를 실현해 나가는 메이커운동(Maker Movement) 열풍의 한가운데에 LG 전자가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월드 메이커 페어 뉴욕(World Maker Faire New York) 2014’의 스폰서십 활동을 통해 메이커들과 교류를 시도했는데, 이는 현지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고민의 시작 -‘ Maker Faire’ 이해하기
LG전자가 스폰서십을 결정하는 데에도, LG전자 담당자 및 프로젝트 담당자인 내겐 사전 스터디가 많이 필요했다. ‘메이커 페어’라는 것이 너무나 생소했고, 공부를 한다고 이해될 수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메이커운동’이라는 것도 하나의 흐름이고 중요하다는 건 알겠는데, 이것들이 어떻게 LG전자와 접점을 만들 수 있는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5월 ‘메이커 페어 베이 에어리어 (Maker Faire Bay Area) 2014’를 클라이언트들과 함께 방문했다. 그렇게 현장의 분위기를 체험하고, 메이커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메이커 운동을 이해하고, 이를 내부적으로 공유·전파시키는 데 노력을 다했다.어떻게 우리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을까? 스폰서십 진행 여부가 어렵사리 결정되고 난 후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메이커 페어의 정신에 반하지 않으면서도 LG전자의 진정성을 보여주고, 그곳의 메이커들과 교류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다. 기존에 LG전자에서 진행해 오던 CES나 IFA 같은 최첨단 제품 전시 행사와는 달리 메이커 페어는 아이디어 페스티벌 형식의 행사이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아이디어가 필요했던 것이다. 완제품들을 놓고 ‘LG전자가 당신들과 잘 맞는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았던 것이다.
부스 컨셉트에서부터 부스 내 콘텐츠, 진행 및 운영까지 전혀 색다른 고민이 필요했다. 이번 스폰서십에서 LG전자가 선보인 ‘모든 것을 새롭게 정의하라(Re-think Everything)’라는 컨셉트처럼, 클라이언트와 함께 매일같이 머리를 맞대고 ‘Re-think’를 해야만 했다. 일단 부스의 경우 행사 후 재사용될 수 있는 목재 팔레트를 주 요소로 하여 전반적인 부스를 만들어 보고,
뒤쪽 벽면(Back Wall)을 제외하고는 모두 오픈형으로 꾸몄다. LG전자가 추구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처럼, 적극적으로 메이커들과 교류하고 싶은 우리의 마음을 전달하고자 한 것이다. 뒤쪽 벽면은 두꺼운 종이 튜브를 2천개 이상 설치하고 거기에 에코백(Eco Bag)들을 꽂아 우리의 메시지도 노출하면서 부스 방문객들에게 기념품으로 증정했다.
부스에서 체험할 콘텐츠에 있어서도 스토리가 많았다. ‘Re-think’하기 위해 LG전자의 폐가전을 해킹한다는 발상에서부터 국내의 메이커들과 고민을 시작해 보았다. 어렵사리 여기저기 수소문한 끝에 버려진 전자제품들이 모아지고 있는 폐가전센터를 방문했다. 그리고 분해된 전자제품의 부품들을 하나하나 테스트해서 결국 세탁기의 컨트롤보드(세탁기의 냉온수를 제어하는 부분)를 활용, 빛에 따라 다른 속도의 소리를 내는 사운드보드(Sound Board)를 메이커 분들과 함께 개발하고, 다시 이를 메이커 페어에서 체험이 가능한 형태로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하는 과정을 3개월에 걸쳐 진행했다. (거의 결과물이 나온 상태에서 우리가 해킹했던 보드가 세탁기가 아닌 정수기 보드인 것으로 밝혀져 다시 한 번 모두가 멘붕 상태가 될 뻔했지만…). 그리고 세탁기의 실제 폐 모터에 전기를 흘려보내면 전자석으로 변하는 원리를 찾아내 상단에 자석이 돌아가게 하는 틱톡 마그넷 고라운드(Tick-Tock Magnet Go-Round)라는 것도 개발해냈다.
LG전자의 Maker Faire 스폰서십 알리기
LG전자가 메이커 페어를 후원한다는 것을 어떻게 하면 딱딱하지 않게, 친근하게, ‘함께한다’는 의미로 전달할 수 있을까? 부스와 콘텐츠 구성이 어느 정도 진행되는 상황에서 시작된 새로운 고민이었는데, 이러한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영상으로 제작해 뉴욕 타임스퀘어 LED전광판이라는 파급력 있는 매체를 통해 전달하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에따라 메이커 페어의 캐릭터인 로봇을 폐가전으로 만들어 나가는 프로세스의 40초짜리 영상을 재미있으면서도 친근한 느낌으로 제작했다. 이를 통해 LG전자가 메이커 페어를 후원한다는 것을 알리며 메이커 페어 당일 현장으로 오라는 메시지까지 스마트하게 전달할 수 있었다.
“Amazi ng”“Fun”“Cool ”
행사 전날, 부스 셋업 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돌발상황에 직면했다. 모두가 초조해했지만, 발만 구르고 있을 수는 없었다. ‘뭐라도 하자’는 마음으로, 뒤쪽 벽면의 종이 튜브에 들어가야 하는 2천 개 이상의 에코백을, 함께 출장오신 권창효 상무님, 뉴욕법인 한정호 법인장님, 그리고 클라이언트들까지 나서서 가내수공업 현장의 모습을 연출하며 협업을 하여 완성해 나갔다.누구나 첫 미팅, 첫 만남은 기대감으로 설레지 않는가? 마침내 9월 20일 오전 10시, 카운트다운과 함께 현장으로 밀고 들어오는 사람들을 맞으며 우리가 몇 개월에 걸쳐 준비한, 우리 아이디어에 대한 그들의 반응이 너무 궁금했다. 결과는, 시작과 동시에 대박! 메이커 페어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LG전자라는 브랜드에 대한 메이커들의 관심은 지대했다. 한국 회사로는 최초의 메이커 페어 후원이라 더더욱 새로웠을 것이다. 우리 부스 앞에는 길게 줄이 늘어서 1시간 이상 대기를 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현장에 온 메이커들은“ 어메이징!”“ 펀!” 을 연발했고, 메이커 페어 주최 측으로부터도 “메이커들을 진정으로 이해한, 정말 쿨~한 액티비티”는 평가를 받았다. 오랜 기간, 그야말로 맨 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가슴 졸이며 준비했던 프로젝트에 대한 피드백으로는 정말 신나는평가들이었다. 메이커들을 이해하고 교류하고 싶어 했던 우리의 ‘진심’이 통한 것이니까…. 그리고 한 가지 더, 조심스레 파일럿(Pilot)으로 생각했던 클라이언트 사이드에서도 이를 좀 더 확대해 진행하는 점에 대해서도 고려하게 됐다는 것….
많은 아마추어 메이커들의 아이디어가 오프라인에서 펼쳐지는 메이커 페어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트렌드가 생성되고 움직이는 요즘 환경에서, 그리고 그러한 환경에 민감해야 하는 우리 같은 브랜드 담당자들은 꼭 알아야 하는 필수요소라 할 만하다. 그 현장에서는 우리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또는 한 번 생각만 하고 그쳤던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그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도 메이커운동에 대한 LG전자의 응원이 계속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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