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06 : 김CD의 아이디어 노트 - 가슴에 새긴 그날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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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이 하 수상합니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라더니, 이 무슨 몹쓸 재앙입니까!
교복을 입은 목련 같은 아이들만 봐도 저절로 눈물이 흐릅니다. 이토록 어이없는 풍경과 상처를 대량생산해낸 기성세대로서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셰익스피어는 ‘원래 인생이라는 직
물은 좋은 일과 나쁜 일의 혼방으로 짜여졌다’고 했지만, 인생이란 원래 그렇고 그런 것이라고 치부하기엔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 견딜 수 없을 만큼 거대하기만 합니다

 

이영광 시인의 <아픈 천국>이라는 시집에 나오는 이 시구처럼, 살려고 마음먹는 일이 어려울 만큼 유족들은 물론, 5천만 국민
모두가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는 듯합니다. 노란 리본을 페이스북 대문에 걸고 ‘미안하다, 잊지 않겠다’ 멘
션을 남기는 것 말고, 우린 또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걸까요? 진도 앞바다에 입이라도 있다면 왜 그토록 엄청난 일을 저지른
건지 따져 묻고 싶은 심정입니다.

 

 

 

사람을 다시 일어서게 하는 힘은 사람에게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동일본 대지진 등 수많은 재난 재해를 겪어온 이웃나라 일본. 그들에게 어떻게 해야 절망에 빠져있는 국민들을 위로하고 다시 일으킬 수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첫 번째 대답은 <슬램덩크>와 <배가본드>의 작가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했습니다.
대지진을 겪은 일본 국민들에게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신의 트위터에 그림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웃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낸 ‘스마일(Smile)’ 캠페인은, 엽서로도 제작돼 대지진으로 아픔을 겪고 있는 분들을 위한 기금마련으로도 쓰였다고 합니다. 전후 가난과 절망에 빠져있던 일본의 어린이들에게 <아톰 대사>라는 만화를 통해 희망을 심어주었던 1951년의 데츠카 오사무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진심 어린 위로는 닛싱 컵누들 광고로까지 이어집니다.
<배가본드>의 미야모토 무사시 캐릭터를 활용한 광고에서, 좌절과 절망에 빠져있는 일본을 다시 한번 강하게 일으키고 있었습니다(이 캠페인은 ‘무사시’편 말고도 ‘건담’편과 ‘스타워즈 요다’편이 있습니다).

 

 

 

BGM 가사】 해야 할 건 알고 있어 / 일어서라 일어서라 /

언제까지든 어디까지든 / 일어서라 일어서라
Na】 강한 것이란 없어 / 강해지려고 하는 것 /
그것만이 있을 뿐 한 사람, 한 사람이 강해지려고 하는 날 / 일본이 조금 앞으로 전진한다
자막】 이 나라에는 저력이 있다.
Na】 컵누들, 닛싱
자막】 지금이야말로 일본의 힘을! 닛싱

 

 

 

 

 

 

 

 

 

 

 

 

 

 

 

 

 

 

 

몸과 마음의 여유가 1그램도 없는 그들에게 ‘힘내라’는 말처럼 영혼 없는 위로가 또 있을까요? 하지만 결국, 사람을 다시 일어서게 하는 힘은 사람에게 있음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사실을 증명하는 또 한 편의 광고를 소개합니다.

 


자막】 그때, 세계의 사람들로부터 /
용기를 받았다 / 희망을 받았다 /
미래를 받았다 / 고마워, 전세계


2014년 대한민국의 봄은 잔인하게 시든 계절입니다. 다시 꽃피는 봄을 찾기 위해, 어쭙잖은 위로와 행동보다는 그날을 기억하고 이 사회가 병들지 않도록 감시하고 견제하는 질적 관심이 필요합니다. 머리와 가슴은 각각 기억을 저장하는 방법이 다르다고 합니다.
머리는 오래된 것을 차례대로 잊어가지만, 가슴은 더욱 더 지나온 것들을 되새긴다고 하죠.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2014년 4월 16일 아침의 기억은 후자여야 합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아직도 19명의 실종자가 깊은 바다에 남아 있습니다. 푸른 바다에는 고래가 있어야지, 아이들은 아니지 않습니까?
다시는 이렇게 아픈 글을 쓰지 않았으면 합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