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les of Engagement
인게이지먼트를 높이는 6가지 MPR 법칙
<The 6 Laws of MPR Engagement>
‘확산·소통·협업·관계·시공·진실성의 법칙’이 ‘인게이지먼트를 높이기 위한 6가지의 MPR 법칙’이다 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2012년 대선에서 승리한 것을 두고 2012년 11월 13일자 LA타임스는 다음과 같이 논평했다. “역대 그 어떤 대통령 선거도 오바마 대선 캠페인 같이 과학적 데이터 분석을 많이 사용한 적은 없다. 오바마 캠프 측은 선거 당일 투표할 후보를 바꿀 수 있는 유권자들의 패턴을 미리 예측하기 위해 엄청난 데이터 기반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런 노력은 오바마로 하여금 투표할 가능성이 높은 유권자들에게만 캠페인 자원을 집중할 수 있게 해주었다. 결과적으로 핵심 유권자들의 인게이지먼트 효율에 집중하면서 대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이 기사에서 보듯이 오바마 캠프는 전화·가정방문·전단지·TV광고를 전개하는 데 있어 철저하게 ‘설득 가능한 유권자 (Persuadable Swing Voters)’에게만 집중했다. 이를 위해 데이터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하고 ‘설득 가능한 유권자’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설득 가능한 유권자’들이 누구인지 파악하는 것은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중요한 일은 ‘설득 가능한 유권자’들을 오바마 측으로 끌어오는 인게이지먼트를 성공시키는 것이다.
<그림 1>에서 보듯이 오바마의 2012년 대선전략은 2004년과 2008년에도 얻어진 유권자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에서 시작됐다. 방대한 기존 유권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현 시점에 얻어진 실시간 최신 데이터를 더하였다. 과거와 현재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대선 승리를 위한 핵심 전략을 도출하고자 한 것이다. 그 핵심 전략이 바로 누구나 반드시 해야 하는 대중 기반의 대규모 노출보다는 ‘설득 가능한 유권자’들에게 대선 자금을 집중하는 것이었다.
분석 기술의 발달로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집중 타깃팅이 이제는 가능해졌는데, 집중 타깃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깃 집단의 인게이지먼트를 극대화해 그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근래 미국 대선에서 사용되는 광고비는 3조원을 넘는 엄청난 금액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금액이 유권자들에게 잘 도달하지 않는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이런 현상은 무려 85%의 미국인이 DVR을 통해 TV광고를 회피할 뿐만 아니라, 45% 이상이 동영상을 볼 때 TV가 아닌 다른 매체를 사용하는 데에서 비롯된다. 이제 선거뿐만 아니라 모든 마케팅 캠페인에 있어 일방향 방식으로 주입하는 광고의 시대는 완전히 막을 내리고, 고객과 교감하는 인게이지먼트 방식이 마케팅의 성공을 좌우하게 됐다.
이번 편에서는 인게이지먼트를 높이기 위한 6가지의 MPR 법칙을 정리했다. ‘MPR 법칙’이라고 정의한 이유는 인게이지먼트 마케팅 자체가 4P로 대표되는 기존의 마케팅의 범위를 뛰어넘는 강력한 대중 PR 방식을 적용해야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게이지먼트를 높이기 위한 6가지의 MPR 법칙이라고 하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현이 된다.
인터넷 마케팅에서 인게이지먼트 마케팅으로 확대
TV·라디오·신문이 모두 인터넷 방식으로 변신하면서 기존 인터넷 마케팅의 인게이지먼트 방식이 모든 마케팅으로 확산돼 사용되고 있다. ‘인터넷 마케팅’이 ‘인게이지먼트 마케팅’으로 전방위 확산된 것이다. 과거에는 인터넷 마케팅의 영향력이 크지 않아서 TV·라디오·신문과 같은 전통 마케팅과 분리돼 있었다. 하지만 네트워크 연결이 확산되면서 기존의 공중파 방식의 일방향 노출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대신 인게이지먼트 방식의 양방향 소통이 위력을 갖게 됐다. 결국 인터넷 마케팅의 영역이 전체 마케팅의 영역으로 넓어지면서 인게이지먼트 마케팅이라는 표현이 힘을 얻은 것이다.
<그림 2>의 ‘인게이지먼트 월드맵’을 보면 인게이지먼트 마케팅의 배경이 되는 글로벌 네트워크의 확산 현황을 알 수 있다. 지구 위를 덮고 있는 네트워크 연결선들이 마치 새로운 대륙과도 같이 ‘제 2의 디지털 지구’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수치상으로 보아도 전 세계에는 42억명의 모바일 사용자가 있고, 그 중 13억 명이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인터넷을 사용한다. 인터넷 사용자는 전 세계 인구의 38%인 27억 명이고, 소셜네트워크 사용자는 17억 명에 달한다. 한국이나 미국과 같은 네트워크 선진국에서는 인터넷 사용자가 75%를 넘어서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전체 인구 3억6천만 명 중 인터넷 사용자는 2억7천만 명이고, 소셜네트워크 사용자는 1억8천만 명으로 높은 수준이다.
한국에서도 전 국민의 78%인 3천800만 명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소셜네트워크 사용자도 2천400만 명으로 50%를 넘어서고 있다. 이렇게 간단한 수치만 살펴봐도 제 2의 디지털 지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이버 가상 대륙이 새로 생겨난 것을 알 수 있다.
말 그대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오래 보관할 수 있듯이 새로운 초연결 네트워크 세상에서는 새로운 마케팅 방법론이 적용돼야 한다. 새로운 마케팅 방법론을 성공으로 이끄는 핵심 키워드가 바로 인게이지먼트다.
인게이지먼트 마케팅의 영향력
올해 무려 28개의 광고상을 수상한 광고를 통해서도 기존의 일방향 방식의 광고는 사라지고 인게이지먼트 방식의 마케팅이 대세가 됐음을 알 수 있다. <그림 3>에서 보듯이 올해 각종 광고제에서 7개의 그랑프리, 12개의 골드, 4개의 실버, 5개의 브론즈 상을 휩쓴 광고는 호주 멜버른 지하철공사에서 제작한 ‘어리석게 죽는 법(Dumb ways to die)’이라는 공익광고 캠페인이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 심플해 보이는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가 엄청난 인게이지먼트 효과를 얻었다.
이 광고가 놀라운 이유는 따분하게 여겨지는 공익 안전 메시지가 절대로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은 젊은 세대들을 스스로 움직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인게이지먼트 마케팅을 통해 타깃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멍청하게 죽지말자’는 심각한 메시지를 코믹한 캐릭터를 통해 타깃들이 접촉하는 모든 채널과 미디어에 운영하면서 엄청난 인게이지먼트 효과를 달성했다. 이처럼 인게이지먼트 마케팅의 가장 큰 효과는 타깃들의 행동을 유도한다는 데에 있다. 실제로 이 캠페인은 21%의 사고 감소 효과를 가져왔다고 한다.
인게이지먼트 시대의 또 다른 특징은 ‘미디어 파편화(Media Fragmentation)’ 현상이다. 미디어 파편화 현상이 마케팅에 끼친 가장 큰 영향은 비용의 증가다. 늘어난 고객 채널을 커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해졌기에 유료 미디어에만 의존하던 기존의 광고는 더 이상 발을 붙이기 힘든 상황이 도래했다. 대신 고객들의 입소문과 MPR 효과를 극대화하는 인게이지먼트 마케팅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인게이지먼트 마케팅은 저예산 고효율이 필요한 세상에 적응하기 위한 필요 불가결한 요소가 된 것이다.
The Engagement Law 1. ‘확산의 법칙'
- 대화에 영감을 더한 ‘확산의 화두’를 제공하라
인게이지먼트 마케팅의 가장 큰 특징은 브랜드 메시지를 자생적으로 퍼져나가도록 하는 데 있다. 자발적 확산은 고객 간 대화의 증가를 의미한다. 대화를 증가시키는 방법은 ‘친구에게 말하고 싶은 대화의 화두’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최근에는 대화의 화두가 되는 정보들이 너무 많아 확산의 화두를 만들어내기가 점차 힘들어지고 있는데, 타깃의 마음속에 확산의 영향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감성을 자극해야 한다. 단순한 대화의 소재를 제공하는 데에서 한발 나아가 영감을 자극시키는 감동이 필요하다.
<그림 4>에서 보이는 도브(Dove)의 리얼 뷰티(Real Beauty) 몽타주 스케치 캠페인은 ‘영감을 주는 대화의 화두’를 제공한 사례다.
그동안 내면의 아름다움을 포함해 여성의 다양한 아름다움을 부각해왔던 도브가 이번에는 ‘타인이 생각하는 나의 모습’과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을 주제로 한 캠페인을 기획했다. 경찰에서 사건 몽타주를 작성하는 화가를 섭외해 나의 지인들이 나에 대해 기술한 모습과, 내가 나 자신에 대해 기술한 모습을 모두 그려서 비교해 본 것이다.
그 결과 타인이 나에 대해 생각하는 이미지가 훨씬 아름답고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렇듯 타인이 나를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선은 당사자에게 많은 감동을 선사했다. 도브는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아름다운 존재’라는 대화의 화두를 통해 입소문과 브랜드 영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
The Engagement Law 2.‘소통의 법칙’
- 새로운 콘텐츠 소통 화법은 본질을 새롭게 만든다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소통채널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인게이지먼트 제 2의 법칙은 이런 소통채널들을 이용해 ‘본질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실종아동을 찾는 캠페인의 경우 모바일 증강현실을 이용할 수도 있고, 페이스북 페이지를 이용할 수도 있다. 실종아동을 찾는 본질적이 노력에 새로운 소통채널과 디지털 화법을 더하면 완전히 새로운 캠페인이 탄생할 수 있다는 법칙이다.
The Engagement Law 3.‘협업의 법칙’
- 사람과 사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융합한 협업 시너지를 창출하라
UN의 식량농업기구(FAO)에서는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물의 소중함을 알리고 싶었다. 한정된 예산으로 물의 소중함을 알기 위해 생각해낸 아이디어는 온라인 농업 게임 속에 현실의 가뭄을 융합시키는 것이었다. 그 결과 4천500만 명 이상의 온라인 농부들이 물부족을 체험하는 세계 최초의 온라인 가뭄 캠페인이 탄생했다.
이렇게 인게이지먼트 협업의 법칙은 온라인과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물 간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융합 아이디어를 발상하는 법칙이다.
The Engagement Law 4.‘관계의 법칙’
- 관계하는 모든 것이 미디어다
홍콩 유니세프에서는 사람에게 붙이는 NFC 기부 스티커를 발행했다. 친구의 옷에 붙은 NFC 스티커에 스마트폰을 터치하면 바로 기부 페이지로 이동하는 방식이었다. 이런 식으로 인게이지먼트 ‘관계의 법칙’은 사람들이 관계하는 모든 사물을 포함해 사람간의 관계가 가진 힘을 미디어로 활용하는 법칙이다. 예를 들어 브라질에서는 축구클럽 회원들 간의 관계를 가족 이상으로 생각하는데, 이런 관계의 힘을 이용해 ‘우리는 피를 나눈 형제와 같다’라는 슬로건으로 장기기증운동을 벌여 대성공을 거둔 사례도 있다. 이제는 사람이 미디어이고, 사람과 관계하는 모든 것이 미디어가 되는 세상이 됐다.
The Engagement Law 5.‘시공의 법칙’
- 시공을 뛰어넘어 미디어와 제품이 사람을 찾아다닌다
실시간으로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GPS·NFC·RFID 등의 기술 발전으로 인해 개인의 데이터를 추적해 맞춤형 브랜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고객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이 선호하는 정보를 고객이 선호하는 시간과 공간에서 서비스 하는 방식이다. 이스라엘 코카콜라에서는 고속도로에 대형 빌보드를 세우고 모바일 앱을 배포했다<그림 6>. 위치추적이 가능한 모바일 앱을 가진 차량이 빌보드를 통과하면 그 근처의 모든 빌보드에서 고객이 원하는 메시지가 나타나는 방식이다. 바야흐로 시공을 뛰어넘어 미디어와 제품이 고객을 찾아다닐 수 있게 된 것이다.
The Engagement Law 6.‘진실성의 법칙’
- 百見이 不如 一行이다. 실천하는 진실만이 통한다
뉴질랜드 YWCA에서는 남자의 임금이 여자보다 10% 더 많은 현실을 바로잡고 싶었다. 남녀 임금차별에 대한 이슈를 제기하기 위해 단순한 광고가 아닌 인게이지먼트 방식의 캠페인을 전개했다. YWCA 건물의 주차장을 사용하는 남자에게는 여자보다 10% 많은 요금을 받았고, 외부 커피판매점에서도 남자가 여자보다 10% 더 내도록 했다. YWCA의 요금차별화는 많은 관심을 끌었고, 뉴스에도 방영되면서 입소문을 얻었다. 이렇게 인게이지먼트 마케팅은 백견이 불여 일행(百見不如一行)이다. 작아도 직접 실천하는 진실만이 통하는 것이 바로 진실성의 법칙이다.
3가지 방향으로 진화하는 인게이지먼트 마케팅의 미래
지금까지 인게이지먼트 마케팅이 생겨난 이유와 함께 실행법칙들을 구체적으로 알아보았다. 이제 인게이지먼트 마케팅의 미래 방향성을 생각해보자. 인게이지먼트 마케팅의 진화는 크게 3가지 방향성을 가진다.
첫 번째,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미래 예측 분석방식의 발달이다. 기업의 애프터서비스를 예를 들어보면, 미래에는 문제가 생긴 뒤에 진행하는 애프터서비스가 아니라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해결하는 프로엑티브(Proactive) 서비스로 변하리라 예측된다.
두 번째는 자동화 서비스 시대의 도래다. 주차장이 비어있는지를 자동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시작으로, 냉장고·시계·자전거·자동차 등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편입되게 된다. ‘사물 인터넷’으로 불리는 혁신은 필연적으로 자동화시스템으로의 변신을 수반한다. 청소나 운전은 물론이고 미디어 구매까지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오토메이션 혁명이 일어날 것이다.
세 번째 방향성은 지능서비스다. 컴퓨터 지능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해 고객의 삶의 현재 모습과 100% 일치하는 기업서비스가 가능하게 된다. 컴퓨터가 고객의 의도를 미리 이해하고 삶의 맥락에 맞는 서비스를 제시하는 시대가 지금 바로 코앞에 다가와 있다.
박진한
마켓인사이트렙팀 국장 ㅣ jhpark@hs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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