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12 : Global View - USA : 내 얼굴을 알아보는 광고 (Facial Recognition Advertising)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Global View - USA

내 얼굴을 알아보는 광고 (Facial Recognition Advertising)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현실화되다

 

소비자가 ‘실제 보는 것’을 인식할 수 있게 된다면, 이제 광고주들은 ‘클릭’이 아니라 구글 글래스 같은 기기를 이용해 사람들이 자사의 광고에 '눈길을 주는 횟수’에 대해 광고비를 지불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라는 영화가 나온 지 10년이 넘은 것 같다. 당시 영화에서 그려졌던 많은 기술들이 불과 10년 남짓한 기간 동안에 현실화한 것을 보면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영화의 흥미로웠던 장면들 중에서도 광고인들의 시선을 잡았던 부분은 주인공인 톰 크루즈가 쫓기며 거리를 걸어갈 때 그의 눈동자를 인식한 거리와 상점의 광고 사이니지들이 그의 이름을 언급하며 개인화된 가상현실 광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장면이었다<그림 1>. 농담 삼아 “만일 저 기술이 실현된다면 일단 미디어 플래너라는 직업부터 없어지지 않을까”하는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영화에서는 눈동자로 개인을 인식했지만, 눈동자뿐 아니라 얼굴로 사람을 인식하고 이를 마케팅에 이용하는 기술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상용화하기 시작했다. 일본에서는 2008년에 얼굴을 인식하는 키오스크를 이용한 마케팅이 선보였다. 키오스크에 다가가면 설치된 카메라가 소비자의 얼굴을 인식하고 그의 성별과 나이를 판단해 그에 맞는 정보와 제품을 권유하는 마케팅 기법이었다. 성별과 나이의 예측만으로도 훨씬 개인화되고 효과적인 마케팅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최근 테스코(Tesco)에서는 암스크린(Amscreen) 사의 옵팀아이(OptimEye)라는 기술을 활용해 450개가 넘는 매장에 안면 인식 광고판을 설치, 물건값을 지불하려고 기다리는 소비자들의 성별과 연령에 맞는 광고 메시지를 제공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그림 2>.

안면인식 기술과 광고의 결합 – 디지털 사이니지에서 소셜미디어까지
안면인식을 이용해 파악한 성별과 연령 정보는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그림 3>은 영국에서 실행된 제 3세계 국가의 굶주리는 여자아이들을 돕기 위한 자선모금 캠페인이다. ‘소녀이기에(Because I’m a Girl)' 로 명명된 이 캠페인에서는 거리에 설치된 디지털 사이니지에 다가갔을 때 도움을 기다리는 여자아이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기금을 지원하기를 권유하는데, 오직 여성들이 다가갔을 때만 이런 메시지가 노출된다. 성별을 인식한 디지털 사이니지가 성별에 따른 차별화된 광고 메시지를 노출시킴으로써 소비자들의 주목을 끄는 것이다.
<그림 4>는 이스라엘 코카콜라의 ‘페이스룩(Face Look)’ 캠페인으로, 오직 자신의 얼굴을 이용해 놀이공원에 설치된 코카콜라 기기들에 로그인해서 다양한 사진들을 공유할 수 있게 했다.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전에 시행된 캠페인인데, 사진을 찍어 집에 와서 페이스북에 포스트하는 과정을, 단지 자신의 얼굴 하나로만 로그인한 코카콜라의 기기에서 할 수 있도록 한 사례이다.
안면인식 기술을 좀 더 재미있게 이용한 사례는 도우 에그버트(Douwe Egbert)라는 커피회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회사는 공항에 커피 자판기를 설치해놓고 피곤해 보이는 사람들에게 공짜 커피를 제공했다<그림 5>. ‘빨개진 눈이여 안녕(Bye Bye Red Eye)’이라고 명명된 이 캠페인은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무료함이나 졸음에 빠져 있다는 점에 착안해 자판기 앞에서 하품을 하는 모습을 보이면 공짜로 커피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해 브랜드 인지도를 크게 높일 수 있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내장 카메라 – 안면인식 기술 활용의 또 다른 출발
이러한 안면인식 기술은 최근 들어 개인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기본적으로 장착된 카메라를 통한 안면인식이 가능해지면서 광고 마케팅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통신업체 버진 모바일(Virgin Mobile)의 ‘블링크워싱(Blinkwashing)’ 캠페인이 그 한 예이다. 컴퓨터 내장 카메라를 이용해 유튜브 사용자의 눈 깜박임을 인식하고, 미리 준비한 30개가 넘는 재미있는 비디오를 보여주며 사용자가 눈을 깜박이면 현재 보고 있는 비디오가 멈추고 바로 다른 비디오를 보여주었다. 재미있는 비디오를 끝까지 보려면 눈을 깜박이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이는 ‘두뇌를 지키세요 (Retain your brain)' 라는 캠페인의 마지막 버전으로, ’당신이 비디오를 컨트롤하는가 아니면 비디오가 당신을 컨트롤하는가‘ 하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약정계약이 필요 없는 자사 서비스가 주는 장점, 즉 약정에 얽매이지 않고 언제나 소비자 자신이 계약을 컨트롤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그림 6>.
폭스바겐(Volkswagen) 역시 안면인식 기술을 자사의 새로운 기술인 스타트/스톱(Start/Stop)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으로 이용했다. 스타트/스톱은 에너지를 절약하게 해주는 신기술로, 차가 일정 시간 이상 정차할 때 자동으로 엔진을 꺼주고 신호등이 녹색불로 바뀌면 다시 자동으로 엔진을 가동시켜주는 시스템이다. 광고대행사인 알맙(Almap) BBDO는 유튜브 사용자가 컴퓨터 화면에서 시선을 떼면 유튜브 비디오가 멈추고, 다시 시선을 주면 비디오가 돌아가기 시작하는 기술을 카메라 안면인식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구현함으로써 많은 유튜브 사용자들에게 이 기술을 효과적으로 인지시킬 수 있었다.
‘코크제로 페이셜 프로파일러(Coke Zero Facial Profiler)’ 캠페인은 2009년 코카콜라가 코크제로를 출시하면서 런칭했다. 코크 클래식과 코카콜라 제로가 맛은 같고 칼로리만 차이난다는 점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실행된 캠페인으로,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자신의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 앱에 올리면 소셜네트워크 상에서 자신과 가장 비슷한 얼굴을 가진 사람을 찾아주는 게임이 그 내용이었다. 카메라가 직접적으로 안면인식을 하지는 않았지만, 소셜미디어 앱의 특성을 살려 참여자들에게 재미를 줌으로써 새로운 제품에 대한 인지도를 높인 캠페인이라고 할 수 있다<그림 7>.

 

안면인식기술 – 개인정보 없는 개인화
안면인식을 통해 성별 및 나이를 판단하는 기술은 다양한 변수들의 조합에 의해 가능하다. 예를 들면 얼굴 볼 아래쪽에 그림자가 지는 경우 머리가 긴 것으로 인식해 성별을 여성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0.2초 내에 이루어지는 이러한 인식기술은 이외에도 다양한 변수들의 조합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적중률이 98%에 이른다고 한다. 안면인식 기술이 상업적으로 도입된 최초의 계기는 월마트나 타겟 같은 소매점에서 좀도둑들을 식별해 손실을 줄이기 위함이었다. 이러한 안면인식 기술의 장점이자 단점 중 하나는 얼굴 역시 하나의 개인정보임에도 불구하고 개인들은 자신들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저항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마치 점포의 점원이 자신의 얼굴을 알아보고 반가워하는 것을 기계가 대신해준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의 안면인식 기술은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데이터가 쌓이고 모이면 결국 자신의 개인정보를 노출하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있다. 마치 ‘행동 타깃팅(Behavioral Targeting)’이 개인화된 정보를 직접적으로 요구하지는 않지만 개인의 온라인 활동을 기록해 하나의 패턴을 발견해내듯이, 안면인식 혹은 눈동자 인식 기술 또한 일정 기간 쌓이면 개인 자신도 모르는 개인의 행동을 추론해낼 수 있는 정보가 되는 것이다.

‘Pay-per-gaze’ 모델 – ‘눈길을 주는 횟수’에 광고비를 지불해야 하는 시대
이러한 우려 때문인지 최근 구글은 구글 글래스를 출시하면서 기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한 안면인식 및 눈동자 인식 기술을 자신들의 글래스에 적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구글 글래스를 시장에 런칭하며 사람들의 다양한 반응을 관찰하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한다.
마케터의 입장에서 볼 때 디지털시대의 광고가 갖는 큰 장점 중 하나는 개인이 사용하는 다양한 기기에서 생성되는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한 ‘개인화 광고’라고 할 수 있다. 구글 글래스는 그 차원을 넘어선다고 할 수 있는데, ‘사용자 행동인식 기술’이 그 기반이 되고 있다. 구글 수익의 80% 이상이 광고에서 나온다는 것, 그 중에서도 소위 ‘세상의 모든 말’을 팔아서 수익으로 만드는 검색광고가 주 수익원이라는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구글 글래스는 소비자의 눈동자 인식기술과 결합해 수익을 엄청나게 증가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2011년에 구글은 이미 ‘head mounted gaze tracking device - 구글 글래스 착용자의 시선 추적 기술’에 대한 특허를 신청했는데, 이 기술이 적용되면 소비자들이 특정 광고물을 보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고 한다. TV광고든 거리의 옥외광고든 소비자가 ‘실제 보는 것’을 인식할 수 있게 된다면 이제 광고주들은 ‘클릭’이 아니라 구글 글래스 같은 기기를 이용해 사람들이 자사의 광고에 ‘눈길을 주는 횟수’에 대해 광고비를 지불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즉 클릭당 광고비(Pay-per-click)가 아닌 시선당 광고비(Par-per-gaze)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그림 8, 9>.

 

“Pay-per-haze” 모델 – 소비자의 감정변화에 광고비를 지불해야 하는 시대
앞서 말한 구글의 특허에는 더 재미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눈동자 인식 기술(Eye-Tracking)은 단지 소비자의 시선(Attention)만을 측정하는 게 아니라, 동공 확장의 정도를 측정함으로써 구글 글래스를 착용한 소비자의 감정(Emotion)까지 측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그림 10>. 하지만 현실적으로 소비자의 동공 인식만으로 감정을 측정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이렇듯 이론적으로만 가능한 기술인 데다 구글 또한 소비자의 프라이버시 문제 등 여러 이유로 인해 그런 기술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이러한 특허가 주는 의미는 예사롭지 않다. 머지않은 미래에 어쩌면 소비자들은 자신의 감정까지 읽히고, 광고주는 그 개인이 광고를 보고 느낀 감정에 대해 광고비를 지불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안면인식 기술, 동공인식 기술 등 개인 인식 기술의 마케팅에의 활용은 아직 초기단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점점 더 개인화·다양화하며 발전하는 디지털 기기의 확산은 개인 인식 기술의 마케팅에의 활용 범주가 어디까지일까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한다. 구글 글래스의 출시를 둘러싸고 개인정보 노출의 심각성과 규제의 필요성이 진지하게 논의되는 것은 기술적으로는 이미 개인인식 기술이 상당한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이기도 하다.

 

 

함창대
일리노이 대학교 찰스 H. 샌디지 광고학과 조교수 | cdham317@illinois.edu

LG애드에서 10년간 온오프라인 AE로서 다양한 어카운트를 담당했다.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광고학 석사, 미주리대학교 저널리즘(광고학 전공) 박사학위 후 현재 일리노이대학교 찰스 H. 샌디지 광고학과에서 디지털을 중심으로 한 광고 미디어의 변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