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08 : The Difference - Keyword : 숫자의 비밀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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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ifference  Keyword

숫자의 비밀

샤넬 NO.5는 샤넬 여사가 향수를 처음 개발하면서 시제품 5개 중 마지막 시제품 번호였던 5번을 택함으로써 붙게 된 번호이다. 리바이스 501 또한 뭐 그리 대단한 비밀이 숨어있는 것이 아니다. 청바지를 보관했던 창고번호였다.

 

‘샤넬 NO.5’, ‘리바이스 501’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가장 먼저 드는가? 왠지 '5’와 ‘501’엔 신비로운 비밀이라도 숨겨져 있을 것만 같다. 왜 샤넬향수는 4도 아니고 6도 아닌 5라는 숫자를 붙였을까? 리바이스는 왜 청바지에 501이라는 숫자를 붙인 걸까? 샤넬 NO.5는 샤넬 여사가 향수를 처음 개발하면서 시제품 5개 중 마지막 시제품 번호였던 5번을 택함으로써 붙게 된 번호이다. 리바이스 501 또한 뭐 그리 대단한 비밀이 숨어있는 것이 아니다. 청바지를 보관했던 창고번호였다.
그렇다. 숫자란 바로 이런 효과를 노리는 건지도 모르겠다. 리바이스 광고 카피 중에서 '풀리지 않는 신비’란 바로 이런 숫자에도 해당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한국의 1004, 중국의 8 - 상징적 의미에 문화적 특성까지
세상에서 아라비아 숫자만큼 범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문자도 없을 것이다. 특히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보자면 나라마다 언어는 달라도 숫자는 같다. 또한 각 문화들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고유의 숫자에 독특한 상징성을 부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언젠가부터 1004라는 숫자가 ‘천사’를 의미하는 언어적 표현이 됐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의미이다. 서양에서는 7이 행운의 숫자지만, 중국에서는 8이 행운의 숫자이다. 베이징 올림픽도 2008년 8월 8일 8시 8분에 맞춰서 개막됐다. 중국이 이처럼 8이라는 숫자를 고집하는 이유는 표의문자를 쓰는 중국에서 ‘8(八)’은 ‘돈을 번다’는 의미의 ‘발(發)’과 발음이 비슷해 부(富)를 상징하는 숫자로 널리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나쁜 것을 상징하는 숫자도 나라마다 다르다. 우리는 4층이 없는 건물이 있을 만큼 4라는 수를 싫어하지만, 서양에서는 6과 13을 불길한 숫자로 여겨 <오멘>이나 <13일의 금요일>같은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동서양의 언어적, 문화적 인식의 차이에 따라 숫자가 의미하는 뜻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해외 마케팅에서는 문화적 특성을 고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숫자는 마케팅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된다. 숫자마케팅의 문화적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 중에 하나인 ‘덴탈클리닉 2080’은 일본에서 열린 세계구강보건학술대회가 채택한 치아건강 캐치프레이즈 8020’에서 따온 것이다. 작은 숫자를 앞에 사용하는 한국인 습관을 고려해 20개의 건강한 치아를 80세까지 유지하자는 의미의 ‘2080’으로 순서를 바꿨다. 세계 최대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은 차세대 전략기종인 7E7 드림라이너(Dreamliner) 기종을 787로 명명했다. 7X7 시리즈를 선보였던 보잉에서 전략기종에 8자를 입도한 것은 앞서 말했듯 8자를 좋아하는 중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광고와 마케팅에서는 숫자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
‘숫자 마케팅(Numeric Marketing)’이란 말 그대로 ‘숫자를 통해 브랜드와 상품의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팅 기법’이다. 숫자는 이미지 전달이 빠르고, 제품의 특징을 함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증가추세에 있다. 숫자가 주는 의미와 상징성 전달력·신뢰감 등은 고객의 심리를 자극하여 고객들이 빠져나올 수 없게 하는 좋은 수단이 된다. 숫자는 그 만큼 사람의 심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수많은 숫자 중에서도 ‘고객이 얻을 수 있는 가치가 담긴 숫자를’ 찾는 것이 관건이다.

 

때론 신비하게 때론 명료하게 - 숫자 마케팅


제품 특성 강조 및 브랜드 차별화
문자가 주는 언어의 모호성에 반해 숫자는 객관화된 수치로 명기되기 때문에 논리적 근거의 기준이 뚜렷하고 그 의미가 명확하다는 최대의 장점이 있다.
드림카카오 56·72·86은 카카오의 함량을 숫자로 나타냄으로써 우수성을 전달하고 있으며, 하겐다즈 또한 숫자를 내세워 제품의 품질을 강조하고 있다. 숫자를 헤드라인으로 삼음으로써 소비자로부터 강력한 호기심을 유발하고 본문을 읽게 하며, 결과적으로 제품 품질을 설득하는 데 성공한 사례가 바로 하겐다즈 캠페인이다.
고객들이 기능을 중요시하는 제품의 경우 상품 특성 및 기능 효용을 어려운 말로 표현하기보다는 숫자로 제시하는 게 타사 대비 제품의 우수성을 인지시키고 차별화를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데 효과적이다.
그러나 하겐다즈는 좀 특별한 경우라 하겠다. 일반적으로 아이스크림이라는 제품군은 이성보다는 감성에 의해 구매한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겐다즈는 숫자를 활용해 저관여 제품인 아이스크림의 품질을 고관여하도록 만들어버림으로써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으로서의 위치를 점유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하겐다즈는 다양한 캠페인이 있지만, 그 중 숫자시리즈는 모델이라고는 전혀 등장시키지 않은 채 오직 제품과 숫자만을 통해 소비자의 호기심과 신뢰를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신선한 상태의 하겐다즈를 최고의 상태로 먹게 하기 위한 것이다.
‘하겐다즈의 신선한 숫자 4’의 경우 지면광고의 시선흐름이 왼쪽 상단에서 오른쪽 하단으로 흐른다는 점에서, 왼쪽 페이지에 모든 요소를 일체 배제한채 숫자 4만을 배치함으로써 시선을 집중하게 하며, 아이스크림광고에 4라는 숫자가 왜 나왔을까라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킴으로써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 다음, 본문 카피를 통해 4가 지닌 의미를 전달해 상품의 우수성을 강력하게 인지시키는 기능을 하고 있다.
“하겐다즈가 일반 아이스크림과 다른 데는 확실한 이유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 4라는 숫자, 그것은 우유를 짜고 나서 반드시 4일 이내에 아이스크림을 만든다는 선도 기준을 나타내는 숫자입니다. 하겐다즈가 품질에 최선을 다하는지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최고의 아이스크림은 최고의 우유에서 태어납니다<광고 1>.” 

숫자는 긴 이야기를 짧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나이를 적게 보이게 한다는 것을 말하는 OLAY 광고나<광고 2>, 가슴 사이즈를 커보이게 한다는 것을 숫자로 보여주는 원더브라 광고가 그렇다<광고 3>.
숫자는 또 비주얼 요소로 사용될 수 있다. 벤츠는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속도가 바로 줄어든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숫자를 사용했다<광고 4>.
타깃 대상과의 관계구축 제품의 특징 및 타깃 대상을 고려해 고객을 구분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세대나 연령대를 기반으로 한 숫자를 활용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다. 국순당 백세주처럼 건강의 효능을 강조하는 백세(100세)라는 개념을 숫자로 나타냄으로써 고객이 얻을 수 있는 혜택을 강조하기도 한다.
고객의 인식을 선점하는 포지셔닝 ‘세계 일류’ 등과 같이 1위를 포지셔닝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AVIS와 같이 2위라는 포지셔닝 전략을 통해 성공한 사례도 있다.

고객구매 심리를 자극하는 가격전략 가격에서도 숫자의 효과는 매우 크다. 50,000원이라는 가격보다 4만 9,990원이라고 표시한 가격이 훨씬 싸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50,000원처럼 0이 중복될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정형화돼 있어 제 값을 다 주고 구매한다고 느끼는 반면, 겨우 10원차이지만 뭔가 빠지면 그만큼 싸게 샀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이화자 ㅣ 광고평론가

68hjlee@hanmail.net

광고회사 카피라이터를 거쳐 호남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크리에이티브 내비게이터> <광고, what`&`how> <라이프스타일을 바꾼 광고그라피> <일상의 욕망과 금기, 광고로 읽다>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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