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08 : Global View - Japan : 광고는 누구의 것이며, 누구를 위한 것인가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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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View - Japan

광고는 누구의 것이며, 누구를 위한 것인가

– 도요타 자동차의 메가 기업광고 사례

사실 현재 일본에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물론 참가자들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것이 아니라고는 하지만).이러한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역시 도요타의 'ReBORN: FUN TO DRIVE, AGAIN'이다.

 

1년에 약 3~4조 원 이상의 광고비를 쓰고 있는 도요타 자동차는 명실상부한 일본 광고계의 큰손이며 거물이다. 또 다른 한 축인 전자제품 제조업체의 전반적인 사업부진이 일본 광고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어 도요타의 향후 행보는 더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요타의 기업광고 시리즈인 ‘ReBORN: FUN TO DRIVE, AGAIN’과 ‘TOYOTOWN’ 이 엄청난 스케일로 소비자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예전에 본 칼럼에서 일본 기업들의 메가광고 전략(소프트뱅크 모바일·시세이도 등) 사례를 소개한 바 있으나, 그것들은 모두 새 브랜드의 성공적 런칭과 시장점유율 확대라는 직접적 이익을 목적으로 한 광고였다. 그런데 도요타의 기업광고는 규모에서 있어서는 그들을 능가하지만, 자동차 구매를 직접적으로 소구하는 표현은 그 어디에도 없다.
지구환경을 생각하고, 자동차 생활로 가족·친구 간의 정을 되살리자고 하며, 대지진의 피해 지역 복구를 생각하는 내용으로 다가서는 도요타 광고에서 광고는 누구의 것이며,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ReBORN: FUN TO DRIVE, AGAIN’ - 자동차 문화로 얻어지는 건 ‘사람과 사람의 연결’
말 그대로 ‘다시 태어남’이다. 사실,현재 일본에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물론 참가자들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고는 하지만).이러한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역시 도요타의 ‘ReBORN: FUN TO DRIVE, AGAIN’이다. 
첫 번째 시리즈의 내용은 ‘정체감이 감도는 현실 속에서 혼란스러웠던 시대를 타파했던 장군들, 혼돈 속에서 강했던 역사적 영웅들의 행동을 이어받아 나부터 움직이지 않으면 시대는 변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당대 최고의 스타인 키무라 타쿠야와 키타노 타케시를 기용해 더욱더 커다란 스케일감을 느끼게 한다. 이는 자동차가 인류에게 있어 행동 반경을 획기적으로 넓힐 수 있게 해준 문명의 이기이기에, 자동차 문화에 대한 재조명을 통해 모두가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어두운 현실을 돌파해 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다른 시리즈는, 첫 번째 시리즈의 무거운 분위기와는 180도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애니메이션 <도라에몽>을 실사화한 가족 드라마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면허를 취득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사람들의 면허취득이 자동차 판매의 증가로 이어진다는 얄팍한 상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젊은 층이 자동차 생활에서 멀어지면서 인생에서 누릴 수 있는 또 하나의 즐거움을 잃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자동차 생활이 가족과 친구들을 다시금 이어주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시리즈에서도 최고의 남녀 아이돌 스타를 대거 등장시키고, <레옹>으로 유명한 배우 쟝 르노까지 등장함으로써 전편에서와 마찬가지로 그 스케일을 느낄 수 있음은 물론이고, 코믹한 구성과 의외성을 지닌 캐릭터 설정으로 화제가 됐다.
 

`TOYOTOWN’ - 자동차 문화로 공유하는 역사와 시간

도요타가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15년 전에 처음 내놓았을 때, 혁신적 제품들의 초기평가가 대부분 그렇듯이 주위의 평가는 역시 냉담했다. 전 세계 메이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앞 다투어 전기자동차를 개발하고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을 때, 그 중간 단계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만들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비웃던 업체들이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만들고 있다.
10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인간은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자동차 문화를 향유해 왔다. 그러한 현실은 사회 인프라의 재정비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전기로 움직이는 자동차가 나왔다고 해서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 15년 전 도요타의 메시지였던 것이다.
‘TOYOTOWN’ 시리즈에서는 현재 도요타 자동차 광고에 나오는 인물들이 총출동한다. 이것만으로도 화젯거리로 충분하지만, 수수께끼 같은 스토리 전개로 보는 이들을 광고 앞으로 모이게 한다(현재 1st Stage 전개 중).

그 중심 스토리는 이렇다. 15년 전에 심었던 ‘하이브리드’라는 나무가 어느덧 아름드리나무가 되어 그 주변에 마을이 형성됐는데, 그 마을이 바로 ‘TOYOTOWN’이다. 여기에 한 부부가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메인 디렉터를 맡은 사사키씨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변하는 것이 있고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자동차도 그렇다. ‘TOYOTOWN’은 그러한 것을 공유하기 위한, 공유하고픈 사람들이 모인 가상의 마을”이라고 말한다.
이 시리즈에서는 또 각각의 등장인물이, 각자가 메인 모델로 나오는 자동차로 의인화된 듯한 스토리 전개를 보이고 있다. 즉 자동차가 사람이고, 사람이 자동차인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야기들이 문화가 되고, 오랜 세월 우리가 공유해 온 자동차 문화를 다시금 생각해 보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광고(커뮤니케이션 전략)에는 기업의 경쟁력이 담겨 있다

지난 칼럼에서 ‘광고(커뮤니케이션 전략)에는 기업의 경쟁력이 담겨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렇다. 이번 일련의 시리즈에서는 도요타의 기업 경쟁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으며, 자동차 문화에 대해, 지구환경에 대해 너무 무겁거나 너무 가볍지도 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주었다고 할 수 있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고, 그 이윤 추구에 부합되는 메시지를 담은 제작물이 광고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나온 광고는 여러 방식으로 소비되며 재해석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기업이 원하는 진정한 메시지를 오랫동안 기억되게 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그 답이 아마도 이번 도요타 시리즈에서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였을지도 모른다.

 

박형렬
마케팅 컨설턴트 | catfish61@hanmail.net
부산외대 일본어과 졸업 후 일본 와세다대 대학원에서 마케팅 이론을 전공, 석사학위를 받았다. 일본광고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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