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les of Engagement
현실 세상을 움직이는 리모컨이 된 모바일 인게이지먼트
기업에서는 모바일을 ‘비즈니스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모바일 인게이지먼트’라는 큰 그림으로 조망해야 한다. 모바일 관련 프로젝트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의 단말기 차원을 뛰어 넘는 모바일 인게이지먼트의 큰 방향성을 알고 있어야 한다.
마케팅 영역을 넘어 기업 비즈니스 성공을 좌우하게 된 모바일 인게이지먼트
단순히 하나의 마케팅 툴로서 모바일을 활용하는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 2013년 초, 전세계 사람들의 손안에는 10억대 이상의 스마트폰이 24시간 서비스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서 1억5천만 대 이상의 태블릿과 100만 개 이상의 모바일 앱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렇게 많은 고객들이 24시간 서로 연결되면서 모바일 자체가 마케팅의 영역을 넘어서서 기업 비즈니스를 좌지우지하는 인게이지먼트 창구로 변하고 있다.
그 동안 PC 기반이었던 디지털 세상이 스마트폰으로 인해 내 손안으로 들어왔고, 내 손안에 들어온 디지털 세상은 물리적 현실 세상과 본격적으로 링크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단순한 정보도구에서 더 나아가 현실 세상을 움직이는 리모콘으로 변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맞춰 기업에서도 모바일을 단순히 마케팅 수단의 하나로 바라보기보다는 ‘비즈니스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모바일 인게이지먼트’라는 큰 그림으로 조망해야 한다. 모바일 관련 프로젝트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의 단말기 차원을 뛰어 넘는 모바일 인게이지먼트의 큰 방향성을 알고 있어야 한다.
이번 회에서는 모바일 인게이지먼트의 4가지 전략 방향성을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서 살펴본다.
모바일 인게이지먼트 전략 방향성
1. 고객의 현장 동선에 실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라
<그림 1>을 보면 모바일 인게이지먼트의 4가지 전략 방향성과 사례를 볼 수 있다. 모바일 인게이지먼트의 첫 번째 전략은 ‘고객의 모든 현장 동선과 맥락(Context)에 맞춰 실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모바일의 가장 근본적인 속성은 고객의 손끝에 직접적인 편익을 실시간으로 배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에서 4G 스마트폰을 뒤늦게 출시한 HTC는 이런 모바일의 속성을 캠페인에 활용했다. 캠페인 아이디어는 타깃의 손끝에 당장 혜택을 줄 수 있는 선물을 주자는 내용이었다. HTC 스마트폰을 통해 커피숍·버스 쉘터·인쇄물 등 다양한 광고물을 스캔할 경우 MP3·지역 유명 밴드의 뮤직비디오·거리 예술 작품·언더그라운드 문화 가이드를 포함한 다양한 선물들을 즉석에서 즐길 수 있게했다. 특히 타깃들의 관심과 바이럴 효과를 위해 사진 검색서비스인 구글 고글(Google Goggles)과 제휴했다. <그림 2>에서 볼 수 있듯이 고객들이 광고물 속의 구글 고글 스티커를 스캔하면 깜짝 선물들을 받아볼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또한 깜짝 선물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 제공 업체들과도 제휴를 맺었다. 고객의 손끝에 즉석 선물 서비스를 제공한 HTC 센세이션 캠페인은 성공적인 입소문 효과를 거두었을 뿐 아니라, 모바일 인게이지먼트 전략이 가져올 수 있는 아주 특별한 효과를 가져왔다. 캠페인 시작 후 90일 동안 44만 8천393대 이상을 판매하면서 목표를 휠씬 뛰어넘는 판매량 증대에 성공한 것이다. 고객의 동선과 손끝을 따라 실시간으로 서비스하는 모바일 인게이지먼트 전략은 기업에게 판매촉진 효과를 가져다주는 것을 알 수 있다.
2. 브랜드 서비스와 판매현장을 모바일 방식으로 재설계하라
모바일 인게이지먼트의 두 번째 전략은 브랜드 서비스와 판매현장을 모바일 방식으로 재설계하는 것이다. 모바일 인게이지먼트는 단순히 스마트폰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모바일 방식과 기술을 적용해 제품과 함께 판매현장까지 광범위하게 혁신하는 것을 포함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매장관리 모바일 앱을 만들어서 판매원에게 태블릿으로 지급할 경우 재고현황 및 위치 파악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고객 서비스 향상과 판매증대로 이어지는 성공사례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타시모(Tassimo) 커피머신의 경우는 모바일의 스캐닝 기술을 제품에 적용시켜 경쟁력을 강화시킨 좋은 사례다. 타시모는 자사의 제품인 커피머신에 스마트폰의 기능을 집어넣는 아이디어를 발상하게 된다. 라테·카푸치노·에스프레소 등 자신의 입맛에 맞는 원료를 넣을 경우 커피머신이 원료 컵의 바코드를 스캐닝해서 적절한 레시피로 커피를 만들게 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것이다. 모바일의 특성은 고객의 손끝에 즉시적인 기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있지만, 고객이 이런저런 수고를 할 필요 없이 맞춤형 비서 서비스(Concierge)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타시모는 맞춤형 커피머신을 특허 등록하면서 경쟁사인 돌체구스토, 네스카페와의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했다.
<그림 3>은 타시모의 캐나다 캠페인 광고물이다. 맞춤형 바코드 커피머신은 맛이 다르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차별화 요소인 바코드를 사람으로 의인화해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이렇듯 바코드 스캐닝 기술을 통해 고객에게 맞춤형 커피를 서비스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캠페인을 통해 타시모의 브랜드 인지도는 전년 대비 75% 상승했다. 경쟁사인 돌체구스토의 23%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상승효과를 얻은 것이며, 판매량도 전년의 9만7천 대에서 23만5천 대로 증대시키는 데 성공했다.
모바일 인게이지먼트의 두 번째 전략인 브랜드 서비스와 판매현장을 모바일 방식으로 재설계한다는 것은 기업이 고객의 취향에 맞춘 혁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기업이 맞춤형 혁신 서비스를 제공하면 고객은 늘 브랜드 선호도와 판매량 증대라는 선물로 화답한다.
3. 고객의 감성을 현실의 편익과 연결하라
구매를 포함한 사람의 행동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감성’이라는 연구결과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모바일은 고객의 감성에 다가가는 가장 좋은 디바이스이고, 모바일 인게이지먼트는 고객의 감성과 직접 연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바일 인게이지먼트의 세 번째 전략 방향성은 고객의 감성을 현실의 편익과 연결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큰 약국 체인인 월그린스(Walgreens)의 기업목표는 고객들의 건강한 삶이다. 하지만 경쟁사인 CVS나 Rite Aid도 같은 카테고리를 놓고 인지도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월그린스에서는 전통적인 방법과는 다른 방식으로 건강에 대한 감성과 현실의 편익을 연결시키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담배를끊는다거나 소식을 하고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실행하지 못해 걱정하는 고객들에게 월그린스와 함께 걷기 캠페인을 제안한 것이다.
캠페인 실행 아이디어는 ‘당신이 걷는 만큼 보상해 드립니다’였다<그림 4>.
월그린스 체인의 25만 직원들과 1천900개의 커뮤니티 리더들이 홍보대사가 되어 월그린스 만보기를 지급했다. 고객들이 만보기를 가지고 운동을 한 후에 온라인 허브에 등록하면 월그린스에서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3개월 만에 7만 2천 명이 참여했고, 3억 명의 미국 사람들 중에서 6천600만 명이 월그린스 캠페인을 인지하면서 구매 고려 의향이 72%로 상승했다. 모바일 시대에는 단순히 고객에게 광고물을 보여주는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고객의 감성을 현실의 편익과 연결시키는 모바일 인게이지먼트 전략이 적용돼야 한다.
4. 새로운 차원의 신규 비즈니스 서비스를 창출하라
스마트폰이 더욱 스마트해지면 무엇이 될까? 인간 언어를 구사할 정도로 스마트해진 스마트폰은 더 이상 휴대폰이 아닌 인공지능 단말기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모바일 인게이지먼트 전략의 네 번째는 인공지능과 같이 새로운 차원의 신규 비즈니스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이다. 모바일에 빅데이터와 정보기술이 더해지면 인공지능이 되는 것이고, 미래의 스마트폰은 인공지능
단말기로 변신할 것으로 보인다.
IT 기반 솔루션 제공 회사인 IBM은 새로운 차원의 신규 비즈니스에 도전했다. 새롭게 도전한 영역은 인공지능이었는데, 왓슨(Watson)이라는 이름의IBM 인공지능이 만들어졌다. 컴퓨터 기반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가 인간 언어(Natural Language)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인공지능 영역에 도전한 것이다.
가까운 미래의 컴퓨터는 인간의 언어로 모든 것을 처리할 것이라는 확신에서 탄생한 IBM 왓슨 인공지능은 3단계 캠페인 전략을 통해 사람들에게 다가갔다<그림 5>. 1단계 전략은 왓슨을 IBM의 인기 스타로 만드는 것이었다.
왓슨은 유명한 퀴즈쇼인 제퍼디(Jeopardy)에 출연하면서 세계 최초의 인간과 컴퓨터 사이의 경쟁이라는 뜨거운 입소문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마침내 2011년 2월에 왓슨이 제퍼디에서 우승하면서 왓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더욱 커지게 됐다. 2단계 전략은 왓슨에 대한 관심을 실제 사업의 성공으로 유도하는 것이었다. 인공지능 왓슨이 인간에게 얼마나 효용성이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알려주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TV 광고를 통해 의사가 환자를 진료할 때 왓슨이 환자 정보와 차트 등 실질적 도움을 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마지막 3단계 전략은 판매를 늘리는 것이었는데, 실제로 왓슨이 7천880억 원 규모의 수익을 달성하면서 언어로 소통하는 인공지능 컴퓨팅 영역을 장악하게 됐다. 오로지 혁신적인 제품을 통해서만 새로운 시장이 창출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모바일 인게이지먼트 영역에는 왓슨과 같은 새로운 기회들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림 6>은 <그림 1>에서 설명한 모바일 인게 이지먼트 전략 방향성을 좌표 형식으로 바꾸고,. 좌표 위에 지금까지 설명한 4가지 사례들을 대입해 보았다.
가로축은 고객의 손끝에 실질적 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판매 현장을 모바일로 재설계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세로축은 고객의 감성과 현실의 편리성을 연결시키고 신규 서비스를 창출하는 축이다. IBM 인공지능 왓슨은 컴퓨터 기술에 인간 언어라는 감성을 연결시켜 신규 서비스 영역을 창출하고 의료지원 등의 실질적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두 개의 축을 모두 만족시키는 가장 성공한 모바일 인게이지먼트 혁신 사례가 될 것이다. 월그린스는 건강과 모바일 측정을 연계한 감성과 편의성의 연결 쪽에 가깝고, HTC와 타시모는 모바일과 제품을 연계해 실질적 서비스를 제공한 사례라 할 수 있다.
2013년은 모바일 네트워크 사회의 초기 단계라고 판단된다. 지금까지 PC네트워크가 세상을 바꿨듯이 앞으로는 모바일 네트워크로 인해 차원이 다른 변화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된다. 이런 측면에서 지금까지 살펴본 모바일 인게이지먼트의 4가지 전략 방향성은 향후 모바일 네트워크로 변화된 세상에 대응하기 위한 방향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박진한
리테일&디지털연구소 국장 ㅣ jhpark@hs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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