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닷컴’의 탄생과 성공, 그 뒷이야기
공들여 만든 ‘김태희닷컴’을 가장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일명 ‘초기 집중 이슈화’ 전략을 세웠다. 이에 한정된 매체예산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푸시형 광고보다는 타깃의 디지털 동선을 고려한 매체전략이 필요했다.
“2012년 한 해를 점철한 ‘김태희닷컴’ 이야기를 어떻게 풀까” 고민하다가 실무자 입장에서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과정과 그 뒷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아 누구라도 이와 유사한 캠페인을 진행하게 될 경우 참고할 수 있도록 공유해 본다.
1. 시작이 반, '주어진 여건' 극복하기
김태희닷컴은 버거킹의 ‘복종하는 닭’처럼 ‘김태희에게 궁금한 것을 물으면 무엇이든 답변하는 검색엔진’이다.
김태희의 매력도를 백분 활용해 디오스 냉장고의 강점을 몰입도 있게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김태희닷컴'. 손에 잡힐 듯 명확한 아이디어지만, 이를 실행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뒤따랐다. 가장 난감한 사항은 프로모션 1회 차감 조건으로 주어진 오직 5시간 동안 김태희닷컴의 모든 영상 소스를 촬영해야 하는 시간상의 제약이었다. 유사한 구조의 ‘복종하는 닭’이나 티펙스(Tippexperience)의 ‘곰과 사냥꾼’처럼 무명의 모델을 데리고 최대한 다양한 상황을 찍는 것과는 전혀 다른 여건이었다.
두 번째 난관은 디지털 콘텐츠 제작으로 주어진 빠듯한 예산 내에서 영상촬영과 디지털 사이트 제작이 맞물려 진행돼야 하는데, 실력 있는 협력사를 찾기 어려웠던 점이다. 진통 끝에 타 브랜드 인터랙티브 무비를 진행한 노하우가 있는 디지털 제작사와 ATL 프로덕션이지만 디지털 캠페인에 의욕적인 프로덕션을 찾아 손발을 맞출 수 있었다. 5시간 동안 21편의 영상답변을 촬영하는 것을 단순 계산하면 1편당 약 14분 만에 세팅부터 촬영까지 모든 것을 마쳐야 한다는 의미이다. 매번 다른 장소와 상황, 냉장고까지 세팅해가면서 촬영할 수 있을까? 결국 촬영은 약속했던 시간을 훌쩍 넘겨 11시까지 진행됐고, 중간에 김태희가 가버리지 않을까 살얼음 위를 걷는 듯한 분위기 속에서 가까스로 마칠 수 있었다.
2. 한정된 답변, '최대한 쫀쫀하게' 구성하기
그래도 김태희 검색엔진인데, 단지 21편의 영상만으로 인터랙티브하게 보일 수 있을까? 이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영상답변 시나리오 및 키워드와의 매칭을 치밀하게 구성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에 영상답변을 ‘김태희 이슈, 타깃 라이프, 디오스 USP’ 등 3가지 카테고리로 나눠 구성했다.
먼저 이슈성 영상답변을 활용해 타깃의 흥미를 자극하고, 타깃 라이프에 맞는 영상답변을 노출해 타깃 공감대를 형성하며, 마지막으로 브랜드 입장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인 제품 USP를 이벤트 참여를 통해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김태희 춤·막춤·댄스 등 연관성 있는 키워드 검색 시 춤을 추는 영상이 나오도록 하는 ‘연관성 있는 키워드와 영상답변’을 매칭하고, 사적인 검색어에는 블랙키워드용 영상답변을 준비해 영상답변이 최대한 풍성하고 인터랙티브해 보이도록 했다. 김태희닷컴이라는 타이틀에 족할 정도의 무궁무진한 답변이 나오기는 어려웠지만, 주변 사람들을 통해 듣기로는 중독성 있게 사이트에 머무르며 다양한 키워드를 입력하고 영상답변을 확인했다 하니 일반적인 이벤트 사이트의 한계를 극복했다고 볼 수 있다.
3. 초기 이슈화, '디테일한 시나리오'로 공략하기
공들여 만든 김태희닷컴을 가장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일명 ‘초기 집중 이슈화’ 전략을 세웠다. 약 1억이라는 한정된 매체예산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푸시형 광고보다는 타깃의 디지털 동선을 고려한 매체전략이 필요했다.
먼저 LG전자 홍보팀·광고팀·디지털 커뮤니케이션팀과의 협업으로 ‘김태희닷컴’ 키워드를 기사 타이틀 및 본문 내용에 넣어 런칭 이틀 째인 4월 25일, 온오프라인 기사를 집중 게재했다. 이렇듯 뉴스를 통한 이슈화에 힘입어 타깃이 ‘김태희닷컴’을 검색할 경우 나타나는 검색결과 최상단에 김태희닷컴을 알리는 한편, 블로그·카페 등 전반적인 검색영역에 김태희닷컴 런칭 이슈를 바이럴했다. 또한 배너 및 검색광고도 D-day에 맞춰 시간고정 상품으로 집중 노출했다.
드디어 D-day! 190여 건의 기사 노출을 통한 뉴스검색 1위, '김태희닷컴’ 실시간 검색 등재, 만 하루 동안 ‘김태희닷컴’ 검색 12만 회, 김태희닷컴 유입 4만 이상! 캠페인 종료 후 전체 참여 8만 건, 김태희닷컴 영상답변 조회 22만 회, 매직스페이스 검색 쿼리 2배 이상 상승 등 김태희닷컴 런칭을 통한 파급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4. '김태희닷컴 2'까지! 몸으로 깨우친 교훈들
2012년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김태희닷컴. 꿈에라도 다시 진행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하반기 경쟁사 제품에 대응하기 위한 V9100 출시 이슈와 맞물려‘ 김태희닷컴 2’라는 과제가 떨어졌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성공한 플랫폼에 V9100의 제품 강점을 얹는 정도로 이야기했으나, 김태희닷컴 2를 진행하면서 1탄을 능가하는 2탄을 만들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절감했다.
김태희닷컴 2 역시 신제품을 가지고 영상답변부터 사이트 제작까지 처음부터 다시 제작됐다. 성공적인 1탄이었지만, 그래도 아쉬웠던 점인 초기 이슈화, 이후의 하강세 보완이라는 차원에서 총 4회에 걸친 소재 교체로 김태희닷컴 2를 지속적으로 이슈화해보고자 했다. 다만 한정된 매체 및 PR 예산으로 1탄 만한 반향에는 못 미쳤는데, 이를 통해 예산상의 한계가 있을 때는 한 시점에 집중적으로 노출, 홍보하는 것이 좋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오늘도 도전
보통 15초 내외의 TVC 포맷에서 표현하지 못하는 제품의 상세한 USP를, 스토리를 가지고 매력적으로 전해야하는 과제가 디지털팀에 주어진다. 물론 제작예산은 절반도 못 미칠 때가 많다. 그런 이유로 디지털 상의 영상 콘텐츠는 TVC처럼 높은 퀄리티와 일관된 톤앤매너를 유지하기 어렵다. 또한 콘텐츠를 만들더라도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캠페인 구조(김태희닷컴의 경우 영상답변을 확인하는 액션)와 이를 알리기 위한 매체전략이 동시에 필요하다. 너무나도 광의인 디지털이라는 용어는, 급변하는 트렌드 속에서 디지털적 요소가 1%라도 있다면 이를 캠페인 내에서 풀어내기 위해 디지털팀이 주체가 되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재미있게 하는 것은 미지의 일을 부딪혀가며 실행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의외성 때문인 듯하다. 이제 2013년에는 또 어떤 아이디어를 가지고 헤쳐 나가게 될까? 두렵기보다는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