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ly yours 2013
POST SNS
노량진 수산시장의 할머니가 “뭐? 돼지털?”을 외치던 LG전자의 광고가 나온 12년 전만 해도 ‘디지털’이라는 단어는 뭔가 미래지향적이며, 대단한 첨단기술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디지털이란 마치 영화 <써니>의 소녀들이 장난삼아 얘기하던 ‘미래엔 전화기로 사진도 찍고 TV도 보고 그런댄다’ 수준의, 나와는 먼 얘기로 느껴졌을 것이다. 80〜90년대만 해도 영화나 소설 속에서 펼쳐지던 디지털 세상에 대한 상상의 나래가 이제는 누구나 손쉽게 접하는 매일의 일상이 되어버렸다. 심지어 카피라이터에게 ‘디지털’이라는 말은 IT제품을 광고할 때 절대 쓰지 말아야 할 진부하고 평범한 단어가 되고 말았다.
디지털은 어느덧 광고시장에도 깊숙이 스며들어 광고물의 톤앤매너에서 보이던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넘어 광고 캠페인 자체가 디지털 기술로 구현되는 시대에 이르렀다. AR·LBS·HCI·SNS 같은 약자들은 이제 더 이상 IT업계에서나 쓰는 용어가 아니라, 더 독특한 접근의 광고 캠페인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Digitally Yours 2013’에서는 이러한 디지털 테크놀로지들이 과거와 현재에 어떻게 우리의 생활 속에 녹아들었는지, 또한 어떠한 시도들로 우리의 생활을 더 변화시킬 것인지에 대해 주목할 만한 진화과정들을 조명해봄으로써 광고의 디지털적인 접근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SNS의 진화 – Social eXperience를 향해 나아가다
1. SNS 서비스의 탄생
그리운 사람과 어디서든 연락하고픈 마음이 휴대전화를 만들어냈고, 애초에는 숫자계산과 정보공유를 목적으로 탄생했던 컴퓨터와 인터넷이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면서 이들의 유기적 조합은 우리의 사는 모습을 크게 변화시켰다.
2004년 하버드대에서 기숙사 여학생 정보를 공유하고 싶어서 만들어졌다는(작년 말, 오픈 8년 만에 가입자 10억 명을 넘어선 세계 최대의 SNS서비스치고는 탄생 배경이 매우 인간적이다), 사람 사이의 관계에 중점을 둔 페이스북을 비롯해 140자로 발 빠르게 ‘지저귀는’ 정보공유에 강점을 둔 트위터, 동영상·사진·음악 콘텐츠 공유를 위해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시작한 유튜브, 플리커(Flickr), 마이스페이스(Myspace), 그리고 비즈니스 SNS인 링크트인(LinkedIn) 등에 이르기까지 SNS서비스는 현재 종류와 성격이 매우 다양하다. 우리는 SNS서비스가 세상에 나타난 지 불과 10여 년 만에 이렇듯 다양한 형태의 SNS를 통해 사람들과 연결하고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됐다.
2007년 아이폰을 필두로 한 스마트폰 탄생을 기점으로 컴퓨터 사용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벗어나게 되면서 SNS서비스는 더욱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또한 앱이라는 형태로 단독으로 또는 다른 서비스와 결합해 재탄생하면서 SNS는 지인들과의 네트워크 외에도 쇼핑·회의 등 인간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강력한 매체로서의 역할을 갖게 됐다.
이렇게 SNS의 정보량과 복잡성이 증대하고 전문적인 분석과 활용능력이 중요한 경쟁력임을 인식하게 되면서 정부와 기업 및 학계에 이르기까지 SNS의 소통도구로서의 기능을 십분 살려 SNS상의 데이터를 적극 수집, 활용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사례 1> Smart Car Argentina가 트위터의 스트림을 이용해 기호와 이모티콘 기반의 색다른 플립북 애니메이션 광고로 제작한 SmartArg Campaign. 약 450개 이상의 트윗으로 구성된 이 캠페인은 SNS라는 디지털 기술 위에 플립북 애니메이션이라는 아날로그적 기술을 더한 신선함으로 2012 칸페스티벌 다이렉트 부문 실버를 수상했다.
<사례 2> 오프라인에 1일 팝업스토어를 열고 이벤트 현장에서 페이스북에 로그인하게 하여 이벤트에 참여토록 한 덴마크의 초콜릿 브랜드 the Anthon Berg의 ‘The Generous Store Project’. 페이스북을 통해 지인에게 베풀 선행을 약속하면 그에 대한 보상으로 초콜릿을 무상 증정하는 캠페인으로,‘ 다른 사람에게 좀 더 많은 친절과 관용을 베푼다면 세상은 더 아름다워진다’라는 브랜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2. 효과적인 정보습득을 위한 SNS의 다양한 시도
1) 디지털 지도와 SNS의 콜래보레이션
디지털 지도가 스마트폰 사용자의 위치정보뿐만 아니라, 검색·상거래·오락 등의 일상정보를 담는 캔버스 역할을 하면서 빅데이터를 활용해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IT 기업 간 지도전쟁이 심화되고 있다.
주로 자동차 내비게이션으로 사용하던 GPS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지도의 활용 형태는 이제 단순한 길 찾기를 넘어섰다. SNS를 이용해 네트워크를 실시간 검색하고 특정 지역 방문기록을 공유하는 지오소셜(GeoSocial), 회원의 위치정보를 이용한 전자상거래 등이 결합된 융복합 서비스 등으로 진화하면서 적용 공간·활용 분야·지도 DB 구축 등 3가지 차원에서 본질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스마트폰과 사물통신 등을 통한 데이터 양이 증가하면서 이를 활용하는 솔루션 기업들도 대거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으로 자기가 어느 위치에서 무엇을 하는지 알리고 메모를 남김으로써 친구들과 정보를 공유하는 포스퀘어(Foursquare)는 이용자가 특정 장소에서 체크인(Check in)을 해서 받는 배지를 통해 시장(Mayor) 칭호를 얻게 되는 게임 성격의 SNS이다. 국내에도 아임IN·씨온·싸이플래그 등의 서비스가 있다. 이들은 위치기반 중심의 서비스라는 특징을 십분 살려 다른 SNS와 연계해 각 지역의 여행·쇼핑·음식 등의 주제로 홍보 및 할인정보 등과 관련된 각종 캠페인을 펼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위키미디어는 올해 1월 수년 간 시험서비스 형태로 제공해왔던 위키보이지(Wikivoyage)를 실제 서비스로 전환했다. 이 서비스는 위키피디아처럼 사용자들의 여행정보 직접 게재 및 편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주목할 만하다.
<사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연방정부와 손을 잡고 시작한 미국의 ‘Small Business Saturday’ 캠페인. 추수감사절 이후 쇼핑센터들이 할인행사를 하는 ‘블랙 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날)’와 온라인 업체들이 할인에 들어가는 ‘사이버 먼데이(추수감사절 연휴 다음 월요일)’ 사이에 낀 토요일에 소비자들의 동네가게 이용을 유도해 골목상권을 활성화하자는 캠페인이다. 오바마 대통령까지 참가하여 독려한 이 이벤트에서 소비자는 SNS를 통해 상점 방문 후기 등을 공유하고 Foursquare 지도어플과 연동하여 상점 위치를 제공했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캠페인 포스터·스티커·비닐봉투·모바일 어플 등을 제공했다. 이 캠페인은 SNS를 십분 활용하여 대기업이 물적 자원, 효과적인 마케팅 툴을 제공하고 정부와 매체의 지원사격을 통해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낸 성공적인 캠페인으로 2012 칸 페스티벌에서 다이렉트 부문 그랑프리 등 10개 부문상을 휩쓸었다.
2) 원하는 것만 선택해서 보는 SNS -
소셜 큐레이션 서비스 광고성 문자메시지와 콜 마케팅, 스팸으로 여겨질 정도인 정보소식지를 가장한 이메일들. 이것들이 스팸이라 불리는 이유는 내가 원하는 정보가 아닌 데도 불구하고 너무 많이 날아들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정보의 변환과 공유·배포의 방식이 그 정보가 지니고 있는 본래의 가치를 뛰어넘는 ‘정보활용’의 시대가 도래했다. 21세기 초 정보화사회에서 인터넷 미디어를 통해 개개인이 정보의 생산자로 부상했다면, 이제는 정보의 생산자와 수요자가 SNS를 통해 쌍방향으로 움직이는 ‘디지털 큐레이션’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수많은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고 공유할 것인가에 대한 아이디어야말로 새로운 가치와 부를 창출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 되고 있는 셈이다.
그새 다양한 소셜 큐레이션 서비스들이 선보였다. 이미지 기반의 핀터레스트(Pinterest) 및 텀블러(Tumblr), 사용자들이 각 관심사 및 주제별로 정보 콘텐츠를 스크랩·편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스쿱잇(Scoop.it), 트위터·페이스북 같은 SNS의 뉴스피드나 타임라인의 콘텐츠를 자동으로 불러와 신문 형태로 보여주는 페이퍼닷리(Paper.li), 온라인 콘텐츠를 잡지책처럼 보여주는 플립보드 (Flipboard), CJ에서 출시한 문화·연예 콘텐츠 기반의 인터레스트미 (Interest.me) 등이 그것이다. 이들의 특징은 동일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중심으로 필요한 정보만을 빠르고 쉽게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례 1> 유니클로에서 신제품 Dry Mesh 티셔츠를 홍보하기 위해 핀터레스트의 플랫폼을 이용해 실시한 ‘Dry Mesh Project’. 사전에 5개 카테고리로 구성된 약 100개의 핀터레스트 shell account를 동시에 PIN(업로드)하는 방식으로 핀터레스트 접속자가 스크롤하면 화면이 애니메이션처럼 보이도록 구현했다. 수많은 아르바이트 직원이 한자리에 모여 동시에 실시한, 마치 디도스 공격 같은 방식 때문에 일부 전문가로부터는 해킹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사례 2> 생리대 전문 브랜드 KOTEX가 이스라엘에서 진행한 ‘Women’s Inspiration Day’ 캠페인. 선물이 전달될 여성소비자의 핀터레스트 계정을 통해 파악한 관심목록을 기준으로 50개의 선물을 발송했다. 선물을 받은 소비자들이 다양한 SNS 채널을 통해 자발적으로 이 사실을 알리면서 ’여성들의 내면을 잘 알고 있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어필했다. 각 플랫폼의 기능 자체에 충실하게 접근하는 방법으로 멀티 플랫폼의 SNS를 다양하게 사용하면서 효과적으로 소구한 사례다.
3) 이외의 시도들
<사례 1> 도미노피자 오스트레일리아는 페이스북을 통해 일주일간 팬들이 직접 피자의 주 재료와 이름까지 투표로 결정해 새로운 메뉴를 탄생시키는, 이른바 ‘Social Pizza’ 캠페인을 진행했다. 고객을 대상으로 SNS를 크라우드 소싱 기반의 플랫폼으로 이용한 소셜 캠페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사례 2>) 브라질의 패션 브랜드 C&A가 실시한 ‘Fashion Like’ 캠페인. 페이스북의 ‘Like’가 오프라인 매장 옷걸이의 LED 디스플레이를 통해 디지털 숫자로 노출되도록 하여 제품 구매에 있어 의사결정의 요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캠페인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브랜딩 경험을 활발하게 공유하고 확산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SNS, 또 다른 변화를 준비하다
SNS 마케팅은 SNS가 처음 주목받기 시작한 시기에 주로 좋아요(Like)·팔로우(Follow)·리트윗(Retweet) 위주로 진행되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입소문을 이용해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일차원적 목표로 실행됐다.
그러나 이제 기업 및 정보, 학계 내외부의 소통과 마케팅 영역으로 폭넓게 활용되면서 소셜 펀딩·소셜 SCM·소셜 인덱싱(사용자 맞춤형 서비스의 본격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거나 그 채널로 이용되고 있다.
앞서 소개한 협업사례 외에도 마케팅 분야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페이스북, 그리고 애니팡과 드래곤 플라이트 등으로 모바일 게임의 새로운 장을 연 카카오톡의 카카오 스토리 등이 이미 성공적인 SNS 비즈니스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올해에도 IT업계 전체가 자사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거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사업 모델들을 속속 출시할 예정이다.
여기서 몇 가지 의문이 든다. "나는 나의 지인들을 온라인상으로 엮어주는 SNS를 통해 친구들과 정말 효율적으로 소통하고 있는가, 사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예상하며 만들었다는 그 서비스들이 나의 생활에 정말 유효한가, 너무 유명한 서비스라서 또는 필요에 의해서 배워야 했기 때문에 조금은 ‘억지’로 노력해본 적은 없는가” 하는 것들이다. 디지털 미디어를 대하는 개개인의 성향에 따른, 소위 ‘온라인 활동 지수’에 따라 내가 디지털 네트워크에서 얻는 정보와 네트워크의 밀도의 차이는 현격하다. 이재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2012 제7회 정보문화포럼`에서 “SNS라는 소프트웨어가 사람과 사람 사이를 매개하면서 사람 사이 관계를 말하는 `소셜`을 넘어 `포스트 소셜`적 상황이 등장했다”고 말했다. 포스트 소셜(Post Social)적 상황에선 사회적 이슈가 '인간 대 인간'의 문제에서 '인간 대 SNS'와 같은 비인간적 대상으로 확장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회적 관계를 기술로 구현한 SNS를 이용하며 오히려 소외감을 느끼고 고립공포감이 커지는 `SNS의 역설`도 예상된다.
요즘 가시적으로 보이는 SNS와 관련된 일련의 이슈들은 주로 공급자 중심으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또한 사용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가치를 제공하기보다는 공급자 측면에서 마케팅 기회를 찾고 영업을 강화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물론 이벤트 마케팅 등을 통해 사용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그것 역시 사용자 관점에서는 귀찮은 스팸 메시지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주목할 만한 몇 가지 변화에 대한 움직임들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검색시장의 선두인 구글은 자사 서비스 목록에 SNS를 추가하고자 하는 노력을 계속해왔다. 2004년 실패한 오르컷을 시작으로, 2007년 트위터와 유사한 서비스인 자이쿠를 인수하는 행보를 보였고, 2009년 출시했다가 중단했던 구글 웨이브, 2010년 개인정보 문제로 구설에 올랐던 구글버즈까지, 구글은 다년간 SNS 시장에 진입하려는 노력을 계속해 왔다. 그간의 도전과 실패를 발판으로 2011년 출시한 구글플러스는 일단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처럼 보인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6월 연례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구글나우는 당시 애플의 음성인식 서비스인 시리의 ‘미투 서비스’로 여겨지며 작은 비난 여론이 있었지만, 새로운 형태의 주목할 만한 서비스임에 분명하다. 이는 음성인식에 국한되지 않고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나 서비스를 찾아 적시에 제공하는 인텔리전트 어시스턴트(Intelligent Assistant) 컨셉트의 서비스이다.
주목할 만한 Intelligent Assistant의 진화
구글은 캘린더·구글맵·유튜브·구글 쇼핑 등 굵직한 60여 개 서비스에서 축적된 과거의 사용자별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인맥 그루핑 서비스인 서클, 그룹 화상통화 기능인 행아웃, 관심사를 수집·관리·공유하는 스파크, 모바일 그룹 메시징 서비스인 허들 등 구글 플러스의 기능이 더해져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이와는 거꾸로 10억 명의 사용자가 맺고 있는 1조 개의 관계 정보를 보유한 페이스북은 올해 1월 회원정보와 활동 및 관계 정보를 기반으로 사람·사진·관심·장소 항목을 검색해 주는 ‘그래프 서치’를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빙(Bing)을 이용한 검색엔진 지원을 유지하면서 스카이프와의 제휴로 발표한 비디오 콜링(Video Calling), 그루핑 서비스 Circlehack, Places등의 서비스를 속속 발표하고 있다. 이들 두 기업은 서로 검색시장과 SNS시장에서 절대권력을 쥐고 상대방을 의식하며 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지만, 누가 더 유리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이들 양 진영 외에도 트위터는 음악 SNS인 핑(Ping)·아이메시지(iMessage)·페이스타임(FaceTime)으로 무장한 애플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현재 SNS시장은 IT 기업들의 또 다른 각축장이 된 것이다.
사용자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특정 공급자의 제한된 서비스 중심이 아니라 철저하게 사용자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상에서의 이용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행태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이들의 서비스는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수준이다. 하지만 퍼스널 빅데이터가 지닌 잠재력을 감안한다면 수년 내로 지금은 상상하기조차 힘든 가치를 제공해줄 가능성도 충분히 있어 보인다.
PC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서비스가 폭증했을 때 사용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웹상에서 일일이 찾아 헤매지 않고 ‘인터넷 포털’에 많이 의존했다. 앞으로는 PC뿐만 아니라 스마트폰·태블릿·자동차·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콘텐츠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기가 더욱 다양해지고 이로 인해 쌓이는 데이터도 많아질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거 인터넷 포털이 한 역할을 ‘인텔리전트 어시스턴트’가 대신해준다면 사용자들은 분명 많은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결합으로 인텔리전트 어시스턴트가 어느 정도로 진화해 나갈지 주목된다.
맺으며
현재까지 실현된 테크놀로지를 발판 삼아 인간의 가장 강력한 소통도구 중 하나로 자리 잡은 ‘SNS’라는 디지털 기술은 이 시대의 생각과 감정을 나누고 싶은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매우 효율적인 도구 중 하나이며, 광고제작자들을 솔깃하게 할 캠페인 수단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현재 컴퓨터와 모바일의 형태를 가진 디바이스를 주 타깃으로 하고 있는 SNS가 TV·가구·문·벽지 등 인간 주변의 모든 영역으로 능력을 확장하는 순간 이 디지털 기술을 정의하는 또 다른 이름이 생길지도 모른다.
2006년 이어령 교수가 저서 <디지로그>에서 언급했듯이 이제 디지털과 아날로 그는 대립적인 개별어가 아니며, 디지털 기술에는 아날로그 기술과 감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디지로그’는 아날로그 감성만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누구보다 감성적이고 아날로그를 사랑하며 크리에이티브한 광고 제작자에게 디지털은 더 친숙해져야 할 도구인지도 모르겠다. 성공하는 디지털 캠페인을 만들기 위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물론 ‘누구도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이겠지만, 그 실행은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가 선행됐을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금 세계 광고계에는 디지털 캠페인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며 더 나은 디지털 캠페인을 만들어내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하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여러 가지 디지털 기술의 기본적 토대와 발전 가능성을 정리해 제시할 ‘Digitally Yours 2013’이 앞으로도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참고문헌]
인간과 컴퓨터 : 휴머니타스 테크놀로지>, 신동희 / <디지로그>, 이어령 / <디지털 마케팅 로드맵, 새로운 지도와 24개의 아이디어>, 박진한 / ‘Hyper-Connection 시대가 오고 있다’, 최인식, LG경제연구원 / ‘빅데이터 시대의 스마트 비서 경쟁 시작되었다, 이종근 책임연구원, LG경제연구원 / ‘빅데이터의 분석과 활용’, 강만모·김상락·박상무, 울산대학교 / ‘빅데이터 활용과 관련기술 고찰’, 김정숙, 삼육대학교 / ‘스마트폰을 이용한 마음인문학 전자문화지도 활용에 관한 탐색적연구’, 백현기, 원광대학교 / ‘구글플러스(Google+) 출시의 의미’, 한은영, 정보통신정책연구원 / ‘기업의 SNS 신 활용방식’, 박성민 선임연구원, SERI / ‘2011년 글로벌 10대 유망기술’, 이성호·최은정·강찬구·최병삼·조용권·이치호·박성배·김종훈 수석연구원, SERI / ‘디지털 시대에 더욱 빛나는 아날로그 경쟁력’, 신형원·한창수·한일영·채승병·하송·김진성 선임연구원, SERI / ‘SNS 정보 홍수에서 집단지성을 꽃피우는 소셜컴퓨팅’, 이성호 수석연구원, SERI / ‘모바일 생태계의 새로운 격전장, 디지털 지도’, 조원영 수석연구원,SERI
진동환
CD ㅣ charlies@hs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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