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낯설게 보기
그 많은 아이디어는 어디로 갔을까?
TV에도 나오지 않고, 신문 잡지에도 나오지 않는 생각들. 소셜미디어와 길거리엔 넘쳐나는 생각들. 이들은 오직 한 가지 기준으로만 묶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빅 아이디어!’
2011년 6월, 칸은 어김없이 올해의 옥석을 가려냈습니다. 하지만 변화는 칸에서도 두드러졌습니다 .Film과 Print에서 넘쳐나던 기발한 아이디어, 올해는 다소 허전했습니다. Film 그랑프리는 언젠가 탔던 아이디어와 비슷한 듯하고, Print도 전반적으로 예전 같지 않은 느낌입니다. ‘정말 이런 생각 어떻게 했을까?’ 감탄을 주던 아이디어들, 예상대로 TV를 떠났습니다. 지금, 빅 아이디어들은 어디에 숨어 있을까요?
'빨리빨리', 전 세계의 트렌드입니다
실시간 정보가 가장 필요한 건 누구일까요? 우리는 소셜미디어로 어디서나 연결이 가능해졌습니다. 뭐든지 빨리빨리 올리고, 빨리빨리 전달하고, 빨리빨리 나눌 수 있게 됐습니다.
토론토 투어리즘(Toronto Tourism)은 이 트렌드를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여행객이야말로 실시간 소식이 가장 필요할 테니까요. 'Toronto is Trending'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토론토관광청. 사이트로 들어가면 마치 토론토를 실시간으로 훔쳐보는 느낌이 듭니다. 토론토의 번화가가 차례차례 등장하며,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포스팅. '오늘 길거리에 모자 쓴 사람이 많다’는 내용', 어느 바에 가면 멋진 밤을 보낼 수 있다’는 내용. 트위터에 글을 올리면서 #TorontoTrending 해쉬태그만 달면 되니, 참여도 간단합니다. 사이트만 보고 있어도 반은 여행한 느낌입니다.
토론토관광청 <Toronto is Trending 캠페인>
배터리 충전시켜주는 음료수
‘비타민워터(Vitamin Water)’의 컨셉트는 에너지를 충전해주는 음료입니다. 에너지를 충전해준다는 컨셉트는 새롭지 않습니다. 수많은 이온음료들이 그랬고, 건강음료들이 그랬습니다. 하지만 비타민워터가 처음으로 충전해준 게 있습니다. 비타민워터가 즉각적으로 내 몸속 에너지를 충전해주듯, 즉각적으로 스마트폰 혹은 Mp3 플레이어를 충전해주는 서비스. 버스 쉘터에 설치된 USB포트에 기기를 연결하면 자동으로 충전되는 에너지 버스쉘터입니다.
사람들에겐 반가운 서비스였을 테고, 비타민워터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됐을 겁니다. 음료수답게 가볍고 재치 있는 아이디어. 비타민워터의 ‘You’re Up’ 캠페인입니다.
Vitaminwater
아이에게 운전의 즐거움을!
아빠가 운전할 때 가장 지루해하는 건 아이들입니다. 도요타는 이 아이들을 위해 ‘토이 도요타(ToyToyota)’가 됐습니다. 아빠가 운전하는 길을, 아이가 뒷 자석에서 스마트폰 앱으로 똑같이 운전하는 거죠. 길의 모양도 표지판도 모두 같습니다. 대신 아이가 운전하는 길엔 각종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게임들이 있어서, 모은 포인트로 원하는 차를 마음껏 바꿔서 운전할 수 있다는 게 다릅니다. 부모들은 목적지에 도달할 때까지 아이들이 즐거워해서 좋을 테고, 아이들은 나름의 운전하는 재미로 좋을 테고, 도요타는 잠재 고객을 만들 수 있어서 기쁠 겁니다. 스스로 토이 도요타라고 부르며,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춘 자동차. 이 아이들은 커서 어떤 차를 선택할지 궁금해집니다.
ToyToyota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습니다
터키 은행 가란티(Garanti)는 더 많은 예금주들이 온라인 뱅킹을 이용하도록 아이디어를 짰습니다. 한 번도 온라인 뱅킹을 이용하지 않은 고객에게 메일을 보냅니다. 고객이 무심코 메일을 열자 뉴스 동영상이 실행됩니다. 제목은 ‘온라인 뱅킹을 사용하지 않은, 지구에 마지막 남은 한 사람.’ 얼핏 보면 영락없는 뉴스입니다. 앵커우먼이 나와 아직도 온라인 뱅킹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며, 화면을 보고 있는 고객의 이름을 언급합니다. 자신의 이름이 뉴스에 나오니 본인은 무슨 일인가, 당황스럽습니다. 그 때 울리는 전화벨. 전화 너머로 화면의 앵커우먼이 묻습니다. 시간도 돈도 절약할 수 있는 인터넷 뱅킹을 왜 이용하지 않느냐고. 내 대답이 뉴스를 타고 흘러나옵니다. 긍정적으로 대답한 고객에겐 다시 이메일이 전달되었고, 이들의 21%가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제 텔레비전엔 내가 나오고, 앵커우먼과 실시간 통화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터키 은행 Garanti
구글이 당신의 사랑을 묻습니다
포털 서비스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우리나라에서 외면당했던 구글. 스마트폰과 앱의 출현을 등에 업고 구글은 더욱더 실력발휘하고 있습니다. 이젠 ‘당신이 사랑하는 게 뭐냐’고 묻기까지 합니다.
구글이 새롭게 선보인 검색 서비스, www.wdyl.com. 그 곳에 가서 'What do you love?'라는 구글의 물음에 답해 보세요. 관련 비디오, 관련 책, 관련 영화, 블로그, 인기도, 토론 내용, 3D로 볼 수 있는 지도... 다양한 카테고리로 당신의 사랑에 응답할 겁니다. 다른 검색 툴보다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어 더 깔끔해 보입니다. 검색 본연의 역할에 정성을 더했습니다.
구글의 새로운 검색 서비스 www.wdyl.com
TV에 남은 아이디어
그렇다고 모든 아이디어들이 TV를 떠난 건 아닙니다.
칸에서 골드 라이언을 수상하며 좋은 반응을 얻은 폭스바겐 파사트(Passat) 광고.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눈에는 곱지만은 않았던 듯합니다. 광고는 두 편으로 이어집니다.
파사트에 불을 켜는 데 성공한 다스베이더. 하지만 뜻밖의 적들에 마주칩니다. 모든 <스타워즈> 출연진들이 등장해 다스베이더를 공격하죠. 폭스바겐이 Co2를 줄이는 데 동참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적이 됐습니다. 그린피스는 소비자에게 말합니다. “Join the rebellion.”
하지만 2편에선 폭스바겐과 다스베이더가 항복하고, Co2 줄이기에 동참해 즐겁게 춤추는 걸로 끝맺습니다. 그린피스는 폭스바겐 같은 거대 자동차 기업이 Co2 줄이기에 동참하지 않는 건 폭스바겐의 다크사이드(Dark Side)라고 명하며 이 기업을 바꾸는 데 함께하자고 합니다.
Greenpeace
어떤 게 아이디어일까요?
매회 해외광고를 비롯, 틀을 깬 생각들을 소개하면서 고민이 생깁니다. ‘이걸 어떤 카테고리로 봐야 하나?’, ‘이런 사례도 소개하는 게 맞는 걸까?’
그만큼 사람들의 생각은 넓어지고, 다양한 앱부터 게임·소셜미디어를 이용한 실시간 아이디어들까지. 광고라고 부르기엔 좁아 보이는 생각들이 세계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는 소셜미디어에서 찾는 게 빨라 보입니다. TV에도 나오지 않고, 신문·잡지에도 나오지 않는 생각들. 소셜미디어와 길거리엔 넘쳐나는 생각들. 이들은 오직 한 가지 기준으로만 묶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빅 아이디어!’
신숙자
CD | sjshina@hsad.co.kr
몇 주간의 여행으로 일년을 광고하며 삽니다.
여행하는 광고장이.
그 많은 아이디어는 어디로 갔을까?
TV에도 나오지 않고, 신문 잡지에도 나오지 않는 생각들. 소셜미디어와 길거리엔 넘쳐나는 생각들. 이들은 오직 한 가지 기준으로만 묶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빅 아이디어!’
2011년 6월, 칸은 어김없이 올해의 옥석을 가려냈습니다. 하지만 변화는 칸에서도 두드러졌습니다 .Film과 Print에서 넘쳐나던 기발한 아이디어, 올해는 다소 허전했습니다. Film 그랑프리는 언젠가 탔던 아이디어와 비슷한 듯하고, Print도 전반적으로 예전 같지 않은 느낌입니다. ‘정말 이런 생각 어떻게 했을까?’ 감탄을 주던 아이디어들, 예상대로 TV를 떠났습니다. 지금, 빅 아이디어들은 어디에 숨어 있을까요?
'빨리빨리', 전 세계의 트렌드입니다
실시간 정보가 가장 필요한 건 누구일까요? 우리는 소셜미디어로 어디서나 연결이 가능해졌습니다. 뭐든지 빨리빨리 올리고, 빨리빨리 전달하고, 빨리빨리 나눌 수 있게 됐습니다.
토론토 투어리즘(Toronto Tourism)은 이 트렌드를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여행객이야말로 실시간 소식이 가장 필요할 테니까요. 'Toronto is Trending'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토론토관광청. 사이트로 들어가면 마치 토론토를 실시간으로 훔쳐보는 느낌이 듭니다. 토론토의 번화가가 차례차례 등장하며,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포스팅. '오늘 길거리에 모자 쓴 사람이 많다’는 내용', 어느 바에 가면 멋진 밤을 보낼 수 있다’는 내용. 트위터에 글을 올리면서 #TorontoTrending 해쉬태그만 달면 되니, 참여도 간단합니다. 사이트만 보고 있어도 반은 여행한 느낌입니다.
토론토관광청 <Toronto is Trending 캠페인>
배터리 충전시켜주는 음료수
‘비타민워터(Vitamin Water)’의 컨셉트는 에너지를 충전해주는 음료입니다. 에너지를 충전해준다는 컨셉트는 새롭지 않습니다. 수많은 이온음료들이 그랬고, 건강음료들이 그랬습니다. 하지만 비타민워터가 처음으로 충전해준 게 있습니다. 비타민워터가 즉각적으로 내 몸속 에너지를 충전해주듯, 즉각적으로 스마트폰 혹은 Mp3 플레이어를 충전해주는 서비스. 버스 쉘터에 설치된 USB포트에 기기를 연결하면 자동으로 충전되는 에너지 버스쉘터입니다.
사람들에겐 반가운 서비스였을 테고, 비타민워터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됐을 겁니다. 음료수답게 가볍고 재치 있는 아이디어. 비타민워터의 ‘You’re Up’ 캠페인입니다.
Vitaminwater
아이에게 운전의 즐거움을!
아빠가 운전할 때 가장 지루해하는 건 아이들입니다. 도요타는 이 아이들을 위해 ‘토이 도요타(ToyToyota)’가 됐습니다. 아빠가 운전하는 길을, 아이가 뒷 자석에서 스마트폰 앱으로 똑같이 운전하는 거죠. 길의 모양도 표지판도 모두 같습니다. 대신 아이가 운전하는 길엔 각종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게임들이 있어서, 모은 포인트로 원하는 차를 마음껏 바꿔서 운전할 수 있다는 게 다릅니다. 부모들은 목적지에 도달할 때까지 아이들이 즐거워해서 좋을 테고, 아이들은 나름의 운전하는 재미로 좋을 테고, 도요타는 잠재 고객을 만들 수 있어서 기쁠 겁니다. 스스로 토이 도요타라고 부르며,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춘 자동차. 이 아이들은 커서 어떤 차를 선택할지 궁금해집니다.
ToyToyota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습니다
터키 은행 가란티(Garanti)는 더 많은 예금주들이 온라인 뱅킹을 이용하도록 아이디어를 짰습니다. 한 번도 온라인 뱅킹을 이용하지 않은 고객에게 메일을 보냅니다. 고객이 무심코 메일을 열자 뉴스 동영상이 실행됩니다. 제목은 ‘온라인 뱅킹을 사용하지 않은, 지구에 마지막 남은 한 사람.’ 얼핏 보면 영락없는 뉴스입니다. 앵커우먼이 나와 아직도 온라인 뱅킹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며, 화면을 보고 있는 고객의 이름을 언급합니다. 자신의 이름이 뉴스에 나오니 본인은 무슨 일인가, 당황스럽습니다. 그 때 울리는 전화벨. 전화 너머로 화면의 앵커우먼이 묻습니다. 시간도 돈도 절약할 수 있는 인터넷 뱅킹을 왜 이용하지 않느냐고. 내 대답이 뉴스를 타고 흘러나옵니다. 긍정적으로 대답한 고객에겐 다시 이메일이 전달되었고, 이들의 21%가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제 텔레비전엔 내가 나오고, 앵커우먼과 실시간 통화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터키 은행 Garanti
구글이 당신의 사랑을 묻습니다
포털 서비스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우리나라에서 외면당했던 구글. 스마트폰과 앱의 출현을 등에 업고 구글은 더욱더 실력발휘하고 있습니다. 이젠 ‘당신이 사랑하는 게 뭐냐’고 묻기까지 합니다.
구글이 새롭게 선보인 검색 서비스, www.wdyl.com. 그 곳에 가서 'What do you love?'라는 구글의 물음에 답해 보세요. 관련 비디오, 관련 책, 관련 영화, 블로그, 인기도, 토론 내용, 3D로 볼 수 있는 지도... 다양한 카테고리로 당신의 사랑에 응답할 겁니다. 다른 검색 툴보다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어 더 깔끔해 보입니다. 검색 본연의 역할에 정성을 더했습니다.
구글의 새로운 검색 서비스 www.wdyl.com
TV에 남은 아이디어
그렇다고 모든 아이디어들이 TV를 떠난 건 아닙니다.
칸에서 골드 라이언을 수상하며 좋은 반응을 얻은 폭스바겐 파사트(Passat) 광고.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눈에는 곱지만은 않았던 듯합니다. 광고는 두 편으로 이어집니다.
파사트에 불을 켜는 데 성공한 다스베이더. 하지만 뜻밖의 적들에 마주칩니다. 모든 <스타워즈> 출연진들이 등장해 다스베이더를 공격하죠. 폭스바겐이 Co2를 줄이는 데 동참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적이 됐습니다. 그린피스는 소비자에게 말합니다. “Join the rebellion.”
하지만 2편에선 폭스바겐과 다스베이더가 항복하고, Co2 줄이기에 동참해 즐겁게 춤추는 걸로 끝맺습니다. 그린피스는 폭스바겐 같은 거대 자동차 기업이 Co2 줄이기에 동참하지 않는 건 폭스바겐의 다크사이드(Dark Side)라고 명하며 이 기업을 바꾸는 데 함께하자고 합니다.
Greenpeace
어떤 게 아이디어일까요?
매회 해외광고를 비롯, 틀을 깬 생각들을 소개하면서 고민이 생깁니다. ‘이걸 어떤 카테고리로 봐야 하나?’, ‘이런 사례도 소개하는 게 맞는 걸까?’
그만큼 사람들의 생각은 넓어지고, 다양한 앱부터 게임·소셜미디어를 이용한 실시간 아이디어들까지. 광고라고 부르기엔 좁아 보이는 생각들이 세계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는 소셜미디어에서 찾는 게 빨라 보입니다. TV에도 나오지 않고, 신문·잡지에도 나오지 않는 생각들. 소셜미디어와 길거리엔 넘쳐나는 생각들. 이들은 오직 한 가지 기준으로만 묶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빅 아이디어!’
신숙자
CD | sjshina@hsad.co.kr
몇 주간의 여행으로 일년을 광고하며 삽니다.
여행하는 광고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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