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낯설게 보기
사람들은 묻습니다. “그래서 어쩌라구?”
구글 크롬으로만 실행할 수 있는 뮤직비디오는 브라우저도 음악에 맞춰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뜨도록 연출돼 음악에 개인적인 감정을 실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좋은 장치가 됩니다. 앞서가는 기술이, 새로운 아이디어가, 감성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미디어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4대 매체는 이제 화제가 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진리…
4대 매체든 인터넷이든 소셜 네트워크든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것. 아무리 미디어가 기발하고 훌륭해도 알맹이가 없다면 사람들의 관심을 유지하기 어렵지요. 뉴미디어의 새로움이 조금씩 익숙해지자 다시 중요해지는 건 콘텐츠입니다. 미디어는 호객 행위를 하는 거라면, 콘텐츠는 품질입니다. 2011년 시작과 함께 세상엔 재미있는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디젤 언더웨어, 위트는 계속됩니다”
디젤. 이 브랜드만큼 콘텐츠를 잘 만드는 브랜드가 있을까요? 콘텐츠라는 건 결국, 그 브랜드하면 바로 떠오르는 이미지와 이야기. 디젤은 “Be stupid”로 일관성 있는 캠페인을 잘 펼쳤습니다. 이제 디젤하면 위트와 유니크함이 떠오릅니다.
그런 노하우로 이번엔 언더웨어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Fresh & Bright Super heroes”
슈퍼맨처럼 생긴 서퍼맨을 비롯해 아이언 보이·미스터 네이커 등 여러 슈퍼 히어로들이 모델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디젤 언더웨어와 함께 새로운 농담을 던집니다.
“어떤 여자의 옷도 벗길 수 있는 미스터 네이커”를 비롯해, “어떤 주름도 펼 수 있는 아이언 보이”, “새도 아니고 비행기도 아닌 서퍼”. 각각 히어로들의 특징은 참 특이합니다. http://www.diesel.com/freshandbright/ 로 들어가 보면 남자 영웅뿐 아니라 여자 영웅들까지 그 특징들이 재미있습니다.
새로운 캠페인이지만 오히려 Be stupid에서 느껴지던 위트와 유니크함을 더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제 재미있지 않으면 더 이상 디젤의 이야기가 아닌 듯합니다. 어떤 제품이 나와도 디젤의 색깔을 유지하는 힘. 매번 새로 생기는 디젤의 콘텐츠는 일관성 있게 브랜드에 힘을 주고 있습니다. 디젤 광고로 또 한번 웃습니다.
디젤 언더웨어
“뉴욕에 가면 이야기가 있다”
지금 뉴욕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2008년부터 시작된 <Notes from Chris>. 이야기는 짧지만, 그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날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크리스의 노트를 발견하러 뉴욕에 가고 싶다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뉴욕에 사는 아티스트, Todd Lamb. 그는 2년 넘게 이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처음엔 뭔가 의아해하던 사람들도 이제 그의 노트를 기다립니다. 노트에 표기된 대로 그를 기다리다가 바람 맞았다며, 화를 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모든 게 위트이고 재미입니다. 마치 하나의 소설을 읽듯 그의 짧은 이야기들이 이어집니다. 속옷차림으로 기타 치는 카우보이가 뉴욕의 명물이 됐듯 Todd Lamb의 작업도 뉴욕의 색깔을 만들어가는 듯합니다.
늘 재미있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뉴욕. 뉴욕이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건 재미있는 아티스트들의 힘이 큰 듯합니다. 뉴욕을 문화도시로 만들고 나니, 아티스트들은 뉴욕으로 모여 재미있는 활동을 하고, 다시 뉴욕은 문화의 메카로 더욱더 성장하는 거죠. 이제 저절로 커져가고 있는 뉴욕의 힘, 참 매력적입니다.
Todd lamb의 <Notes from Chris>
“Prius의 아기자기한 이야기”
도요타가 새롭게 시작한 브랜드 프라우스(Prius). 프라우스의 철학은 ‘사람들이 이 세상을 좀 더 재미있게 만들도록 돕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시작한 “Toyota Prius Project". 이미 6번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중 Prius Cosy는 생각이 새로워 눈에 띕니다.
프라우스는 뜨개질 동호회 회원들을 한 자리에 모았습니다. 그리고 100타래의 실로 특별한 걸 떴습니다. 프라우스를 씌울 귀여운 덮개. 도요타 로고와 꽃장식도 잊지 않습니다. 파스텔 톤의 예쁜 털실은 프라우스를 귀엽게 만들었습니다. 작년 크게 논란이 됐던 도요타라도 미국인들에게 사랑스러워 보일 것 같은 모습입니다.
올 1월에 진행한 프로젝트는 'Prius goes Plural'입니다. -us로 끝나는 명사는 복수가 되면 -i로 변한다는 것에 착안, 재미있는 노래와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특정한 타깃 없이 모두가 즐겨야 할 프라우스이니 제품 성격에도 맞아 떨어지죠. 앞으로 매달 만들어지는 프라우스의 프로젝트는 눈 여겨 봐야 할 것 같습니다.
Prius projects
“산타 할아버지가 일본인라면?”
무지(Muji)는 스페인에서 특별한 싼타 할아버지를 만들었습니다.
“만약 산타 할아버지가 일본사람이라면 어떻게 생겼을까?”
이 생각이 이 프로젝트의 출발이라고 합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무지 제품을 쉽게 살 수 있는 벤딩 머신(vendiing machine)을 길거리로 보낸 거죠. 산타 할아버지처럼 빨간 옷을 입은 벤딩 머신이 스페인의 거리를 돌아다닙니다. hohoho~!’웃음 소리를 내며. 일본은 자판기의 나라이니, 이런 산타 할아버지를 탄생시킨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특별한 산타 할아버지를 통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재미있게 만들었으니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무지. 스페인에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한 거지요.
Muji 스페인
“크리스마스 이브에 비행기를 탄다면...”
크리스마스 이브에 비행기를 타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바르셀로나에서 라스 팔마스로 날아가는 스페인 에어. 비행기는 자정이 다 돼서야 라스 팔마스에 도착합니다. 모두들 가족들과 크리스마스를 즐길 시각에, 뒤늦게 고향으로 날아가고 있는 거죠. 그래서 스페인 에어는 특별한 걸 계획합니다. 비행기에서 내린 피곤한 표정의 사람들.
짐을 찾기 위해 수하물 코너(baggage claim)에서 자신의 짐을 기다립니다. 하지만 나온 건 그들의 짐이 아니라, 예쁘게 포장된 선물들입니다. 게다가 각자의 이름이 부착된 카드와 함께. 남자들에겐 멋진 중절모가, 아이들에겐 예쁜 곰 인형이 전해졌습니다. 개개인의 나이와 성별까지 고려한 세심한 선물이 전달된 거죠.
사람들은 웃고 박수치고 사진 찍기 시작합니다. 비행 후의 피곤한 얼굴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비로소 스페인 에어만의 콘텐츠가 생긴 순간입니다. 이 이벤트가 스페인 에어의 긴 이야기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앞으로 같은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다면. 크리스마스 이브에 할 수 있는 기분 좋은 서프라이즈였습니다.
스페인 에어의 크리스마스 이벤트
“한 놈만 패는 정신”
예전 <주유소를 털어라>에서 유오성이 한 대사는 진리입니다.
“나는 한 놈만 패”
미디어가 어떻게 되든, 광고시장이 어떻게 변하든 우리가 물고 늘어져야 하는 건 콘텐츠. 그 한 놈만 잘 잡고 있으면 어떤 변화든 유리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발한 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을 기껏 모아놓고, ‘그래서 어쩌라구?’하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콘텐츠에 대한 더 긴 고민이 필요합니다.
신숙자
CD | sjshina@hsad.co.kr
몇 주간의 여행으로 일년을 광고하며 삽니다.
여행하는 광고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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