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06 : 수상을 위한 Formula는 없다 but, 수상작들을 공부할 필요는 있다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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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수 | 광고인 / yi@varepublic.com
서울광고와 D,Y&R AE, JWT CD로 일했다. 그후 BBDO에서 일하고 Ogilvy & Mather Regional office로 자리를 옮겨 대만·베트남·태국·싱가포르에서 ECD로 일했다. 20여 년 동안 수많은 국제광고제에서 수상했으며 심사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현재는 부산국제광고제의 사무총장 대행역을 맡고 있다.
 
 



※ 이 글은 광고제 수상이 크리에이티브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 크리에이터들을 위해 쓰지 않았습니다.


6월, 칸국제광고제의 달이다
BBDO 방콕의 회장이자 CCO인 수티삭(Suthisak Sucharittanonta)은 그의 저서 <커머셜 브레이크(Commercial Break>에서 태국의 크리에이티브가 인정받지 못하던 시절을 다음과 같이 회상한다. “동료들과 나는 우리가 투명인간 취급을 당하고 있다고 느꼈다.
아무도 우리가 참석했는지 모르는 것 같았다. 회의장에서도 행사장에서도 서양인들만 북적댈 뿐이었다. 문명인들의 나라에 온 야만인 같은 기분을 떨치지 못한 나는
칸 거리를 걸어 다니며 혼잣말을 했다. ‘마치 우리가 아무도 모르는 제3국에서 온 사람들 같네’. 이랬던 수티삭은 올해 부산국제광고제의 심사위원장이다.
이제 태국은 국제광고제에서 수많은 수상실적을 자랑하는 나라가 되었다. 물론 걸출한 심사위원도 포함해서 말이다. 칸국제광고제에 가면 몇몇 태국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스타의 일원이다. 마치 칸영화제에 초청된 배우들처럼 그들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인다.

‘광고주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말을 듣는다
광고주의 강력한 영향력이 문제의 본질일까? 광고회사 출신 광고주가 많아서 그럴까? 크리에이티브의 주도권을 광고주가 갖는다는 것을 도대체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까?
요즘 거의 모든 광고회사들이 크리에이티브를 모토로 내세우고 있다. 광고의 본질이 크리에이티브에 있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결국 광고회사들의 경쟁력이 크리에이티브이기 때문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TV CF 사이트의 랭킹에 마음을 쓰기도 한다. 물론 많은 광고회사들이 국제광고제 수상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광고회사 크리에이티브는 정말 측정할 수 없는 것일까?
아니다. 우리 우물 밖에는 분명 ‘크리에이티브 랭킹’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해마다 모든 국제광고제가 끝나고 나면 광고제는 광고제별로, <Adage>나 <Campaignbrief> <Media> 등의 전문잡지는 잡지대로, 또는 Gunn report 등 전문평가기관 등에서 수상결과들을 놓고 광고회사별 또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별로 순위를 매겨 발표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겐 왜 그런 시스템이 없을까? <Campaignbrief Asia>지는 매년 이맘때 아시아의 광고회사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의 랭킹을 발표한다. 여기에도 한국은 없다. 발행인인 킴 쇼(Kim Shaw)에 따르면 객관화할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국제광고제 수상실적이 적고, 국내 광고제를 근거로 하기에는 상대적으로 객관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국내 광고제의 심사 기준이 크리에이티브만을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지난달 부산국제광고제 홍보 차 뉴욕에 가서 몇몇 월드와이드 CD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Ogilvy & Mather의 월드와이드 CD인 탐 카이멩(Tham Khaimeng)과의 대화 도중 숨기고 싶은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의 광고제는 심사위원들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 뿐 아니라 외부인들이 많이 참여하기 때문에 크리에이티브만의 평가로 보기 어렵고, 그래서 외부에서 그 권위를 인정하기 어렵다”

국제광고제들과 국내 광고제는 무엇이 다른가?
우선, 국제광고제는 심사위원들이 전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이다. 싱가포르·태국 그리고 말레이시아는 자국 광고제에도 심사의 공정성을 위해 다수의 외국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을 심사위원으로 초청한다. 그 결과 자국의 광고제에서 수상한 작품들이 국제광고제에서도 수상을 한다.

왜 국제광고제에서 수상해야 하는가?
크리에이터 개인들에게…
세계와 겨루어보라. 개인의 영광이자 밖으로부터 주목 받을 수 있는 지름길임을 명심하라. 우리 우물 밖에서는 수상과 발표되는 크리에이티브 랭킹이 곧 승진과 연봉에 직결된다. BBDO 말레이시아의 로널드 응(Ronald Ng)이라는 ECD는 2009년 성공적인 지프(Jeep) 캠페인으로 올해 초부터 BBDO뉴욕의 ECD로 옮겨 일하고 있다. 당장 필자 또한 국제광고제의 수상 이후 해외 여러 광고회사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결국 Ogilvy & Mather 아시아 지사로 옮겨 일할 수 있었다.

광고회사에게…
Ogilvy & Mather의 전설적인 CD, 닐 프렌치(Neil French; 후에 WPP의 WW Creative Director)는 ‘부자가 되려면 먼저 유명해져라’고 말했다. 크리에이티브에 승부를 건 광고회사들을 보라. BBH(www.bartleboglehegarty.com), Wieden+Kennedy (www.wk.com), Crispin Porter+Bogusky(www.cpbgroup.com), Jupiter drawing room(www.jupiter.co.za)과 Droga5(www.droga5.com) 등이 국제 광고제를 휩쓸고 있다. 그들의 비즈니스? 두 말할 필요가 있을까?

어떻게 할 것인가?
국제광고제에 출품하라. 그리고 수상하라. 수상하기 위해서는 광고제를 알아야 한다. 필자의 친구인 Ogilvy & Mather의 피유시 팬디(Piyush Pandy)는 수상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수상을 위한 Formula는 없다. 물론 수상작들을 공부할 필요는 있다.
공부하는 이유는 잊어버리기 위해서다. 그래야 전혀 다른 것을 만들 수 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오해는 광고제 수상에는 Formula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물론 '경향'은 있다. 그 경향을 알기 위해 광고제를 참관하고 출품작들을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다.
곧 국내에도 크리에이티브 랭킹이 도입될 듯하다. 학계로부터의 연구와 논의도 시작되었다. 한국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선결되어야 할 과제이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