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12 : Channel ② 2009 애드테크 도쿄 참관기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Channel _ 2. 2009 애드테크 도쿄 참관기
   한성호 | 지투알 경영기획팀 대리 / hanci@g2rgroup.com
가랑잎만 굴러도 크게 웃을 수 있는 늘 즐거운 남자 입사 7년차, 경영기획팀 막.내.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광고회사의 미래
 

포레스트 리서치의 조쉬 버노프는 “많은 마케터들이 디바이스와 테크놀로지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디바이스와 테크놀로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용하는 인간의 행동과 인간 자체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애드테크’는 마케팅과 IT테크놀로지를 주제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컨퍼런스다. 글로벌 마케팅 사례와 최신 기술, 서비스 등 새로운 시대의 광고, 커뮤니케이션을 주제로 세계 주요 도시에서 연중 개최되는 행사로 도쿄에서는 처음 개최되었다. ‘Interactive & Digital marketing in Japan’이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연사들의 키노트 발표 및 섹션이 준비되었는데 무엇보다 나의 관심을 끈 것은 ‘광고회사의 발전 방향’이라는 섹션이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일본의 광고시장은 여느 나라와는 다른 특수한 시장이라 할 수 있다. 덴츠·하쿠호도 등 대형 광고회사가 매체 지배력을 바탕으로 전체 광고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그런 특수성 때문에 외국계 광고회사나 인하우스 에이전시가 크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광고회사의 수익구조도 Fee 제도가 아닌 커미션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최근 불황으로 인해 4대 매체를 중심으로 한 광고비가 감소해 광고회사들의 수익구조가 크게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디지털을 중심으로 한 광고주·소비자·미디어의 변화가 마케팅과 광고환경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지, 일본의 광고회사들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과연 어떤 전략을 가지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그를 통해 광고회사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자 하는 게 이번 컨퍼런스에 참가하는 목적이었다.

최대의 화두, Social Media
이번 컨퍼런스 전반에 걸쳐 가장 많이 언급된 말은 바로 ‘소셜 미디어(Social Media)’이다. 첫 번째 키노트 발표를 한 포레스트 리서치의 조쉬 버노프는 서두에 아이폰과 노트북을 들고 있는 자신의 가족사진과, 옛날 밀라노에서 사용되었던 전보 기계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많은 마케터들이 디바이스와 테크놀로지에만 집중하는 경향이지만, 디바이스와 테크놀로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용하는 인간의 행동과 인간 자체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그라운드스웰(Ground Swell)>의 저자답게 소셜 테크놀로지의 거대한 물결이 이미 우리를 휩쓸고 있으며, 마케팅이 왜 디지털화, 인터랙티브화, 소셜화해야 하는지를 다양한 사례와 함께 소개했다. 특히 트위터는 그 사례들마다 포함되어 있어 미국에서는 이미 중요한 마케팅 툴이 되어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140자의 단문으로 된, 얼핏 보면 조잡하기까지 한 트위터 홈페이지를 보면 개인적으로 이게 과연 우리나라에서도 성공할 것인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마치 그러한 의문에 대답하기라도 하듯 디지털과 소셜 미디어가 마케팅의 미래를 좌우하는 것은 당연하며, 새롭고 재미있어서가 아니라 유연하고 강력하고 유용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디바이스가 아니라 사람이 중요하며,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거창하게 목표를 잡지 말고 작은 부분부터 천천히 시작해서 배워 나가라고 하는 그의 충고는 귀 기울일 만하다.


Owned Media, 그리고 광고의 변화
‘미디어’라고 하면 TV·잡지·신문·인터넷·OOH 등 기존의 미디어들을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제 이런 미디어들은 타사 미디어 혹은 Earned Media/Paid Media로서 미디어의 한 종류에 불과하다. 매체의 스페이스나 스폿을 사서 광고를 집행하는 이런 미디어에는 TV 등 4대 매체뿐만 아니라 인터넷 포털의 배너광고나 검색광고도 포함된다. 그럼 다른 미디어는? 바로 ‘자사 미디어(Owned Media)’와 ‘소셜 미디어’다. 자사 미디어는 기업의 홈페이지나 고객 리스트 등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미디어를 말하는데, 점포, 심지어 상품까지도 미디어가 될 수 있다. 과거의 홈페이지가 단순히 제품 정보를 자세히 전달하고, 광고와 연동해서 프로모션을 집행하는 툴이었다면, 이제는 고객과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마케팅 정보를 취득하는 플랫폼으로서 당당히 중요한 미디어가 된 것이다. 따라서 최근에는 많은 기업들이 고객과의 직접 소통을 통해 소비자의 정보를 취득하면서 소비자 관련 정보를 광고회사보다 더 많이, 더 자세히 가지고 있는, 이른바 ‘정보 역전 현상’마저 일어나고 있다.
한편 소셜 미디어는 블로그·SNS·트위터와 같이 소비자들이 자신의 생각과 의견,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사용하는 온라인 플랫폼들을 말한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소비자들이 정보의 생산자로서 상호간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벌이면서 WOM이 생겨나고 있으며, 기업들은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인게이지먼트(Engagement)가 일어나고 있다.
매스미디어를 이용해 광고를 하던 시절(마치 옛날 얘기하듯 하지만 아직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다)의 소비자는 기업이 주는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는 수동적인 입장이었다. 소비자의 머릿속에 브랜드를 기억시켜 구매 고려군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어떻게 하면 더 많이, 효율적으로 광고와 브랜드를 노출시킬지를 중요하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소비자에게 미디어 선택권이 넘어가고 있고, 소비자 간의 정보교환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과거처럼 일방적인 메시지의 노출만으로는 소비자를 움직일 수 없으며, 다양한 브랜드 경험을 통해 브랜드와 관계를 맺게 하는 커넥트(Connect)나 인게이지먼트 개념이 중요해졌다. 즉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할까를 고민하는 푸시(Push)형의 ‘to C’에서, 브랜드와 소비자의 관계를 어떻게 깊고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풀(Pull)형의 ‘with C’로 마케팅 방식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미디어 뉴트럴에서 나아가 채널 뉴트럴, 브랜드 인게이지먼트, 브랜드 콘텐츠로 고민의 방향이 점점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바로 자사 미디어와 소셜 미디어가 있다.
닛신 컵누들의 ‘FREEDOM’ 캠페인은 이러한 고민을 더욱 발전시킨 사례다. 기존에 있는 캐릭터를 빌려 광고에 사용하는 방식과는 반대로, 광고에 사용된 오리지널 캐릭터를 이용해 DVD·소설·라이센스 상품 등 다양한 소스로 활용한 역발상 캠페인으로, 브랜드를 소비자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가게 하여 친근하게 만드는 브랜디드 콘텐츠의 성공사례라고 할 수 있다.

Owned Media를 활용한 광고효과 측정
경기불황의 여파로 많은 기업들이 이전보다 ROI, 즉 ‘비용대비 효과’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고, 장기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매스 미디어 광고보다는 매출로 직접 연결되는 판촉활동 및 인터넷 활용을 강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혼다자동차 마케팅 전략 블록의 와타나베 하루키 주간은 자사 미디어를 활용해 매스미디어 광고의 효과를 측정하고 있는 사례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혼다는 10년 동안의 소비자 조사를 통해 자동차 구입 시 가장 많이 참고하는 매체가 2003년 이후 ‘자동차 전문지’에서 ‘자동차 회사 홈페이지’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이후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을 분석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매스미디어 광고집행 시점에 홈페이지 방문자의 수치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분석해 광고와 홈페이지 방문자 수의 상관관계를 밝혀내고, 지역별로 프로모션 집행에 따른 그 지역 소비자의 홈페이지 방문횟수 변화를 분석하는 등 다양한 분석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홈페이지에 들어오는 고객의 수치를 분 단위까지 측정할 수 있어서 소비자의 라이프사이클까지 분석 가능하다고 한다. 광고주의 소비자 분석 및 데이터 측정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와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해답보다 질문이 많은 시기
이틀에 걸쳐 애드테크 도쿄를 참관하다 보니 처음 열리는 행사라서 그런지 미숙한 점도 종종 눈에 띄었다. 일부 패널들의 발표는 회사 및 자사 사례 소개에 그치는 경우가 있었고, 다양한 문제 제기에 비해 의견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거나 뚜렷한 결론이 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일본을 비롯한 다른 나라 광고회사들도 우리와 같은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면 나는 과연 광고회사의 나아갈 방향을 찾았을까? 그 질문에는 발표자 중 누군가가 한 말로 답을 대신 해야겠다. ‘아직은 대답보다는 질문이 더 많은 시기’라고. ‘현재 우리는 모두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 안에 있고, 그 물결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하지만 분명한 건 앞으로 자신만의 모델을 만들어 나가면서 새로운 길을 찾아내는 자만이 이 변화의 물결에서 살아남을 거라는 점이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