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5-06 : Special Edition - Trading Up, Trading Down&Marketing ③ 커뮤니케이션 지표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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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Edition- ③ 커뮤니케이션 지표
 
  ‘현미경’으로
소비자 들여다보기
 
김재휘 |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kinjei@cau.ac.kr
 

소비자의 ‘구매력’과 ‘욕구’ 변화

트레이딩업이라는 새로운 소비성향이 등장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소비자의 ‘구매력’과 ‘욕구’의 변화가 중요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중산층의 소득이 증가했고, 특히 필수적인 지출 이외에 자유롭게 지출할 수 있는 가처분소득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가능하다. 그리고 또 다른 측면으로는 소비자들이 자신을 표현하고,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어느 때보다 커졌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 사회 경제적인 변화에 대해서 먼저 살펴보자. 여성들의 사회 진출 확산, 출산율 저하, 소수 자녀의 가정이 많아졌다는 변화들은 실질적인 소득의 증가와 더불어 가처분소득이 증가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와 같이 자유롭게 지출할 수 있는 소득의 증가로 인해 소비자들은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하나의 영역에서는 이전과 달리 고가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따라서 트레이딩 업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또한 독신 남녀의 증가는 소비자들이 자신을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다.
또한 ‘소비포화설’이라는 주장도 가능할 것이다. 오늘날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기본적인 소비욕구를 모두 충족하게 되었으며, 따라서 꼭 필요한 제품이 점차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 소비욕구의 포화를 의미하는 소비포화설이다. 즉 기본적인 욕구 충족에 급급했던 이전의 소비자들은 필수품에 대한 중저가 구매를 통해서 기본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으로 충분하지만, 어느 정도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된 소비자들은 한 단계 위의 새로운 욕구 충족을 추구하며, 구매하려는 제품에 대해 여러 가지의 추가적인 요구를 하게 되고, 보다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는 특별한 제품을 구매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설명은 소비자의 ‘욕구의 위계설’과도 관련이 있다. 즉 생리적 욕구나 안전 욕구가 충족된 소비자들은 이전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던 자아존중이나 소속감, 혹은 자아실현의 욕구와 같은 보다 상위의 욕구 충족을 위한 소비행동을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소비자의 욕구가 위계적이라는 관점 이외에도, 소비자의 욕구 혹은 가치 변화를 지적할 수도 있을 것이다. 1980년대 이후 미국과 일본의 고도 성장기에 제시된 가치변화로서, 양켈로비치(Yankelovich)가 주장한 ‘자기희생’에서 ‘자기실현’으로의 가치변화를 들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가족과 미래를 위해서 쉬지 않고 일하고 자신의 여가와 휴식을 희생하면서 노력하는 가치를 우선시했는데, 오늘에는 자기 자신의 현재의 삶을 중요시하며 승진이나 급여보다는 자신이 진정 원하는 여가나 취미, 봉사활동 등에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려는 방향으로 가치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치변화는 트레이딩업이라는 소비행동 패턴도 잘 설명해주고 있다. 구매행동을 통해 소비자들은 자신의 의미와 가치를 표현하고 실현하고자 하며, 또 자신이 구매하는 제품(서비스)이 갖는 사회적, 심미적, 오락적 기능을 통해서 자신을 나타내고자 하는 것이다.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필요한 마케팅 전략들

1) 더욱 잘게 소비자를 세분화하라
먼저, 소비자를 보다 작은 덩어리로 세분화하여 접근해야 한다. 소위 매스(Mass)에서 커스텀(Custom)으로 나누는 단계를 넘어서, 보다 더 작은 단위로 세분화를 해야 한다. 커다란 하나의 덩어리로 소비자들 바라보아서는 다양한 욕구와 가치를 갖는 그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으므로 시장을 더욱 잘게 나누고, 세분화된 그들을 파악하며, 그들에게 정확하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세분화를 한 세그먼트의 사이즈가 작으면 시장성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작은 세그먼트도 시장성을 가질 수 있으며, 나름의 역할을 할 수가 있다. 즉 트레이딩 업 현상에서 볼 수 있듯이 감성적 만족을 시켜주는 경우에 소비자들은 기대 이상의 왕성한 소비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세그먼트가 작아도 정확하게 접근을 한다면 충분히 시장가치를 가질 수 있음을 말해준다. 또한 이것은 향후 보다 더 큰 사이즈로 성장할 가능성도 갖고 있다.

2) 시장 세분화를 위한 다양한 준거를 찾아라
소비자 세분화의 기준을 바꾸어야 하며, 다양한 준거들이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전통적인 데모그래픽에 의한 세분화 방식에서 벗어나, 가치와 라이프스타일에 의한 세분화의 시도가 유효할 것이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동일한 소득군 혹은 직업군에 속하더라도 그들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서로 다르며, 또한 동일한 제품과 서비스로부터도 추구하는 기대나 편익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엇이 소비자들을 다르게 만들고 있는가에 대한 해답은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나 가치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소비자들이 무엇을 위해서 일하고 있으며, 어떤 생활양식을 선호하고 있는지, 또 어떤 사람이 되고자 하는지를 이해함으로써 그들이 어떤 제품(서비스)을 갖고 싶어하는지, 또 제품(서비스)으로부터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신기술 개발이 중요한 경쟁력이 되는 전자나 IT업계에서조차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에 의한 세분화가 유용한 의미를 제공할 수 있다. 그 예를 보자. 지금까지 끊임없이 고화질 제품을 출시하면서 무한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던 카메라폰 시장에서 작년 삼성전자는 한발 먼저 1000만 화소 이상의 고화질제품을 출시했지만 의외로 이들 제품에 대한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게 되었다. 따라서 그 대안으로 라이프스타일 접근으로 소비자들을 세분화하여 ‘사커 맘(매일같이 방과 후 아이들을 축구클럽에 데려다 주고, 클럽 활동을 마치면 다시 차에 태워 돌아오는 미국의 중상류층 어머니)’이라는 소비자층을 발견했고, 이들을 위한 사커맘폰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3) 라이프스타일을 통해 소비자에게 접근하라
가치 및 라이프스타일에 의한 소비자 세분화는 소비자에게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제공하고 있다. 즉 이러한 세분화 방식은 ‘내가 찾는 소비자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면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또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므로 그들이 이용하는 매체나 프로그램을 알고, 또한 어디서 구매를 하며, 주로 어떤 것들을 구매하는지를 파악하게 해준다. 그 결과 마케터들은 이들 소비자에게 접근하고 설득하기 위해서는 어떤 매체를 통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한 예로 최근 광고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영상통화기능 휴대전화를 생각해보자. 이 제품의 타깃은 누구로 할 것이며, 이들에게 어떻게 소구할 것인가? 만일 하나의 세분시장으로서 이성친구가 있는 젊은 여성, 그리고 해외여행과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의 젊은 여성을 타깃으로 하다면 그 여성들에게 영상통화 휴대폰을 어떻게 소구할 것인가? 그 해답처럼 실제로 최근의 TV 광고에서 보이는 것처럼 외국의 여행지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음식을 비추어주면서 남자친구와 대화를 시도하는 모습은 충분한 공감을 얻을 것이다.
이처럼 라이프스타일에 의한 세분화는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 데 유용하며, 라이프스타일을 통한 소구는 소비자들에게 공감대를 얻기가 용이해 메시지 수용에 도움이 될 것이다.

4) 새로운 소비자 계층에 공감하는 가치를 소구하라
새로운 계층의 소비자에게 주목해야 한다. 예컨대, 싱글족 및 커리어우먼이 크게 늘었으며, 또한 한 자녀를 둔 가족단위가 증가하고, 이혼한 독신자나 조기 퇴직한 젊은 노년층이 증가하는 현상과 같은 사회변화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계층의 등장은 사회적 환경의 변화만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가치변화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일보다 여가를 중시하게 되었다든지,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리기보다는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긴다든지 하는 가치변화가 사회변화를 가져오고, 또 새로운 소비자층을 생성하게 한다. 그런데 이러한 가치변화에 대한 주목은 미래의 사회를 예견하게 해주며, 향후 어떤 소비자들이 증가할 것인가를 예견하게 해준다.
그러므로 마케터로서 우리는 당연히 새로이 등장하는 소비자층의 가치에 주목해야 할 것이며, 이들의 가치를 공유하고 존중하는 메시지는 수용되기 쉬울 것임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한 예로, ‘어르신의 상담전화는 직접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는 생명보험회사의 최근 TV광고는 특정 소비자 계층이 공유하는 가치를 존중한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얻고 있는 것 같다.
따라서 앞으로는 가치를 이용한 ‘수단 목적 연쇄 모델(Means-End Chain Model)' 이 더욱 유용한 도구로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가치가 소비자의 행동을 안내하는 역할을 할 것이며, 제품 속성이 제공하는 편익과 개인의 가치와의 관련성을 밝힘으로써 소비자의 구매행동을 설명하는 ’수단 목적 연쇄 모델‘이 더욱 진가를 발휘할 것이다.

5)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식’을 제안하라
마케터들은 ‘소비자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 하는 점보다는 오히려 ‘필요로 하는 것을 어떻게 충족시키는가’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즉 소비자의 욕구(Needs)에 대한 관심보다, 이러한 욕구를 어떤 방식으로 해소하고자 하는가 하는 원망(Wants)에 대한 주목이 필요하다. ‘욕구’라는 것이 소비자들의 기본적인 동기라면, ‘원망’은 것은 그러한 욕구를 충족하는 방식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떤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식이 반복적으로 시행되면,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원망을 기본적인 욕구로 생각하게 된다. 예를 들어 운동 후에 언제나 이온음료를 마시던 사람들은 운동 후의 갈증에는 이온음료가 아닌 다른 음료로는 갈증 해소가 되지 않는 것과 같은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이다.
다른 한 예로 휴가를 생각해보자. 누구나 휴가 때는 쉬고 싶고, 일상과 다른 시간을 가지면서 재충전을 하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욕구는 똑같지만, 이를 충족시키는 데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을 것이다. 그 중 한 방식으로, 친한 동료 혹은 친구와 둘이 떠나는 해외여행을 권하고, 또 많은 곳을 돌아다니는 여행상품이 아니라 한 곳에 오래 머물면서 마사지나 스파를 즐기는 고급 휴양지에서의 휴식이라는 컨셉트를 강조하는 여행상품을 제시한다면 평범한 직장여성들이라도 한번쯤은 시도하고 싶어질 것이다. 설령 이런 상품의 구매까지는 실행하지 못하더라도, 트레이딩업이라는 트렌드를 고려한다면 그들에게 충분한 공감을 얻게 되는 새로운 욕구충족의 방식으로 수용될 것이다.

6) 소비자를 존중해라
소비자에게 커뮤니케이션할 때 흔히 마케터는 평균적인 소비자, 보통의 소비자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즉 30대 주부를 타깃으로 한다면 평균적이고 전형적인 30대 주부를 대상으로 소구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과거의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한 사람의 소비자도 정확히 맞히지 못하고 모두 비껴가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다.
트레이딩업이라는 소비현상에서 뚜렷하게 발견되는 것은 소비자들이 스스로를 소중히 하고, 자신을 위한 소비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그만큼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갖도록 하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강조할 것은 소비자들에게 커뮤니케이션할 때 소비자들의 ‘현실적인 자기(실제의 자기)’가 아닌 ‘이상적인 자기(Ideal Self)’에 맞추어서 소구하라는 점이다. 실제 모습은 단지 평범한 직장인으로 수입도 많지 않은 30대 남성이지만, 이들에게 커뮤니케이션할 때는 이들의 꿈이나 이상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30대 초의 직장남성들을 핵심 타깃으로 남성화장품을 소구할 때 멋있게 생기고, 출세한 남성모델이 이 화장품을 사용하면서 멋진 여성과 팔짱을 낀 채 고급 승용차를 타는 모습으로 소구한다고 해도, 타깃에게서 조금이라도 벗어난 소구는 아닐 것이다. 타깃이 되는 소비자가 실제로는 데이트할 시간도 여유도 부족한 평범한 회사원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들은 아름다운 젊은 여성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성공한 엘리트를 꿈꾸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7) 소속감의 욕구를 자극하라
기존의 명품이 소비자로 하여금 자신이 엘리트이고 특권층이며 성공한 사람이라는 ‘상징’을 제공하면서 보통의 사람들이 근접하지 못하는 경계를 만들고 있었다면, 지금의 트레이딩 업이 야기하는 새로운 럭셔리 제품(서비스)는 특정한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공통의 소비자를 인정하고, 공유하는 측면도 있다. 따라서 제품이 주는 브랜드적인 가치 이상으로 감성적인 가치(예컨대, 기쁨, 즐거운, 봉사하는)를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새로운 트렌드로서 트레이딩업에서 발견되는 이러한 아이디어를 토대로, 좀더 다른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당신은 특별한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통해서 자존심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이것을 사용하는 사람은 유행을 선도하는 사람들입니다’ 혹은 ‘엘리트 직장여성들은 이러한 카드를 선택합니다’ 등과 같이 특정의 오피니언 리더들의 소비를 보여주면서 소비자들에게 참여토록 하는 것이다. 이것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그들이 이상적인 집단으로 생각하는 그룹에 소속하고자 하는 욕구를 자극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