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4/09-10 : 제 17회 LG애드 대학생 광고대상 - 3. 심사평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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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희 | 심사위원장 /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yhlee@ewha.ac.kr

 
“대학생 광고대상 행사의 목적이 무엇인가?”
어른들이 간혹 회의에 찬 말을 할 때도 대학생들은 여전히 좋아하는 선·후배끼리 모여 밤새워 광고를 만들며 꿈을 키웁니다. LG애드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과 기대는 수 천 개의 출품작으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올해 출품작은 아웃풋 환경이 자유로워지면서 표현의 완성도는 향상되었으나, 실험성 넘치는 발상이나 독특한 표현보다는 일반적인 느낌의 작품도 많았습니다.
대상을 놓고 방송광고 ‘XNOTE’와 인쇄광고 ‘클링스치약’이 경합을 벌였습니다.
XNOTE는 노트북과 함께하는 하루의 일과를 시계와 노트북의 단순한 매치로 간단히 처리한 솜씨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또 제품에 의한 컷들의 라인은 잠재적으로 ‘X’자의 파편들과 연계되어 기억장 속에 남아 있게 했습니다. 노트북의 이지적인 속성과 ‘오늘 하루도 멋지게 시작해볼까, PT 멋지게 해낼 수 있겠지, 오늘도 멋진 하루였어’라는 카피가 쿨한 광고였습니다.
클링스치약 인쇄광고는 제품 속성 전달이 명쾌했습니다. 계란·양파의 형태가 하얀색의 기능성 알갱이를 직접적으로 지시하였습니다. 식품에 의한 치아의 환유는 혐오스럽지 않았고, 오히려 연성 시각언어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 광고는 이렇듯 독특한 시각언어에 의한 제품 전달력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았으나, 미니멀적인 단순성에 표가 모아져 결국 대상은 XNOTE의 몫이 되었습니다.
방송광고 부문 금상은 ‘바꿀까’ ‘그러자’ ‘지겨워서 바꿨다’고 말하는 오스람 광고. 이 작품은 전구 대신에 갓을 바꾼 반전이 박수를 받았습니다. 은상은 클링스치약. ‘이 청소를 해주어 네가 필요없어졌으니 헤어지자’는 젊은이다운 발상이었고, 화면 전체가 제품명인 ‘VIVID’를 팬터지로 연출한 싸이언광고가 각각 수상하였습니다. 클라렌은 이가 너무 빛나 마치 거울반사로 장난을 치는 것 같다는 과잉 표현이 젊은이 아니면 생각할 수 없는 참신성을 주었습니다.
매체별로 보면 지면과 인터넷광고 표현이 두드러졌습니다. 특히 인터넷광고는 불필요한 툴의 사용 없이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알리는 데 성공한 작업들이었습니다.
먼저 트롬광고. 기지나 천진함에 손뼉이 절로 쳐졌습니다. 목도리를 잘라 오징어를 만들고, 옷을 가지고 밤을 만들었습니다. ‘잘 말리고 잘 삶았다’ 는 비주얼 카피가 신이 절로 났습니다. 다음, 구명대쿠션·안전벨트를 오브제로 사용한 XCANVAS는 단호한 헤드라인, 자신 있는 레이아웃, 정확한 전달력, 광고적 과장이 돋보였습니다. ‘앉아서 샤워했다.’ 화면 전면에 의외성 강한 비주얼이 들어왔습니다. 휴지가 있을 자리에 말은 타월. 이 단순 절묘함의 도비도스로 인쇄광고에서 각각 수상했습니다.
인터넷 부문에서는 클링스광고가 하얀 알갱이가 깨끗하게 닦아준다는 제품 특장점 고지가 뛰어났고, 디오스는 전기계량기의 표현이 수준 높았으며, 또한 초절전이라는 특징을 유감없이 전달했습니다. 클라렌 광고는 ‘그녀와 나와의 차이가 이’라는 헤드라인으로 여성의 관계지향적 속성을 잘 나타냈습니다.
라디오는 오스람 광고와 클라렌 광고 두 점이 동상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오스람은 집안 일을 도와주지 않는 한국의 남성을 통찰한 점, 클라렌은 ‘이 예쁘지?’를 영문의 ‘EFG’와 발음의 유사성으로 기억시키고자 한 점이 주목을 끌었습니다.
이번 심사는 처음부터 심사위원 간에 응모방법·입상작 선정방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도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제시되는 등 토론이 활발했습니다.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명제가 유효하다면, 학생다운 기지와 실험적 표현의 적극성을 위해 미디어 사용에 대한 유연성이 확보되어야겠지만, 무엇보다도 경계가 없는 사고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또, 대학생 광고대상은 대학에 다니는 사람들을 위한 행사가 아니라 <미래, 진화의 코드를 읽어라>의 저자 마티아스 호르크스(Matthias Horx)의 말대로 ‘예언자·공상가·미래 에이전트’를 위한 잔치가 되어야 합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