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즈 아이덴티티 : 구매가 곧 표현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트렌드 하나 찾아도 며칠도 안 가는 요즘, 2-3년 전부터 꾸준히 유행하는 것이 있다. 바로 굿즈다. 굿즈의 종류도, 사는 이유도 다양하다. 좋아하는 연예인을 따라 구매하기도 하지만, 야구를 좋아하면 야구장, 책을 좋아하면 서점에서 본인을 표현할 수 있는 굿즈를 사서 달고 다닌다. 이제 굿즈는 단순한 액세서리가 아니라 나의 취향과 가치관을 드러내는 수단이 됐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굿즈 시리즈를 모아보았다. 하나의 인사이트로 모아지지는 않더라도, 굿즈의 판매 추이를 보면 세대의 관심사를 읽을 수 있다.

 

서점 굿즈: ‘텍스트 힙’의 여파

 

 

책 보러 갔다가 굿즈에 빠졌다 … 2030 팬덤 독자가 바꾼 도서전

"요즘 서울에서 20대 여성이 가장 많은 곳은 코엑스"라는 농담이 SNS에서 밈(meme)처럼 확산하고 있다. 18일부터 22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5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관람객 중 20~3

www.newdaily.co.kr

 

출처: 김영사 인스타그램(좌), 서울국제도서전, 2025(우)

 

지난달(6월) 20일,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서는 책만큼이나 굿즈의 열기가 뜨거웠다고 한다. MZ들 사이에서 ‘텍스트 힙’이라는 문화 생기면서 생긴 부수적인 효과인데, 애서가들의 밈을 이용한 키링은 30분 만에 완판 되었다고 한다. 책을 좋아하는 마음을 굿즈로 표현하는 흐름 속에서, 출판사들은 콘텐츠-IP-체험소비를 잇는 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 한때 아이돌 팬덤의 전유물이던 응원봉, 키링이 이제는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팬심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국립 박물관: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 여파

 

 

뻔한 기념품 아닌 갖고싶은 ‘뮷즈’로… 국립박물관 흥행 돌풍 주역

뻔한 기념품 아닌 갖고싶은 뮷즈로 국립박물관 흥행 돌풍 주역 국립박물관문화재단 김미경·김은숙·서지희·김수민씨

www.chosun.com

 

SNS에서 갑자기 이런 예쁜 키캡을 본 적 있을 것이다.

 

출처: 국립박물관 문화상품 '뮷즈' 홈페이지

 

이는 국립박물관의 ‘뮷즈’ (뮤지엄 굿즈의 줄임말)로 출시하자마자 뜨거운 인기와 함께 품절되었다. 이전부터 국립박물관의 뮷즈는 꾸준히 화제가 되어왔는데,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흥행하면서 뮷즈의 인기도 급격히 상승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모티프를 삼은 민화 중심의 뮷즈가 많이 팔렸다고 한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온라인숍의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영화 공개 이전 7000명에서 7월 2주 차에는 50만 명으로 늘었다고 한다.’) 박물관 굿즈가 더 이상 ‘형식적 기념품’이 아니라, 갖고 싶은 ‘취향의 증거’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라부부: 디토 소비의 정점

 

 

잘파세대 ‘디토 소비’가 불붙였다! 라부부, 크림 거래량 300% 급등 - 엠투데이

[엠투데이 이정근기자]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KREAM)이 잘파세대(Z세대와 알파세대의 합성어)의 디토(Ditto) 소비 영향으로, 5월 들어 아트 토이 ‘라부부(Labubu)’ 관련 거래량과 검색량이 급증했

www.autodaily.co.kr

 

이전에 두바이 초콜릿에 대한 글을 쓰면서 ‘디토 소비’ 대해 다룬 적이 있다. 실용적 이유보다는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남들과 따라가기 위해서 소비하게 되는 성향을 ‘디토 소비’라고 하는데, 가장 최근 눈에 띄게 잘파 세대들을 자극한 건 이 ‘라부부’ 인형으로 보인다.

 

출처: 팝마트(POPMART, 좌), 리사 공식 인스타그램(@lalalalisa_m, 우)

 

라부부는 중국 최대 규모의 아트토이 브랜드 팝마트(POP MART) 사의 인형으로, 홍콩 출신 아트토이 작가 카싱 룽(Kasing Lung)이 북유럽 신화에서 영감 받아 디자인했다고 한다. 유행하게 된 시작점은 명확하지 않으나, 블랙핑크의 리사가 ‘키링으로 가장 먼저 노출하면서 국내 인기에 불붙었다고 알려져 있다. 개성 있고 귀엽긴 하지만, 실용적이지 못하고 감성적 효능만 준다는 점에서 디토 소비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그다음 디토 소비의 대상이 무엇이 될지는 알기 어렵다.

 

최근 두 달간 가장 뜨거웠던 굿즈 사례들을 살펴보면, 이유와 맥락은 각기 달랐지만 공통점은 명확했다. MZ와 Zα 세대의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의지’. 남들과 같아도, 달라도 — 결국 ‘보여주기 위한’ 감정이 깔려 있다.

 

이런 감정이 지속되는 이상, 브랜드 역시 마케팅 수단으로써의 굿즈를 놓지 못할 것이다. 다만, 굿즈를 기획할 때는 예쁘고 좋은 것 이상으로 그들의 취향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취향과 애정이 진정성 있게 담긴 굿즈는, 소비자에게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조희영의 의식 흐름 공부 2025.07

 

 

Posted by HSAD공식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