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조로운 시작, 뜻밖의 프로그램 재구성 | |
인수위와 행자부에 실행안을 제출하면서부터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었다. 행사를 보는 서로의 시각을 조율하고, 서로의 입장에서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수많은 토론과 회의가 거듭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2월 11일, 제16대 대통령 취임식의 종합적인 계획안이 언론을 통해 전국민에게 발표되었다. 취임식 프로그램의 기본은 우리 문화와 외래 문화,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는 ‘퓨전’의 구현이었다. 윤도현·박진영 등 대중가수들이 대거 출연하고, 17세의 팝페라 가수 임형주가 애국가를 부르는 등 권위적이었던 역대 취임식과는 전혀 다른 프로그램이 많았다. 또한 인간문화재 안숙선 명창의 공연과 연합무용단의 전통 창작무를 통해 전통과 현대의 균형을 꾀했다. 언론의 반응은 ‘좋다’를 뛰어넘어 ‘파격적이다’라는 정도였다. 시대의 변화가 잘 표현된 프로그램이라는 면에서 많은 기대감과 찬사가 이어졌고, 국민의 관심도 폭발적이었다. 인터넷 상의 ‘인수위 브리핑’에는 단기간 내에 관련 리플이 100여 건 넘게 쌓였다. 프로그램이 확정되면서 일은 급속도로 진전되었다. 계획대로 진행시키면서 25일을 기다리는 일만 남은 상태였다. 그러나 뜻밖의 상황이 발생하였다. 대구 지하철 참사였다. 이 사건으로 인해 온 국민은 충격과 슬픔에 빠지게 되었으니, ‘축제’ 형식으로 준비되었던 취임식의 모든 프로그램의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취임식을 불과 1주일 앞둔 시점이었다. TFT 역시 많은 충격을 받았으나, 취임식은 그럴수록 더 완벽하게 준비해야 했다. ‘새로운 대한민국-하나된 국민이 만듭니다’라는 취임식 전체의 주제는 유지되었다. 그러나 컨셉트는 ‘축제의 장’ 대신 불의의 사고로 숨지고 부상당한 대구 지하철 참사의 희생자와 유가족을 다 같이 위로하고‘경건함’과‘엄숙함’을 유지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이에 따라 국민 참여의 정신은 최대한 유지하되 흥겨운 분위기는 지양하기로 했으며,‘새로운 출발과 다짐’에 더 큰 의미를 두기로 하였다. 국민축제로 기획되었던 식후행사는 모두 취소되었다. 전야제 행사, 대형 축하공연, 불꽃놀이도 취소되었다. 보신각 타종, 박재동 화백의 대형 캐리커처, 도종환 시인의 축시 낭독만 남겨졌다. 가장 중요한 본 행사에서도 축제 분위기의 절정을 이룰 대화합의 한마당, 축하공연도 모두 취소되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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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3일전부터 우리는 본격적으로 무대 설치작업에 들어갔다. 특히 이번 취임식에서는 제15대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볼 수 없었던 첨단 IT기술들이 다양하게 도입되었는데, 첨단 기자재들을 추운 날씨로부터 보호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했다. 2월 24일, 전체적으로 수정된 프로그램으로 국무총리를 모시고 리허설을 진행하였다. 고르지 못한 날씨와 긴장 탓에 모두가 힘들었으나 의무감과 프로페셔널 정신으로 리허설은 큰 무리 없이 진행되었고, 92일 동안 갈고 닦은 실력들이 현장에서 유감 없이 발휘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2월 25일. 역사적인 제16대 대통령 취임식의 아침이 밝았다. 새벽부터 TFT 전직원들은 행사장에 모여 점검과 점검을 거듭했다. 전세계의 관심 속에 시작된 행사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되었다. 1,200여 명이 넘는 출연진들은 마치 한 사람처럼 정확한 동선을 지키며 움직였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취임식, 국민 참여가 이루어진 취임식은 행사장에 모인 4만 5,000명에게 감동을 불어넣었음은 물론,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새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다.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두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회의사당 앞 광장을 행진한 후 청와대를 향해 출발했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여는 첫 걸음이었다. 그 힘찬 첫 걸음의 길, 그 길을 우리가 열었다는 보람과 기쁨으로 LG애드의 대통령 취임식 TFT는 청와대를 향해 떠나는 대통령의 뒷모습을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이번 제16대 대통령 취임식은 5년 전에 있던 제15대 대통령 취임식에 비해 두 가지 면에서 큰 의의를 갖고 있다. 첫 번째는 취임식 참가자의 반 이상이 인터넷으로 신청한 일반 국민들이었다는 점이다. 이는 ‘참여정부’를 표방하는 현 정부의 이념과 상통하는 것으로, 국민이 참여하는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정부의 다짐을 취임식을 통해 잘 표현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하나는 우리의 IT기술을 세계에 떨쳤다는 점이다. 전세계 언론의 이목이 집중되는 만큼 이번 취임식에서 보여준 우리의 IT기술은 전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행사장 전역에서 LED 전광판 6대를 동시에 운영함으로써 행사장에 참여한 모든 참가자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모습이 전세계에 전파되었다. 행사 후, 모든 참가자들과 일반 시민이 함께 무대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였다. 그러면서 우리의 92일간의 치열한 전쟁도 끝났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또 새로운 시작이다. 제15대 대통령 취임식에 이어 LG애드는 제16대 대통령 취임식의 총괄 대행사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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