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도시 로스 엔젤레스(Los Angeles: LA)는 미국인조차 미국인이기보다 캘리포니아인이 되고 싶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모든 면에서 축복받은 도시이다. 끝없이 수평으로 넓게 펼쳐지는 도시의 풍경은 서울이나 뉴욕처럼 압축된 도시와는 너무나도 다르다. 자동차 없이는 기본 생활도 할 수 없을 정도라 그 덕에 세계의 모든 자동차를 원 없이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들여 마시는 공기는 자유로움 그 자체이다. 전 세계 어느 곳도 LA처럼 자유스러운 형태와 공간의 건축은 없을 것이다. LA를 대표하는 트로이카 건축가인 프랑크 게리(Frank Gehry), 톰 메인(Thom Mayne: Morphosis), 에릭 오웬 모스(Eric Owen Moss)의 건축도 다른 도시의 건축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Walt Disney Concert Hall-Frank Gehry
건축가 프랑크 게리(Frank Gehry)는 LA 시내 언덕 위에 엄청난 크기의 반짝이는 보석과 같은 건축을 세공했다. LA 도심의 디즈니 콘서트홀은 마치 꽃이 핀 것과도 같은 형상이다. 특히 햇빛이 티타늄 금속 패널에 비치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환상적이다. 도심 어디에서나 멀리서부터 보이는 은빛의 보석은 점차 가까이 다가갈수록 형태의 자유로움과 규모에 압도되고 경외감마저 느껴진다. 내부로 들어가면 한 군데도 직각의 직선이 없을 정도로 독특한 콘서트 홀 공간이 펼쳐진다.
쌍안경 빌딩
Public Art 'Giant Binoculars'
베니스 비치 근처에 있는 프랑크 게리(Frank Gehry)의 초기작으로 대표적인 포스트 모더니즘(Post Modernism) 양식의 건축이다. 처음 보면 포스트 모더니즘의 낯설게 하기 기법인 직설적인 형태의 표현으로 인하여 황당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는 대형 도넛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는 랜디스 도넛(Randy's Donuts)과도 비슷한 분위기인데 이는 미국 서부만의 독특한 문화인 듯 다가온다. 도넛과 쌍안경의 건축. LA의 건축은 예측불허다.
에머슨 대학교 (몰포시스)
Emerson College Los Angeles Center-Morphosis
한국의 몇몇 건축설계안에도 있는 톰 메인 (Thom Mayne)의 몰포시스(Morphosis) 건축사무소는 주로 건축물의 입면에 단위 유닛의 패턴이 파도처럼 흐르는 변화의 순간을 표현하는 파라메트릭 디자인(Parametric Design)을 이용하여 기존에 상상하지 못한 환상적인 건축설계안을 만든다. 대학교 건물인 이곳은 단순한 사각형 아치로 외부 형태를 만들고 건축물 내부 벽면은 파라메트릭 패턴을 넣고 그 비워진 내부 공간은 또 다른 자유로운 형태의 매스를 넣어서 여러 다양한 공간의 구성을 나타낸다. 이곳의 건축을 보면 공간이 사용하는 사람을 지배한다는 말이 맞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캘리포니아 교통국 (몰포시스)
California Department of Transportation-Morphosis
캘리포니아 공공청사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 교통국은 몰포시스(Morphosis)의 또 다른 장기인 건축적 접기를 이용하여 자유로운 형태를 만든다. 건축의 외피, 곡선과 직선의 연결, 커다란 사인이지, 금속패널과 매쉬 등 건축 재료, 인공조명 등을 통해 다양한 공간 구성과 분위기를 만들어 언제 가더라도 이곳이 예사롭지 않은 곳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주출입구는 다양한 조명을 이용하여 다른 곳과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What Wall' 공공 건축물
Public Art 'What Wall'-Eric Owen Moss
LA의 컬버 시티(Culver City)를 중심으로 건축을 조각처럼 형태화하고 시각화하는 건축가가 에릭 오웬 모스(Eric Owen Moss)이다. 그중 건축 설계안 ‘What Wall’은 강렬한 LA의 햇빛 아래 그로테스크(Grotesque)한 형태적 특이함으로 인해 눈길이 간다.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보면 더위 속에서도 뭔가 마음을 서늘하게 만드는 구석이 느껴지는데 마치 할리우드(Hollywood) 공포 영화 속 세트장과 같다. 그런데 컬버 시티 내 What Wall 주변에는 이런 특이한 형태의 건축물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Big Picture Entertainment, Samitaur Tower, Wild Card Media 등이 모여 있다. 이곳은 건축이라기보다 야외 조각 공원 같기도 하고 영화 속으로 들어가 길 잃고 헤매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걱정과는 달리 헤매도 별 탈 없을 테니 나무늘보처럼 느긋하게 걸으면서 감상해보길 권한다.
캘리포니아 사이악 건축학교
SCI-Arc.(Southern California Institute of Architecture)
LA의 다양하면서도 자유로운 건축 설계안들은 아마도 사이악 (SCI-Arc.)이라는 세계 최고의 실험적인 건축학교와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학교는 원래 LA 도심의 오래된 기차 역사인 산타페(Santa Fe) 역을 리모델링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그로 인해서 건축학교의 내부 공간은 막힘없이 기다란 저층의 공간이다.
건물이 하도 길어 학생들이 킥보드를 타고 다닐 정도이다. 학교를 수직으로 세우면 맨해튼의 초고층 건물보다 더 높다는 말도 있다. 에릭 오웬 모스(Eric Owen Moss), 톰 메인(Thom Mayne) 등 LA 건축을 대표하는 유수의 건축가들이 교육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미국 LA 특유의 자유로운 건축의 원동력은 바로 이런 건축학교와 건축교육에서부터 나온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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