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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검정색은 마음껏 입으면 안 돼?”
1920년대까지만 해도 검정색 의상은 장례식에서나 입거나 노예의 의상이었다고 합니다. 일상에선 아무도 검정색 옷을 입지 않았죠. 죽음, 공포, 천대를 의미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의문을 품은 의상 디자이너 코코 샤넬은 검정색을 이용해 미니 드레스를 만들었습니다. 그때부터 검정색은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됐죠. 파티에서나 공식적인 자리에서 가장 무난하게 입는 컬러가 됐습니다. 검정색의 의미 혹은 용도를 바꾼 겁니다. 

이외에도 처음 생겨나 목적과 다른 용도를 가진 물건은 많습니다. 수술용 도구를 세척하기 위해 만든 소독용 세제는 구강청결제가 됐고, 중세 시대 유럽에서 바닥의 오물을 밟지 않기 위해 고안된, 남자 귀족이 주로 신던 하이힐은 패션 아이템이 됐죠. 많은 제품이 본래의 용도에서 절묘하게 변형됐을 때 오히려 더 많은 가치를 지니고 새롭게 각광 받았습니다. 이런 특징은 제품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브랜드도 다양한 쓰임새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빌보드 광고의 쓰임새

옥외 광고의 다른 쓰임새를 생각한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도시 곳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옥외 광고. 프랑스의 비영린 단체인 Hands Away. 여성혐오증과 성적 학대, 폭력을 방지하기 위해 설립된 Hands Away는 기발한 생각을 했습니다. 

▲HandsAway l Fearless Night l TBWA(출처: Ads Of the World)

파리 교외는 밤이면 어두워 위험해 보입니다. 성 소수자나 여성들에겐 위협의 대상이죠. 그래서 그들은 골목 곳곳에 있는 옥외 광고를 가로등으로 쓰기로 했습니다. 빛의 밝기를 20% 더 높여 지나가는 여성들을 안심할 수 있게 하고 지켜주는 용도로. 밤에는 어두워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광고판. 오후 9시부터 아침 7시까지 파리 근교에 있는 300개의 광고판의 불빛은 20% 더 밝아졌습니다. 두려움은 어두움에서 시작됩니다. 거리가 밝기만 해도 불안과 위험은 감소하죠. 밝아진 불빛 아래 Hands Away는 그들의 로고와 함께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여성과 성 소수자들이 밤에 안전함을 느낄 수 있도록 어두운 곳을 밝힙시다.”

말로만 캠페인을 펼치는 것보다 어두운 곳을 직접 밝혀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아이디어. 기존 광고판을 조금 더 밝히는 것만으로도 밤거리는 좀 더 안전해지겠지요. 옥외 광고는 Hands Away와 TBWA Paris에 의해 이렇게 근사하게 변했습니다. 
    

▲Adidas: Liquid Billboard(출처: Ads of Brands)

아디다스도 옥외 광고를 새롭게 탄생시켰습니다. 그들은 스포츠를 즐기는 데 마주칠 수 있는 모든 장애와 어려움을 없애기 위해 노력합니다. “Watch Us Move” 캠페인의 일환으로 스포츠를 즐기는 데 만나는 물리적, 정서적, 사회적 장벽이 무엇인지 설문 조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중동 여성들이 수영에서 만나는 어려움을 발견했죠. 중동의 많은 여성은 수영복 입기를 꺼립니다. 오직 12%만이 수영복이 편하다고 답했습니다. 신체를 너무 드러낸다는 이유로, 종교적인 이유로 수영복은 입을 수 없는 옷으로 여겨진 거죠.

게다가 아랍에미리트의 18세~42세의 여성들은 미디어가 수영복을 입은 여성의 이미지를 실제와는 다르게 만들어낸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아디다스는 그들을 위한 수영복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해변에 옥외 광고를 설치했죠. 최초의 ‘액체 빌보드’라고 칭했습니다. 옥외 광고지만 실제로 수영을 할 수 있는 수영장입니다. 높이 5미터, 수심 3미터, 11,500갤런의 물을 견딜 수 있는 아크릴 수영장. 이 수영장은 6월 24일, 3일간 공공 해수욕장에 설치됐습니다. 초대된 장애인 철인 3종 경기 선수 Dareen Barbar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등반가 Raha Moharrak를 포함한 수영선수들은 직접 이 풀에 찾아와 수영을 했습니다. 그 장면은 실시간으로 두바이몰 아이스링크의 큰 디지털 화면으로 스트리밍되었죠. 옆에는 아디다스 플래그십 스토어가 있습니다. 

누구도 물속과 물 주변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방해받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특별한 수영복. 부르키니 컬렉션까지 출시돼 머리를 가릴 수 있는 수영복부터 다양한 기능과 성능을 고려해서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수영복은 옥외 광고의 멋진 변신과 함께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옥외 광고를 단순 매체가 아닌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쓰임새를 생각해 크리에이티브함을 만들어낸 브랜드. 쓰임새가 달라지면 크리에이티브함도 이렇게 달라집니다. 
  

우리가 알던 그녀가 아닌 그녀들

미국의 거대 쇼핑몰, 아마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아마존 프라임을 광고하기 위해 그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인물의 캐릭터를 변경했습니다.

 

▲Rapunzel doesn’t need a prince(출처: Amazon)

첫 번째는 이야기는 라푼젤입니다. 긴 머리를 한 채, 자신을 구해줄 왕자를 기다리며 수동적인 모습으로 성에 갇혀 있던 라푼젤. 아마존은 라푼젤에게 다른 캐릭터를 부여했습니다. 적극적이고 독립적인 여성으로. 그녀는 어느 날 아마존을 생각해내고 하루 만에 배달되는 아마존 프라임을 이용해 사다리를 주문합니다. 그 사다리를 타고 내려온 라푼젤은 헤어샵을 열게 되죠. 그리고 자신의 긴 머리를 유행시키며 사업을 성공시킵니다. 

 

▲Cleopatra has a change of heart(출처: Amazon)

두 번째 주인공은 클레오파트라입니다. 그녀는 늘 하던 대로 신하들이 힘들게 끌고 가는 가마에 올라탄 채 사막을 건너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에디 머피 주연의 ‘Coming2America’를 보게 됩니다. 왕자 아킴의 관대함을  다룬 영화입니다. 그리고 깨닫죠. 신하들을 위해 자신도 관대함을 보여야겠다고. 바로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사막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장비들을 주문합니다. 그 이후론 원팀이자 같은 꿈을 꾸는 결속력 있는 관계가 되죠. 아마존은 프라임이 모든 것을 바꾼다고 얘기합니다.

물론 과장과 위트가 섞였습니다. 하지만 아마존은 캐릭터를 바꿈으로써 여성에 대한 시각과 역할을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다양성이 큰 화두가 된 만큼, 현대 여성의 시각을 반영하지 못하는 오래된 동화와 역사 속 여성을 지금에 맞게 바꿨고, 그 이야기는 유쾌한 결말을 이끌어냅니다.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에서 새로운 힘을 가진 이야기로 바뀌었습니다. 

선수가 메달을 따면 좋은 이유

▲Burger King: Whopper Medals(출처: Ads of Brands)

메달을 딴 선수들이 메달을 깨무는 장면은 올림픽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메달을 깨무는 걸까요? 버거킹 벨기에는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그 메달이 와퍼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깨무는 거라고. 그리고 ‘와퍼 메달’이벤트를 만들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실제로 올림픽에서 선수가 메달을 깨무는 순간, 그 장면을 캡처해 #WishItWasaWhopper 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SNS에 올리면 선착순 100명에게 공짜 와퍼를 제공하는 겁니다. 버거킹은 선수들이 메달을 딴 것보다 와퍼를 공짜로 먹게 된 당신을 부러워할 거라는 메시지를 잊지 않습니다. 

황당한 해석이지만 선수들이 메달을 깨무는 장면을 예사로 보지 않은 버거킹. 그들의 또 다른 해석은 재미있는 이벤트로 탄생했습니다. 메달의 새로운 쓰임새인 거죠.  

세상을 보는 유연함

운동할 때 흔히 사용되는 런닝머신은 원래 고문 도구였다고 합니다. 원래는 물레방아처럼 돌아가는 나무통 모양이었는데, 죄수들은 이걸 하루 6시간씩 끊임없이 돌려야 했다고 합니다. 사람의 동력으로 곡식을 찧은 거죠. 하루 운동량이 에베레스트산 절반을 오르는 것과 맞먹었다고 합니다. 이 형벌은 너무 가혹하다는 이유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몇 년 후, 런닝머신으로 다시 태어났죠. 게다가 골프는 여성들에게 금기시되는 운동이었습니다. 불과 27년 전만 해도 스코틀랜드의 골프 클럽은 ‘개와 여성 출입 금지’라는 팻말을 버젓이 내걸었죠. 

 

▲Super. Human. | Tokyo 2020 Paralympic Games Trailer(출처: Channel 4)

이렇듯 시대에 따라 많은 물건과 사람에 대한 인식 또한 변합니다. 그 변화는 결국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거고요. 전 세계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생각을 공유하고 문화를 공유하면서 ‘다양성’은 가장 큰 화두가 된 지 오래입니다. 많은 브랜드는 그래서 자신들의 시각이 누군가를 소외시키지 않았는지 늘 생각합니다. 영국의 채널4는 몇 년 전 패럴림픽 광고에서 장애 선수들을 ‘SuperHuman’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칸에서 그랑프리를 받을 만큼 주목받았죠. 하지만 이 표현이 오히려 실제 장애인의 모습을 왜곡시킨다는 걸 알았죠. 장애인들은 그들의 노력과 실제 생활에서의 경험이 광고에 담기길 원했다고 합니다. 채널4도 자신의 시각이 편향적이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Super를 지우고 Human’만 남는 광고 메시지를 만들었습니다. 영상에서는 그들의 강인함보다는 실제 생활에서의 모습을 담았죠. 그들이 부딪히는 어려움, 사회적 시각, 연습하는 시간들.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은 그들의 노력을 담는 것, 그것이 그들을 포용력 있게 바라보는 시각이겠죠.

시각을 바꾸고 용도를 바꾸는 일, 이 작업을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건 유연함입니다. 사물을 사람을 정해진 대로 보지 않고 오히려 금기시된 것에 의문을 갖고 들여다보는 일. 유연함은 좋은 변화의 시작입니다.  

Posted by HS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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