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캠페인에서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것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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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광고 캠페인을 준비한다. 캠페인은 첫째, 사람들이 주목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하며, 둘째, 그 모인 시선에 긍정적인 모습을 투영시켜 스스럼없이 구매를 고려하게끔 만들어야 한다. 이 때문에 캠페인은 임팩트 있는 노출을 만들기 위해 가급적 짧게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과정 자체에 소요되는 물리적인 시간을 비롯하여 만약에 있을 외부의 부정 요인으로부터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는 최소한을 고려하여, 1~2개월 정도의 기간을 설정할 뿐이다. 이렇게 단기간에 결정되기 때문에 준비 과정은 쉽지 않다. 메시지의 방향성은 다양한 광고 대행사의 (프레젠테이션이라고 불리는) 대면 제안을 받을 정도로 깊게 고민되고, 어렵게 선택된 제안마저 수십 번 이상 수정된다. 매체 역시 계획된 기간에 경쟁사의 진입은 없는지, 우리가 최적의 조건으로 나갈 수 있는지 등 다양한 상황을 검증하고, 이전 어느 때보다도 높은 보너스율과 같은 특별한 효율 혜택을 내걸며 시동을 건다. 마침내 하나의 캠페인에 막이 열리고, 때때로 발생하는 많은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보장된 노출량을 달성하고, 의도된 메시지를 인지시키며, 그 자체로 구매를 고려할 수 있게끔 만든다. 이것이 하나의 프로젝트 혹은 캠페인으로서 순환되는 기본적인 광고업계의 생리다.

하지만 디지털 캠페인은 조금 다르다. 초창기 디지털 캠페인 역시 전통적인 광고 캠페인의 관습을 따랐다. 잘 만들어진 메시지를 가장 효율적인 매체를 통해 1~2개월 안에 승부를 보는 것이 기존의 광고 캠페인들과 같았다. 다만 한 가지, 기존 캠페인에서와 같이 “광고가 보여졌다”는 노출 기반의 성과 요소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볼 수 있는 매체라는 특성을 살려 “반응, 참여”에 대한 성과 요소가 좀 더 확장되었다. 최근에는 디지털 매체의 데이터가 보다 더 정교하게 분석 가능해지고 안정화 됨에 따라 반응, 참여 외에도 “사이트 트래픽 창출, 회원 수 증가, 심지어는 매출 기여”까지 디지털 캠페인의 성과 요소는 더 확장되는 추세다. 성과를 도출하는 과정은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광고 캠페인의 기준에서 이것은 때로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최근 대표적인 광고 캠페인 매체인 TV마저도 디지털이 새롭게 만든 성과 요소의 룰을 따르려고 한다. TV 노출 시간에 일어난 몇 가지 고객 반응을 가지고 캠페인에 도움이 됐느냐를 규명하려는 노력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TV가 가진 직접적 영향력을 규명하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는 일이다. 허나 그간 디지털에서의 직접 영향력을 밝히려는 노력이 오로지 디지털 매체의 보장된 성능만을 검증하는 일이 되어 버렸던 점을 고려하면, 결국 TV 매체에서 직접적인 영향력(반응, 참여, 그 이상의 매출까지)을 즉각 증명할 수 없는 한계가 나타났을 때, 오히려 매체가 더욱 소외되는 이유만 만들게 된다. 가성비가 좋고 매출까지 보장형으로 만들어주는 디지털 매체에 비해 TV 매체가 따라가 증명하고자 하는 미래 방향성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이 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데이터 시대에 맞는 광고 캠페인이란 어떤 것일까? 가장 기본적인 시작은 기존 TV와 같은 캠페인성 매체와 디지털과 같은 장기적 관리 매체의 ‘구분’이라 생각한다. 사실 한동안 캠페인의 성과를 분석하는 쪽에서 많이 다뤘던 방식은 TV, 디지털 등 이종의 매체에서 측정되는 노출량을 통일하고, 궁극적으로 고객의 도달률 총합을 측정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과거 캠페인의 대표적인 성과 요소인 노출을 다시 한번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드는 것이었는데, 노출이 중요성이 낮아진 지금의 데이터 시대에는 캠페인에 대한 하나의 지표로밖에 해석하기 어렵다. 여전히 자기 기준을 가지고 노출량을 활용하는 광고주에는 물론 유용할 수 있겠지만, 보다 궁극적으로 다양한 마케팅 KPI와의 연결을 고려하는 광고주의 니즈에는 어울리지 않는 지표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TV와 디지털의 구분이 각각의 메시지를 담는 엄격한 분리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핵심 메시지는 하나의 광고 캠페인 안에서 공유하되, 디지털에서는 TV와는 다른, 보다 장기적 관점을 가지고 꾸준히 소통해야 할 별도의 파생된 메시지들을 통해 고객을 만나야 한다. 그런 장기적 소통을 통해 만들어진 흔적(이 흔적이야말로 제대로 된 데이터라고 생각한다)이 광고 캠페인 이외에 작용할 수 있는 고객의 변화, 시장 상황의 흐름, UX 문제 등을 읽어낼 수 있는 동력이 되고, 그것이 다시 광고 캠페인의 메시지로 흡수될 때, 비로소 데이터 시대에 맞는 캠페인이 탄생할 근거가 된다고 믿는다. 


지금까지 광고 캠페인은 어떻게 본다면 아픈 환자에게 처방하는 치료제와도 같았다. 즉각적인 효능을 통해 당장 급한 브랜드의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보는 것이다. 이런 치료제를 항상 복용할 수는 없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고객 역시 계속된 캠페인에 갈수록 무뎌진 반응으로밖에 답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데이터가 포함된 디지털 캠페인은 그간 치료제가 감당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감당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브랜드에 대한 진단이자, 장기적으로 체질을 개선해 주는 역할로 말이다. 지금의 브랜드가 가진 문제를 해석하고, 여러 치료법 중 단기적인 처방과 장기적인 관리, 어떤 것을 선택할지는 광고를 만드는 우리들의 영원한 고민거리일 것이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