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들은 손가락 끝의 촉각을 활용해 지면에 점이 찍혀 있는 책을 읽습니다. 크고 작은 6개의 점을 모아 문자와 부호를 나타내는 이 특수 부호글자를 이른바 ‘점자’라고 부릅니다. 1829년 프랑스 시각장애인 ‘루이 브라유’가 고안한 이 부호글자는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가 지금까지도 시각장애인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1926년 11월 4일 한글점자 연구를 진행해오던 송암 박두성 선생이 훈맹정음(訓盲正音)을 발표하고, 1982년에는 ‘한국점자통일안’이 새롭게 선보이게 됩니다.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으로 불리는 박두성 선생이 한글 점자를 발표한 날을 기념해 만든 것이 바로 ‘점자의 날’입니다. 오늘 HS애드 블로그에서는 점자의 날을 기념하여 점자와 관련된 감동적인 해외 광고를 소개해 드립니다.
특별한 사랑을 전하는 크리스마스 선물 - Levi’s®
리바이스의 광고는 한 남자의 시선과 이동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매장 앞, 청재킷을 보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선물하려는 듯 세심하게 옷을 고르던 남자는 매장에서 진행하는 이벤트를 눈여겨봅니다. 옷을 구매하면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으로 커스터마이징 해주는 이벤트에 고객들은 각기 원하는 문구나 디자인을 요청하죠.
남자도 커스터마이징을 진행해주는 장인에게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을 요청합니다. 단순한 디자인이 아니었는지, 장인이 권하는 위치나 디자인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위치까지 지정해 주며 진지하게 디자인을 의뢰합니다. 남자가 원하는 디자인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자 장인은 이내 남자의 의도를 알았다는 듯이 활짝 웃습니다.
▲ 손으로 글을 읽는 아들을 위한 진심을 담은 특별한 선물. 커스터마이징이라는 디자인을 활용해 점자를 표현하며, 점자를 매개로 부자간의 진한 사랑을 표현한 광고(출처: Levi’s® 공식 유튜브)
스터드 장식이 완료된 옷은 다름 아닌 아들을 위한 선물이었습니다. ‘네가 가는 곳이 어디든, 내가 항상 거기 있을 거야’라고 옷에 새겨진 아빠의 마음을 확인한 아들은 아빠에 대한 진한 고마움과 사랑을 느낍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아들을 위해 패션의 하나인 커스터마이징을 점자로 표현해 의미는 물론 패션 브랜드로서의 센스까지 한 번에 담아낸 리바이스의 2018 홀리데이 광고였습니다.
당신도 사랑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습니다 - Rice Krispies
우리에게는 일상적이고 단순하게 감동을 주는 일들이 누군가에게는 닿지 않아 아쉬움을 남기기도 합니다. 이 광고는 바로 이 점에 초점을 맞춰 제작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즐겨 먹는 스낵 표지에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고안된 이 아이디어는 이 광고의 주인공인 엠마에게만큼은 닿지 못합니다. 그녀는 시각 장애가 있어 보는 것이 자유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엠마의 엄마가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작성해 그녀에게 보내도 그녀는 그것을 읽을 수 없습니다. 엄마는 자신의 딸에게 남들은 매우 쉽게 전달되는 사랑을 전하지 못하는 상황에 서운하고, 소외감까지 든다고 이야기하죠. 여기에서 이 제품은 한 가지 아이디어를 고안해 냅니다.
▲ 점자로 메시지를 붙여 눈이 안 보이는 사람들에게도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출시된 스티커(출처: Rice Krispies 공식 유튜브)
바로 점자로 된 메시지 스티커를 제작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단어들로 이루어진 점자 스티커는 엄마가 엠마에게 사랑을 전달할 수 있는 메신저로서 충분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엠마는 엄마의 사랑을 느끼며 스낵까지 즐기는 두 가지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죠.
모두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전달하고 싶다는 착한 마음에서 시작된 이 광고는 사랑을 더 쉽게 전달하라며 끝납니다. 일상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길 바라는 Rice Krispies의 착한 아이디어가 담긴 광고였습니다.
마음으로 보세요 – 코카콜라 Braille
코카콜라는 캔에 사람 이름이 인쇄된 패키지를 출시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자신은 물론 친구의 이름을 찾아 이름이 새겨진 콜라를 선물하는 것은 소소한 즐거움을 준 이벤트였죠.
▲ 패키지에 이름을 새겨진 출시한 제품, 많은 이들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준 이벤트 패키지였다. (출처: 코카콜라 네임 이벤트 패키지)
그러나 이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 주인공이 등장하는 것이 바로 오늘 소개할 광고입니다. 멕시코시티에 사는 주인공은 남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물을 봅니다. 그는 눈을 통해 볼 수 없고, 손끝을 통해서 세상은 물론 타인을 알아가는 맹인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손끝을 통해 보기 때문에 때로는 눈으로 보는 사람들보다 더 중요하게 대상을 인식한다고 생각하고 있죠.
손끝으로 사물을 읽을 수 있는 주인공은, 캔에 인쇄된 이름이 주는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에 코카콜라는 손끝으로 글씨를 읽는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디자인의 패키지를 출시하게 됩니다.
캔의 표면에 점자로 사람들의 이름을 새긴 패키지를 출시해, 앞을 보지 못하는 이들에게도 자신의 이름이 인쇄된 캔을 만지며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이렇게 진행된 이벤트의 반응은 매우 좋았고, 이 이벤트는 멕시코시티 시내, 영화관 등 다양한 장소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물론 이 이벤트로 많은 시각 장애인들이 소소한 행복을 공유하기도 했고요. 광고가 끝날 무렵 주인공은 이야기합니다. 이것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닌 영혼을 담은 챌린지라고 말이죠. 소외된 누군가를 위해 진행한 이벤트와 그들의 생각까지 느낄 수 있었던 코카콜라의 점자에 관한 광고였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린 광고는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아주 당연하고 사소했던 이벤트가 누군가에게는 참여할 수 없어 소외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사회에서 아주 작은 배려로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까지 도와준 광고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점자의 날을 맞아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과 이러한 일상이 타인에게도 당연할 수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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