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9-10 : 브랜드 관리 - 사례를 통해 본 브랜드 자산의 구축...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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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를 통해 본 브랜드 자산의 구축 의미와 성과  
 
 브랜드 관리 - 1
 
강 병 규 | 인터브랜드 실장
kangcon@naver.com
 
최근 들어 ‘브랜드 자산’이라는 말이 자주 회자되고 있다. 또 <비즈니스 위크>와 같은 세계적인
언론이 ‘세계 100대 브랜드’를 발표하는 등 ‘브랜드’라는 말이 우리 곁으로 가깝게 다가옴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이제 브랜드에도 가격을 매길 수 있다는 점에 어느 정도 동의하고 있는 것 같다.

‘품질의 차별성’에서 ‘기업 자산’으로 인식 전환
브랜드의 어원을 살펴보면 여러 가지 설이 있을 수 있으나 노르웨이의 고어인 ‘브란드르(brandr)’
에서 유래했다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듯하다. 이 ‘브란드르’라는 말은 ‘태우다(burn)’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과거 농업과 목축이 주요 산업이었던 시절 농부들이 자신의 소나 가축에 자신의
것임을 표시하고자 했던 행위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즉, 최초의 브랜드의 의미는 ‘구별’의 의미였던 것이다.
이후 상업의 발달로 지중해 등에서 발견되는 토기 등에 특수한 표지를 남긴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시기의 표지는 ‘식별’과 더불어 ‘품질에 대한 보증’과 같은 역할을 했다. 이에 대한 증거로 고대 로마 상법에는 이미 알려진 표지를 사용하는 토기에 대한 모방을 금지하고 있는 것을 들 수 있는데, 현재 대영박물관에 로마시대의 모방 표지를 한 토기의 실제 사례가 있다고 한다. 즉, 이 시기에 이미
‘품질의 차별성’을 알리는 의미로 브랜드를 활용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오늘날의 브랜드의 의미도 이와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오늘날 기술의 발달, 통신과 교통의 발달은 제품(또는 서비스)의 질적 차이를 매우 좁히고 있다.
실제로 세계 30개국을 대상으로 상품 수십 여 종의 차별점을 조사한 결과 평균 60% 이상의 소비자들이 그 차이점을 느끼지 못한다고 응답했다고 한다<그림 1>. 이러한 시대 환경 속에서 브랜드는 이제 상품의 차별성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브랜드에 대한 접근은 과거와 다른 점이 있다. 그것은 이제 브랜드는 상품의
마케팅에 있어서 차별적인 가치를 표현하는 것을 넘어 자산으로서의 가치, 즉 사고 팔 수 있는 가치를 지닌 기업 자산의 하나라는 것으로 인식이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한 예를 보자. 미국 뉴욕의 투자은행인 Kohlberg Kravis Roberts는 1989년에 RJR 나비스코(RJR Nabisco)를 310억 달러에 사들였다. 당시 나비스코는 윈스톤 담배, 나비스코 크래커 등과 같은
유명한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Kohlberg Kravis Roberts는 나비스코의 공장 시설이나 설비 등에 관심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브랜드라는 무형자산의 잠재적 가치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또 하나의 예로, 네슬레(Nestle)도 영국의 Rowntree가 가지고 있었던 Aero·Smarties·Kit-Kat 등과 같은 유명 과자제품 브랜드에 대하여 1988년에 50억 파운드를 지불하고
소유권을 넘겨 받았는데, 당시 이 가격은 장부상 순자산의 다섯 배에 가까운 엄청난 금액이었다.
이러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20세기 후반에 들어오면서 브랜드는 기업의 자산으로서 기업전략의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강력한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하여야 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수없이 많은 방향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그들의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기 위해 벌인 여러 가지 노력들을 정리해 보면 대략 다음의 세 가지
측면에서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


브랜드 자산의 효과적 구축을 위한 세 가지 포인트
첫째, 일관성(consistency)을 유지하는 것이다.
브랜드는 각각의 소비자들 마음 속에 일련의 개성(personality)을 가지고 자리하고 있다. 사람도
일정한 성격과 행동의 모습을 보여 줄 때 타인에게 믿음을 주듯이 브랜드도 그러한 것이다. 즉,
어떠한 브랜드가 하나의 이미지를 강력하게 고객들에게 심었을 때, 그것이 해당 산업분야 내에서 바람직한 이미지라고 한다면 기업은 이러한 브랜드 이미지를 계속해서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그 사례로 애플(Apple) 컴퓨터를 들 수 있다. 한때 애플은 개인용 컴퓨터를 가장 먼저 실용화하였다. 특히 사용자의 편리성에 초점을 맞춘 운영체계 등은 IBM컴퓨터에 비해 훨씬 우수한 성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IBM컴퓨터가 보편화되면서 애플은 큰 위기에 처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브랜드에 대한 점검과 변화를 시도하였다. 그 조치로 일단 브랜드의 근간을 이루는 기본적인 시각, 즉 컴퓨터를 바라보는 시각을 혁신적으로 전환하였다. ‘컴퓨터가 인간의 업무를 대신
하고 이로 인해 인간이 기계에 종속된다’는 컴퓨터에 대한 일반적인 시각을 벗어나 ‘컴퓨터는 인간을 위한 도구이고 인간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주인’이라는 인식을 하게 된 것이다. 한마디로 애플이 생각하는 컴퓨터는 인간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필요한 지원 도구라는 것이다<그림 2>.
이렇게 브랜드의 근간을 새로 마련한 애플은 기업의 모든 활동에 이를 적용시켜 나갔다. 각종 IT 쇼에서 인간 친화적인 컴퓨터라는 그들의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누드 페인팅을 주제로 한 퍼포먼스를 실시하는가 하면, 독창적인 컴퓨터 디자인으로 눈길을 끈 ‘누드 Mac’ 등을 출시하는 등 컴퓨터 디자인에까지 최대한 자신들만의 개성을 불어넣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하여 애플은 결국 ‘창조적인 인간을 위한 창조적인 컴퓨터’라는 특별한 브랜드 자산을 획득하게 된 것이다.
 
 
 

둘째, 자신의 브랜드의 강점을 활용한 적절한 포지셔닝을 하는 것이다.
그 예를 보자. 하겐다즈(Haagen-Dazs)는 아이스크림 시장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조사를 실시하였다. 그리고 이를 통해 세 가지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기존 아이스크림 시장은 어린이들을 위한 시장이었으며, 어른들은 아이스크림을 어린이에게 살이 찌게 하는 좋지 않은 식품이라 생각하고, 또한 어린이들이 즐겨 먹는 아이스크림 시장에는 이미 강력한 경쟁자들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은 다른 경쟁사 제품에 비해 유지방이 가장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맛은 매우 좋지만 살이 찐다는 부정적인 측면에서는 가장 불리하다고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을 인식한 하겐다즈는 어린이를 위한 기존의 아이스크림 시장을 과감히 버리고 어른들을 위한 아이스크림 시장을 창출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포지셔닝 전략을 광고·패키지·유통·프로모션 활동 등에 모두 적용하기 시작했는데, 이때의 브랜드 컨셉트는 ‘어른들을 위한 프리미엄 프로즌 디저트’였다.
이에 맞춰 상품 패키지는 검정색과 골드를 활용하여 프리미엄 이미지가 드러나도록 하였고,
고급스러운 번화가에 전문점을 설치하는 등의 유통전략을 구사했다. 초기에는 슈퍼마켓 등에서
판매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또한 프로모션도 성인층을 위한 이벤트나 공연 등에만 한정해 실시
하였고, 광고의 이미지도 성인 남녀의 에로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이미지로 전개하였다<그림 3>.
이러한 노력의 결과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은 성인층을 위한 고가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을
창출할 수 있었고, 결국 이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브랜드로 포지셔닝하는 달콤한 결실을 얻게 된 것이다.

 
셋째, 브랜드의 가치를 직원과 경영자들이 함께 공유하는 내부 커뮤니케이션(internal communi-
cation)이 원활히 이루어져야 한다.

‘브랜드 자산은 체험’이라는 말이 있다. 최근 들어 ‘체험 마케팅(experiential marketing)’이라는
용어가 자주 사용되고 있는데, 실제로 기업들은 고객에게 한 약속을 고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스타벅스(STARBUCKS)는 프랜차이즈 식품점 중에서 최근 가장 급속한 성장을 이룬 업체 중의
하나다. 이러한 스타벅스의 성공 요인은 여러 가지로 논의될 수 있지만, 브랜드 관리가 그 핵심
중의 하나였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최근 인터브랜드(Interbrand) 및 <비즈니스 위크>가 발표한 세계 100대 브랜드 가운데 스타벅스는 맥도날드(8위), 버거킹(90위)에 이어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로는 3위, 전체로는 93위에 오를 만큼 브랜드 자산 측면에서 급성장하였다.
그런데 이렇게 브랜드 자산이 급성장하게 된 요인 중 하나로 직원들에 대한 철저한 교육을 통해
고객 서비스에서 탁월한 이미지를 유지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이를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스타벅스는 기분이 상한 점원들은 고객에게
친절할 수 없고, 그것은 고객의 체험을 나쁘게 하며, 이는 결국 스타벅스의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는 데에 기본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 따라서 점원들의 자질 향상을 위한 철저한 교육과 인사정책을 실시하며 직원들에게 혁신적인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고객 서비스에 만전을 기하였다. 특히 파트
타임으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도 스톡옵션을 제공하여 고객에 대한 서비스가 자신의 이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을 갖게 함으로써 직원들이 철저한 서비스 마인드를 갖게 했다는
것이다.
이제 모든 기업들이 강력한 브랜드 자산을 갖기를 원하고 있다. 시장 내에서 더욱 차별적인 포지셔닝을 하기 위해서, 또는 고객들에게 신뢰받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 좀더 솔직히 말하자면 더 많은 판매를 위해서 기업들은 강력한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수많은 방법이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떠한 방법이라 하더라도 그 중심에는 고객의 입장에서 브랜드가 관리되어져야 한다는
분명한 원칙이 존재한다.
제품은 공장에서 만들어지지만 브랜드는 고객의 마음과 머리 속에서 구축되기 때문이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