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의 시대, 호텔의 변화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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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캉스 계절인 여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올해 여름 여러분은 즐겁게 보내셨나요? 휴가철 나들이를 고민할 때 행선지 다음으로 먼저 생각하는 것은 ‘어디서 머무를 것인가’입니다. 예전에는 단순히 목적지에서 하룻밤 머무르는 숙박 장소의 개념으로 생각되었던 호텔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도심 속 힐링 공간’으로 다시 포지셔닝 되고 있는데요. 호캉스, 찍캉스, 키캉스 등 요즘 주변에서 들리는 용어들만 보아도 호텔이 단순히 숙박 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휴식과 놀이의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경험의 가치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나의 취향을 표현하는 또 다른 수단으로 ‘호텔 놀이’가 각광받고 있는 것이죠. 오늘은 이런 호텔 공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도심 속 힐링, 밀레니얼 세대들의 놀이 장소 

호텔 놀이의 꽃, 클럽라운지

이제 주변에서 익숙한 단어인 호캉스(호텔+바캉스의 합성어)는 특별한 여행지나 외국이 아닌 가까이 있는 호텔에서 여러 시설들을 즐기면서 휴식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자 새로운 여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호텔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즐기는 휴식이라는 의미를 생각해볼 때 많은 호텔에서 운영 중인 클럽 서비스는 호캉스를 즐기기에 최적입니다. 별도로 마련된 라운지 층에서 제공되는 특별한 서비스와 함께 스파, 수영장, 휘트니스, 레스토랑 등 호텔 내 다양한 공간들을 마음껏 즐길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클럽라운지에서 운영하는 조식, 애프터눈티와 주류가 무제한으로 포함된 해피아워로 인해 흔히 호텔 놀이는 클럽라운지로 대표된다고들 합니다. 그렇기에 각 호텔은 라운지 층을 최적의 뷰와 럭셔리한 인테리어를 기본으로 호텔을 대표하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죠. 특급호텔들은 각 호텔이 자랑하는 포인트를 전면에 내세워 클럽라운지 공간을 만듭니다. 뷰가 좋은 호텔은 고층에, 컨셉이 강한 호텔은 대표적인 인테리어로 승부합니다. 여기에 ‘인스타그래머블’한 애프터눈티와 해피아워 서비스가 만났으니 호캉스를 찾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어필할 만합니다. 


▲ 특유의 클래식 인테리어와 더불어 고급 식자재를 이용한 음식과 부대 시설로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클럽라운지 중 하나인 신라호텔(좌), 79층에 위치해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유럽풍 라이브러리 컨셉의 시그니엘 클럽라운지, 살롱 더 시그니엘(우) (출처: 공식 홈페이지)

특정 타깃에 어필하기, 스페셜 패키지 서비스 

호텔은 대개 가족, 연인, 친구 등 가까운 사람들이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방문합니다. 방문객과 방문 목적이 명확한 만큼 호텔들은 타깃에 따른 다양한 프로그램과 패키지를 런칭하여 운영하고 있는데요. 요즘 가장 인기 있는 테마는 키즈 공간과 파티 공간입니다. 특히 멀리 가기 힘든 어린 자녀를 둔 가족 고객에게 어필하기 위해 많은 호텔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놀이 공간 및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키즈라운지나 키즈풀 같은 어린이 전용 시설 및 키즈 메뉴, 객실 인테리어 등 맞춤형 공간으로 점점 더 업그레이드되고 있죠.


▲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테마로 꾸민 여의도 켄싱턴 호텔, 띠띠베드룸 & 포인포키즈룸(출처: 공식 홈페이지)

반면에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의 아트파라디소처럼 노키즈존으로 운영되는 호텔도 있습니다. 연인 또는 친구들과 파티 및 프라이빗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럭셔리 부티크 호텔을 표방하는 아트파라디소는 젊은 파티 피플을 타깃으로 테마에 충실한 공간부터 서비스까지 선보이고 있죠. 전체적으로 낮은 조도, 블랙과 레드 컬러의 인테리어로 개성 있는 공간과 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파티용품도 무료로 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특히 투숙객이 사전 예약을 통해 1시간 동안 전체 공간을 통째로 빌릴 수 있는 스파 시설이 인상적인데요. 브라이덜샤워, 프로포즈, 할로윈 파티 등 언젠가부터 국내에서도 파티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철저하게 파티 피플에 어필하겠다는 컨셉은 아트파라디소가 가진 강점으로 친한 친구들과의 프라이빗 파티를 계획 중인 사람이라면 한 번쯤 고려해 볼 만한 공간입니다.  


▲ 2개의 섹션과 바 공간으로 프라이빗 파티를 위한 예약제로 운영되는 아트파라디소의 사교 공간 '파나쉬'(좌)와 와인냉장고와 스피커, 파티에 최적화된 가구 등이 비치된 아트파라디소 객실(우) (출처: 공식 홈페이지)


럭셔리 문화의 중심지, 오감이 즐거운 공간

예술과 만남의 장소, 미술관 호텔(아트페어, 갤러리)

호텔 디자인 프로젝트는 공간 디자이너에게 있어서 가장 매력적인 영역입니다. 세련된 감각과 더불어 세심한 공간 스타일링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특히 5성급 고급 호텔은 예술 작품을 통한 디스플레이에 공을 들이는데요. 대개 로비에는 유명작가의 큰 그림이나 조각품이 설치되고 복도 및 객실 등에도 예술 작품을 인테리어에 접목해 호텔의 이미지를 만들어 냅니다. 그렇기에 이런 호텔 브랜드는 미술품 시장에서 가장 큰 고객이기도 하죠. 매년 호텔 공간을 빌려 아트페어가 열리고 있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여러 지역의 대표적인 호텔에서 열리는 호텔아트페어는 객실을 전시 공간으로 사용하여 익숙한 공간 안에 자연스럽게 배치된 미술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호텔 객실에서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여, 미술을 잘 모르는 방문객에게도 좀 더 친숙하게 작품을 접할 수 있게 합니다.


▲ 지난 8월 8일부터 11일까지 4일간 그랜드인터콘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아시아호텔아트페어(AHAF), 호텔아트페어의 대표격으로 2008년 첫 시작 후 매년 홍콩과 서울에서 연 2회 개최되어 고급 호텔을 이용한 이색적인 아트페어로 자리매김하였다

아예 갤러리를 공간 안으로 도입한 호텔들도 있습니다. 호텔 내 공용공간을 할애하여 갤러리를 운영하거나 외부 미술관과 협업하기도 합니다. 홍대 서교호텔 자리에 전면적인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통해 다시 탄생한 라이즈오토그래프 컬렉션(이하 라이즈호텔)의 경우, 홍대라는 지리적 특성과 젊은 감각의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 호텔을 표방하고 있는데요. 덕분에 오픈 직후부터 핫 플레이스로써 국내외적으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곳입니다. 특히 공간 구성 및 스타일링에서 세계적인 아티스트나 감각적인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통해 라이즈호텔만의 개성을 구축하였는데요. 여기에서 더 나아가 크리에이터들의 문화 공간이라는 컨셉에 어울리도록 지하 1층에는 아라리오갤러리를 유치하여 주로 젊은 작가들의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전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 젊음과 실험정신, 참신함으로 대변되는 홍대의 지역성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하여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선보인 라이즈호텔(좌)과 이에 걸맞게 신진작가 위주의 혁신적인 전시를 주로 소개하는 아라리오갤러리 라이즈호텔점(우)

라이즈호텔과 같은 메리어트 브랜드 계열인 르메르디앙 호텔도 1층에 갤러리 M컨템포러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라이즈호텔보다는 좀 더 대중적인 국내외 유명작가의 전시를 선보이는데요. 공간이 위치한 호텔의 이미지에 따라 소개하는 전시의 특색도 달라짐을 알 수 있습니다. 


감성을 키울 수 있는 문화 공간 – 서점, 라이브카페, 레스토랑 

사실 미술품은 호텔 공간을 꾸미는 가장 핵심적인 아이템이기에 호텔의 갤러리화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보통 호텔 로비 1층은 호텔의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유명작가의 예술품들로 채워져 있죠. 이에 호텔들은 미술품 외에도 다른 특색있는 문화 요소들을 도입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술품처럼 인기 있는 테마는 라이브러리입니다. 주제와 컨셉을 정한 북 큐레이션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자 호텔 안에도 책을 테마로 만든 공간들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특히 아난티계열 호텔에서 운영 중인 ‘이터널 저니’가 대표적입니다. 끝없는 여행이라는 이름처럼 호텔 내 위치하는 문화 공간인 이터널 저니는 공간 내 외부 인테리어에 활용된 글귀부터, 자유롭게 독서를 즐길 수 있는 내부와 책을 주제로 한 예술 작품들로 이루어진 스타일링 그리고 관련 소품 판매 공간까지 책을 매개로 한 호텔 내 복합문화공간의 면모를 잘 보여줍니다. 투숙객이 아니어도 자유롭게 방문 가능하기에 호텔을 찾는 또 다른 이유를 만들어주는 공간이죠.   


▲ 아난티남해의 ‘이터널 저니’, 서점, 편집숍, 레스토랑으로 이루어진 복합문화공간이다(출처: 공식 홈페이지)

이외에도 라이브 음악을 통한 음악 여행, 고급 레스토랑에서 즐기는 미식 여행도 호텔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즐거움입니다. 


휴식, 문화, 예술, 쇼핑과 만남까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변화하는 호텔 

과거의 호텔은 여행이나 비즈니스 등 이벤트가 있을 때 방문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런 호텔들이 다양한 서비스와 공간 디자인의 변화를 통해 특별한 이벤트가 없어도 머물고 싶게 하는 곳으로 탈바꿈하여 새로운 여가 영역을 만들어냈습니다. 최근 많은 브랜드가 브랜드에 라이프스타일 코드를 도입하기 위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의 변화를 시도하는데요. 패션이나 리빙 브랜드의 호텔 사업 진출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의 체인지를 위한 일환이라 볼 수 있죠. 체험의 가치가 중요해지면서 호텔 공간들도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진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호텔이 가지고 있는 여행, 고급, 세련의 전통적인 이미지에 다양한 시도와 컨셉화를 통해 새로운 경험의 가치를 더해 개성과 스타일을 중시하는 세대의 니즈를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깐의 힐링과 작은 호사를 누리고 싶다면, 다가오는 가을 호캉스를 계획해 보는 건 어떨까요?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