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놀로지 발전과 콘텐트 마케팅 #3. 메시지 수용성과 미디어 전략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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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애드 블로그는 테크놀로지 발전에 따른 미디어의 변화와 광고전략의 트렌드를 짚어보고자, 김주영 교수의 칼럼을 게재합니다. 이번에 게재되는 김주영 교수의 칼럼 3편을 통해 광고전략의 주요 화두인 콘텐트 마케팅의 정의와 케이스, 그리고 통합 마케팅 관점에서의 콘텐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종합적으로 다룰 예정입니다. ‘콘텐트 마케팅 성공의 세 가지 요소’를 짚어본 지난 편에 이어, 마지막 편인 이번 시간에는 메시지 수용성과 미디어 전략에 대해 알아봅니다. 급변하는 테크놀로지 사회에서 미래를 선도하는 광고 전략 트렌드는 어떠한 것일지 김주영 교수가 전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시기 바랍니다.


메시지 수용자: 소비자이기 이전에 사람

현 인류의 분류학상 명칭인 호모사피엔스에서 사피엔스(sapience)는 라틴어로 ‘wise’, 즉 지혜롭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발현된 직립보행(homo-erectus), 삶의 질 개선을 이끈 불의 이용, 석기부터 철기까지 발전된 도구의 등장(homo-habilis) 등과 같은 전환점은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 및 인식체계를 혁명적으로 shift(단순한 변화가 아닌)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밖에도 현재 우리 삶을 가능하게 하는 수많은 요소의 발견과 발명(예를 들어, 음악, 술, 자동차, 안경)은 인간의 sapient함을 통해 새로운 것으로 조합되고 발전해 왔으며, 앞으로도 발전해 갈 것입니다.


미디어 역시 소리(예: 종)나 불(예: 봉화 - 烽火)과 같은 signal agents(신호기기)를 사용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13세기 이후에는 금속활자의 발명으로 글의 빠른 복제생산이 가능해졌으며, 거듭된 기술발전 끝에 신속 복제된 글의 공유체계가 사회적 시스템(예: 책방, 우편 서비스, 신문판매대)으로 구축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더 나아가 전자화 및 디지털화를 통해 글의 생산과 공유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글의 생산과 공유는 곧 사람의 생각이나 아이디어의 생각과 공유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내 생각을 불특정 다수의 친구에게 알리고 싶을 때 이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바로 알릴 수 있습니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불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호모사피엔스 이외에도 인류를 지칭하는 여러 닉네임이 있는데, 이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는 것도 현시대의 소비자, 즉 현시대의 사람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먼저 호모이코노미커스(homo economicus), 즉 ‘경제적 인간’이라는 닉네임이 있습니다.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로서 개인적 효용의 극대화를 위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을 추구한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호모레사이프로칸스(homo reciprocans)라는 개념도 있는데, 인간은 자신이 처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타인과 협동하는 주체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또한 인간의 문화와 사회에서 ‘플레이’ 개념의 중요성을 얘기하는 유희적 인간(호모루덴스–homo ludens)이라는 닉네임도 있습니다. 종합해 보면, 인간은 이기적, 합리적, 협동적, 유희적인 선택을 하는 동물입니다. 여기에 테크놀로지 발전이 함께 하면서 이 모든 인간의 특성이 테크놀로지의 옷을 입고 우리에게 와 있는 것 같습니다. 이기적이고 합리적인 인간은 인터넷에서 선택적으로 정보를 처리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협동적 특성을 나타내며, 유튜브와 같은 미디어를 통해 유희적인 소비 또는 생산을 이끌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번 ‘테크놀로지 발전과 콘텐트 마케팅 #1’에서 인터넷의 혁명적 역할에 대한 생각을 전해 드렸습니다. 1990년대에 일반인들이 사용하기 시작한 인터넷이 정보의 연결(net)이었고, 이후에 상거래의 연결(net)로, 또 사람 간, 지식 간, 그리고 사물 간의 연결(net)로 인터넷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 주된 견해였는데요. 새로운 미디어들은(media 단어 자체가 복수명사입니다만, 편의상 이렇게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기존의 미디어와 교차연결(trans-connection) 및 교차작용(interaction)을 통해 더욱 복잡하고 개인화가 가능한 방향으로 무한한 이용 가능성을 창조해 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테크놀로지 발전과 콘텐트 마케팅 #1. 미디어와 광고전략의 트렌드 변화(바로가기)


테크놀로지와 사람, 광고 그리고 콘텐트마케팅

2013년에는 소셜미디어가 보편화되고 우버와 같은 공유경제가 상용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소비자가 스마트홈과 같은 IoT 개념을 인식하기 시작한 이 무렵, 미국 인터렉티브광고협회(IAB-Interactive Advertising Bureau)의 당해 MIXX 컨퍼런스의 주제는 ‘광고는 ______?’(‘ADVERTISING IS _____?’)였습니다. 미디어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광고인 자신들조차도 광고가 무엇인지 답하기 어려워진 정체성의 혼란을 여실히 보여주는 주제였습니다.


▲ ‘광고가 무엇인지’에 관한 주제로 IAB MIXX 컨퍼런스에 참여한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있다. (출처: IAB 공식 유튜브 채널)

컨퍼런스 측에서 올려놓은 여러 동영상 중, 광고대행사와 광고주 기업 임원들을 인터뷰한 영상이 있습니다. 인터뷰를 보면 업계 내에서 광고가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를 여실히 알 수 있는데, 흥미로운 점은 인식의 다름 속에 일관적으로 통하는 키워드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사람, 연결, 감성, 스토리텔링, 콘텐트, 유용성, 정보성, 드라이브(유도)가 바로 그것인데요. 광고가 사람과 브랜드를 연결하되, 유용한 정보를 콘텐트 및 스토리텔링을 통해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의도된 감정을 느끼게 하고, 최종적으로 비즈니스의 목적을 이루도록 유도하는 공통된 활동이라는 것입니다.

영상에서 마지막으로 인터뷰한 Ken Auletta (The New Yorker)가 말한 것을 그대로 옮겨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광고업계에서 일하는 분이 아닌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의 생각이라 더욱더 가치가 있는 내용입니다.

“Advertising to me is useful information. It is not intrusive information. I don’t want to be interrupted on my cellphone and my email exchanges. But I wouldn’t view something as an interruption if it provides me with useful information” – Ken Auletta, The New Yorker (“제 생각에 광고는 유용한 정보입니다. 방해되지 않는 정보이죠. 휴대폰을 사용하거나 이메일을 주고받는 중에 방해받는 것은 좋아하지 않아요. 하지만 광고가 유용한 정보를 전해준다면, 방해된다고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전설적인 광고인으로 불리는 데이비드 오길비도 이와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I do not regard advertising as entertainment or an art form, but as a medium of information.” – David Ogilvy (저는 광고를 오락이나 예술 행위로 간주하지 않고, 정보 매체로 생각합니다.)


▲IAB MIXX 컨퍼런스에서 광고에 관한 메시지를 전하는 랜달 로덴버그 회장(출처: IAB 공식 유튜브 채널)

같은 컨퍼런스에서 IAB의 회장인 랜달 로덴버그(Randall Rothenberg)가 전한 메시지도 인상적입니다. 그는 광고는 이제 반드시 사회적으로 존재해야 하고(social presence – 소셜미디어 상에 존재한다는 의미), 모바일(mobile)해야 하고,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효용(utility)을 보여줘야 하며, 다양한 미디어플랫폼을 건너 다닐 수 있도록 액체(liquid)적인 성질을 지녀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현시대의 광고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 이러한 특성에는 미디어에 대한 이해가 밑바탕으로 작용해 왔습니다. 현시대의 소비자들은 소셜미디어와 스마트폰을 필수적으로 사용하고, 다양한 니즈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에 집중하고, 여러가지 미디어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 것입니다. 이는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가 ‘광고는 이미 사람들이 하고 있는 것과 같은 선상에 있을 때 가장 효과적이다’라고 한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Advertising works most effectively when it’s in line with what people are already trying to do.” – Mark Zuckerberg)


콘텐트 마케팅: 착한 트로이의 목마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트로이의 목마를 들여다보면, 지금 시대의 광고가 어떤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줍니다. 트로이군은 전쟁 상대였던 오디세우스를 포함한 30명의 용사들이 숨은 목마를 직접 트로이 성안으로 들여갔는데, 이는 목마를 전리품으로 과시하고자 하는 욕망과 그를 뒷받침하는 거짓 예언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이와 같이 트로이목마는 비밀리에 적진에 들어가서 적을 제압해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전술을 뜻하는 은유적인 표현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보통은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 자주 쓰이지만,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상황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불쾌한 맛이나 냄새를 덮어주고, 약물의 내용성분 변질을 막기 위해 표면에 당분을 입히고 착색한 정제인 ‘당의정(糖衣錠, 영어로는 Sugar-coated tablet)’은 트로이 목마의 긍정적인 은유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임신과 육아 관련 맞춤정보를 제공하는 베이비센터의 영상(출처 : 베이비센터 공식 유튜브 채널)

트로이의 목마가 트로이 성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이 아이러니하게도 자발적으로 그것을 들여간 트로이군의 의지와 노력 때문이었던 것처럼, 오늘날 성공한 많은 마케팅 사례들은 소비자의 자발적 메시지 수용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지난번 ‘테크놀로지 발전과 콘텐트 마케팅 #2’에서 소개한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s)의 베이비센터 역시 임신과 육아에 관련된 맞춤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와 제품을 소개하고, 구매를 유도하고 있는데, 이 역시 트로이 목마 방식을 활용한 수용성 마케팅의 좋은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테크놀로지 발전과 콘텐트 마케팅 #2. 콘텐트 마케팅 성공의 세 가지 요소(바로가기)

광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설득과 관련된 학문적인 논의에 자주 쓰이는 심리학 이론 중에 PKM(Persuasion Knowledge Model, 설득지식모델)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프리스타드와 라이트(Friestad&Wright)가 1994년에 미국 소비자연구저널(Journal of Consumer Research)에서 제시한 모델입니다. 쉬운 예로, 백화점 신사복 층에 가서 매장 사이를 지나갈 때 ‘어서 오세요’, ‘한번 보시고 가세요’ 등의 권유를 직원에게서 들을 때 보통의 사람들은 ‘이 직원이 나를 설득해서 옷을 사게 하려는 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PKM에 따르면, 직원은 설득에이전트(persuasion agent)이고 설득의 대상인 고객은 설득타깃(persuasion target)으로 명명할 수 있습니다. 에이전트와 타깃은 각각 본인이 가지고 있는 주제지식(topic knowledge)과 설득지식(persuasion knowledge)이 있는데, 설득에이전트는 설득시도(attempt)를 하고, 설득타깃인 고객은 설득대처행동(coping behavior, 예: 그냥 눈길을 주지 않고 걸어간다)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타깃의 설득지식이 활성화(activation of persuasion knowledge)되지 않을수록 설득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PKM은 설명합니다. 즉, ‘상대방이 이러이러한 이유에서 나를 설득하려 하는구나’하는 구체적인 지식이 고객의 마음속에 활성화되지 않게 하는 것이 성공적 설득을 위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PKM으로 보아도 트로이의 목마는 성공할 이유가 충분했던 전술이었던 것 같습니다. 트로이군이 그 공격의도(PKM에 있어서는 ‘설득의도’)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으니까요. PKM과 트로이의 목마를 통해 생각해 보면, 콘텐트 마케팅의 성공요소인 합일성, 연관성, 지속성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목마 속에 들어가 있는 30인의 용사들은 합일성을, 트로이군과 목마는 전리품이라는 니즈에 근거한 연관성을, 미리 퍼뜨려 놓은 거짓 예언(목마를 트로이 성안으로 들이면 트로이가 완벽한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믿음)의 전파에 힘을 입은 것은 지속성을 나타냅니다. 소비자의 마음을 사는 설득의 전쟁에서도 이 세 요소는 소비자의 설득지식을 비활성화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요소들은 콘텐트 마케팅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지 엄밀히 말해서 콘텐트 자체가 가져야 할 성공요소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마케팅의 성공요소로 감성과 체험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지만, 제품으로서 자동차 자체의 성공요소로는 주행성능, 안전성 및 디자인이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렇다면 콘텐트 자체는 어떤 힘을 가지고 있어야 할까요?

앞서 말씀드렸던 인류의 여러 가지 특징 외에 또 하나 흥미로운 닉네임이 있습니다. Homo Fictus, 즉 인간은 이야기하는 존재라는 뜻입니다. 생각의 체계와 언어를 통해 인간은 이야기를 구성해서 전하고 듣는 것을 즐깁니다. 이야기하는 인간이기 때문에 문학과 노래가 존재하고, 기억과 역사의 전승이 이루어집니다. 이야기의 전달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유된 이해와 감정입니다. 공포영화에서 공포의 극대화는 영화 속 피해자의 상황에 관객이 완전히 몰입하여 마치 영화 속의 현장으로 이동한 듯한 느낌이 들 때일 것입니다. 즉, 관객이 왜 이것이 무서운 것인지를 이해하는 과정 없이 상황 속에 자연스럽게 몰입할 때 가장 효과가 높습니다. 이처럼 소비자가 콘텐트의 스토리나 정보에 공감할 때 콘텐트 자체의 수용성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고, 그들에게 공감이 가는 콘텐트(empathetic content)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공감(Empathy): 콘텐트 수용성(Content-Receptivity)의 핵심 요소

마케팅에서 ‘공감(empathy)’의 역할은 1968년 웹스터(Webster)라는 학자가 성공적 판매의 핵심요소로 꼽으면서 연구자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90년대 초반부터 많은 학자들이 이에 관한 연구를 했죠. 그중 도날드 맥베인(Donald McBane, 1995)은 ‘심리학과 마케팅(Psychology & Marketing)’이라는 저널에서 관점수용(perspective taking), 공감적 관심(empathic concern), 감정 전염(emotional contagion)을 공감의 세 가지 차원으로 보고 연구를 하기도 했습니다. 즉, 타인의 상황을 마치 나 자신의 상황인 것처럼 수용하여 이해하고 정서적으로 느끼는 것이 공감인 것입니다. 광고 속 주인공의 상황을 마치 나의 상황인 것처럼 공감할 때 광고가 주는 메시지에 대한 수용성이 생기고, 관심을 두게 되고, 주인공과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을 쉽게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일반인 모델이 등장하는 도브 홈페이지(출처: 도브 공식 홈페이지)

공감을 자아내는 콘텐트 마케팅의 대표적 사례로 도브(Dove)의 ‘진정한 아름다움(Real Beauty)’ 캠페인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미용제품 광고의 경우, 잘생기고 예쁜 모델을 광고에 이용하는 데 반해, 도브는 일반인을 등장시키고 ‘진정한 아름다움은 당신에게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이로써 일반인인 소비자들이 자신의 아름다움을 찾고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혁신적인 캠페인을 전개한 것이죠. 유니레버(Unilever)가 2004년부터 시작한 캠페인은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도브의 홈페이지에 가 보면 일반인을 모델로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메인사진 좌하단에 ‘no digital distortion’, 즉, 우리 표현으로 ‘뽀샵 안 했음’이라는 마크를 붙여 놓은 것도 흥미롭습니다.


▲‘Real Beauty’의 메시지를 임팩트 있게 전달한 도브 광고(출처 : 도브 미국 공식 유튜브 채널)

Real Beauty 캠페인의 일환으로 도브가 2013년에 했던 ‘Sketches’ 광고는 콘텐트 마케팅의 대표적 사례로 자주 언급됩니다.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아름답습니다’ (You’re more beautiful than you think)라는 메시지를 주는 이 광고는 FBI에서 범인의 몽타주를 작성하는 전문가가 여러 일반 여성을 만나되 그들의 얼굴을 보지 않고 “Tell me about your hair.” “Tell me about your chin.” 등과 같은 질문을 통해 몽타주를 작성합니다. 이후 그 여성들의 지인들을 만나서 같은 질문을 통해 몽타주를 작성합니다. 마지막으로 두 몽타주를 붙여 놓고 그림 속의 주인공인 여성을 초대합니다. 본인이 직접 서술한 것을 근거로 작성한 몽타주가 친구들의 서술에 근거한 것보다 볼품없고 못 생기게 나온 것을 보고 놀라게 되는데, 광고는 이 모멘트를 클로즈업해서 보여줌으로써 ‘Real Beauty’에 대한 메시지를 임팩트 있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콘텐트 마케팅은 미용제품(beauty products) 브랜드인 도브와 상당히 긴밀하게 합일화 되어 있고, 주 소비자들의 마음과 니즈와 깊은 관련성이 있습니다. 또한, 2004년부터 지금까지 15년 동안 계속 진행해 온 지속성이 있어서 더욱더 효과적일 수 있었습니다. 메시지와 크리에이티브가 공감을 충분히 자아낼 수 있도록 잘 엮어져 있기 때문에 크고 의미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이죠.


콘텐트 마케팅의 실행

콘텐트 마케팅도 ‘계획되어야 하는’ 마케팅 전략이기 때문에, 기존 광고나 다양한 다른 마케팅 전략과 동일하게 방법론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콘텐트의 포지셔닝과 개발, 그리고 미디어 전략에 대한 원론적인 논의를 해 보겠습니다.

포지셔닝: 광고 메시지에서 포지셔닝이 중요하다는 것은 광고인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원리입니다. 콘텐트 마케팅에 있어 ‘콘텐트’도 포지셔닝이 필요한 것일까요? 제 답변은 ‘예’입니다. 모든 기업과 브랜드의 커뮤니케이션은 전략적이어야 합니다.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은 목표가 분명해야 하고, 분명한 목표의 달성을 위해서는 소통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그 목표에 맞게 구성(construct)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결국 콘텐트 마케팅에 사용될 콘텐트로 포지셔닝이 있어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목표는 단기적인 것도 있고 장기적인 것도 있겠지만, ‘지속성’을 핵심 성공요소로 본다면 장기적인 목표를 보다 염두에 두고 포지셔닝을 해야 할 것입니다. 콘텐트 마케팅 인스티튜트의 메간 케이시가 제시한 다음과 같은 콘텐트 포지셔닝 템플릿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크리에이티브 브리프(Creative Brief)에 들어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The content we produce helps our organization accomplish [goal] and [goal] by providing [adjective] and [adjective] content that makes [audience description] feel [emotion] and [emotion] so that they can [action] or [action].” (“[형용사]하고 [형용사]한 콘텐트를 [소비자 타입]에게 제공함으로써, 그들이 [감정]과 [감정]을 느끼게 되어 [행동]과 [행동]를 하도록 유도하여, 제공한 콘텐트가 우리 브랜드의 목표인 [목표]와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다”) - Meghan Casey, Content Marketing Institute, 2016


▲콘텐트 개발을 위한 전략 (출처: Halvorson & Rach, Content Strategy for the Web)

콘텐트 개발: 하버손과 래치(Halvorson & Rach)의 책, ‘Content Strategy for the Web’에 따르면 콘텐트는 전사적 관심과 역량이 필요한 기업 행위입니다. 따라서 콘텐트 자체의 개발에 있어서 여러 부서와 담당자들의 인풋이 필요합니다. 이는 기업인력의 구조의 상위에 있는 기업 내 리더들까지도 포함합니다. 위의 테이블을 보면 각 팀이 해야 할 것과 지양해야 할 부분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콘텐트 전달을 위한 미디어의 통합적 관리: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분들은 대부분 아는 세 가지 미디어 타입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주로 트리플미디어라는 개념으로 얘기하는데, Owned Media(소유한 미디어 – 기업의 자체 홈페이지 같은), Paid Media(구매한 미디어 – 광고를 게재하는 미디어), 그리고 Earned Media(얻어낸 미디어 – 구전[word of mouth])가 그것입니다. 전해지는 메시지 측면에서 보면, owned media를 통해서는 기업이 만든 메시지와 정보가, paid media를 통해서는 광고가, earned media에서는 고객들에 의해 창조되고 재구성된 메시지와 정보가 고객에게 전달됩니다. 당연히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IMC) 관점에서 보면 이 세가지 미디어들을 유기적으로 잘 활용해야 다른 타입의 메시지들이 일관성 있고 시너지 효과가 있게 관리가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물론 earned media로 전해지는 메시지를 관리한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선택적 주목(selective attention)을 하는 고객의 일반적 특성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잘 수용되는, 다시 말해 앞서 말씀드렸던 ‘공감되는’ 콘텐트를 ‘paid’와 ‘owned media’를 통해 지속적으로 전달한다면, ‘earned media’를 통해서도 일관성 있는 관련 콘텐트가 공유, 창조 또는 재생산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필자는 작년 한 학회에서 이것을 콘텐트 미디어의 통합화(Content Media Integration)라는 개념으로 확대적용해서 다음과 같은 그림으로 설명한 바 있습니다.


▲“Content Media Integration Concept” by Jooyoung Kim, CC-BY 4.0

이상으로 콘텐트 마케팅에 대한 배경과 개요 그리고 전략적 접근법에 대해 3장에 걸쳐 제 생각을 전해 드렸습니다. 이에 더해서 콘텐트 마케팅과 다른 마케팅 요소와의 연계 및 통합(integration), 콘텐트 마케팅의 평가와 관련해서도 많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기회가 되면 다음에 또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한가지 당부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콘텐트 마케팅은 테크놀로지와 메시지의 홍수 속에 있는 요즘의 고객들에게 브랜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이고 중요한 마케팅 기법입니다. 그러나 기존의 광고와 마케팅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고 보완적 관계에 있는 새로운 마케팅 파트너라는 것을 유념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콘텐트 마케팅 인스티튜트(Content Marketing Institute)의 미쉘 린(Michele Linn)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 글을 마칩니다. “Content is the means, not the ends.” (“콘텐트 마케팅은 도구이지 목표자체가 아닙니다.”) - Michele Linn, Content marketing Institute.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