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임드와 루키의 마케팅은 다르다! 해외 경쟁 광고 사례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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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션 시장이 아닌 이상, 마케팅 시장에서는 늘 ‘네임드’와 루키의 전쟁이 벌어집니다. 전통의 강자인 네임드는 점령지를 지키는 동시에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자 합니다. 새로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루키 브랜드는 한 뼘이라도 발을 들이미는 동시에 네임드 지배하의 고객들을 유혹해 나갑니다. 오늘 HS애드 블로그에서는 시장을 지배하는 전통적인 브랜드와 새롭게 출범한 브랜드들이 사용하는 광고 권법의 차이를 비교하는 시간을 준비했습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 마케팅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확인해 보시죠.


롤렉스의 '연상법' VS 가민의 '학습법' 

길거리에서 아무나 붙잡고 ‘명품 시계 브랜드 하나만 알려주세요’라고 물으면 십중팔구는 ‘롤렉스’를 꼽을 겁니다. 체 게바라에서 GD까지, 시대를 뛰어넘어 많은 셀럽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시계 브랜드 롤렉스는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사람들에게 추앙받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도끼, 빈지노, 비와이 등 잘 나가는 힙합 뮤지션들이 애용하는 시계로도 유명하지요. 


▲롤렉스 데이저스트 31 광고 (출처: 롤렉스 공식 유튜브)

이 영상은 ‘가장 롤렉스 다운 시계’이자 부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데이저스트’ 라인업의 새로운 모델 광고입니다. 영상은 다이아몬드로 수놓은 베젤과 화이트 펄 다이얼을 채택한 완벽한 방수 방진의 오토매틱 와인딩 시계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단, 그걸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진 사람에게만요.

단선율의 피아노와 약간의 스트링 음악이 곁들여진 이 영상에는 어떤 내레이션도, 자막도 없습니다. 오로지 ‘OYSTER PERPETUAL DATEJUST LADY 31’이라는 모델명만 나올 뿐이죠. 하지만 롤렉스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시계의 특징을 바로 알아볼 수 있습니다. ‘OYSTER PERPETUAL’은 롤렉스의 방습/방진 하우징인 ‘오이스터 케이스’와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상징하는 ‘퍼페추얼 로터’를 합친 이름이거든요. 

롤렉스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영상만 봐도 제품의 특징을 캐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모르는 사람은 어떻게 하냐고요? 이미 왕좌에 앉아 있는 브랜드는 ‘그래도 됩니다’. 브랜드에 관심이 있다면 고객 자신이 공부해 알아낼 테니까요. 명품 브랜드 롤렉스에게는 TMI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더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음에 보실 영상은 느낌이 좀 다를 거예요.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민은 내비게이션의 선두를 달리는 세계적인 브랜드입니다. 해외에서는 가민의 브랜드 자체가 내비게이션을 뜻할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고 하네요. 군사용과 선박용, 스포츠용 등 다양한 GPS 제품을 생산하는 가민은 아웃도어용 스마트워치를 출시해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가민 D2 델타 광고 The Aviator Watch For Accomplished Pilots Going Place(출처: 가민 공식 유튜브)

방금 보신 영상은 가민의 항공기 파일럿용 스마트워치 ‘가민 D2 델타’ 광고입니다. 업계 선두주자답게 가민의 광고 역시 제품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영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스마트워치도 아니고, ‘항공기 파일럿용 스마트워치’라는 틈새시장을 개척하는 입장입니다. 이 때문에 고도, 풍속, 풍향 등 항공기를 조종할 때 필요한 정보와 GPS 등 가민 D2 델타의 다양한 기능을 캡션을 통해 계속 노출하고 있습니다. ‘진동 알림’ 기능을 설명할 때 ‘VIBRATION’ 텍스트가 파르르 떨리는 깨알 같은 효과도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같은 시계 광고라고 해도, 보편적으로 유명한 브랜드와는 방법론의 차이를 보이는 것이 인상적인 부분입니다.


에비앙의 메시지 VS 네슬레의 TMI

프랑스 식음료 중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브랜드는 아마 ‘에비앙’이 아닐까 싶습니다. 알프스의 빙하가 녹아 생긴 호수의 물을 정제한 에비앙은 1878년부터 판매를 시작한 세계 최초의 생수로, 실제로 미네랄 함량이 높아 우리 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마돈나, 마이클 잭슨 등 유명한 뮤지션들이 월드투어 중에도 에비앙 생수를 주문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신뢰받는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지금부터 함께 보실 영상은 에비앙의 2018년 캠페인 ‘#LIVEYOUNG’ 광고입니다. 


▲I Wanna #LIVEYOUNG ft. 마리아 샤라포바, 매디슨 키스, 루카 사바트 (출처: 에비앙 공식 유튜브)

아기들이 액션을 보여주던 기존 에비앙의 ‘Live Young’ 캠페인과는 느낌이 확 달라진 2018년 ‘#LIVEYOUNG’ 캠페인은 육체적인 젊음보다 정신적으로 트렌디한 삶을 강조합니다. 테니스 여제 마리아 샤라포바와 테니스계의 떠오르는 영웅 매디슨 키스, 패셔니스타이자 SNS 인플루언서인 루카 사바트가 등장하며 레트로한 올드스쿨 힙합 음악이 흐릅니다. 

에비앙은 구구절절 제품의 효과를 떠들지 않습니다. 그저 ‘싸움도 필요 없고 다툼도 필요 없다. 그저 젊게 살고 싶을 뿐’이라는 메시지를 음악과 영상을 통해 전달하고 있습니다. 역시 네임드답게, 에비앙의 특징인 미네랄을 자랑하는 멘트는 전혀 보이지 않죠. 에비앙의 키 컬러인 핑크와 블루, 간간이 보이는 빙하 이미지와 에비앙 생수병을 통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각인시킬 뿐입니다. 반면, 에비앙을 추격하고 싶은 후발 브랜드의 경우에는 광고의 뉘앙스가 조금 다릅니다.

네슬레는 1866년 설립되어 유제품을 기반으로 유제품과 커피, 초콜릿 음료, 과일 음료, 반려동물 제품 등을 생산하는 기업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생수 분야에서 에비앙의 아성을 깨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겁니다. 이때 후발주자가 취할 마케팅 전략은 명확합니다. ‘우리가 더 좋은 제품이다!’


▲네슬레 퓨어 라이프 - Let Life Flow (출처: 8glassesaday 유튜브)

‘당신의 몸은 60%, 심장은 73%, 폐는 83%가 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로 시작하는 이 광고는 네슬레의 생수 브랜드 ‘퓨어 라이프’의 2008년 광고입니다. 우리의 몸이 대부분 물로 구성되어 있고, 이 비율을 유지하려면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캠페인성 광고에서 2002년 본격적으로 생수 사업에 뛰어든 네슬레의 절실함을 엿볼 수 있습니다. 광고는 우리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최소한 8컵 이상의 물을 마셔야 한다며 네슬레의 브랜드를 계속 노출합니다. 

또한, 푸르른 자연이 영상의 백그라운드가 되기 때문에 ‘자연과 함께 하는 깨끗한 생수’라는 이미지까지 각인시킵니다. 온 가족이 함께 마신다는 네슬레 퓨어라이프 생수의 이미지까지 놓치지 않고 있는 것이죠.

늦게 출발하는 브랜드가 충성 고객을 유혹하려면 단순한 이미지 노출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끊임없는 소통과 설득만이 그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법이니까요. 지금까지 전통 강자와 뉴 레전드의 대결, 원조와 신규 진입자의 대결을 보셨습니다. 다음 편은 각각의 영역을 지키고 있던 사무라이들의 독특한 광고 승부입니다.


당당한 강자 닌텐도 VS 처량한 세가 드림캐스트

조그마한 화투 업체로 시작해 ‘동킹콩’, ‘슈퍼마리오’로 세계 게임 시장을 장악했던 닌텐도. 콘솔 게임기에 이어 휴대용 게임 콘솔 ‘게임보이’까지 출시하며 일본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시장까지 장악합니다. 하지만 1994년 소니에서 ‘플레이스테이션’이라는 먼치킨 제품을 내놓았고, 모든 게임업체가 긴장하게 되는데요. 당시 게임 시장의 제왕이었던 닌텐도는 자신감 ‘뿜뿜’, 흔들림이 없습니다. 


▲1998년 닌텐도 게임보이 컬러 광고(출처: 그리운 추억의 광고懐かCMパラダイス 유튜브)

언제 어디서든 ‘게임보이 컬러’ 하나면 수십 가지의 다양한 닌텐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메시지만을 전하는 광고. 성우의 내레이션이 들어간 것을 제외하면, 이 영상 역시 특별한 메시지 없이 ‘닌텐도가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 한번 해보자. 어쨌든 우리가 최고인걸?’이라는 자신감이 엿보이는 광고입니다.

하지만 당시 ‘세가 새턴(1994년 출시된 세가의 콘솔 게임기)’을 성공시킨 상태에서 도전자를 만나게 된 ‘세가’는 좀 사정이 달랐습니다. 일단 잡은 성공의 기운을 다시는 놓치고 싶지 않았던 세가는 ‘읍소’와 ‘자학’이라는 특이한 전략을 취하게 됩니다. 일단 해당 영상을 보시죠. 


▲세가 드림캐스트 유카와 히데카즈 광고 #01(출처: Jim Ballard 유튜브)

광고의 주인공은 당시 세가의 임원이던 ‘유카와 히데카즈’ 전무입니다. 길을 걷던 유카와 전무는 ‘세가 게임기 좀 구리지 않아? 플레이스테이션이 멋있음’이라는 아이들의 대화를 엿듣게 되죠. 화가 난 유카와 전무. 개발자들에게 그게 진짜냐고 물어보지만, 개발자들은 고개만 돌릴 뿐입니다. 맥이 빠진 유카와 전무는 ‘혼자 있고 싶다’며 야구공에 분풀이도 하고 술에도 취해 보지만… 휘청대다가 야쿠자와 시비가 붙어 두들겨 맞고 집에 들어오는 것으로 영상은 끝을 맺습니다. 광고의 엔딩 멘트는 ‘힘내라 유카와!’

8편 연작으로 제작된 이 광고는 너무 자신을 비하한다며 기존 팬들에게 비난을 받기는 했지만 드림캐스트가 일본을 넘어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광고는 당시 게임 업계에서 큰 이슈가 되어 국내 뉴스에도 해외토픽으로 등장했다고 하네요.

수많은 브랜드가 기획되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가운데, 그만큼 많은 브랜드가 씁쓸히 마운드에서 퇴장합니다. 생존자도 마냥 기뻐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또다시 생겨나는 수많은 루키 브랜드의 도전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야 하거든요. 이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케팅 전략입니다. 이제는 브랜드의 마케팅 활동과 광고를 접할 때, 경쟁자들의 진검승부를 한 번 관찰해 보세요. 그 속에서 그들의 속내를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는 공부가 될 것입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