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리틀 포레스트, 도시 농업이 뜬다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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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틀 포레스트> 보신 분 손! 서울살이에 지친 소녀가 다양한 채소와 농작물로 소담한 음식을 지어 탐스럽게 먹을 뿐인 이 영화는 ‘초록’과 ‘농촌’, ‘자연’이라는 힐링이 절실한 현대인에게 큰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 농촌과 자급자족이라는 키워드는 바쁜 도시인과 너무 멀기만 한 일이 아닐까요? 

하지만 그러한 일이 ‘도시 농업’이라는 이름으로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도시 농업 솔루션을 개발해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을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환경도 개선하고 사람들에게 치유 효과를 주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보고 있죠. 오늘 HS애드 블로그에서는 세계 각국의 도시 농업 사례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초록 내음 가득한 도심 속 ‘리틀 포레스트’로 함께 떠나볼까요?


자연을 소비하는 도시, 생산으로 탈바꿈하다 - 그로우업 어반 팜

우리가 생각하는 도시의 이미지는 아무래도 ‘생산’보다 ‘소비’에 가깝습니다. 기술과 금융 등 다양한 산업으로 재화를 생산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상 도시인들은 농어촌에서 생산한 식재료들을 소비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도심 한복판에서 채소와 생선이 자라난다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영국 런던의 ‘그로우업’은 그 어려운 일을 해내는 기업입니다.


▲그로우업 어반 팜의 내부 모습 (출처: 그로우업 홈페이지)

그로우업은 도시 외곽의 사용하지 않는 폐공장이나 창고들을 임대해 도시농장 시스템 ‘그로우업 어반 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로우업 어반 팜에서는 푸른 잎 채소와 허브 등 다양한 샐러드 채소와 물고기를 길러 판매하고 있어요. 

잠깐, 그런데 생선이라고요? 채소는 그렇다고 쳐도 어떻게 농장에서 생선을 기를 수 있을까요? 생선을 심으면 새끼 생선이 자라나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해답은 ‘수직형 수경재배’인 아쿠아포닉스(Aquaponics, 물고기의 분뇨를 식물의 영양분으로 사용하고, 식물을 통해 깨끗해진 물이 다시 물고기에게 돌아가는 순환 구조) 시스템에 있습니다.


▲그로우업 어반 팜에서 재배한 샐러드 채소와 틸라피아 (출처: 그로우업 홈페이지)

보통의 도시형 농장들은 흙을 담은 상자에 식물을 심고 물과 영양분을 공급하는 ‘수평형 수경재배’ 형식인 데 반해, 그로잉업 어반 팜은 아쿠아포닉스 시스템을 채택한 것이 독특합니다. 그로잉업 어반 팜의 수조에서는 ‘틸라피아’가 자라고 있는데요. 틸라피아는 농어목의 민물 어류로 빨리 자라는 데다 기르기 쉬운 것은 물론, 맛도 좋은 물고기랍니다. 틸라피아는 자라면서 배설물을 배출하게 되는데요. 이것들은 수조 위에 심어놓은 채소들을 위한 양분이 됩니다. 채소들이 양분을 섭취하는 덕분에 물은 깨끗해지고, 채소와 틸라피아 모두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또한, 폐공장 지대 등 잘 쓰이지 않는 건물을 활용하기 때문에 임대료가 적고, 외곽 지역의 일자리도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해요. 


▲그로우업의 소규모 컨테이너형 아쿠아포닉스 시스템 ‘그로우업 박스’ (출처: 그로우업 홈페이지)

2017년 여름에 사업을 시작한 그로우업 어반 팜은 채소 20t과 틸라피아 4t 재배를 연간 목표로 달려가고 있으며, 앞으로 미슐랭가이드 선정 레스토랑에 공급할 고품질 채소도 재배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로우업 어반 팜 뿐만 아니라, 작은 커뮤니티의 자급자족을 위한 컨테이너형 아쿠아포닉스 시스템 ‘그로우업 박스’ 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해요.


회색 빌딩 숲을 초록으로 물들이다 - 브루클린 그레인지

‘도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는 회색빛 빌딩 숲이 아닐까 싶습니다. 빌딩 숲은 야경에 한몫을 하지만, 낮에는 직장인들의 쓸쓸한 생존지처럼 보이기도 하죠. 그래서일까요? 요즘 빌딩에서 농사를 짓는 ‘옥상 농업’이 세계적인 트렌드라고 합니다. 소소하게 옥상 텃밭을 가꾸는 것을 넘어, 도심 속의 죽은 공간인 옥상에 초록초록한 농원을 조성한다면 분위기가 한결 달라질 거예요. 최신 트렌드의 중심인 뉴욕의 도시, 브루클린에는 이미 거대한 옥상 농장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브루클린 그레인지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커뮤니티 회원들 (출처: 브루클린 그레인지 공식 페이스북)

‘브루클린 그레인지’는 같은 지역에 사는 친구와 가족들이 힘을 합쳐 시작한 도시 농장입니다. 2010년 5월 롱아일랜드 퀸스의 옛 공업시설 옥상에서 시작한 브루클린 그레인지는 현재 브루클린 해군 기지 네이비 야드의 옥상과 20년 임대 계약을 맺으며 그 규모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브루클린 그레인지에서 재배한 당근(출처: 브루클린 그레인지 공식 페이스북)

텃밭이라면 그냥 흙 깔아놓고 물만 주면 되는 것 아니냐고요? 물론 그렇지 않습니다. 일단 옥상에 농장이 들어서도 되는지 건물의 안전도를 점검한 후, 식물의 뿌리가 지붕 콘크리트를 상하게 하지 않도록 두꺼운 장벽을 깔아줍니다. 그 위에 물을 머금을 수 있는 두꺼운 펠트 천을 덮은 후, 농작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개발한 유기화합물 ‘루프라이트’를 덮고 파종한다고 해요. 브루클린 그레인지에서는 토마토, 셀러리, 고추, 케일, 청경채 등 다양한 샐러드 채소와 콩, 무 등 40여 가지를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부터는 양봉장도 운영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입니다.


▲옥상에서 즐기는 명상과 요가 클래스

브루클린 그레인지에서는 자체 커뮤니티의 40명 회원이 파트타임 도시 농부로 일하며, 두 개 농장에서 20t이 넘는 채소를 재배합니다. 사업을 시작한 2010년에는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할 정도였지만 크라우드 펀딩과 민간 투자 등을 받아 매년 수익이 증가하고 있다고 해요. 또한, 농장 투어나 도시 농부 워크샵, 요가와 명상 클래스, 장소 임대 등을 통해 일반 시민에게도 도시 농업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있답니다.


벌과 사람이 공존하는 서울을 위해 - 어반비즈 서울

흔히 도시 농업을 ‘채소 재배’에 한정짓곤 하지만, 생각보다 더 넓은 범위의 농업이 도시에서 이루어집니다.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도시 양봉 사업’이 그 예입니다.

과학자 아인슈타인은 ‘지구상에서 벌들이 사라진다면 인류는 4년 이내에 사라질 것이다’라고 예언했습니다. 미국에서는 2006년부터 2007년 사이의 꿀벌 수가 25%~40% 감소하는 ‘집단벌집붕괴현상’이 일어났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꿀벌의 수가 줄어들면 꽃이 개화하지 않게 되고, 그에 따라 식물을 먹이로 하는 많은 동물도 타격을 입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서울 곳곳의 건물 옥상에 벌통을 놓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도시 양봉 기업인 ‘어반비즈 서울’입니다.


▲어반비즈 서울의 도시 양봉 소개 영상 (출처: 어반비즈 서울 공식 유튜브 채널)

어반비즈 서울은 사라져가는 벌을 지키고, 사람과 벌이 공존하는 도시를 꿈꾸는 소셜 벤처 기업입니다. 그렇다면 사라져가는 꿀벌의 개체 수를 어떻게든 늘리는 게 어반비즈 서울의 목표일까요? 이에 대한 어반비즈 서울 박진 대표의 대답은 정반대입니다. 도시는 벌이 살아가는데 아주 좋은 환경이라고 하는데요. 의외로 벌의 먹이가 되는 ‘밀원식물’이 도시에 많기 때문이랍니다.


▲서울시 곳곳에 설치된 어반비즈 서울 도시 양봉장 (출처: 어반비즈 서울 홈페이지)

어반비즈 서울이 설치한 도시 양봉장은 호텔, 영국 대사관, 유네스코 회관 등 20곳 이상. 그런데 도심에 이렇게 벌이 많이 살면 위험하지 않을까요? 어반비즈 서울에 따르면, 옥상에 사는 벌들은 사람 눈높이로 날지 않고 도심의 숲과 강변으로 날아다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옥상에 설치된 벌통(출처: 어반비즈 서울 홈페이지)

도심 양봉장에서 수확한 꿀과 밀랍은 다양한 상품으로 가공 및 판매되고 있으며, 도시에서 벌을 키우고 지키기 위한 교육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0년까지 어반비즈 서울과 철학을 공유하는 도시 양봉가를 10만 명까지 늘려나가고, 도심 내 소형 양봉장의 수도 약 200곳에 조성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회사 근처 옥상에서 꿀벌과 만날 날도 멀지 않았겠죠?


마이너스의 손도 금손이 되는 스마트 화분 - 플랜티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꿨을 텃밭과 도시 농부 생활. 하지만 생각보다 실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작은 화분이나 베란다 텃밭으로 위안을 삼는 분도 많을 텐데요. 스마트 IoT(사물인터넷)가 대세인 요즘, 똑똑하게 미니 텃밭을 가꿀 수 있는 화분이 등장했습니다. 한국 스타트업 ‘엔씽’이 개발한 스마트 화분 ‘플랜티’가 바로 그것입니다. 


▲스마트 화분 플랜티 (출처: 엔씽 홈페이지)

플랜티에는 기온과 습도 등을 측정하는 센서가 내장되어 있어,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상태인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내부의 탱크에 물을 채워 두고, 필요할 때 한 번의 터치로 물을 줄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작업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정도는 다른 스마트 화분도 다 하는 것 아니냐고요?


▲식물에 물을 주거나 상태를 확인하는 플랜티 앱 (출처: 엔씽 홈페이지)

여기서 다른 제품과 플랜티의 차이점이 드러납니다. 그것은 바로 플랜티가 와이파이에 연결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다른 스마트 화분은 블루투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화분 근처에서만 정보를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었는데요. 와이파이에 연결된 플랜티는 앱을 이용해 어디서든지 정보 확인과 관리가 가능합니다. 출장이나 여행 중에 지인에게 맡기거나 할 필요 없이, 주인이 직접 물을 줄 수 있는 거죠. 물을 너무 많이 주거나 깜빡해 선인장도 말려 죽이는 ‘마이너스의 손’ 모두 주목! 플랜티와 함께라면 지금 당장 ‘금손’ 도시 농부로 거듭날 수 있을 거예요. 

지치고 힘들 때 푸르른 초원이나 숲을 바라보면, 눈이 편안해지고 몸과 마음도 한결 가벼워진다고 합니다. 지금부터 여러분의 베란다나 책상 위에도 작은 화분을 하나 놓고 푸르른 초록이를 키워 보세요. 일상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은 물론, 도시 농부로서의 첫걸음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Posted by HS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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