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놀로지 발전과 콘텐트 마케팅 #1. 미디어와 광고전략의 트렌드 변화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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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애드 블로그는 테크놀로지 발전에 따른 미디어의 변화와 광고전략의 트렌드를 짚어보고자, 김주영 교수의 칼럼을 게재합니다. 이번에 게재되는 김주영 교수의 칼럼 3편을 통해 광고전략의 주요 화두인 콘텐트 마케팅의 정의와 케이스, 그리고 통합 마케팅 관점에서의 콘텐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종합적으로 다룰 예정입니다. 급변하는 테크놀로지 사회에서 미래를 선도하는 광고 전략 트렌드는 어떠한 것일지 김주영 교수가 전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시기 바랍니다.


미디어 환경의 진화와 새로운 소통 방식

2016년 여름, 미국 AEF (Advertising Educational Foundation)의 후원으로 뉴욕 사치 앤드 사치(Saatchi & Saatchi)에서 2주간 그곳의 미디어디렉터를 쉐도우잉(shadowing) 한 적이 있습니다. 쉐도우잉은 현장에서 일하는 분을 따라다니고 함께 미팅에 참여하면서 관련 업무에 대해 관찰하고 배우는 것을 말합니다. 매년 10명 남짓의 교수들이 선발되어서 각자 다른 글로벌 대행사에 배치가 되는데 (1인 1 agency), 이를 통해서 교수들은 광고업계 현장에서 돌아가는 이야기와 트렌드를 보고 체험해 봅니다. 이후 학교에 돌아가서 학생들에게 광고업계의 최신 트렌드를 체험적 지식으로 들려줄 수 있게 됩니다. 또한, 교수들은 이를 통해서 현업의 실무진과 연구 아이디어도 교환하고, 현장 실무자들과 네트워킹도 하게 되므로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쉐도우잉을 하기 전에 이틀간 여러 대행사를 다니면서 대행사 대표자들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중 한 곳에서 들은 얘기가 있습니다. “Because of the technological advances, there are always new media. The media landscape therefore changes every day. Our media strategy thus needs to be revisited every day.” 테크놀로지의 계속된 발전으로 인해서 새로운 미디어가 매일 생겨나고, 그로 인해 광고 미디어 전략도 매일 재점검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이기도 하지만 곱씹어 보면 연구자나 실무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봅니다.

지속해서 새로운 미디어가 생기는 것은 오늘의 일만은 아닙니다. 과거에도 종이(paper) 미디어에서 라디오로, 또 그 이후 텔레비전의 등장과 같이 미디어의 변화는 계속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20년의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보면 가히 혁명적이라고 불릴 만큼 이전에 생각하지 못한 형태와 개수의 미디어가 생겨났습니다. 최근 20년간 우리가 경험한 이 모든 미디어 변화는 1990년대에 세상 속으로 들어온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공간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통적인 관점에서는 경제 발전의 생산요소인 토지, 자본, 노동이 모두 유한한 자원이지만,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공간(space)이 토지의 역할을 재조명하게 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새로운 공간이 있으면 그 공간을 활용하는 인간의 활동이 시작되고, 창조적인 시도들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자산(properties)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놀이방이나 카페와 같은 소규모 자산(properties)부터 은행에 이르기까지 전자상거래(e-commerce)라는 이름 아래 세상 모든 종류의 다양한 비즈니스가 인터넷이라는 저렴한 토지를 이용하여서 세상에 재탄생 또는 새로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1990년대에 시작된 인터넷은 이후 통신 테크놀로지 및 관련 인프라의 발전을 토대로 세상의 거의 모든 것을 서로(Inter) 연결(net)하는 어쩌면 100년 전에는 신의 영역이라 생각했던 것들을 현재 이루어 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최근 20년간의 변화를 여섯 단계로 나눠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History of ‘INTER – NET’  

Internet of Information   ⇒   Internet of Commerce   ⇒   Internet of People: Social

 ⇒   Internet of Touchables: Smart   ⇒   Internet of Things: IoT   ⇒   Internet of Everything

1990년대에 일반인들이 사용하기 시작한 최초 인터넷이 정보의 연결(net)이었다면, 이후에는 상거래의 연결(net)로, 또 사람 간, 지식 간, 그리고 사물 간의 연결(net)로 인터넷은 변화해 오고 있습니다. 이를 몇 가지 예를 이용해서 그려보면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차트를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위 차트에서 보듯이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가 기존 미디어를 대체하기보다는 그 위에 새로 추가되는 방식으로 세상에 지속해서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기존 미디어와의 교차연결(trans-connection)과 교차작용(interaction)을 통해 더욱 복잡하고 개인화가 가능한 방향으로 무한한 이용 가능성을 창조해 내고 있다고 봅니다.


키워드로 알아보는 광고 변화 트렌드

어부가 고기가 있는 곳으로 가듯이, 결국 미디어 환경의 이와 같은 변화는 기업이 소비자를 찾아가고 소통하는 방식에 있어서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이는 광고와 마케팅 분야의 최근 키워드를 몇 가지 살펴보면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모든 키워드 또는 아이디어들은 광고에 있어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광고의 기본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키워드가 등장하기 전부터 이미 이러한 개념들이 광고에 있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스토리텔링(Storytelling) –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상황 제시

첫째, 스토리텔링이라는 개념입니다. 흔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어린이 해열제 광고를 한다고 가정할 때, 1) 약의 성분과 해열에 걸리는 시간에 대한 통계치 및 타사 해열제와의 차이를 설명하는 광고와 2) 비 맞으면서 밖에서 놀다가 집에 와서 열이 나는 5살 개구쟁이가 해열제를 먹고 곤히 자는 것을 보면서 엄마가 안심하는 광고 중에 그 누구도 2번 광고전략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것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물론 문화적 요인과 업계 크리에이티브 동질성에서 오는 피로도 등의 요인 때문에 어떤 전략이 언제 어디서나 반드시 옳다고 하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브랜드가 어떤 소비자의 스토리 속에 녹아들어 있는 것을 보고 뷰어가 공감(empathy 또는 resonance)을 하게 된다면, 비슷한 상황 속에서 마치 자신의 경험이었던 것처럼 해당 브랜드를 떠올리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충분히 일반화가 가능합니다. 브랜드 스토리텔링은 이러한 공감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한 전략입니다. Proctor & Gamble의 여성용품 브랜드인 ‘Always’가 2014년에 스토리텔링 원리에 기반해서 만든 ‘#LikeAGirl’ 캠페인을 보면 스토리텔링형 광고의 효과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 Always의 #LikaAGirl 캠페인 (출처: Always 공식 유튜브)

유튜브에 올린 3분여의 동영상(현재 66,300,000+ views)을 보면, 처음에 여자처럼 뛰는 모습, 여자처럼 싸우는 모습, 여자처럼 발차기하는 모습 등을 일반 성인 여성들과 남성들에게 재연하게 하고, 이후 여자 어린이들에게 같은 모습을 재연하게 됩니다. 성인들과 실제 여자 어린이들이 보여주는, 예를 들어, 뛰는 모습은 성인들의 그것과 달랐고, 후반부에 가서 성인 여성들이 여자처럼 행동하고 사는 것이 유약함이나 우스꽝스러운 것이 아니고 실제는 어린 여자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처럼 강하고 멋진 것이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느끼고 공유하는 것으로 스토리를 마칩니다. 마지막 장면에는 브랜드가 주는 강렬한 메시지인 “규칙을 다시 써라(Rewrite the Rules)”라는 실제 손으로 쓴 것과 같은 광고 슬로건과 함께 “전 세계 소녀들에게 영감을 공유해주세요(Share to Inspire Girls Everywhere)” “#LikeAGirl"이라는 놀라운 일을 해 보세요.(Tweet the amazing things you do #LikeAGirl)” “Always.com에서 소녀들의 자신감을 응원해주세요(Stand Up for girls’ confidence at Always.com)”와 같은 오버레이 광고가 나타납니다. 

이 광고는 브랜드의 핵심의미(brand essence)인 여성케어용품에 충실하게 관련이 있었고, 새로웠고, 사회적 메시지가 있었으며, 가공되지 않은 순수한 날것(raw) 느낌이 나는 크리에이티브를 통해 잔잔하고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 성공적인 브랜드 스토리텔링 광고캠페인입니다. 이렇게 잘 연결되고 통합된 메시지 구성을 통해 뷰어들이 공감하도록 유도하고 그에 따라 실제 브랜드에 참여(share, tweet, stand up 과 같은)하도록 캠페인의 확장성을 계산해서 실행해 넣은 것도 매우 훌륭합니다.


#참여(Engagement) – 체험을 통한 각인 효과

둘째, 참여라는 개념입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인 벤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의 명언 “말해주면 잊을 거예요. 가르쳐주면 기억하겠죠. 참여한다면 배울 수 있어요(Tell me and I forget, teach me and I may remember, involve me and I learn)”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은 실제로 본인들이 몸소 체험하면서 배운 것을 더 오래 강하게 기억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소비자가 브랜드에 참여(두 개체가 ‘interlock’하는)하게 하는 메시지가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광고 속 이야기가 뷰어의 입장에서 마치 광고 속 스토리 안에 들어가 있는 것 같은 착각(presence, 현존감)을 할 정도로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면, 그 광고 자체가 뷰어의 마음속에서 참여하게 됩니다. 따라서 광고 참여(advertising engagement) → 브랜드 참여(brand engagement)의 순서로 효과가 전이될 수 있을 것입니다.  


#네이티브 광고(Native Advertising – 광고 이상의 가치를 전달하는 ‘콘텐츠’

세 번째로는 네이티브 광고입니다. 광고가 들어가는 사이트의 내용이 광고 메시지와 내용적으로 관련성이 높을 때 효과가 높아진다는 이유에서 많은 광고에서 이용되고 있습니다. 검색, 뉴스, 엔터테인먼트 등의 콘텐트 제공자들과 모바일, 소셜, 앱 등 모든 플랫폼에서 활용되고 있고,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에 따르면, 2021년까지 전체 광고수익에서 네이티브 광고가 차지하는 비율이 70%를 넘을 것으로 예측이 될 정도로 광고의 표준이 되어 가고 있는 듯합니다.

왜 최근 들어서 브랜드 스토리텔링(brand storytelling), 참여(engagement), 네이티브 광고(native advertising)와 같은 광고의 트렌드가 생겨났을까요? 이들은 테크놀로지의 발전에 따른 메시지의 개인화 가능성과 긴밀히 연결돼 있습니다. 필자는 최근 한 학회에서 이를 포디즘 (또는 포드주의, Fordism)을 통해서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포디즘은 미국 포드 자동차 회사의 헨리 포드가 1913년에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대량생산의 산업적 기반을 창시한 것에 기초한 생산체제원리입니다. 기계화된 대량생산 시스템을 통해서 노동자들이 고정업무를 지속하게 함으로써 업무 숙련성 및 효율성을 증대시켜서 전체 공정에 효율화를 올린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1970년대에 들어서 시작된 다품종 소량생산 시대에 맞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분업의 최소화, 자율성의 확대, 다숙련화, 팀 작업, 의사결정의 분산화, 규모의 경제에서 벗어난 범위의 경제, 유연성 극대화 등을 통해 생산의 효율성과 기업의 이윤시스템을 최적화하는 포스트포디즘(post-Fordism)이 현대에 와서는 중요한 생산성 향상의 원리가 되었습니다.


이를 ‘광고’라는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에 적용해 봅시다. 과거에는 시간대와 채널이나 프로그램에 상관없이 TV 광고를 하나 만들어서 TV에 내보내고, 프린트 광고를 제작해서 여러 매거진이나 신문에 보내는 등, 일종의 광고 대량생산과 대량 소비가 이루어졌다고 봅니다. 그때는(1990년대 말 또는 2000년대 초까지) 마치 1900년대 초의 포드 모델 T처럼 광고가 잘 팔리던 시절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광고 시장 (‘광고’라는 물건이 소비자에게 팔리는 시장)은 더 이상 대량생산된 광고가 대량소비되는 시장이 아닙니다. 마치 1970년대 소비자의 성향 변화에 따라 포디즘이 포스트포디즘으로 변화한 것 같이, 광고도 이제는 테크놀로지의 발전에 따라 포스트포디즘적인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소비자들은 이제 본인에게 최적화된 광고만을 받아들이고 소비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즉, 대량 생산(mass production)에서 주문 제작(customized production)으로, 대량 분배(mass distribution)에서 맞춤형 분배(customized distribution)로, 일반 대중(mass audience)에서 기업 입장의 맞춤 고객(customized audience)으로 ‘광고’라는 제품의 생산과 소비의 원리가 변화한 것입니다. 즉, ‘소비자에게 실용적이고 흥미로운 상품을 제공하는 것(This is useful and interesting to consumers)’에서 ‘나에게 실용적이고 흥미를 상품을 제공하는 것(This is useful and interesting to me)’으로 공감을 만들어 낼 때 광고가 브랜드에 대한 역할을 충실히 하게 되는 것입니다.


▲ 나이키의 웨어러블 밴드 FuelBand(출처: ADWEEK 웹사이트)

지금은 비록 생산이 중단됐지만, 2012년에 나이키에서 출시한 ‘FuelBand’라는 제품이 있습니다. 사실상 웨어러블 피트니스 디바이스의 시장을 개척하고 파이를 크게 만든 제품이고, 미국 뉴욕의 대행사 R/GA와 합작해서 만든, 광고업의 미래적 방향성 측면에서도 매우 의미가 있는 제품입니다.

나이키 디지털 스포츠의 부사장이었던 스테판 올랜더(Stefan Olander)는 당시 Adweek과의 인터뷰에서 FuelBand를 소개하면서, 나이키는 이제 ‘Just Do It‘이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 people now demand us not to say 'Just do it,' they say 'Help me just do it.' 'Enable me to just do it.' And the role of the brand changes from one of inspiration to one of inspiration and enablement… You have this platform of emotion, and you combine that with what you can do with technology, and you have something truly unique.”

이렇듯, 지금의 광고와 마케팅은 소비자의 삶 속에 그들이 원하는 때와 장소 또는 상황에 맞춰 ‘나타나’서 교감하고 소통해야 합니다. 테크놀로지의 발전은 이러한 적시적소 광고를 데이터 사이언스를 통해 가능하게 해 주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채널에 집중되었던(channel-focused) 광고가 소비자의 수용성에 중점을 둔(receptivity-focused) 광고로, 메시지 중심적(message-focused) 광고에서 타당성에 기반한(relevance-focused) 광고로, 브랜드 중심적(brand-focused) 사고에서 고객 중심적(customer-focused) 사고로 광고의 지향점을 보다 소비자 중심적으로 이동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우연이 아닌 필연적인 결과이고 앞으로 더욱 강화되어 갈 변화의 방향입니다.

결국 테크놀로지의 발전에 따른 최근 광고의 변화(브랜드 스토리텔링, 참여, 네이티브 광고)는 소비자의 개인 최적화된 메시지에 대한 선호도의 증대를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이 변화들을 아우르는 통합된 형태의 마케팅 전략이 최근에 대두되게 되었는데, 그것이 콘텐트 마케팅(Content Marketing)입니다. 콘텐트 마케팅에 대한 정의가 아직 업계나 학계에서 명확하게 내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다음에는 콘텐트 마케팅의 정의와 케이스, 그리고 통합 마케팅 관점에서의 콘텐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content marketing communication management)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전해 드리고자 합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