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애드 블로그는 지난 회에 이어 세 번째로 오클라호마 대학교 윤도일 교수의 칼럼을 게재합니다. 이번에 게재되는 윤도일 교수의 칼럼 3편은 광고 마케팅 분야에 빠른 속도로 영향을 끼치고 있는 데이터 사이언스와 인공지능, 그리고 머신러닝이 가져올 미래의 광고 변화 판도에 대해 전망합니다. 그리고 이렇듯 빠르게 변하는 광고 마케팅 필드에서 어떻게 하면 ‘살아 남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지 그 맥과 흐름을 짚어 봅니다. 진화하는 데이터 테크놀로지를 바탕으로 보다 효과적인 기획과 성공적인 집행을 위해 미래를 준비하는 광고인이라면 윤도일 교수의 칼럼을 눈 여겨 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광고 마케팅 분야, 머신러닝과 인공지능의 역할이 증가 추세
광고 마케팅 분야에서 머신러닝과 인공지능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광고 실무자와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편익을 제공하는 것은 인공지능이 수행하는 일이고, 머신러닝은 인공지능 기술이 가능하게끔 하는 부가적인 개념입니다. 데븐 구안(Devin Guan)은 광고 분야 매거진 ‘애드 에이지(Ad age)’ 2017년 6월 19일자 기고를 통해 머신러닝과 인공지능을 구분하는 개념으로 ‘결정(Decision)’을 들었습니다. 머신러닝의 결과는 데이터 분석을 통한 자가습득에 따른 ‘예측(Prediction)’이며 인공지능은 그 예측을 바탕으로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데븐 구안은 광고에서의 인공지능 사례로 온라인 광고의 ‘프로그래매틱 이코시스템’을 꼽았습니다. 이러한 이코시스템의 근거인 ‘수요와 공급의 매칭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통한 예측이 필요한데, 이러한 예측이 바로 머신러닝의 결과라는 것입니다.
광고에서 머신러닝의 예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디스플레이 광고의 타겟팅 향상, 이메일 시스템에서 정크메일(스팸메일)을 걸러내는 기능, 검색엔진에서 검색 결과의 관련성이 높아지는 과정 등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매체의 특성에 따른 도달율 예측이 가능하며, 온라인 매체의 경우 애널리틱스 데이터의 분석으로 매체 집행 효과를 미리 예측해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매체 집행을 가능하게 합니다. 즉 머신러닝은 컴퓨터에 입력된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이라는 방식으로 처리해 가장 최적의 예측을 하고 그것을 인간에게 제공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검색광고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브랜드 웹페이지의 최적화(Search Engine Optimization)에 기여하며, 구글 또는 빙(Bing)과 같은 검색엔진의 검색 기능에 잘 노출되도록 웹페이지 정보를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는 기능을 발전시킵니다.
구글은 올 초부터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페이지에서 기존 광고위치를 제외한 최적의 위치에 최적의 광고를 집행하는 머신러닝을 활용한 기술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자사 애드센스의 기능을 머신러닝 기반으로 업데이트하여 광고주에게 최적의 광고 컨텐츠와 광고 위치를 제안하는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입니다. (출처: 2018년 2월 21일자 애드 에이지) 머신러닝과 인공지능이 가져올 변화로 예측되는 것 중 하나는 광고 회피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소비자 개인의 온라인 활동과 취미, 성향 등을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에게 최적화된 광고를 전달할 수 있게 되면 현재 사용률이 높은 애드 블록커(Ad Blocker)와 같은 광고 회피 도구의 사용률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광고 회피가 아니라 개인에게 필요한 광고는 적재적소에서 전달되고 불필요한 광고는 걸러지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광고 집행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경험과 데이터 사이언스의 연결고리
데이터 사이언스가 광고 및 마케팅 분야에 끼칠 영향 중 가장 중요한 점은 아마도 ‘소비자의 브랜드 경험’이 아닐까 합니다. 데이터 애널리틱스, 머신러닝, 인공지능 중 소비자의 피부에 가장 가까이 와 닿는 부분은 인공지능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알렉사, 음악 좀 틀어 줘’, ‘하이 구글, 다음 주에 미용실 예약 좀 해줘’처럼 부지불식간에 인공지능 ‘비서’가 소비자의 삶 속으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또한 미디어의 개인화는 이러한 변화의 맨 앞 줄에서 가장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TV 한 대를 놓고 온 가족이 채널 다툼을 하며 보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가족 구성원의 손마다 각자의 텔레비전 콘텐츠가 담겨 있는 시대입니다. 소비자 대부분은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며 ‘또 다른 나’라고 말합니다. 스마트폰과 같은 개인의 디지털 디바이스는 소비자의 미디어 경험은 물론 일상의 경험까지 함께합니다.
머신러닝을 정의한 카네기멜론 대학의 탐 미첼(Tom Mitchell) 교수는 머신러닝의 3대 요소 중 가장 먼저 꼽는 것으로 ‘경험(Experience)’을 들었습니다. 경험은 심리학의 모든 요소를 다 포함하고 있는 방대한 개념입니다. 또한 정의 내리기에도 쉽지 않은 개념입니다.
18세기 영국의 경험론은 이성을 중시하는 데카르트의 합리론에 반하는 주장으로 인간이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은 관찰에 기초한 경험을 통한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특히 데이비드 흄(David Hume)은 경험을 설명할 때 ‘인상(Impression)과 관념(Idea)’이라는 두 가지 개념을 사용합니다. 흄은 ‘관념은 인상의 복제(Copy thesis)’라고 설파하며 감각에 의존하는 인상을 통해 습득한 정보가 ‘관념’이라는 지식으로 저장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흄의 두 가지 개념을 통한 경험의 정의는 후대 학자들이 경험을 정의하는 데 기초가 되고 있습니다.
1934년 영국 철학자 마이클 옥스호프(Michael Oakshoff)는 그의 저서 ‘경험과 그 모델(Experience and Its Modes)’의 첫 장에서 경험을 ‘경험의 과정(Experiencing)과 경험의 결과(What is experienced)’라는 두 가지 구체적인 개념으로 구분한 바 있습니다. 옥스호프에 따르면, 흄의 인상(mpression)과 같은 경험의 과정은 인간이 가진 감각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과정’을 설명하며, 흄의 관념(idea)과 같은 경험의 결과는 정보 습득의 과정을 통해 형성된 인간의 ‘지식’을 설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다니엘 카네만(Daniel Kahneman) 교수는 그의 책 ‘빠르고 느리게 사고하기(Thinking Fast and Slow)’에서 경험하는 자아(Experiencing Self)와 기억하는 자아(Remembering Self), 두 가지 자아를 소개합니다. 경험하는 자아는 흄의 인상과 옥스호프의 경험의 과정과 같은 개념의 자아를 말하고, 기억하는 자아는 흄의 관념과 옥스호프의 경혐의 결과와 같은 개념의 자아를 말하고 있습니다. 즉 경험은 정보를 습득하는 과정과 그 결과로 인간이 기억하고 있는 지식을 말한다고 하겠습니다. 인간이 기억하고 있는 지식이 스스로의 미래의 행동의 기준이 되고 타인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이 부분에서 경험과 데이터 사이언스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경험은 과거와 현재의 불특정 다수가 축적해 놓은 데이터입니다. 따라서 데이터 사이언스의 출발점인 데이터로서 경험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데이터를 분석하여 브랜드가 처한 현재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애널리틱스)이고,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머신러닝)입니다. 즉 축적된 인간의 경험은 데이터로서 현재의 분석과 미래의 예측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경험에 기반한 광고 마케팅 전략, 소비자의 마음 열어
또한 테크놀로지의 발달에 의해 진화한 마케팅 광고 기법으로 분석된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전략에 따라 제공되는 새로운 컨텐츠들은 소비자에게 새로운 브랜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1999년에 ‘경험’에 관한 책 두 권이 출판이 되었습니다. 콜럼비아 대학 브렌트 슈미트(Brent Schmitt)교수의 ‘경험 마케팅(Experiential Marketing)’과 하버드 대학 파인(B. Joseph Pine II)과 길모어(James H. Gilmore)교수의 ‘경험경제(The Experience Economy)’가 그것입니다. 슈미트 교수의 연구는 그의 제자에 의해 브랜드 경험(Brand Experience)라는 개념을 탄생시켰습니다. 파인과 길모어 교수의 경험경제는 1차 농업, 2차 제조업, 3차 서비스업의 산업발달의 연장선상에서 4차산업으로 경험의 경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즉, 현재 경제는 서비스업을 넘어서 소비자의 경험을 만족시키는 수준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부분입니다.
그들은 경험의 경제를 개인중심의 주관적이고, 에피소드 중심의 행위가 기본이 되고, 소비자들이 직간접으로 경험할 수 있는 무대(Stage)가 제공된다는 점을 특징으로 들고 있습니다. 오프라인의 시장경제에서 소비자가 구매하는 것은 제품도 서비스도 아니라 개인의 기억속에 남게 되는 경험이라는 주장입니다.
이것은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진화된 현대의 미디어 환경에도 적합한 개념입니다. 상호작용(interactivity) 중심의 현재 미디어는 소비자가 직간접적으로 브랜드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경험을 할 수 있는 무대가 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수동적이지 않고 소비하고자 하는 미디어의 컨텐츠를 직접 선택하고 찾아내는 적극적인 소비자에게 적절한 브랜드 컨택포인트를 통해 제공되는 브랜드 경험의 기회는 소비자 개인의 기억속에 브랜드를 저장할 수 있게 하는 좋은 전략이 되고 있습니다. 즉, 데이터 사이언스를 기반으로 제공되는 새로운 맞춤형(Customized) 컨텐츠를 통해 소비자의 브랜드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 개인의 브랜드 경험은 결국 현대 마케팅의 목적인 소비자와의 강하고 우호적인 관계(Relationship)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70년대 소비자의 데이터 베이스를 바탕으로 시작된 데이터 베이스 마케팅에서 발전된 관계 마케팅(Relationship Marketing)의 기본은 소비자 관리입니다. 소비자에 대한 기본 데이터의 관리가 소비자와 브랜드 간의 관계를 형성시키는 기본이고, 현재 상호작용 중심의 미디어와 데이터 사이언스 기술은 브랜드가 소비자와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데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광고 마케팅 환경 속 광고인의 생존전략
마지막으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광고 마케팅 환경에서 광고인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광고 마케팅과 머신러닝/인공지능은 연구하는 패러다임 자체가 다른 분야이므로 그 둘을 같이 이해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서로 다른 두 분야를 상대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진 분야로 접근을 하는 것입니다. 광고인의 입장에서 광고는 목적이 될 수 있습니다. 보다 효과적인 광고를 제작하여 소비자가 원하는 정확한 정보를 적절한 매체를 통해서 전달하여 소비자를 설득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방대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수집, 분류, 분석하여 데이터 관리에 효율성을 제고하고 분석을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광고인과 마케터에게 데이터 사이언스는 광고 마케팅 활동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수단이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에게 광고 마케팅은 개발하는 데이터 관리체계와 효과적인 컴퓨터 프로그램의 개발을 위한 컨텐츠라는 수단일 것입니다.
광고인이 알아야 하는 부분은 데이터 사이언스의 복잡한 수학적 모델이나 알고리즘이 아니라 데이터 사이언스의 기본원리와 데이터 사이언스가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한 부분입니다. 광고라는 전문영역에서의 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활용하여, 디지털 시대의 광고에서 요구하는, 일대일 상호작용, 개인화와 맞춤형 소구와 같은 도구를 개발, 발전하여 보다 효과적으로 광고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장 이상적인 조합은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가가 광고 마케팅 일을 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두 영역에서의 전문성이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크리에이티브 테크놀로지 개념이 처음 소개될 때 광고회사에서 엔지니어링 전공자를 고용하기 시작했다는 기사가 많았습니다. 컴퓨터 사이언스나 데이터 사이언스 전공자가 광고업에 기여할 수 있는 바가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매스커뮤니케이션 대학에서 디지털 광고를 가르치고 있습니다만 엔지니어링 대학의 데이터 사이언스/애널리틱스 석사과정의 겸임교수로서 미디어 애널리틱스도 가르치고 있습니다. 석사과정 졸업 프로젝트의 커미티 멤버(심사위원)로서 프로젝트 발표에 들어가보면 데이터 사이언스가 적용되는 분야가 참 다양합니다. 전공하는 학생들의 학부전공 역시 컴퓨터공학부터 산업공학 등 다양합니다. 생화학 부분에서 박사학위가 있는 학생이 데이터 사이언스의 석사과정에 등록하여 공부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광고교육에서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학교뿐 만 아니라 미국 내 광고 전공이 개설된 대학에서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강의하는 교수를 임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데이터 사이언스, 컴퓨터 사이언스 전공과 협의하여 새로운 광고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그에 필요한 교수 임용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온라인에서 무료로 데이터 애널리틱스, 머신러닝, 인공지능의 기본개념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있습니다. 그만큼 이러한 개념들은 빠른 속도로 대중화되고 있습니다. 한 달 동안 하루 30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서 무료 온라인 강의를 초급부터 고급까지 들어 본다면 광고인으로서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과 소비자 환경에 대처하는 법과 보다 효과적인 캠페인 전략 수립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난 3회에 걸친 글을 여러분께서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미약하나마 광고 마케팅 분야에서의 데이터 사이언스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혹시 질문이나 연락을 하고 싶으신 분은 저의 이메일 dyoon@ou.edu로 연락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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