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의 숲 속을 걸어가는 한 사람- CD열전 #09. 조예정 CD 인터뷰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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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우연이었습니다. 광고의 숲으로 난 길을 보게 된 한 사람. 이십 대 초반의 그는 ‘재미있겠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광고의 숲에 발을 들여 놓게 됩니다. 나무가 우거지고, 바위가 놓여 있고, 계절마다 다르게 피는 꽃과 색깔이 변하는 나뭇잎이 그의 앞길을 지루할 틈 없이 채워 주었습니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 이름 모를 동물의 고요한 울음 소리가 들려오는 이 길. 시계를 들여다볼 필요도, 다른 숲으로 향하는 길이 어디인지 궁금해 할 필요도 없었던 세월. HS애드 조예정 CD는 그렇게 20년 동안 광고의 숲 속을 탐험해 왔습니다. CD열전 아홉 번째 주인공 조예정 CD와의 인터뷰, 지금 시작합니다.


‘초보’의 도전이 가져 온 뜻밖의 결과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어요. 광고를 전공한 것도 아니고 광고인이 될 거라는 생각조차 해 본 적 없습니다. 4학년 1학기 때 교양 과목으로 ‘광고학 개론’을 들었습니다. 그 때 광고 제작에 대해서 처음으로 배웠어요. 한 학기 수업을 통해 광고 하나를 만들어 보는 것이 강의 내용이었는데 그 과정을 따라 가면서 ‘광고 제작도 재미있구나’라는 생각을 처음 해 봤죠.”


조예정 CD는 내친 김에 친구와 함께 HS애드에서 개최하는 대학생 광고대상에 응모했습니다. 당시 대학생 광고대상 상금은 해외 배낭여행을 다녀 올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금액이었습니다. 수업을 통해 느낀 광고 제작의 즐거움 또한 ‘한 번 해 보자’는 의욕을 북돋워 주었습니다. 출품작을 프린트해서 봉투에 담아 들고 갔던 그에게, HS애드 관계자는 ‘보드 작업 안 해 왔느냐’고 물었습니다. 광고물 시안을 제출할 때 검정색 폼보드에 붙여야 한다는 것조차 알지 못했던 ‘광고 왕초보’ 조예정 CD는 뜻밖에도 대상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되었습니다.

“광고를 하나도 모르던 제가 광고 수업을 듣고 HS애드 대학생 광고대상에 응모해 대상을 받았으며 4학년 졸업 무렵 고민없이 HS애드에 지원해 입사했던 것까지, 그 1년 여의 시간은 마치 미리 준비된 것처럼 착착 흘러갔습니다. 거창하게 ‘너는 내 운명’이라고 말하려니 쑥스럽지만 광고를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은 제 운명에 이미 준비된 일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해 보곤 합니다.”


광고의 숲 속에서 20년을 한결같이

“직장 생활이 어떤 것인지, 광고인은 어떻게 일하는지, 저는 그 모든 것을 HS애드에서 배웠습니다. 지각하면 노란 색 ‘접근금지’ 테이프로 의자와 책상을 봉쇄해 버리던 선배, 술 한 잔 하면 기가 막힌 카피를 쏟아 내지만 술이 깨면 기억이 안 난다며 괴로워 하던 선배, 갈등과 대립이 벌어지면 항상 동료의 입장을 경청하고 ‘솔로몬의 지혜’를 내 놓던 선배까지… 아무것도 모르던 저는 그런 선배들의 모습을 접하면서 광고인으로서 조금씩 성장해 갔던 것 같습니다.”

조예정 CD는 20년간 HS애드에서 일했습니다. 누군가는 한 회사에서 20년을 보내는 것이 지루하지 않느냐고 묻습니다. 조예정 CD의 답은 어떨까요?

“광고 자체가 결코 지루할 수 없는 일입니다. 끊임없이 크고 작은 사건이 일어나고 업무의 업 앤 다운이 계속 반복되기 때문이에요. 수주하면 기쁘고 떨어지면 좌절하죠. 큰 경쟁 피티를 앞두고 모든 힘을 기울여 올인해야 할 때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몰라요. 광고를 제작하기 위해 만나야 하는 사람도 엄청나게 많고요. 업무 자체가 변동성이 크고 많은 사람과 일하는 것이다 보니 지루함을 느낄 틈 조차 없습니다.”


눈코뜰 새 없이 바쁘게 밀려 오는 일의 물결을 타고 20년이 흘렀습니다. 카피라이터로 활약하던 조예정 CD는 이제 자신이 선배의 자리에 서서 한 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HS애드에서 오롯이 청춘을 보낸 조 CD가 생각하는 HS애드의 강점이 궁금했습니다.

“숲 속에 서 있으면 나무들의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처럼 저는 HS애드 밖에서 우리 회사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우리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객관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지도 모릅니다. 다만 제가 생각하는 HS애드는 ‘사람들이 좋은 회사’인 것 같아요. 우리 회사는 소모적인 대립 대신 서로 협력하는 사람들이 힘을 모아 광고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사람으로 힘을 얻고 사람을 향하는 마음을 기본으로 가지고 일하는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광고를 하다 보면 성과, 실적, 경쟁 등의 단어에 익숙해 지기 쉬운데요. HS애드에서 가장 익숙한 단어는 그런 말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단어가 아닐까 싶어요.”

광고의 숲 속, 따뜻한 심장이 뛰는 사람들이 나무처럼 우뚝우뚝 서 있는 여기. 조예정 CD가 말하는 HS애드는 그런 곳입니다.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상 속 감동을 잡아내다

조예정 CD 팀이 제작한 광고들을 보면, 일상 속 작은 순간을 놓치지 않고 담아 낸 영상들이 인상적입니다. 능숙한 솜씨로 한 번에 여러 요리를 척척 해 내는 엄마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감동처럼, 조예정 CD 팀이 만든 광고는 고개를 끄덕거리게 하는 공감의 순간을 보여 주는데요.


▲LG전자 디오스 ‘엄마의 인덕션’ 편 (출처 : LG전자 공식 유튜브 채널)

“저희 팀은 아이데이션 할 때 서로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팀원 대부분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려 가는 입장이다 보니 사는 이야기를 많이 나누죠. 생활인으로 살아가는 모습들이 대부분 비슷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지점도 비슷하다 보니, 그런 부분이 고객에게도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LG전자 퓨리케어 360도 ‘나무처럼 360도’ 편 (출처 : LG전자 공식 유튜브 채널)

동시대를 살아가는 생활인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조예정 CD. 그가 생각하는 좋은 광고란 어떤 것일까요?

“목적에 부합하는 광고가 좋은 광고라고 생각합니다. 광고하는 대상의 목적을 벗어나는 작품이라면, 제 아무리 예술성이 뛰어나거나 크리에이티브가 강하다 해도 좋은 광고라 말하기 어렵지 않을까요. 광고인이 하는 일은 광고의 목적에 맞는 메시지와 화법을 찾는 것입니다. 톤앤매너의 완급조절과 크리에이티브의 다양한 시도를 통해 광고를 호소력 있게 만드는 것이 저희의 역량이고 숙제입니다. 주어진 조건에 따라 효과적인 메시지를 만들어 제안하는 것이 광고인의 몫인 것이죠.”

조예정 CD는 브랜드와 함께 성장할 수 있었던 프로젝트들에 애착이 간다고 말했습니다.

“LG 트윈워시 세탁기와 퓨리케어, 스타일러처럼 론칭부터 함께 하거나, 3년 이상 지속해 온 프로젝트에는 애착이 큽니다. 브랜드와 제가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저희가 만든 광고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 또한 실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함께 서로의 성장을 지켜 볼 수 있는 관계, 브랜드와 광고인의 이상적인 관계는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를 지키는 균형 감각

조예정 CD는 동료들과 팀원들에게 항상 ‘워라밸(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을 이야기합니다.


“저는 일과 삶 사이의 균형감각을 갖는 것이 일의 단기적 성과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일에 지나치게 매몰되어 개인의 삶을 등한시하거나 개인의 삶에만 초점을 맞춰 일을 대충 하는 것, 어느 쪽이든 ‘롱런’에는 좋지가 못합니다. 광고인으로서 번아웃 되지 않고 오래 좋은 작업을 하려면 나 자신과 가족에 대해 조금 더 마음을 써 줘야 함은 물론,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대하는 것 또한 필요하리라 봅니다.”

조예정 CD 개인에게도 일과 삶의 적절한 균형점은 중요한 주제입니다.

“제가 20년 동안 광고를 꾸준히 할 수 있었던 데는 가족의 조력과 응원, 그리고 일에 대한 책임감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만약 제가 가족을 등한시하고 일만 했든지 혹은 제 일에 대해 책임감과 애착을 갖지 못하고 건성으로 일을 했더라면, 어느 쪽이든 행복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제가 누구보다 그것을 깊이 느껴 본 사람이기 때문에 팀원들에게 항상 ‘일과 삶의 균형점을 찾으라’고 말해 주고, 이것이 가능하도록 서로 자연스럽게 양해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이끌어 내고자 합니다.”


그 숲에 나무를 닮은 그가 있었네

조예정 CD와의 긴 이야기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사람’이었습니다. 조 CD는 사람이 모여 하는 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인 광고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과거와 달리 광고 제작인력이 경량화되며 전문 기술을 가진 외부 제작업체와의 협업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예전엔 내부에서 많은 인원이 한 팀이 되어 일했다면 지금은 내부의 소수 정예가 외부의 전문가들 여러 명과 함께 협력해야 하는 상황이 된 거죠. 뿐만 아니라 광고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일은 더욱 많아졌어요. 지면 인쇄 광고와 TV 광고만 만들면 되었던 상황에서 지금은 온라인 캠페인, 동영상 맞춤형 광고 등 대중이 접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매체에 들어가는 광고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된 거죠.
그래서 더욱 ‘사람’에 집중하게 됩니다. 저희가 만든 광고를 다양한 매체에서 접하게 될 사람들, 저희가 광고한 브랜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생각하죠. 또한 저희와 함께 머리를 모아 일하는 전문 인력들에 대해 생각하고, 그들 하나하나의 삶과 그들이 하는 일의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합니다. 과거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더 많은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지만, 저는 이런 변화가 광고계를 풍성하게 만들고 목적에 부합하는 광고를 더 잘 만들 수 있도록 해 주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조예정 CD는 HS애드라는 숲 속 아름드리 뿌리를 내린 큰 나무처럼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광고의 숲 속을 걸어가는 많은 사람들, 숲 그늘에 앉아 잠시 땀을 식히는 사람들, 그리고 더불어 숲을 이루려 함께 자라나는 다른 나무들을 모두 보듬는 큰 나무 말이죠. 알차고 탐스러운 열매를 닮은 성공적인 캠페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은 그대로 지혜의 나이테가 되어 나무에게 새겨질 것입니다.

조예정 CD의 잎사귀가 항상 싱그럽고 푸르기를, 그리고 그를 찾는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서 선한 영향력을 받아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