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 아이템에서 나만의 정체성으로, 소셜 빅데이터로 본 굿즈 열풍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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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혹은 가로수길에서 한 번쯤 본 풍경! 매장 오픈과 함께 길게 늘어선 사람들의 줄. 최신 IT기기 매장도 유명 레스토랑도 아닌 이곳은 바로 ‘카카오프렌즈’, ‘라인프렌즈’ 등 캐릭터 굿즈를 판매하는 플래그십 매장입니다. 이처럼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굿즈에 빠지는 사람이 증가하며 마케터와 유통가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굿즈 (Goods)’란 본래 ‘상품, 제품’이란 뜻이지만 대중문화에선 연예인 사진, 영상 DVD, 액세서리와 같은 연예인 및 애니메이션 관련 소품을 일컫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나아가 최근에는 굿즈의 대상이 ‘정치, 사회, 브랜드’등으로 확장되며 그 대상과 의미가 진화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굿즈 문화를 소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2016년 이후 가파른 상승세로 언급되기 시작한 ‘굿즈’

이러한 굿즈는 언제부터 대중적 관심을 받게 되었을까요? 소셜미디어 상에서 굿즈에 대한 언급은 꾸준히 증가하다 2016년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굿즈를 즐기는 사람은 뭔가에 깊이 빠져있는 인상를 주어 ‘덕질, 덕후(오타쿠)’를 연상시키기도 하는데요. ‘굿즈, 덕질, 덕후’의 버즈(buzz)량 추이를 비교 분석한 결과, 굿즈에 관심을 갖거나 구매하는 행위가 ‘덕후’로 표현되는 소수의 사람들로 비추어지기 보다는 대중적 의미를 내포한 ‘덕질’에 더 가까우며, 특정인에 한정된 행동이 아닌 일반 다수에서 보여지는 행동에 더 가깝다고 보여집니다.


▲SNS상에서 ’굿즈’와 ‘갖고싶다’의 언급량은 비례하여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갖고 싶다’의 언급량이 매년 증가하고 최근 1년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남에게 과시하기 위한 소장품인 명품에 대한 언급량은 정체되는 반면, 나만의 의미와 가치가 있는 굿즈의 언급량은 ‘갖고싶다’의 언급량 증가율과 비슷한 추세를 보이며 2015년 4월부터 ‘명품’ 언급량을 추월하고 이후 약 3년 간 언급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굿즈는 곧 ‘정체성’… 굿즈의 대상과 의미가 확장

최근 굿즈 시장의 특징을 보면, 2014년까지의 굿즈는 아이돌 등의 연예인이나 애니메이션 등 팬덤계 전반이 굿즈의 주류를 형성했습니다. 그렇지만 2015년부터 굿즈가 브랜드, 기업을 대표하거나 정치·사회적 정체성을 표명하며 그 대상과 의미가 확장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 아이돌, 연예인, 애니메이션 분야 등 전통적 굿즈의 비중은 감소하는 추세로 나타났으며 내용에 있어서는 응원도구나 사진, 엽서 등 비생활용품에서 텀블러, 열쇠고리처럼 실생활에 사용 가능한 상품으로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특징은 기성품 굿즈를 단순히 구매하던 것에서 굿즈를 직접 제작하여 판매하거나 나눔을 즐기는 문화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과 굿즈를 통해 자신의 정치·사회적 정체성과 가치관을 표현 및 공유하며, 굿즈가 소속감 부여와 연대 기능의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더 이상 있는 것만 사거나 만들어 주길 기다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전하고, 마음에 드는 것이 없거나 구할 수 없다면 직접 제작까지 하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소비를 실천합니다.

이에 한발 더 나아가 취향, 취미, 가치 등에 비슷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굿즈를 제작하고 기부하며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는 ‘취향 공동체’로 발전하는 모습도 볼 수 있는데요. 이러한 굿즈 소비의 진화는 무엇보다 ‘SNS 이용 확대’라는 현상을 근간으로 합니다. SNS로 굿즈 나눔, 이벤트를 열고 참여하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SNS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홍보수단이자 의견수렴의 창구가 되어 굿즈 소비의 확대와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주객전도’?! 브랜드보다 굿즈가 더욱 유명해지기도

한편 브랜드와 굿즈의 관계에 있어 ‘주객전도’ 현상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는데요. 제품 구매에 있어 부수적 이득인 굿즈가 아니라 굿즈를 얻기 위한 제품 구매 행위가 증가하면서 굿즈 캐릭터 자체가 브랜드를 대표하는 상황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굿즈에 빠져들기 시작하니, 브랜드와 마케터 또한 굿즈 제작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그 결과 스타벅스와 같은 전통적 굿즈 강자 외에도 ‘알라딘’, ‘국립중앙박물관’ 등 본업보다 굿즈로 더욱 유명해진 브랜드들이 등장하였습니다.


특히 굿즈 관련 언급량 상위 브랜드(알라딘, 스타벅스, 카카오톡, 라인, 국립중앙박물관, 평창올림픽)를 분석한 결과, 성공적 굿즈 마케팅을 위해선 특정 시기/시즌의 의미를 담은 굿즈를 적시에 발매하는 것이 키 포인트라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 일회성 성격이 강한 이벤트나 컬래버레이션 뿐만 아니라 연말, 연초, 신간 출시 등 다양한 시기적 상황에 의미를 부여하여 굿즈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사이클이 꾸준히 이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비자는 굿즈를 통해 내적 위안을 얻고 정체성을 획득한다

마지막으로 소비자들이 굿즈를 통해 얻는 감성, 욕구를 간단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연관어를 통해 본 굿즈 감성을 들여다보면 가장 기본적 감성으로 ‘소장 욕구’를 들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연관어 ‘지르다, 사고 싶다, 갖고 싶다’ 모두 2013~2014년 대비 2016~2017년 언급량이 급증했으며, ‘소장, 구매, 구입, 통장잔고’ 등 관련 키워드 역시 그 언급량이 증가하였습니다.


▲굿즈를 통해 내적 위안을 얻으며 긍정 감성이 발현된다 (2016년~2017년 SNS 언급량 조사 결과)

또 다른 굿즈 감성으로는 소비자들이 굿즈를 통해 만족, 행복, 스트레스 해소와 같은 마음의 위로, 내적 위안을 보상받는다는 점인데요.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굿즈 감성어로 2013~2014년에는 기본적인 ‘예쁘다, 좋다, 귀엽다’ 등 굿즈 자체에 대한 감성이 주로 발현된 반면, 2016~2017년에는 ‘내적 위안’을 얻기 위한 행위인 ‘시발비용, 탕진잼’과 같은 신조어가 연관어로 새롭게 등장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없으면 직접 만든다! 적극적 표현과 가치 공유의 매개체로서의 ‘굿즈’ (2016년~2017년 SNS 언급량 조사 결과)

한편 굿즈는 개인의 욕구 표현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2016~2017년의 흐름을 살펴보면 기성품을 단지 구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퍼스널 니즈에 따른 커스터마이징 제작과 나눔 문화가 확대되고 있으며, 2013~2014년에는 없었던 정치적 지향성이나 사회적 가치를 내포하는 굿즈 언급이 등장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굿즈가 개인의 다양한 정체성이나 가치 등을 표현하고 공유하는 수단으로 진화함을 보여주는 현상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소셜 빅데이터로 본 ‘굿즈’ 열풍의 핵심에는 ‘귀엽고 예쁜 것’이 주는 개인의 만족과 위안을 넘어서 ‘취향공동체’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굿즈로 표현하고자 하는 대중의 욕망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취향공동체의 ‘코드 맞추기’는 SNS의 이용이 확대되면서 보다 세밀하고 간편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굿즈’는 개인의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표현해 주는 ‘아바타’인 동시에 가치 공유의 매개체로서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