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소비 트렌드 -가성비, 나를 위한, 경험, 미니멀, 착한 소비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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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사람들의 살림살이 역시 빡빡해졌습니다. 저축은커녕 소비할 수 있는 돈도 없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리곤 합니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조사를 보면, 2004년부터 2016년까지 가구당 월평균 소득 증가율은 점점 감소해 2016년엔 0.6%에 불과했습니다. 1% 이하로 떨어진 것은 1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는데요.

아이러니한 것은 이렇게 소득은 줄어들었지만 쓸 곳은 여전히 많다는 점입니다. 아마 많은 분이 공감하실 텐데요. 이런 현실 속에서 요즘 사람들의 소비는 어떤 모습인지 살펴보기 위해 2009년부터 2017년 5월까지 약 9년간의 소셜네트워크 빅데이터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돈을 쓰는 사람들

▲ 돈 없다 vs. 지르다 vs. 돈 모으다 언급량 추이 비교

소비 트렌드를 보기에 앞서 사람들이 돈과 소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사람들이 돈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크게 ‘돈을 쓰는 행위’, ‘돈을 모으는 행위’, ‘돈이 없는 상태’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그중 돈 쓰는 행위를 일컫는 용어로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극명하게 표현되는 용어인 ‘지르다’를 포함하여 ‘돈 없다’, ‘돈 모으다’ 세 가지 표현의 언급량 추이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돈 없다’와 ‘지르다’는 매년 상승 중이나 ‘돈 모으다’는 이 두 가지에 비해 언급량이 훨씬 적고 상승률이 매우 낮았습니다. 이런 결과는 안타깝게도 돈은 없지만 그래도 가끔 지르는 우리의 모습을 잘 반영해 주는 것 같습니다. 또한 ‘지르다’의 연도별 연관어를 비교해보면 지르는 것의 대상이 제품의 속성에서 기분, 취미, 문화 등 샀을 때의 느낌 위주로 변했고, 최근으로 올수록 일반적인 속성 대신 굿즈, 립스틱, 결혼식 등 생활에 밀접한 키워드가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대표 소비 트렌드 분석

그럼, 본격적인 소비 트렌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올해 들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소비패턴이 등장한 것은 아닙니다. 소비 패턴이란 것이 한순간 혜성처럼 불쑥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누적된 욕구 변화, 사회 경제환경, 기술환경 변화 등 다양한 거시적 요소들의 복합작용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이유로 기존의 주요 소비 트렌드들의 추이와 예측, 과거대비 현재 변화된 내용, 최근 모습은 어떠한지 등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대표 소비 트렌드 추이 & 예측

트렌드 연구기관의 발표 내용과 전개되는 현실을 고려해 볼 때 대표 소비 트렌드로 가성비 소비, 나를 위한 소비, 경험 소비, 미니멀 소비, 착한 소비를 꼽을 수 있습니다. 전체적 흐름을 조망하기 위해서는 5가지 소비 트렌드에 대한 언급량 추이를 비교해 볼 필요가 있는데요.

결과를 보면, 가성비 소비는 2009년부터 꾸준한 상승 패턴을 보이면서 특히 2012년부터 상승 폭이 증가했고, 나를 위한 소비와 미니멀 소비는 2016년 하반기부터 급상승한 패턴을 보였습니다. 착한 소비는 2012년 즈음 유행하다 줄고 다시 최근 들어 조금 반등하는 모습입니다. 경험 소비는 변동이 크지 않은 완만한 증가세로 나타났습니다. 즉, 5가지 트렌드 가운데 가성비 소비와 나를 위한 소비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현재는 가성비 소비에 대한 언급량이 가장 높습니다.

하지만, 시계열 예측 분석 기법으로 과거 데이터의 트렌드 주기성을 탐지하여 향후 6개월의 미래 추이를 예측해 본 결과 나를 위한 소비가 가성비 소비를 추월할 것으로 예측되었습니다. 그만큼 현대인들은 자기애와 자신을 돌보는 경향이 강해졌고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전략형 소비 : 가성비 소비 & 미니멀 소비

상기 5개 소비 트렌드는 그 내용 면에서 전략형 소비와 가치집중형 소비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전략형 소비는 효율성과 필요성에 집중하는 반면 가치집중형 소비는 감성과 가치에 의미를 두는 소비로 볼 수 있는데요. 가성비 소비와 미니멀 소비는 전략형 소비, 나를 위한 소비, 경험 소비, 착한 소비는 가치집중형 소비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이 두 가지 유형을 구분하여 분석하면 또 다른 특징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가성비 소비 vs. 미니멀 소비 연관어 비교(2016.06~2017.05)

먼저 가성비 소비와 미니멀 소비 연관어를 비교해보면 집에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물건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것 역시 공통점으로 나타났습니다.


▲ 가성비 소비 연관어 연간비교 및 대표 연관어 변화

특히 가성비 소비 전체 언급을 의, 식, 주, 여가로 구분했을 때 식품 관련 비중이 71%로 가장 높았고 가격, 맛, 디자인, 양 등 제품 속성에 대한 키워드 빈도수가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 후기/포스팅 등 구매에 도움이 되는 레퍼런스 관련 키워드들도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성비 소비의 원문들을 살펴봐도 소비자들은 전략적으로 가성비 좋은 제품을 찾고 묻고 추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며, 가성비 소비의 유행은 장기불황이 낳은 어두운 단면인 점이란 인식도 보였습니다.


▲ 미니멀 소비 연관어 연간비교 및 대표 연관어 변화

한편 미니멀 소비는 스타일, 디자인 등 패션 관련 키워드에서 홈스타일링, 셀프 인테리어, 살림, 수납, OO스타그램 등 주생활 관련 연관어들로 확장되고 있는데요. 가성비 소비와 마찬가지로 반드시 자의가 아닌 좁은 공간, 잦은 이사, 경제여건 등의 이유로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과거처럼 집에 많은 물건을 두는 것보다 잘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정리하고 비우는 것이 심신의 안녕과 공간 효율성 제고에 효과적이란 의견들이 주를 이루었고, 이는 물적 제품 소비 대신 경험 소비 중시 경향이 강화된 것과도 맥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치집중형 소비 : 나를 위한 소비 & 경험 소비 & 착한 소비

▲ 가치집중형 소비 공통 연관어

가치집중형 소비는 나를 위한 소비, 경험 소비, 착한 소비 패턴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인생’과 ‘가치’라는 키워드가 공통으로 발현되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위와 같은 세 가지 소비를 하거나 생각할 때는 인생과 가치에 대한 생각을 수반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 가치집중형 소비추이

▲ 가치집중형 소비 연관어

‘인생+가치’에 대한 언급량을 살펴봤는데요. 총 언급량 자체가 2009년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인생과 가치를 논할 때 꿈, 성공, 기회, 노력 등의 가치는 점점 감소하고 행복, 하루, 기분 등의 연관어 언급량이 증가했습니다.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하는 욕구와 함께 먼 미래보다 지금의 행복에 집중하자는 YOLO 라이프의 모습이 반영되고 있습니다.


▲ 나를 위한 소비 연관어 연간비교 및 대표 연관어 변화

특히 최근 1년간 언급량이 폭증한 나를 위한 소비는 스트레스와 힐링이라는 상반된 키워드들과 주로 ‘삶/생활’과 가까운 연관어들이 발현되었습니다. 또한 상위 연관어에 랭크됐던 ‘싱글족’ 키워드가 최근 1년 사이 사라진 점은 나를 위한 소비가 싱글족의 전유물이 아닌 생활 패턴으로 인식되고 자리 잡았음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를 위한 소비 형태는 꼭 거창한 것이 아닌 대중교통 대신 택시를 타거나 인형 뽑기를 하는 등 일상에서 가볍게 기분을 푸는 것에서부터 여행, 쇼핑, 콘서트 등 본격적으로 소비하는 것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이러한 소비행위를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소통하고 공감받고 싶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또, 거창하진 않아도 기분 전환이 된다면 나를 위한 소비는 분명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것이란 인식이 만연했으며, 미래에 대한 대비 없이 현실의 안위와 쾌락만을 좇는 소비행태를 문제로 여기는 시각도 일부 있었습니다.


▲ 경험소비 연관어 연간비교 및 대표 연관어 변화

경험 소비 또한 최근 1년 사이 어느 한 분야가 아닌 한복, 공예, 먹스타그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키워드들로 발현되고 있었는데요. 여행, 문화 등 전통적으로 등장하는 키워드 외 ‘자유’ 키워드가 처음으로 등장하였습니다. 다시 말해 많은 사람들이 소유를 통해 남에게 보이는 것에 행복을 느끼는 경우보다 스스로 경험하며 행복을 느끼는 경우가 늘어난 것인데요. 행복이 소유가 아닌 경험이라는 인식이 환산됨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 착한 소비 연관어 연간비교 및 대표 연관어 변화

마지막으로 착한 소비를 들여다보면, 착한 소비는 2012년 즈음 유행했다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는데요. 최근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과거 대비 현재 착한 소비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성의 증가입니다. 유기농 커피, 초콜릿, 탐탐슈즈 등에 국한됐던 착한 소비가 식품 외 패션, 액세서리, 업사이클링, 노동, 환경, 여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언급되고 있는데요. 개념 소비로도 쓰이면서 상품을 구매하거나 홍보하는 연예인, 홍보대사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 특징도 보였습니다.

지금까지 최근 주요 5가지 소비 트렌드에 대해 살펴보았는데요, 소비 패턴들의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를 보인다는 점 외에도 질적인 변화도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정 분야에서 비롯된 소비 패턴이 다양한 분야로 확대, 혹은 정도가 강화된다거나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었는데요.

예를 들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SNS를 통해 전략적으로 좋은 구매 정보는 공유/추천해 주고 가치집중형 소비는 후기로 남겨 공유/소통하고 공감받고 싶어하는 욕구를 엿볼 수 있었으며 소비의 배경이 자의든 타의든, 즉 자발적이든 어쩔 수 없는 환경에 의한 선택이든 자신의 선택에 만족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즐기는 성숙한 소비문화가 자리 잡아 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브랜드 관리자나 마케터들은 이런 소비 패턴을 잘 파악하여 자신의 제품/서비스가 전략적 소비나 가치집중형 소비에 적합하도록 차별화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제품이 선택될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옳은 선택, 옳은 소비였다는 확신을 주는 것 또한 자신의 소비에 의미를 부여하는 요즘 사람들에겐 필요한 요소라 여겨집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