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5-06 : Ad Review -인간은 진화한다. 그리고 광고도 진화한다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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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진화한다. 그리고 광고도 진화한다
  최 재 용 부장 I CR1본부
   jychoi@lgad.lg.co.kr

‘SMART’라는 자동차를 잡지에서 처음 보았을 때의 느낌은 ‘cool’이란 단어로 집약되었습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디자인이 나올 수 있을까.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온 자동차를 바라보는 느낌이었습니다. 나이를 한 살씩 먹으면서 기호도 바뀌는 게 사실입니다.
신입사원 시절에는 Apple과 SONY의 디자인에 열광하면서 디지털세대를 자청하며 첨단 전자제품을 섭렵하곤 했는데, 이제는 디지털 카메라보다는 Lecia M6의 베이직에 충실한 디자인에 눈길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제 눈을 사로잡은 것이 바로 SMART였습니다. 단순히 디자인뿐만 아니라 기능 면에서도 뛰어난 이 자동차는 일명 ‘Liter Car’로 불립니다. 크기만 작고 기름은 많이 먹는 말로만의 경차가 아니라 600CC 엔진, 6단 세미오토 변속기로 리터당 20.8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어디서 이런 차가 나왔을까? 다임러벤츠와 시계회사인 스와치가 손을 잡고 만들었던 초소형 미니카 SMART는 현재 다임러크라이슬러 소유 브랜드로, 자회사인 마이크로컴팩트카(MCC, 프랑스 소재)에서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차체 크기는 2,500×1,515×1,549 mm로 컴팩트합니다. 그러나 프레임은 강화프레임을 사용해서 벤츠의 세단만큼이나 그 안전도를 보장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SMART 몇 대가 팔렸다”는 소문 속에 도로를 달리는 SMART가 목격되기도 합니다.

이번 광고는 그렇게 깜찍한 SMART의 잡지 광고입니다. 폴크스바겐 뉴비틀처럼 다른 요소가 필요없이 자동차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그냥 모든 것이 전달될 수 있는 것이 바로 SMART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SMART 광고는 길을 달리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비주얼이 잡아졌습니다. 주차되어 있는 SMART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 또 도로 위를 달리는 다른 자동차들 사이에 있는 SMART의 모습 같은 것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광고들과 조금 다른 광고가 있어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호모에렉투스·북경원인·크로마뇽인·네안데르탈인... 정말 오래간만에 들어보는 단어들이지요? 인간을 인간으로 만든 것은 바로 인간의 두뇌입니다. 그 두뇌가 들어있는 두개골의 진화된 모습들이 이어지고, 그렇게 두개골이 진화하는 모습의 마지막에 있는 것이 바로 SMART의 프레임입니다. 단순히 인간의 두개골과 닮은 모양이기 때문에 두개골의 모습을 사용한 것은 아니지요. 인간이 진화하듯 자동차도 진화했고, 그 마지막에 있는 것이 SMART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이 광고를 보며 진화하는 것은 인간, 자동차뿐만이 아니라 광고도 진화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광고라는 것이, 처음 개념이 잡혀갈 시기에는 단순히 ‘이런 제품이 있다’라는 고지(告知)에 가까운 내용이었다면, 이제는 제품의 특징을 다이렉트로 전하는 광고는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그런 시대가 되었습니다. 광고인들이 많이 보는 「Archive」지를 보더라도 요즘 들어서는 이것이 광고인지 엽기사진인지 구별이 가지 않을 정도로 광고의 트렌드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광고도 진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으니까요.

진화라는 것은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광고에도 ABC는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본은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기본만을 생각하고 기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고방식은 어느 분야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광고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인간은 진화합니다. 그리고 광고는 더 빠르게 진화합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