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멘타인 케이크
Food: 食思 - 그 열 번째 이야기
徐 敬 宗
ProjectxT팀 부장 / marstour@hsad.co.kr
1936.11~2007. 4
<라이프(LIFE)>지는 최고의 포토저널리즘 잡지였다. 1936년 11월 23일, 마가렛 버크 화이트의 거대한 포트맥 댐 사진으로 커버를 장식한 창간호를 시작으로 로버트 카파의 ‘어느 병사의 죽음’, ‘노르망디 상륙작전’, 알프레드 아이젠슈타트의 2차 대전 종전을 알리는 ‘타임스퀘어의 키스’ 등 수많은 명작을 남긴 포토저널리즘의 정수였다. 하지만 <라이프>는 TV라는 새로운 매체에 밀려 1972년 첫 휴간을 맞이하고, 이후 몇 번의 재발행과 휴간을 반복하다 2007년 4월 완전 폐간됐다.
1985.7~2016. 9
<라이프>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HS애드의 사보도 이번 호를 끝으로 종이출판을 접고 온라인화된다고 한다. 하지만 생계형 직장인으로서 가뭄의 단비 같던 얼마 안 되는 원고료가 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아쉬움과 함께, 때 되면 사무실 책상 위에 놓여있던 32년 역사의 오프라인 사보를 더는 볼 수 없다고 하니 섭섭한 마음 또한 금치 못하겠다.
앞서 <라이프>를 언급한 것은 <라이프>의 폐간호 커버 사진을 둘러싼 이야기를 담은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라는 영화 때문이다.
영화에는 이야기를 끌어가는 한 가지 음식이 등장하는데, 바로 주인공 엄마가 만들어준 ‘클레멘타인 케이크’가 그것이다. 뭔가 마지막 종이사보에 어울릴 법한 음식을 생각하다가 ‘사보의 온라인화 -> <라이프>의 폐간 ->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 ‘클레멘타인 케이크’, 이런 의식의 흐름으로 종이 사보의 대미를 장식할 마지막 메뉴를 정했다.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지막 食思
클레멘타인 케이크는 영화 초반부터 등장해 중간 중간 스토리를 끌어가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영화 속에 나오는 케이크는 글레이즈로 덮인 케이크 위에 설탕에 졸인 클레멘타인이 올려져 있다. 감독이 왜 이 케이크를 선정했는지 알 수 없으나, 주인공이자 감독인 벤 스틸러가 <라이프>의 광팬으로 이제는 사라진 <라이프>에 대한 헌사로 영화를 제작한 것을 보면 이 케이크 또한 개인적 취향이나 추억이 반영되었을 거라 짐작한다. 클레멘타인은 중동에서 많이 생산되는 감귤류로 귤에 가깝다. 보통 ‘귤’ 하면 영어로 만다린(Mandarin)을 많이 언급하는데, 사실 만다린보다는 오히려 클레멘타인이 우리가 먹는 귤에 가깝다.
클레멘타인 케이크를 만드는 방법은 매우 간단한데, 독특한 것은 밀가루가 하나도 안 들어가는 글루텐프리 케이크라는 것이다. 밀가루 대신에 아몬드 가루를 사용하는데, 보통 중동에서 아몬드가루로 케이크를 많이 굽는다고 한다. 클레멘타인 케이크의 레시피는 구글링하면 가장 많이 검색되는 니겔라 로슨(Nigella Lawson)의 레시피를 기본으로 참조했다.
【재료】
■ 클레멘타인 케이크 재료(직경 21cm 케이크팬 기준)
클레멘타인 4~5개 (귤로 대체 가능) / 달걀 6개 / 설탕 225g / 아몬드 가루 250g(아몬드를 갈아 써도 됩니다) / 베이킹파우더 1 티스푼
■ 글레이즈 재료(원래는 설탕으로 만들어야하나 단 것을 싫어하여 크림치즈로 대체)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플레인맛 100g / 아이싱슈가 (단맛 따라 적당량) / 레몬즙 (귤즙을 넣어도 되지만 레몬의 상큼함과 크림치즈의 궁합이 매우 좋음)
■ 클레멘타인 캔디
클레멘타인(귤) 2개 / 설탕 200g / 물 적당량
【만드는 방법】
1. 귤에 칼집을 내고 전자레인지에서 3분 돌린 후 곱게 간다.
2. 달걀물에 설탕을 조금씩 부어가면서 거품을 낸다.
3. 완성된 2에 1을 넣고 아몬드가루와 베이킹파우더를 넣는다.
4. 170도로 예열된 오븐에 45분간 굽는다.
5. 글레이즈 재료를 볼에 넣고 섞은 후 완성된 케이크 위에 바른다.
6. 설탕물에 졸인 귤을 글레이즈 위에 올려 완성한다.
클레멘타인 캔디의 경우는 바닥이 두꺼운 팬에 설탕 200g과 약간의 물을 넣고 완전히 녹인 후 얇게 썬 귤을 넣어 졸여 완성한다.
이유야 어찌됐던 아날로그(종이사보)의 끝은 서글프다. 아날로그와의 이별이 서글픈 HS애드인의 마음을 달콤한 클레멘타인 케이크가 위로해주길 바라며 食思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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