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04 : 알고리즘이 만드는 소셜미디어 광고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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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고리즘이 만드는 소셜미디어 광고

 - 인간의 사회적 관계도 알고리즘에 의해 결정되는가?


함 창 대

일리노이 대학교 찰스 H. 샌디지 광고학과 조교수 /
cdham317@illinois.edu

 

 

 

얼마 전 막을 내린 이세돌 9단과 구글 알파고와의 대국은 예상보다 훨씬 큰 관심을 받았다. 이 세기의 대결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살아갈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끔 했는데, 그 논란의 중심에 구글 알파고의 기본이 되는알고리즘이라는 단어가 자리한다.

‘알고리즘’이라는 수학공학적 개념이, 다분히 예술적인 광고산업에 등장하기 시작한 건 불과 몇 년 전, 그러니까 2008년 월가의 금융위기 이후라고 할 수 있다. 직업을 잃거나 떠난 금융공학자들 중 월가의 따분한 분위기에 견디지 못한 몇몇이 금융공학의 알고리즘 패턴을 광고 미디어 플래닝과 바잉에 적용하기 시작한 것이 그 출발점이다. 벤 리앙이라는, 수학을 전공한 코네티컷 출신 26세 청년 역시 그 중 하나였다. 그는 졸업 후 2년간 뱅크오브 아메리카에서 금융공학자가 되기 위한 트레이닝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너무 많은 규제, 그리고 사람을 마치 컴퓨터 같은 기계로 대우하는 듯한 월가에 회의를 느끼고 뭔가 새롭고 재미있는 것을 찾아 광고의 세계로 들어오게 됐다고 한다<그림 1>. 그는 보스턴에 위치한 초이스스트림(ChoiceStream)이라는 고객데이터 분석 및 타깃팅 전문회사에 합류했는데, 그의 역할은 해당 제품을 살 것 같은 고객에게 적절한 광고 메시지를 보여주는 최초의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 바잉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었다<그림 2>.

이것이 오늘날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프로그래매틱 바잉(Programmatic Buying)의 시초이다. 이렇게 시작된 알고리즘 광고는 불과 5~6년 만에 전체 디지털 디스플레이 광고의 30% 이상 소화하며 거대한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느낀 공포(?)처럼,그동안 미디어플래너들이 엑셀 파일에 의지해서 수행해온 많은 작업들이 컴퓨터로 넘어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실제로 지난 2~3년간 많은 디지털 미디어 바이어들이 이직하기도 했다. 이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디스플레이 광고 플래닝/바잉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알고리즘, 소셜미디어 광고의 영역을 확장하다

특히‘ 비용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알고리즘 기반 광고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이 분명하다. 2009년 이후 본격화되기 시작한 알고리즘 기반광고는‘ 명확히 광고로 인식할 수 있는 범위에 한정돼 왔다.

사실 알고리즘 광고의 역사는 1990년대 후반 더블클릭이3사 쿠키(Third-Party Cookie)’를 기반으로 한 행동타깃광고(Behavioral Advertising)를 소개했을 때 이미 그 기틀이 닦였다고 할 수 있다. 미디어 이용자의 행동을 추적할 수 있게 됨으로써 알고리즘 적용이 가능해진 것이다.

 

 명확히광고에 머물러 있던 알고리즘의 영향력은 사실 뉴스 인더스트리에서 더 큰 폭발력을 보였다. 버즈피드(Buzzfeed)로 대표되는 디지털 뉴스플랫폼들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뉴스를 제공해 엄청난 트래픽을 모으고 있는데, 이러한 알고리즘 기반 뉴스피드 기술을 광고에도 먼저 적용하기 시작한 기업이 바로 페이스북이다. 2015년 말부터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의‘ 좋아요공유등을 기반으로 어떤 콘텐츠를 뉴스피드 상단에 올릴지를 알고리즘 기반으로 결정하기 시작했는데, 이제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피드들이 시간순이 아니라는 것을 사용자들이 눈치 채기 시작했다.

더욱 혁명적인 페이스북의 알고리즘 이용 방식은 사실 동영상 광고에 있다<그림 3>. 2015년 시작한 뉴스피드 동영상 광고는 광고주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는데, 사용자가 클릭하기 전까지는 구동되지 않는 기능으로 인해 사용자들의 저항이 많지 않다는 장점 때문이다.

일종의 네이티브 광고인 페이스북 동영상 광고는 사용자들이 광고로 인식하는 비율이 현저히 낮다. 혹시 광고 콘텐츠로 인식하더라도 자신이 언젠가 ‘좋아요’를 클릭한 브랜드의 광고라면 역시 저항감이 적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문제는 사용자들의 저항감이 적은 대신 그들이 이 광고를 클릭하지 않고 스킵하는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겨우30%의 광고만 사용자가 클릭해 시청한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페이스북이 시작한 알고리즘 기반 광고는 이러한 단점을 극복할 수 있게 해준다. 즉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을 이용하면서 클릭을 통해 동영상을 시청한 경우 그 브랜드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그 다음부터 이 광고는 해당 사용자 뉴스피드의 상단에 노출하게 된다(반대로 클릭되지 않은 브랜디드 광고는 앞으로도 보일 기회를 점점 잃게 된다).

이는 기존의좋아요공유숫자를 기반으로 한 알고리즘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소셜미디어에서 사용자의 모든 행동을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다음 번 광고 노출에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이러한 알고리즘은 광고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모든 콘텐츠 (친구나 가족이 포스팅한 것들)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를 근거로 광고산업계에서는 UGC(User Generated Contents)는 물론, BGC(Brand Generated Contents) 역시 사용자가 관심 있는 브랜드의 광고만 상위 피드에 노출시킴으로써 사용자에게 편익을 제공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일리 있는 주장이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사용자의 사회적 관계를 기반으로 공유되는 모든 콘텐츠들마저 이제 알고리즘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브랜디드 콘텐츠(혹은 광고)뿐 아니라, 한 개인에게 노출되는 모든 콘텐츠의 노출 순서가 컴퓨터에 의해 결정되도록 됐다는 것이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이 노출 순서가 사용자의 과거 행동을 기반으로 한 컴퓨터의 알고리즘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사용자뿐 아니라 많은 전문가들 또한 이러한 알고리즘이 단지 사용자들의 관심(Interest)에 의해서만 결정된다는 점에 의문을 표한다.

페이스북에서 조정하면 언제나 브랜디드 콘텐츠(사실상 광고)가 일정 부분 상단에 노출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과장해서 해석해본다면, 브랜드와의 관계를 포함한 사용자의 사회적 관계가 알고리즘에 의해 조작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고도 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의 새로운 도전 - 알고리즘 브랜딩

인스타그램은 최근 가장 각광받는 소셜미디어 광고 플랫폼이다. 최근 발표된 이마케터(eMarketer)의 광고주 조사에 따르면 71%의 광고주가향후 2년 내에 인스타그램에 광고를 시작할 계획이라 답했는데, 이는 트위터를 능가하는 수치이다. 이러한 인스타그램 역시 지난달부터 알고리즘 기반 뉴스피딩 방식에 돌입했다<그림 4>. 평소에 많이 보고 반응하는 관계에 있는 사람들 (혹은 브랜드)의 콘텐츠를 피드의 상단에 노출시킨다는 것이다. 물론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과 가중치에 의해 평소 관심사가 결정되는지에 대한 정확한 알고리즘은 알려지지 않았다. 알파고처럼 지속적으로 변화, 발전하는 알고리즘을 일반 사용자가 이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흥미로운 건 이 발표에 대한 사용자들의 반응이 페이스북 때와는 달리 상대 적으로 매우 부정적이라는 점이다<그림 5>. 거의 모든 대중이 사용하는 페이스북과는 달리 인스타그램은 사용자들의 충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들이 우려하는 것은 이제 사람들의 사회적 관계가진짜가 아니라 알고리즘에 의해조정 혹은 조작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알고리즘에 따르면 정말 친한 친구가 정성을 다해 남긴 어떤 메시지가 단지 그 친구와의 소셜미디어 인터랙션이 많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읽힐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피드의 하단에서 사라져 가게 된다. 반대로 소셜미디어 헤비 유저들의 콘텐츠는 (실제 사회적 관계의 끈끈함과는 상관없이) 상단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알고리즘 하에서 가장 큰 이익을 얻는 것은 브랜드(광고효과 증가)와 페이스북 혹은 인스타그램(광고수입 증가)이다.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광고에 대한 사용자들의 반응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고리즘 시대, CMO의 역할

알고리즘을 이용한 광고의 확장은 결국 광고주에게 다양한 역할을 요구한다. 알고리즘에 대한 기본적 이해나 다양한 데이터의 이용·분석 능력이 없는 마케터들이 설 땅은 더욱 좁아지고 있다. <애드위크(Ad Week)> 최근호는 이러한 시대에서의 CMO‘ Chief Many things Officer’가 돼야 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문제 해결에 적절히 이용하지 못하는 마케터는 이 복잡한 환경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알고리즘과 데이터를 이용해 수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CMO는 경쟁력이 없다는 이야기에 다름 아니다.

이는 사실 CMO에게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니다. 광고회사의 경쟁이 전략컨설팅이나 IT 컨설팅, 나아가 회계 컨설팅의 영역으로 확대되는 지금, 광고라는 산업 전반에서도 생각해 볼 사안인 것이다. 최근 필자가 게스트로 초대했던 애큐엔(Accuen)이라는 프로그래매틱 광고회사는 대표적인 회계 컨설팅 회사인 PWC(Price Waterhouse Coopers)와 경쟁 PT를 했다고한다. 이세돌 9단이 모든 대국을 마치고 말했듯, 쉽지 않은 도전이다.

광고산업에서 알고리즘은 대결해야 할 대상이 아닌 이해하고 협업해야 하는 대상이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