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러시아 광고시장의 현황과 전망을 말씀해주세요.
현재 러시아 광고시장에서 가장 급상승하고 있는 매체는 디지털 미디어입니다. 2015년 기준으로 전체 광고매체의 30%를 차지했는데, 2007년 대비 6배 이상의 규모입니다. 전통적인 매체들의 집행규모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죠.
2014년 러시아 광고시장 규모는 총 3,400억 루블에 달하며, 그 중 디지털 미디어 광고시장은 840억 루블을 차지했습니다. 경기악화에도 아랑곳없이 2015년 말까지 디지털 미디어는 약 20% 상승할 것으로 추정되고요.
주목할 만한 건 2014년에 비해 광고시장 규모가 작아짐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매체의 규모는 지속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죠. 러시아 소비자들의 디지털 기기 및 미디어 사용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볼 때 앞으로도 디지털 미디어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만큼 다양한 플랫폼과 광고매체의 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 광고계, 광고인들의 특색과 업무 풍경은 어떠한가요?
러시아 광고인들의 특색은‘ 자유로움’, 그리고‘ 역사와 문화에 대한 사랑’인 것 같습니다. 구 소련 시절부터 비롯된 정부 주도의 통제 속에서 언론과 표현의 자유에 억압을 받을 것 같지만, 러시아 사람들은 놀라울 정도로 여러 방면에서 자유롭습니다. 우선 러시아 광고인들은 남들의 시선이나 판단으로부터 자유롭습니다. 자신의 열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데 두려움이 없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보다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믿습니다. 그래서 광고를 보면 각각의 광고인의 특성이 잘 살아있고, 광고의 테마와 스타일도 다양하죠.
또한 러시아 광고인들은 자연스러운 업무 분위기를 지향합니다. 딱딱하고 공식적인 회의 분위기보다는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편안하게 업무전략을 논의합니다. 러시아 사람들이 워낙 사교성이 좋은 것도 있지만, 억압받지 않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을 해야 창의적 의견들을 제시할 수 있고, 대화로 서로를 이해해야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진다고 믿는 거죠.
자신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사랑과 열정도 대단합니다. 그러한 자부심과 사랑은 광고에서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 러시아 광고 에이전시와 구글이 기획한 성공 프로젝트‘ 체호프 이즈 얼라이브(Chekhov is Alive; https://chekhov.withgoogle.com)’는 러시아 작가 안톤 체호프(Anton Chekhov)에 관한 것입니다. 러시아인들에게 사랑받는 광고를 만들려면 러시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러시아를 눈 여겨 봐야 할 이유가 있다면…
한국 기업들이 러시아를 눈 여겨 보아야 할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러시아는 무궁무진한 자원과 방대한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풍부한 에너지와 지하자원에 임산자원까지요. 또 러시아는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서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가졌습니다. 한국의 77배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나라죠. 인구는 2014년 기준 약 1억4,600만 명이고, 수도 모스크바는 1,200만 명의 인구를 가진 유럽에서 가장 큰 도시입니다. 방대한 시장을 보유한 만큼 잠재력이 기대되죠. 하지만 주요 소비재 산업이 아직 크게 발전돼 있지 않아 한국 기업이 진출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고요.
둘째, 러시아는 외국 브랜드에 대한 배척이 낮다는 점도 기회요인입니다.
러시아 시장은 대부분 외국 제품들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같은 주요도시에 한국 기업을 포함한 다국적 기업들이 크게 증가했는데, 특히 한국 기업과 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 건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죠.
러시아가 1990년대 후반과 2008년도에 두 번의 큰 경제위기를 겪었을 때 많은 기업들이 러시아를 떠났지만, 한국 기업들은 남아 러시아의 경제위기 극복을 도왔습니다. 현재의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유럽 브랜드들은 철수 혹은 축소 운영하고 있지만, 한국 기업들은 수익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현지생산 거점의 지속적 유지 확대와 마케팅 활동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한국 기업과 제품에 대한 선호도와 인지도가 높은 것이라 할 수 있죠. 또한 많은 러시아 사람들이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기를 희망합니다, 외국 기업들이 자국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주는 것에 대해 아주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여러 요소들이 잘 어우러져 있는 러시아는 한국 기업들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발휘할 수 있는 나라입니다.
모스크바 법인의 업무 영역과 업무 프로세스의 강점·장점은…
모스크바 법인은 2011년 3월에 설립돼 LG전자 러시아 법인의 마케팅 활동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주요 업무는 인스토어 전략·디자인·제작·감리, 이벤트·전시·크리에이티브를 포함한 BTL솔루션, 디지털솔루션, TV 스폰서십과 같은 뉴미디어 솔루션 제공입니다. 다섯 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모스크바 법인은 2015년 현재 29명의 조직으로 성장해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로컬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LG 마케팅 솔루션의 축적된 노하우, 브랜드에 대한 높은 충성도에 힘입어 뛰어난 역량의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캠페인 기획 초기부터 통합 마케팅의 시너지 창출을 고려해 모든 유관부서의 참여로 프로젝트의 단계별 계획을 수립합니다. 크로스미디어의 성과 창출을 위해 디지털 서비스를 중심으로 바이럴 영상 제작, 소비자 참여 캠페인, SNS 마케팅, 인스토어 커뮤니케이션 및 다양한 BTL솔루션을 기획 실행합니다. 소비자에게 일관된 메시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해 브랜드 및 제품에 관한 정보와 선호도를 제고하는 것이죠. 특히 모스크바 법인은 광고주의 세일즈 & 마케팅 조직과 하나의 조직처럼 업무를 진행합니다. LG전자 러시아 법인 내에 상주하며 실시간으로 협의하며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2015년 모스크바 법인에서 수행했던 주요 캠페인과 프로젝트를 소개해주세요.
첫 번째로 소개할 캠페인은 LG OLED TV 캠페인입니다. 글로벌 TVC의 러시아풍(風) 버전으로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함과 동시에, 화질에 관한 절대적 우위점을 소비자가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디지털 캠페인과 로드쇼를 진행했습니다. 아울러 시청률 1위의 오디션 프로그램인 <보이스 오브 러시아(The Voice of Russia)>에 PPL 등을 실행해 소비자의 인지도와 선호도를 크게 높였죠. 특히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실행해온 로드쇼의 경우 인구 100만 이상 메이저 도시의 집객이 가장 많은 쇼핑몰에서 다수의 LG OLED TV를 전시하고 이벤트를 진행함으로써‘ 직접 경험하고신뢰하는’ 체험 마케팅의 진수를 보여줘 큰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로 소개할 캠페인은‘ 시크릿 랩(Secret Lab)’ 캠페인입니다. 프리미엄 신제품 냉장고와 세탁기의 런칭에 앞서 사람들의 호기심을 유발할 티저 영상, 캠페인 웹사이트, 그리고 로드쇼의 순서대로 진행됐습니다. 티저영상은 영화 성수기인 여름 시즌에 맞춰 제작됐죠. 미스터 콜드(Mr. Cold)와 미즈 스팀(Ms. Steam)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블록버스터 형태의 첩보 스릴러 영화 티저로, 시크릿 랩 캠페인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 주효했습니다. 티저에 이어 런칭한 캠페인 웹사이트에서는 방문자들이 직접 참여·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시크릿 코드를 찾는 미션을 선보였습니다. 마지막 단계로, 6주 동안 모스크바의 멀티플렉스들을 순회하며 로드쇼를 개최했습니다. 로드쇼 또한 부스 디자인부터 프로모터들의 의상 하나하나까지 시크릿 랩의 컨셉트를 유지하며 캠페인의 시너지 창출을 도모했습니다. 특히 VR(Virtual Reality) 안경을 이용한 시크릿 코드 미션 찾기 게임은 러시아에서 최초로 실행돼 화제가 되며 큰 관심을 끌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캠페인은‘ 당신의 특별한 순간을 빛나게(Shine Your Special Moments)’입니다. LG 홈어플라이언스 전 제품을 아우르는 통합 캠페인으로, 올해 4분기에 진행됐습니다.‘ 특별한 날에는 소비자가 집에서 직접 모든 것을 준비해 그 의미를 더욱 특별하게 할 수 있다’는 컨셉트로 바이럴 영상을 제작하고, 스페셜 마이크로사이트를 구축했으며, 다양한 소비자 참여형 이벤트를 3개월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중 프러포즈 10주년을 기념하는 바이럴 영상은 공개한 지 20일 만에 610만 조회 수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반응이 이어져 스스로도 놀랄 정도입니다.
이로써 LG 홈어플라이언스 제품들은 생활에 편리한 가전제품이라는 이미지를 넘어서 생활 속에서 특별함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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