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친선특급’ 1만4,400㎞ 대장정
- 통일의 열망으로 大地를 품다
조 형 택
BTL프로모션팀 대리 / htcho@hsad.co.kr
‘유라시아 친선특급’은 외교통상부와 코레일 공동주최로 7월 14일 서울을 출발, 8월 2일 베를린에 도착하는 19박 21일에 걸친 장기간의 해외행사였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작하는 ‘북선’과 중국·몽골을 거쳐 러시아 이르쿠츠크에서 합류하는‘ 남선’ 두 가지 노선으로 진행됐다.
북선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하바롭스크-이르쿠츠크-노보시비르스크-예카테린부르크-모스크바-폴란드 바르샤바-독일 베를린, 남선은 중국 베이징-몽골 울란바토르-이르쿠츠크 합류의 여정이었다.
HS애드는 북선(본선)에 탑승해 행사를 진행했는데, 모스크바에서 바르샤바로 이동할 때 정차했던 벨라루스와 베를린에서 귀국 시 환승을 위해 이동했던 프랑크푸르트까지 더하면 총 10개의 도시를 방문했다.
우리의 소원
이번 행사는 일차적으로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더 크게는 한반도 통일 기반 마련이라는 목표 아래 정부가 주도해 진행됐다. 광복 70주년, 한·러수교 25주년, 한·몽골 수교 25주년 등 올해의 기념적인 의미를 담아 열차가 통과하는 5개국과의 친선우호 및 유라시아 지역에서의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행사였다. 의미 면에서는 그 어느 프로젝트보다 뜻깊었는데, HS애드는 전체 행사의 기획을 필두로 각종 제작물 작업, 열차 프로그램 운영 등을 담당했다.
전구간과 소구간 참가자 총 320여 명 개개인은 각기 다른 의미와 목적을 갖고 있었지만, 약 3주간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탑승한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기념할 만했다. 탑승자 모두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대한 동경이나 장기간의 열차여행에 대한 환상을 가졌던 것이다. 흔히 가보지 못 하는 도시 방문, 폐쇄된 공간인 열차 내에서의 생활이라는 새로운 경험도 매력 포인트. 실제로 국민공모의 경우 11대1의 경쟁률을 보여 이 행사에 대한 열망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펼쳐진 폐막행사의 피날레로 400여 명의 소망 메시지가 담긴 대형 태극기가 들어오며 다함께 <우리의 소원>을 합창할 때의 벅찬 감동은 대장정의 하이라이트. 참가자들은 한결같이 남과 북이 하나 되어 비행기가 아닌 열차를 이용, 북한을 거쳐 중국과 러시아·유럽까지 가게 될 날이 오기를 기원했는데, 이렇듯 ‘통일’이라는 메시지가 잘 전달됐다는 것만으로도 행사의 성공을 자부할 수 있다.
즐거운 여정, 따뜻한 감동
이번 행사의 프로그램은 크게 열차 내 프로그램과 거점 도시별 프로그램으로 구분할 수 있다. 도시별 프로그램의 경우 컨퍼런스·문화탐방·문화 공연 등 각 도시와 부합되는 다양한 행사들로 구성됐다. 특히 유라시아대축제는 한국 측 200여 명과 러시아 측 500여 명이 함께 교류하는 뜻깊은 자리였으며, 모스크바에서의 한·러 수교 25주년 기념음악회에서는 소프라노 조수미 씨와 러시아 측 오케스트라의 환상적인 공연으로 참가단과 러시아 거주 한인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각 도시를 방문했을 때 기억에 남은 것 중 하나는 환영행사. 방문한 모든 도시에서 크고 작은 환영행사로 참가단을 맞아주었는데, 행사의 규모를 떠나 진심으로 환영하는 마음이 느껴져 장기간의 열차 탑승으로 지친 참가단에게 활기를 불어넣어준 것이다.
8박 9일 동안 열차에서 생활하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자칫 지루할 수도 있음을 감안, 다양한 프로그램의 기획도 필요했다. 유라시아와 연관이 있거나 도착하게 될 도시에 관한 강의를 하루 4회씩 실시하고, 공연프로그램도 2회씩 진행했다. 몸과 마음이 지칠 만한 여정이라 참석률이 저조할 것을 우려했으나 매 행사마다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는데, 특히 음악회·마술쇼·명상 등 다채로운 공연 콘텐츠가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에피소드
#. 안전제일
도시를 이동하며 권창효 상무님께 보고할 때마다 상무님의 첫 당부는 한결같았다.“ 행사 시작부터 끝까지 안전제일.” 대규모 인원이 장기간 움직이는 대장정이기에 사장님도 그 무엇보다 안전을 강조하셨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그러한 우리 모두의 노력의 결과인지 다행히 전 일정에서 사고 없이 행사는‘ 안전’하게 마무리됐다.
#. 열차 차고지 방문
한국에서도 가볼 기회가 없는‘ 열차 차고지’를 행사기간 동안 무려 세 번이나 방문할 기회를 가졌는데, 철로와 기차만 있는 차고지에서 열차가 자동세차되는 진기한 광경도 직접 볼 수 있었다(열차도 자동세차된다는 사실을 이때 처음 알았다).
우리 스태프들의 고생(?) 또한 잊지 못 할 추억이다. 하바롭스크 차고지에서의 열차 세팅 및 박스 300개 운반·배분, 이르쿠츠크에서는 박스 100개, 그리고 유럽 구간 열차로 갈아타는 모스크바에서는 열차 내 물자 운반과 세팅 작업까지 모두 우리의 몫이었다. 탑승인원이 극히 한정돼 있기 때문이었는데, 스태프 모두 땀으로 옷이 다 젖을 정도로 애를 썼다. (이런 사실을 외교부와 코레일에서는 알아도, 참가자들은 알지 못 했던 듯하다. 참가자들의 편의를 위해 열차 내부 물자와 부식·물품들을 세팅하며 땀 흘린 스태프 여러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 아이스커피
러시아에 가서 알게 된 새로운 사실 하나는 바로‘ 러시아에는 아이스커피가 없다’는 것. 러시아 사람들은 아이스커피를 마시지 않기 때문인데, 실제로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해 예카테린부르크까지 단 한 번도 아이스커피를 마셔보지 못 했다. 다만 예카테린부르크 중심가에 스타벅스가 딱 하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호텔 체크인 후 구글맵을 켜고 약 2km를 걸어서 찾아간 스타벅스는 말 그대로 사막의 오아시스 같았다. 11일 만에 아이스 카페라떼 벤티사이즈를 주문해 마신 그 기분이란….
또 하나, 시베리아에도 여름이 있고, 덥다는 것도 놀라웠다.
처음 이 프로젝트를 담당하게 됐을 때 행사에 대한 큰 의미를 실감하지는 못했었다. 넉넉지 않은 예산과, 많은 인원이 참여하는 장기간의 행사여서 기대보다 걱정이 앞섰다. 준비할 것 체크해야 할 것들은 많은데 인력은 부족하고, 빠듯한 예산에 사전답사도 세 차례나 진행했다.
출발일이 가까워지면서 스태프 모두 새벽까지 근무하는 일도 잦았다. 다들 힘들어하고, 불평불만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행사가 끝난 후, 귀국하기 전날 모두 아쉬워하며‘ 이만큼 뜻깊은 행사도 없고, 회사나 개인 모두에게 큰 자산이 될 것’이라며 이구동성 입을 모았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일생에 한 번쯤은 꼭 경험해볼 만한 것’이라는 제언과 함께 이 프로젝트를 진행 가능토록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말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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