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grammatic Advertising
- 미디어 플래닝 & 바잉의 새로운 패러다임?
함 창 대
일리노이 대학교 찰스 H. 샌디지 광고학과 조교수 / cdham317@illinois.edu
HS애드에서 10년간 온오프라인 AE로서 다양한 어카운트를 담당했다.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광고학 석사, 미주리대학교 저널리즘(광고학전공) 박사학위 후 현재 일리노이대학교 찰스 H. 샌디지 광고학과에서 디지털을 중심으로 한 광고 미디어의 변화대에해 연구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 광고에 대한 논의 중 많은 부분들은‘ 디지털 기기들이 소비자 행동을 어떻게 바꾸어 놓고 있으며, 따라서 그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 혹은 ‘그들을 인게이지먼트시키기 위한 크리에이티브 전략은 어떠해야 하는가’ 등 주로 소비자 관점에서의 이야기들이다. 광고는 기본적으로 소비자의 심리와 행동에 영향을 주기 위한 활동이니만큼 이러한 논의는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좀 더 사실적이고 직접적인 변화들은 미디어 산업 자체에서 일어나고 있다. 지금은 사람들의 행동 하나 하나가 데이터화되는 시대이다. 이에 광고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미디어의 시간과 공간을 구매하는 가장 기본적 활동인 미디어 플래닝과 바잉에 있어서 일대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바로‘ 프로그래매틱 광고(Programmatic Advertising)’로 통칭되는,‘ 프로그램에 의한 미디어 바잉 시스템’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프로그래매틱 광고를 향후 5년간 광고산업의 변화를 이끌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고 있다. 또한 2017년까지 전체 디지털 디스플레이 광고의 34%(16억 달러 가치)가 RTB(Real Time Bidding) 한 분야에 의해 거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그림 1>.
Programmatic Advertising은 무엇인가
프로그래매틱 광고는‘ 광고 미디어의 플래닝과 바잉을 사람이 아닌, 미리프로그램된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그림 2>. 디지털기술 발전에 따라 광고회사의 미디어 바이어들과 미디어 사의 미디어 셀러들이 수행하던 광고지면 거래를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대신하는 것인데, 쉽게 RTB라고 부르기도 한다<그림 3>.그 방법은 어렵지 않다. 우선 광고주 혹은 광고회사는 광고 캠페인의 목적과 타깃, 소비자 행동모델 등의 변수를 미리 프로그래밍된 소프트웨어에 입력한다. 그러면 소프트웨어는 해당 타깃의 행동 및 미디어 이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적절한 광고 면과 시간등을 변수로 넣은 프로그램의 알고리즘에 따라, 가장 적절한 광고면과 시간에 가장 적절한 예산으로 광고를 노출시키는 것이다.
아직은 주로 디지털 광고에만 적용되고 있는 기법으로, 가장 적절한 노출을 가장 적절한 비용으로 집행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줌으로써 ROI(Return on Investment)를 극대화시키는 방법이다.
광고 노출방식은 주로 사용자 데이터 기반 리타깃팅(Retargeting)과 미디어(웹사이트) 데이터 기반 리타깃팅으로 나뉜다. 사용자 기반 리타깃팅은 어떤사이트든 사용자의 프로파일을 기반으로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으로, 주로 애드 네트워크(Ad Network)나 애드 익스체인지(Ad Exchange) 측면에서 쓰인다. 즉 어떤 사이트에 광고가 노출되는가 하는 맥락효과는 중요하지 않고, 그사용자가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질만한 그룹에 속해 있는가가 광고 노출의 중요 변수로 작용한다. 반대로 미디어 기반 리타깃팅은 해당 미디어의 성격과 일반적인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현재까지의 프로그래매틱 광고는 RTB를 기반으로 하여 주로 ‘남는 인벤토리’를 효과적·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식으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RTB의 기술적 확장에 따라 프로그래매틱 광고는 좀 더 높은 퀄리티의 인벤토리들로 확장되고 있는데, <그림 4>에서 보듯이 가장 퀄리티가 떨어지는 인벤토리뿐 아니라 가장 상위 퀄리티까지도 포함하는 것을 알 수 있다(여기서 ‘퀄리티’는 적확한 타깃팅과 양질의 미디어 콘텐츠를 의미한다).
그러나 RTB는 프로그래매틱 광고의 한 분야일 뿐이며, 프로그래매틱 광고는 더 광의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그림 5>. 그렇다면 프로그래매틱 광고는 정말 효과가 있는 것일까? 단지 미디어 플래너와 바이어들의 작업을 단순화시키는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닌가? 이와 관련된 다양한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높은 ROI를 보여준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브랜드 엑세스(Brand Access)라는 업체의 온라인 비디오 광고 프리롤 (Pre-roll: 온라인 비디오 직전에 노출되는 비디오 광고)의 경우 이러한 솔루션이 적용된 미디어 집행 시에는 그렇지 않은 때에 비해 네 배나 높은 완료율 및 클릭률을 보여준다.
Programmatic Advertising의 한계
실제 광고주들이나 미디어 사들은 프로그래매틱 광고의 적용 가능 범위가 아직은 한정적이라 보고 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같은 광고주는 온라인 디스플레이 광고를 100% 프로그래매틱 광고로 집행하겠다고 했지만, 대부분의 광고주들은 사실 이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전미마케팅협회(Association of National Advertisers)의 조사에 따르면 북미시장에서 단지 26%의 광고주만이‘ 프로그래매틱 광고에 대해서 안다’고 대답했다. 현재까지도 디지털 광고회사의 주요업무 중 하나가 광고주 교육이라고 하는 데에서도 알수 있듯이, 이 복잡하고 익숙지 않은 미디어 집행 시스템에 대해 잘 아는 광고주도, 잘 알려고 하는 광고주도 드문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프로그래매틱 광고는 아직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디스플레이 광고에 주로 이용되고 있다. 또한 많은 미디어 종사자들이 프로그래매틱 광고의 효율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그 확산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경우가 많다.
예전에 ROS(Roll of Site)라고 표현되던, 주로 ‘버려지는 인벤토리(Remnant)’는 이러한 비용 효율성만을 고려한 미디어 집행이 가능했지만, 사용자 만족을 최우선 가치로 하는 미디어들의 경우 광고를 하나의 콘텐츠로 보기 때문에 단지 숫자만을 기반으로 한 광고노출은 꺼릴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러한 지면과 시간들을 흔히‘ 프리미엄(Premium)’이라 부르는데, 예를들면 뉴욕타임스는 아무리 많은 금액을 지불하더라고 1면에 아무 광고나 허락하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이는 가장 중요한 매체인 TV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지금도 충분히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TV광고의 경우 굳이 타깃팅된 노출을 통해 비용 효율성 극대화를 노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주요 디지털 매체들 또한 고객 충성도가 높은 섹션이나 메인 페이지에 이런 광고를 집행할 필요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방송 3사의 주요 시간대 뉴스에 붙는 광고의 ROI가 떨어짐에도 그 상징성 때문에 많은 경쟁이 붙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하나, 대다수 주요 물량이 업프론트로 판매되는 현실에서 굳이 RTB가 필요 없다는 것도 설득력을 지닌다.
결국‘ 경쟁의 문제’라는 관점이다. 즉 소수의 가치 있는 (주로 경제적 가치보다는 상징적 가치) 미디어 인벤토리의 경우 프로그래매틱 광고가 필요치 않다는 생각인데, 이는 미디어 사들의 경우 특히 공감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ROI라는 경제적 가치로만 따지자면 단가가 떨어질 수도 있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한편‘ 가짜 효과(fraud)’에 대한 우려도 있다. 자동화된 미디어 플래닝과 바잉이 자동으로 계산된다면, 인터넷 초기에 그러했듯 가짜 노출이나 타깃팅되지 않은,‘ 버려지는 노출’에 대한 우려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Programmatic Advertising의 미래
그럼에도 많은 미디어업계 종사자들은 결국엔 TV 같은 전통 미디어들도프로그래매틱 광고를 일정 부분 수용하게 될 것이라 예상한다.
<그림 6>은 각 미디어별로 프로그래매틱 광고를 어느 정도 수용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이를 보면 아직 8%에 지나지 않지만, TV도 결국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기 때문에 수용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많은 인더스트리 전문가들은‘ 언젠가는’ 그리고‘ 이론적으로는’ 프로그래매틱 광고가 미래 광고 미디어 플래닝과 바잉의 표준이 될 것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단지 그것이 언제, 어떠한 형태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의 RTB로 대표되는, 단순 임프레션이나 직접 반응(Direct Response)에 대한 광고효과 측정이 표준으로 작동하고 있는 디지털 광고 분야에 있어서는 프로그래매틱 광고의 수용·확산의 속도가 꽤 빠를 것이다.
반면에 광고는 결국 크리에이티브의 문제, 즉 소비자와 대화하고 그들의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정기적으로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볼 때 단순히‘ 숫자’와‘ 반응’으로 예측하고 구매하는 프로그래매틱 광고는 분명 그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물론 이러한 크리에이티브 요소나 맥락적 요소까지도 알고리즘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실제로 네이티브 광고(Native Advertising)의 집행에서 부분적으로 프로그래매틱에 의한 미디어 플래닝과 바잉 프로세스가 적용되고 있다고 한다.광고의 과학화는 어쩔 수 없이‘ 자동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광고의 기본적 특성을 고려할 때 프로그래매틱 광고가 기존의 미디어 플래닝과 바잉의 역할을 얼마나 대체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인 듯하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소위‘ 데이터 주도적 마케팅과 광고(Data-driven Marketing and Advertising)’가 가속화될수록 프로그래매틱 광고의 영역은 확장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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