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10 : 디지털 크리에이티브의 새로운 모델,‘아트+카피+데이터’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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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크리에이티브의 새로운 모델,
‘아트+카피+데이터’
- 브랜드 스토리텔링과 체계적 사고의 통합

 

 

함 창 대 | 일리노이 대학교 찰스 H. 샌디지 광고학과 조교수 | cdham317@illinois.edu

 

      LG애드에서 10년간 온오프라인 AE로서 다양한 어카운트를 담당했다.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광고학 석사, 미주리대학교 저널리즘(광고학 전공) 박사학위 후 현재 일리노이대학교 찰스
H. 샌디지 광고학과에서 디지털을 중심으로 한 광고 미디어의 변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가 광고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지난 몇 년간 가장 뜨거운 이슈의 하나였다. 소비자들은 갈수록 다양한 미디어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하는데, 어떻게 이들과 브랜드 메시지에 대해 소통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한마디로 ‘인게이지먼트(Engagement)라는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 하는 질문으로 요약돼 온 듯하다. 칸광고제에서부터 에피 어워드(Effie Awards)에 이르기까지, 최근의 광고 관련 이벤트에서의 세미나들을 통해 주로 논의된 주제들 역시 같은 맥락에 있다.
‘인게이지먼트가 중요하다는 것은 알겠는데 과연 어떻게 소비자들의 인게이지먼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디지털 기술을 기존의 브랜드 크리에이티브에 접목시킬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하나의 정답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광고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트렌드 세미나들에서는 다양한 디지털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접근방법이 논의되고 있다. 하나의 법칙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거꾸로 보면 다양한 캠페인 성공사례를 통해 나타나고 있는 변화에 대해 미국 광고업계에서는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위 질문에 대한 답에 접근해가는 유용한 방법일 것이다.

스토리텔링과 체계적 사고 사이의 균형

최근 닉 로(Nick Law, Global Chief Creative Officer, R/GA)는 2014 IAB MIXX Awards의 한 사전 세미나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인게이지먼트 달성을 위한 크리에이티브 방법에 대해 소개하며 ‘스토리텔링과 체계적 사고 사이의 통합’에 대해 강조했다<그림 1>. 그에 따르면 기존 브랜드 스토리텔링에서는 어떤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내러티브들을 아주 간단하고 명확한 컨셉트로 정리하는 과정에 집중했다. 하지만 디지털을 통한 인게이지먼트의 달성을 위해서는 ‘단순화한 컨셉트를 어떠한 체계적 경험의 과정을 통해 소비자들이 자신들의 경험 속에서 구체화하도록 돕는가’ 하는 것이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시간’과 ‘공간’의 통합을 의미하기도 한다.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기존의 브랜드 스토리텔링이 한 공간에서 정확하게 인식될 수 있는 명확하고 단순화된 컨셉트를 의미한다면[공시적], 체계적 사고란 그러한 컨셉트가 시간이 흐르면서 어떻게 구체화되는지를 경험을 통해 알려주고자 하는 과정[통시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이러한 접근은 기존의 광고 크리에이터들에게 새로운 도전임과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전통 4대 매체 중심의 시대에 단지 스토리텔링에 대해서만 고민했던 크리에이터들에게, 자신들이 만든 브랜드 컨셉트와 메시지를 어떻게 소비자들로 하여금 내면화시키도록 할 것인지에 대한, 즉‘ 인게이지먼트를 유도하기 위한 미디어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고민’까지 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재미있게도 이러한 요구는, 소위 ‘광고제작모델의 혁명’으로 일컬어지기도 한 빌 번벅(Bill Bernbach)의 1960년대 모델인 ‘아트디렉터와 카피라이터의 협업 모델’을 닮아있다. 1960년대 이전의 광고제작은 아트디렉터가 그림을 만들어 카피팀으로 넘기면 카피라이터들은 그에 적절한 카피를 만드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즉 이 두 작업은 철저히 분리된 단계로, 두 집단 간 밀접한 커뮤니케이션이 없이 개별적으로 진행된 것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팅의 역할이 없었던 셈이다. 닉 로는 기존 브랜드 스토리텔링 중심의 크리에이티브와 최근의 디지털 미디어 혹은 플랫폼 중심의 크리에이티브 간의 결합이 1960년대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두 분야 간의 역할이 유기적으로 잘 결합될 때 가장 효과적인 크리에이티브(그는 이를 ‘빅 아이디어’라고 표현했다)를 생산해낼 수 있는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1960년대 번벅이 아트와 카피간의 유기적 통합이 소비자의 인사이트를 꿰뚫는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 낼 수 있음을 발견했듯이, 오늘날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를 위한 (기존의 아트와 카피의 만남을 통한) ‘브랜드 스토리텔링과 테크놀로지가 제공하는 데이터와의 유기적 통합’ 필요성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볼 수있다.

 

 

구글의 실험,‘ Art·Copy & Code’ 프로젝트
- 테크놀로지는 어떻게 브랜드 스토리텔링에 접목되는가
2014년 봄에 구글이 제작·런칭한 ‘아트·카피 & 코드(Art·Copy & Code)’ 캠페인은 위에서 언급한 다른 방식의 크리에이티브-아트·카피 & 기술-가 어떻게 조합될 수 있고, 그 결과가 통합 전보다 훨씬 나을 수 있는지를 온라인 비디오를 통한 실험으로 보여준다. 이 캠페인은 B2B적 관점에서 구글이 제공하는 데이터(여기서는 코드로 표현되는 메시지 수용자의 체험 혹은 반응)
가 기존의 스토리텔링을 어떻게 풍부하게 해주는지를 보여준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이 캠페인 웹사이트 (www.artcopycode.com)를 통해 말하는 것이 위에서 언급한 번벅의 60년대 아트와 카피의 통합모델의 21세기적 적용이라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그들의 광고문구를 보면 구글은 이제 가장 큰광고회사가 된 듯싶기도 하다.
이 실험에서는 같은 크리에이티

브(동영상 광고 비디오)가 이 광고를 보는 사람의 장소·시간·날씨·취향 등에 맞춰 다르게 보이도록 했는데<그림 2>, 광고를 본 사람들은 개인화된 메시지에 엄청나게 많은 바이럴 반응을 보였다. 같은 컨셉트(같은 브랜드 스토리텔링 구조)의 크리에이티브가 다양한 타깃팅 기술에 의해 개인화된 메시지로 바뀌고, 그러한 변형이 훨씬 놀라운 광고효과를 나타낸 것이다. 이러한 개인화 기술은 이미 온라인 디스플레이광고에서 상용화되고 있는데, ‘아트·카피 & 코드’에서는 비디오 광고, 즉 일정한 스토리 구조를 가져야 하는 내러티브 구조의 크리에이티브(그들은 이를 ‘다이내믹 필름’이라고 불렀다)에까지도 이러한 기술을 적용시키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광고 황금시대와 테크놀로지 시대의 만남
- 브랜드 스토리텔링은 어떻게 테크놀로지에 의해 재창조되는가

아트·카피 & 코드는 사실 2012년에 진행됐던 ‘프로젝트 리브리프(Project Re: Brief)’가 기틀이 됐다. 프로젝트 리브리프는 70년대에 대히트를 했던 네 가지 광고 캠페인을 선정해 그 캠페인들의 브랜드 스토리텔링(캠<그림 2> 구글의 Ar·t Copy & Code 캠페인“ dynamic film”페인 컨셉트)이 구글의 기술과 접목됐을 때 어떻게 재탄생될 수 있는가를 실험한 프로젝트이다. 네 가지 캠페인은 코카콜라의 ‘Hilltop’, 볼보의 ‘Drive It Like You Hate It’, 아비스(Avis)의 ‘We Try Harder’, 알카셀처(Alka-Seltzer)의 ‘I Can't Believe I Ate The Whole Thing’ 등이었다. 그리고 1971년 이 캠페인을 실제 제작했던 ‘광고의 전설’ 하비 가버(Harvey Gabor)를 프로젝트에 초대한다. 코카콜라의 ‘Hilltop’ 캠페인은 세계의 젊은이들을 이탈리아에 있는 힐탑이라는 곳에 불러 모아 ‘나는 세계인들에게 무엇 무엇을 해주고 싶어요’로 시작해 ‘나는 코카콜라를 사주고 싶어요’로 끝을 맺는 CM송을 부르는 TV광고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었다. 아트디렉터였던 하비 가버에 따르면, 당시 아이디어의 출발은 시원하게 리프레시해주는 ‘(코크가 제공하는) 행복한 순간’을 전 세계인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담는 것이었다. 바로 이러한 메시지의 핵심, 즉 브랜드 스토리텔링 구조를 2012년에 특별히 제작된 코카콜라 자판기와 다양한 디지털 기기들을 통해 현대에 재탄생시킨 것이다. 2012년의 캠페인에서는 자신의 디지털 기기나 자판기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간단한 동영상 메시지를 코크 웹페이지로 보내면 전 세계 어딘가에 설치된 코크 자판기에서 누군가

코크를 필요로 할 때 ‘어느 나라의 누가 당신을 위해 이 코크를 선물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코카콜라가 자판기에서 무료로 제공된다<그림 3>.
구글의 이 실험을 보면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인사이트인데, 이러한 인사이트를 어떻게 보여주고 접근할 것인가 하는 부분에서 디지털 기술이 전혀 새로운 방법을 제공한다는 것

이다. 실제로 2012년의 새로운 캠페인은 1970년대의 광고 캠페인보다 하비 가버가 이 광고의 재제작 과정에서 언급한 “광고는 마치 한사람에게 말하듯 전달해야 한다”는 원칙에 훨씬 더 부합하는 결과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자판기에서 무료 코크를 누른 사람에게 “이 코크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사는 ‘따이스’가 당신에게 보낸 것입니다”
라는 메시지에 함께, 따이스의 영상 메시지가 보이기 때문이다. ‘행복한 순간을 제공’하는 매개체가 코크라는 건 동일한 브랜드 스토리텔링의 컨셉트인데, 2012년의 캠페인은 훨씬 더 개인화된 방법으로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해준다.

 

두 가지 사고
- 공시적(Simultaneously), 통시적(Sequentially)으로 사고하기

브랜드 스토리텔링, 즉 브랜드 컨셉트화가 서술적 사고(Narrative Thinking)를 필요로 한다면, 다음 단계인 컨셉트 체험시키기는 테크놀로지에의 이해를 기반으로 한 체계적 사고(Systematic Thinking)를 필요로 한다. IAB MIXX Awards의 심사관이기도 한 닉은 “이러한 기준이 IAB MIXX Awards의 가장 중요한 심사기준”이라고도 강조했는데, 지난 2013년 레오버넷이 제작해 금상을 획득한 코카콜라의 ‘작은 세상을 만드는 기계(Small World Machine)’ 캠페인은 이러한 체계적 사고와 서술적 사고의 융합을 잘 보여준다.
‘행복을 여세요(Open Happiness)’라는 코카콜라의 브랜드 슬로건이 OOH미디어를 통해 전해주는 ‘행복’이라는 경험은 이 단어의 의미로부터 브랜드 스토리를 체험하게 해준다. 나아가 이러한 공감을 기반으로 한체험은 체계적으로 공유된 경험의 과정을 통해 확산된다. 이는 마치 2012년의 프로젝트 리브리프에서 보여주었던 코카콜라의 ‘행복을 나누는 순간’이라는 컨셉트를 특별한 상황에 맞게 재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이‘ 특별한 상황’이라는 것이 기술과 결합됐을 때 브랜드 컨셉트를 깊이 있게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코카콜라는 ‘다른 두 나라에서 행복의 순간을 함께 나누세요(Let two divided nations share a moment of happiness)’라는 빅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종교적, 정치적 이유로 분리된 두 나라,인도와 파키스탄 사람들에게 서로 실시간으로 만나서 소통하는 경험을 제공하기도 했다. 비록 OOH라는 작은 기기를 통한 디지털 공간이지만, 그 나라 사람들이라면 누구
나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어낸 것이다<그림 6~7>. 코카콜라 역사상 가장 많이 공유된 브랜드 스토리로 기록된 이 캠페인에 실제로 인도와 파키스탄인 1만 명 이상이 참여했고, 두 나라 사람들의 관계가 700건 이상 맺어졌다. 성공 캠페인이 언제나 그렇듯 200만 이상의 유튜브 비디오 시청, 5천800만 이상 유저들의 코멘트와 공유도 기록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남북한의 이산가족들이 이러한 방법으로 만날 수 있다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어떠한 행복감을 느끼게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게 하는 캠페인이 아닐 수 없다.

 

결국은 ‘사람들의 마음 움직이기’
- 테크놀로지의 크리에이티브한 적용 필요성


디지털 미디어의 급속한 확장 이후 마케팅계에 유행한 한 가지 트렌드는 ‘일단 무조건 만들기’였다. 특별한 전략적 사고 없이 우선 소비자와의 대화를 위한 디지털 플랫폼을 만들어 놓고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와 소통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이 일방적이라는 걸 깨닫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일부의 아주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제외하곤 만들어놓은 브랜드 플랫폼에 찾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이러한 활동들은 브랜드 관리부서와는 유리된 IT부서나 세일즈 리테일팀에서 이루어졌는데, 이러한 실패에서 배운 것은 플랫폼에서의 소통을 위해서는 브랜드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여기서 말하는 ‘브랜드 스토리텔링’이란 브랜드 포지셔닝 전략 하의, 정제되고 간략하게 정리된 브랜드 컨셉트를 의미한다.
초기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등에서 간과된 이러한 부분들은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포스팅하고 푸시 마케팅을 통해 공격적으로 알려도 플랫폼에 찾아오는 숫자는 늘 한정적이며, 더욱이 직접적인 참여 혹은 인게이지먼트를 얻기는 더욱 어렵다는 걸 기업들이 깨닫기 시작하면서 변해 갔다. 이 당시 (그래야 2010년대 초반)에는 브랜드 스토리텔링이라는 개념이 일차원적으로 정의됐고, 이에 따른 브랜드 체험의 정의도 매우 단순했다. 즉 무엇이건 브랜드에 관련된 디지털에서의 체험이면 좋은 것으로 판단됐다. 브랜드 또는 캠페인의 스토리와 브랜드 경험에 대한 크리에이티브 아이디어가 서로 분리돼 생각되어지고 실행됐기 때문이다.
웹에이전시 형태에서 출발한 많은 디지털 에이전시들은 자신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성장시키면서, 전반적인 비즈니스 마케팅 전략을 토대로 한 디지털 플랫폼 전략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동시에 기존의 전통적 광고회사들 역시 디지털화에 맞는 다양한 플랫폼 하에서의 크리에이티브 전략의 필요성을 깨닫게 됐다. 이러한 자각은 현재 두 가지 비즈니스간의 차이를 거의 없애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이러한 가운데 디지털화라는 화두안에서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크리에이티브 프로세스를 어떻게 통합하느냐가 중요한 관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위 구글의 아트·카피 & 코드 필름 프로젝트에서 보여주는 인사이트는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승자가될 수 있는가에 관한 힌트를 제시한다고 할 수 있다. 광고회사에서 일하는 크리에이터들의 기술에 대한 이해, 기술자들의 사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이유라 하겠다. 따로 떨어져서는 결코 최상의 결과가 나올 수 없다는 사실은 1960년대 번벅이 이미 보여주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