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승환의 의 노래는 나이를 먹지 않을까?
김 경 회 | CD | copynoa@hsad.co.kr
1965년생, 불혹을 넘어 지천명에 이른 나이
이제 이름 끝에 ‘○○옹’이라는 존칭이 어색하지 않고, 후배 가수들을 프로듀싱하거나, 취미라면 게이트볼 정도가 딱일 법한 그가, 집안 거실 한편을 온통 피규어로 장식하고, 11번째 앨범발매와 동시에 전국투어 콘서트를 통해 팔다리는 물론 성대의 건장함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동갑내기 김국진과 편승엽을 단번에 보내버리는 그의 동안 비결이, 청담동 1억 피부과가 아니라는 사실은 제가 알고 그가 알고 우리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어린 왕자 이승환, 그의 노래는 여전히 나이를 먹지 않고 있습니다. 피카소는 어린아이처럼 그림을 그리는 데 평생이 걸렸다고 합니다. 그럼 우리는 언제쯤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고 ‘히까닥한’ 상상력을 회복할 수 있을까요? 천재
도 평생 걸려 해낸 일을 살아생전 해낼 수는 있는 걸까요? 하지만 조금 더디더라도 우린 이승환이 되어야 합니다, 피카소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모두에게 ‘생각을 철없게’ 하기를 권합니다. 저는 얼마 전 철없는 생각을 도울 수 있는 글 하나를 읽었습니다. 그리고 재빨리 노트에 옮겼습니다. 그것은 <토이스토리(Toy Story)> <카(Car)> <업(Up)> <몬스터주식회사(Monster, Inc)> 등으로 세계 최고의 스토리텔링 능력을 보여준 애니메이션 회사, 픽사(PIXAR)의 ‘스토리텔링을 위한 22가지 법칙’이라는 글이었습니다. 그 어디에도 없는 새로운 말은 아니었지만, 15초의 짧은 스토리텔링에 매번 힘겨운 싸움을 반복하는 우리에게 울림이 될 수 있는 글이기에 소개합니다.
픽사의 ‘스토리텔링을 위한 22가지 법칙’
2. 작가로서가 아닌, 관객의 입장에서 무엇을 더 재미있어 할지를 생각하라. 둘은 매우 다르다.
3. 스토리에 테마를 가지고 있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스토리를 다 쓸 때까지 그 스토리가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니 다 적었다면 이제 다시 적어라.
4. 어느 옛날__가 있었다(캐릭터 소개). 매일__(일상의 반복). 그러던 어느 날__(사건의 시작) 그것으로 하여__(사건에 의한 사건). 그것으로 하여__(사건에 의한 사건) 결국__(결말)
5. 이야기를 단순화시키고 한 가지 요소에 집중해라. 캐릭터를 합치거나, 불필요한 요소는 빼버려라. 처음에는 중요한 것들을 놓친다는 생각이 들 수 있어도 한층 자유로워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6. 주인공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 반대의 것을 주어 힘들게 하라. 캐릭터가 그것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를 생각하라.
7. 중간을 생각하기 전에 엔딩을 먼저 생각하라. 엔딩은 어렵다. 그러니 미리 해놓아라.
8. 완벽하지 않아도 좋으니 이야기를 끝마쳐라. 완벽하게 하고 싶겠지만 그냥 넘겨라. 다음에 잘 하면 된다.
9. 막혔을 땐 스토리의 다음 단계에 ‘일어나지 않을 일’의 리스트를 만들어라. 이렇게 함으로써 막힌 것이 뚫릴 때가 많다.
10. 평소 좋아했던 이야기를 생각해 보라. 거기서 좋아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먼저 알아야 한다.
11. 일단 종이에 적기 시작하면 고칠 부분을 볼 수 있게 된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머릿속에만 두면 아무도 모를 것이다.
12. 머릿속에 떠오르는 가장 첫 번째 아이디어는 버려라. 그리고 두 번째도, 세 번째도, 네 번째도, 다섯 번째도…. 뻔한 아이디어는 버려라. 내 자신을 놀라게 하라.
13. 자기 입장이 뚜렷한 캐릭터를 만들어라. 스토리를 쓰면서는 소심하고 얌전한 캐릭터가 마음에 들지 몰라도 관객들에게는 독이 된다.
14. 왜? ‘이 스토리’를 전해야 하는지 생각하라. 나의 어떤 것이 담겨있는 스토리인가? 이것이 스토리의 심장이라고 볼 수 있다.
15. 내가 주인공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떤 느낌을 받을까? 주인공의 진심을 느낄 수 있게 하라. 진심은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신뢰를 준다.
16. 관객들이 주인공을 응원해야 할 이유를 줘라. 또 주인공이 실패하게 된다면 겪을 일들에 대해서도 표현하라.
17. 어떤 일이든지 낭비되지 않는다. 지금 쓸모가 없어도 그냥 넘어가라. 나중에 필요할 때가 있다.
18.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스토리를 쓸 때에는 새로운 것을 실험해 가면서 완성해 가야 한다. 이미 있는 것을 고치는 중이라면 그만하라.
19. 캐릭터를 사건에 휘말리게 하는 ‘우연’은 좋은 것이다. 캐릭터를 사건에서부터 빠져 나오게 하는 ‘우연’은 사기다.
20. 연습`: 내가 싫어하는 영화의 한 배경을 골라 나라면 ‘어떻게 고칠지’ 연구해 본다.
21. 상황이나 캐릭터의 성향을 확실히 한다. 그냥 ‘멋짐’은 안 된다. ‘나는’ 왜 그렇게 느끼고 행동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22. 내 스토리의 본질은 무엇인가? 스토리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무엇인가? 이것을 알고 거기서부터 시작한다.
스토리텔링의 대가 로버트 매키(Robert Mckee)는 ‘설득 메커니즘으로서 스토리텔링의 힘은, 듣는 사람이 가드를 내리고 듣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픽사의 애니메이션에 우리가 쉽게 무장해제되는 이유는 픽사 스토리텔러들의 철없는(?) 생각으로 완성된 스토리텔링의 힘이었습니다. 오해가 없기를 바랍니다. 철없는 생각이란 유치한 발상이 아닌 유연한 사고, 무모한 행동이 아닌 용감한 시도를 말합니다. 그렇게 얻어진 쉽고, 재미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우린 철없는 생각이라 합니다. 1년차 신입사원부터 CD들까지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시간의 절반을 ‘아이디어가 안 나온다’고 고민하는 데 쓰고 있는 광고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생각 아닐까요?
끝으로, 모두가 뜨악 할 수 있는 철없는 아이디어가 펑펑 샘솟길 바라는 마음으로 주문을 외워볼까 합니다. ‘야발라바히기야모 하이마모하이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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