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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 된 겁니다
세계에서 펼쳐지고 있는 참여형 캠페인들이 얼마나 브랜드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작은 노력을 시작했고, 비록 브랜드 메시지로 시작했으나 세상은 감동하고 변할 수 있다는 것, 그게 중요한 듯합니다.
“도대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뭘까?”
있는 그대로 그린 게 아닌, 작가의 머릿속을 한 바퀴 돌고 나온 ‘초현실주의’ 그림은 수수께끼 같습니다. 설명이 없으면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기 어렵죠. 하지만 개인적으로 호안 미로(Joan Miro i Ferra)의 작품은 다르게 느껴집니다. 그가 표현하려던 게 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그의 그림 속엔 현대를 아우르는 캐릭터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그의 작품들이 현대 캐릭터 문화의 시작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들어 낸 E.T도 보이고, 팀 버튼의 캐릭터, 그리고 애니메이션에서 본 듯한 새와 동물들. 확인한 바는 없지만, 20세기 후반부터 인기를 독차지한 캐릭터들은 모두 호안 미로의 영향을 받은 게 아닌가 생각될 정도입니다. 그만큼 그의 '사람들'과 '자연'은 익살스럽고 간결하며 해학적인 느낌입니다. 보고 있으면 마치 팀 버튼의 영화를 본 듯, 즐거운 애니메이션을 본 듯 웃음이 나지요.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하고요. 내 멋대로 미로의 작품을 보는 것이지만, 미로가 의도한 대로 감동은 한 거지요. 어떤 작품이든 작가가 의도한 바와 다르더라도 보는 사람이 웃을 수 있다면 그걸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미소 짓게 하고 따뜻하게 하는 일, 그게 예술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하는 일의 궁극적인 목표일 테니까요.
손을 잡아야 생기는 초콜릿
세계적인 초콜릿 브랜드, 밀카(Milka). 초콜릿은 단순한 식품이 아니라 마음을 담는 감성적인 제품입니다. 늘 로맨틱하고 부드러운 존재가 되고 싶어 합니다. 아르헨티나에서 펼친 캠페인도 그래서 따뜻합니다. 밀카는 광장의 사람들을 관찰합니다. 어디든 비슷한 모습이지요. 대부분 스마트폰을 보거나 각자 할 일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서로에게 관심이 없는 거지요. 밀카는 무심한 사람들을 잇기 위해 작은 일부터 시작했다고 합니다. 큰 광장에 자판기와 모형 젖소를 마주보게 설치하는 거죠. 얼핏 보면 알프스가 원산지인 밀카를 광고하는 모형 같습니다. 밀카는 사람들이 스스로 서로의 필요성을 찾아내길 바랐던 듯합니다.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사람들의 반응을 기다린 겁니다.
먼저 초콜릿을 사려는 사람들이 다가오지만 아무리 봐도 돈 넣는 데가 없으니 당황합니다. 몇몇은 그냥 떠나고, 몇몇은 자판기와 젖소를 번갈아 살피며 호기심을 갖습니다. 드디어 눈치 빠른 한 사람이 젖소와 자판기를 동시에 눌러 공짜 초콜릿을 얻게 되지요. 하지만 게임은 지금부터입니다. 사람들이 젖소를 터치하면 할수록 젖소는 자판기로부터 더 멀리 움직입니다. 처음엔 두 사람만으로도 손을 잡고 동시에 자판기와 젖소를 터치해 초콜릿을 얻어낼 수 있었지만, 젖소는 점점 더 멀리 움직여서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하게 되죠. 젖소와 멀어진 자판기 앞으로 점점 더 많은 인원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손에 손을 잡고 긴 띠를 이룹니다. 마침내 자판기를 누르자 초콜릿이 와르르 쏟아집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기쁨을 나누게 되는 순간이죠. 모르는 사람과 손을 잡고 초콜릿을 건넵니다. 밀카는 이것을 ‘텐더 체인(Tender Chain)’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부드러운 밀카처럼 서로에게 ‘텐더’하자고 권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조각은 어디 갔을까요?
파리의 밀카는 또 다른 부드러움을 보였습니다. 초콜릿 바에서 가장 맛있는 부분은 마지막 한 조각이라고 합니다. 밀카는 이 중요한 한 조각을 아예 떼어내 버렸습니다. 누군가 8월에 파리에서 밀카를 샀다면 한 조각이 사라진 초콜릿을 사게 됐을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하지만 영영 잃어버린 건 아니니 아까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초콜릿 포장지를 펼치면 마지막 한 조각을 찾을 수 있는 단서인 코드가 나타납니다. 초콜릿을 찾으려면 온라인에 코드를 입력해야 하는 거죠. 그런데 코드를 입력하자 당신의 선택을 묻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 마지막 초콜릿 조각을 보낼 것인지, 아니면 그 마지막 한 조각마저도 나에게로 배달되도록 할 것인지.
당신이 멀리 계신 할머니를 생각해내고, 주소를 입력하고 메시지를 적으면 그대로 카드가 됩니다. 당신의 초콜릿 한 조각과 함께 그 분께 배달되는 거지요. 물론 초콜릿 바 한 조각은 아주 작습니다.
한입에 순식간에 사라질 만큼 소소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밀카는 이 특별한 초콜릿을 제작하기 위해 새로운 제작설비를 갖추는 정성을 보였습니다. 사람들 또한 이 초콜릿을 잊지 못할 겁니다. 작은 초콜릿 한 조각 보낸 게 미안해, 전화라도 한통 더 하고, 또 다른 선물을 보냈을 수도 있고요. ‘Dare to be tender.’ 밀카가 펼치고 있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더 서로에 부드럽고 따뜻해질 수 있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