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08 : GLOBALVIEW 일본 - '오프라인은 살아있다-3' - 대중을 향한 커뮤니케이션, 그 중심에 신문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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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View - 일본

‘오프라인은 살아있다 - 3’

요즘 유행하는 커뮤니티 미디어에 광고를 할 때 광고주들의 한결같은 요구는‘ 광고를 광고가 아닌 것처럼 해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광고가 자유로울 수 있는 미디어야말로 그 본래의힘을 발휘할 수 있다.

 

기존 미디어의 위기, 역할 축소가 회자될 때마다 단골손님으로 언급되는 것이 신문이다. 대체미디어의 등장과 독자의 감소가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되기도 하는데, 정말 그런 것일까?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뉴미디어의 증가가 눈에 띄는 것도 사실이며, 이로 인해 독자가 감소된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신문을 정보원으로 하는 핵심 독자층이 감소한 것은 아니며, 불특정 다수(대중)에 대한 정보 발신력이 떨어진 것도 아니다. 이런 신문의, 대중을 향한 커뮤니케이션의 힘과 그 중요성을 전통적으로 인쇄매체의 힘이 강한 일본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구멍 뚫린 신문’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본다
지난해 가을, 동일본 대지진으로 모두가 침울한 여름을 보내고 뭔가 밝은 화젯거리를 찾을 때 한 지역신문에, 문득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는 광고가 게재됐다. 기후(岐阜)신문사의 창간 130주년 기념 광고로, 세계 최초의 ‘구멍 뚫린 신문’이 바로 그것이다<그림 1>.
각각의 광고에는 지금까지의 신문광고의 개념을 뛰어넘는 대담한 레이아웃과 함께 3개의 하트모양의 구멍이 뚫려 있다. 이는 Heart·Earth·Human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H’를 의미하는 것으로,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이 이어질 때 환경[지구]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거대한 자연재해 앞에 무력했던 인간의 힘이 한 사람 한 사람 모아져 재난을 극복하고, 자연환경을 더 소중히 생각하는 것으로 이어진다는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
광고게재 후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을 통한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으며, 순식간에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또한‘ 정말 감동했다’‘` 신문을 스크랩할 정도로 임팩트가 강한 새로운 기법이었다’라는 등 각계각층의 호응이 잇따랐다.
또 하나의 구멍 뚫린 신문은 아사히(朝日)신문의 근로감사절 광고이다<그림 2>. 가족들에게 감사하고,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는 가족구성원에게 어깨를 주물러주자는 취지에서 구멍을 뚫은 것이다.
<그림 2>의 마지막 그림처럼 뒤집어쓰고, 첫 번째 그림에서 나타내는 경혈을 따라서 어깨를 주무르면 시원해진다는 것이다. 뒷면에는 감사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공간도 잊지 않았다.

이 신문을 본 가족들은 그날 신문광고를 화제로 웃음꽃을 피우며 서로의 어깨를 주물러주며 새삼 가족의 소중함을 생각했을 것이다.

 

기사와 대중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광고
신문광고는 지면이라는 제한적인 공간에서 커뮤니케이션하지 않으면 안 되며, 그 제한적 조건을 극복하고 보다 존재감을 내기 위해서는 기사와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 여기서 그 좋은 예가 있다.
예전에 각 가정에 욕실이 갖춰지지 않았을 때, 동네 목욕탕은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의 장이었다. 이를 지금 재조명하자는 목욕탕협회의 이벤트 공지기사와 더불어 실린, 포카리스웨트 병이 목욕탕의 포렴(布簾)을 젖히고 들어오는 오츠카제약의 광고는 기사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그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그림 3>.
기사와 광고와의 경계선을 허물고, 그 기사 속에 있는 광고, 그 광고 속에 있는 듯한 기사. 이 한 지면에 문득 눈길을 멈추어 기사를 읽듯이 광고를 보고, 광고를 보는 듯 기사를 읽는 이들이 많았을 것이다.

 

‘광고는 광고다’, 그 장을 제공하는 미디어
요즘 유행하는 커뮤니티 미디어에 광고를 전개할 때 광고주들의 한결같은 요구는 ‘광고를 광고가 아닌 것처럼 해달라’는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친목이나 공통 관심사로 만든 커뮤니티사이트에 광고는 왠지 못 들어올 곳에 들어온 것처럼 부자연스럽고 설 자리를 잃는다.
이를 광고주들 또한 잘 알기에 그러한 요구를 할 것이다. 이에 광고이면서도 마치 광고가 아닌 것처럼 꾸며 살며시 공존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광고를 광고가 아닌 것처럼’은 광고업계 종사자들에게 왠지 씁쓸한 말이다.
그런데 라이온의 섬유유연제 광고는 마음껏 자신이 광고임을 뽐내고 있다. 그래서 화제가 되고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광고가 자유로울 수 있는 미디어야말로 그 본래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박형렬

마케팅 컨설턴트 | catfish61@hanmail.net
부산외대 일본어과 졸업 후 일본 와세다대 대학원에서 마케팅 이론을 전공, 석사학위를 받았다.
일본광고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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